왕방산 깊이울계곡에서 더위를 날려버린 삼신산악회

[샌님]

산행기점을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심곡리 깊이울저수지 쪽으로 결정하고

도착한 심곡리의 한 임시유료주차장은 개인사유지로서

피서가 절정이었을 때 부족한 주차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재빠른 판단으로 설치되었음을

콘크리트로 포장이 안 된 객토로 덮여 있는 것으로 알 수 있었다.

주차 요금도 국립공원은 6,000원 ~ 7,000원 선이나 30,000원을 내란다.

성수기가 아닌 때에는 탄력적인 요금제가 그립다.

주차요금에 부담을 느낀 관광버스 전기사님과

집행부의 공완식 삼신산악회장님, 부천싸나이 총무님이

주차료가 없고 폐기물수거비조로 1인당 1,000원씩을 징수하는 위 깊이울저수지 쪽으로 가잔다.

다리품을 팔아서 알뜰살뜰 절약을 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강원도 삼척의 청옥산 산행에 이어 이번에도 아침밥을 준비해 오신,

처갓집(상지초등학교에서 상도중학교 방향 현대자동차 A/S 센터 옆 타이어가게 골목)

▲처갓집 박O란사장님이 준비해 오신 아침밥을 맛있게 드시는 모습

사장님 박O란 여사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아침밥을 맛있게 먹고

고마움을 눈빛으로 전해 본다.

우리가 살고 있는 경기도 부천의 성주산 자락에도 심곡동이 있다.

그리 깊지 않은 계곡에 많은 물이 흐르고 있지는 않으나

옛날에는 꽤나 깊은 계곡으로 느꼈을 것이다.

부천의 심곡계곡에 비해

포천시 신북면 깊이울계곡(심곡계곡)은 골이 상당히 깊고 물이 많이 흐른다.

여름철에는 등산화를 벗고 건너야 할 정도로 물이 많이 흐를 것인데

탐방객들을 위한 작은 다리라도 설치를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산악대장 김희연님은 마산의 집안일로, 부대장 발해의 혼님은 어깨수술로,

구조대장 처음처럼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하시어,

공완식 삼신산악회장님은 길을 잃을까 염려스러워 긴 코스가 아닌 원점회귀코스를 택하셨다.

3팀은 깊이울계곡 주변에서 피서를 즐기고,

1팀과 2팀은 만남교, 평상, 낙엽송군락지, 떡바위, 갈림길, 깊이울고개, 왕방산,

깊이울고개, 통재비고개까지 갔다가

2팀은 계곡 쪽 갈림길로 하산을 하고

1팀은 국사봉을 거쳐 평상 쪽으로 하산을 하잔다.

만약 길을 잃거나 지친 사람이 있으면 언제라도 계곡 쪽으로 내려오면 되는 코스다.

산악대장과 구조대장이 없는 때에 안전을 먼저 고려한 집행부 회장님다운 생각이다.

깊이울저수지에는 물안개가 장관을 이룬다.

▲식사후 깊이울저수지의 물안개를 감상하시는 모습

물안개 사이로 희미하게 낚시터의 좌대를 받기 위한 구조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마치 세월을 낚는 강태공이 되는 상상에 젖다 보니 08시 30분이다.

어제 기상청 사이트에서 포천시 신북면 심곡리의 기상예보를 확인했는데

12:00시 ~ 15:00시 사이에는 비올 확률이 60%이고,

15:00시 ~ 18:00시 사이에는 비올 확률이 70%였던 것이 생각나서,

15:00시 이전에 내려오기 위해 준비운동도 하지 않고 서둘렀다.

제일 뒤에 오는 사람들을 보며 속도조절을 해가면서 리드를 하는 산악대장 김희연님에 비해,

오늘의 임시 리더 카페지기 이종극님은 후미가 오는 것을 확인도 하지 않고 가기에

(뒷 사람들의 말인데 제일 앞에 가 보면 뒷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보임) 

3팀 김O은님, 동그란 얼굴님, 윤석환님, 김영철님, 이용우님, 장태수님,

김일언님, 부천싸나이님은 일찌감치 보이지 않는다.

▲왕방산 정상을 향해 깊이울계곡을 건너는 모습

 넓고 좁은 냇가를 열한 번이나 건너야 깊이울 고개 밑의 급경사에 다다른단다.

시원하게 흐르는 물소리에 더위를 느낄 수도 없었지만 습도가 높아 땀은 흐르기에

여덟 번 냇가를 건너온 송O숙여사님이 휴식 중에 집에서 얼려온 물로 목을 축인다.

간장까지 서늘한 모양이다.

▲송O숙여사님이 물을 마시고 아 ~ !

반대로 몸 속의 열기는 밖으로 아~ ! 하며 배출하신다.

"충남 아산시 신창면 읍내리 461-3"에서 "돈킹"을 운영하시면서, 먼데서 참석하셨는데

삼신산악회와의 인연이 발길을 옮기게 했단다.

반가운 마음에 감사를 드린다.

삼신산악회 카페 운영자이면서 산행후기방주인(올해만 샌님이 산행후기방을 빌렸음)이신

갓을 쓴 여인님께서는

어제 오후 근무를 하셔서 잠도 주무시지 못했는데 체력이 젊은 청년 못지않다.

가파른 깊이울고개를 단숨에 올라가신다.

깊이울고개에서 잠시 휴식을 하고 왕방산으로 향했다.

안개가 온 산을 덮어서 가시거리는 10여m 밖에 안 된다.

 20여분 뒤에 우리를 맞이한 왕방산 정상도 배낭속의 점심만큼은 반갑지 않은가 보다.

▲왕방산 정상 바로 옆에서 식사중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이 여기서는 “왕방산도 식후경”이라는 말로 바꿔야 될 것 같다.

각자가 가지고 오신 밥과 반찬으로 배를 채운다.

전O선 여사님이 준비해 오신 오징어, 야채, 고추장무침은

에너지를 충전하여 남은 산행을 대비하기 위해 데시기는 것을,

새콤달콤한 맛으로 입맛을 돋우어 금방 도시락을 비우게 했다.

배가 남산만큼이나 볼록 튀어나왔다.

王方山, 旺方山, 王訪山으로 쓰이던 왕방산의 한자표기를

포천시 지명위원회에서 2009년 8월 19일 王方山으로 확정했다는 글이

음각으로 새겨져있는 정상석에서

▲왕방산 정상에서 기념사진

삼각대를 가지고 오지 않아 18명이 기념촬영을 하고

깊이울고개로 30여m 내려가는데

올라올 때에 보지 못한 소나무 해충방제를 위해 나무둘레를 둘러싼 비닐이 여럿 보인다.

금 새 잘못 선택된 길임을 알아챈 리더가 내려오던 길로 다시 올라간다.

정상 10여m 남겨둔 쯤에 왼쪽으로 올라오던 길이 보인다.

방향을 고쳐 잡은 뒤의 발걸음은 빨라진다.

단숨에 깊이울고개를 지나 통재비고개에 도착했다.

2팀 12명은 계곡 쪽 갈림길로 갔다.

나는 국사봉을 경유하는 1팀 7명에 끼었다.

설악산 내외분이 먼저 출발한 자국을 따라 가는데

오늘의 임시리더 카페지기 이종극님, 강병철님, 박근영님, 이윤수님은

그야말로 발걸음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한다.

평소 운동이 부족했고 산행초반에 오르막길에서 에너지를 소비한 탓인지

자꾸만 앞사람과의 거리가 멀어진다.

축지법이라도 썼으면 좋겠는데 아직까지 배우지 못해서 쓸 수가 없다.

뒤를 돌아본 카페지기 이종극님이 나를 배려한 방법을 썼다.

나를 제일 앞장으로 세운 것이다.

한 30여분 걸어와서 국사봉을 10여m 남겨뒀을까?

설악산 내외분이 길이 없다면서 내려오신다.

이 길로 바로 올라가면 미군부대 시설의 헬기장이란다.

방향을 우측으로 돌려서 한두 사람 다닌듯한 희미한 오솔길로 국사봉 정상에 오르니

헬기장과 군부대 출입문 사이의 포장도로다.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14시 10분인데...

우의로 무장을 하고 군부대쪽으로 가니 출입문은 잠겨져있다.

먼저 다녀간 다른 탐방객들이 달아 놓은,

리본이 달려있는 왼쪽 울타리로 길을 선택한 리더를 따라서 반대편 방향의 출입문으로 가니

그쪽 방향은 동두천, 소요산 방향이라는 안내판이 있다.

다시 헬기장 쪽의 출입문으로 돌아와서

우측 울타리로 길을 만들면서 한참을 가던 리더는 이쪽이 하산길이 맞다고 한다.

새로 만든 길을 따라가는데

백인병사 한명과 흑인병사 한명이 건물 사이로 들어가는 것이 보여서

길을 물어 보려고 불러보니 대답도 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국사봉에 올랐다가 우리들처럼 군부대가 있는 것을 보고 길을 물어서

잘 통하지도 않는 말로 안내를 하다가 고생을 한 탓이려니 생각해본다.

5분여 가파른 길을 내려오니 사람들이 많이 다닌듯한 길이 나타난다.

국사봉정상에 오르기 약 30여m 전,

지름길이라고 생각했던 오른쪽으로 나 있는 길과 연결된 길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지름길로 왔더라면 국사봉 정상(군부대시설)은 못 밟지만,

길은 헤매지 않았을 것이리란 생각도 든다.

국사봉을 관리하는 포천시와 동두천시는

등산객들을 위한 안내판을 설치해 놓았으면 하는 건의를 해 본다.

관계 당국에서 이 글을 읽을지는 모르지만...

늘 그랬듯이 내리막길에는 뒤처지지 않았으니 앞서가는 리더를 따라 10분여를 갔다.

리더 이종극님, 강병철님과 나 셋밖에 보이지 않는다.

무릎이 약간  아픈 설악산님을 고려해서 박근영님과 이윤수님이 보조를 맞춘 것이다.

계곡물이 불어나서 냇가를 건너는 것이 염려스러워

부지런히 앞서가는 사람들을 따라 갔다.

올라올 때 보다는 약간 물이 불어난 냇가를, 건너는 데는 큰 지장이 없었으나,

나무숲을 헤치며 걸어왔기에

허리 밑으로는 물에 빠진 듯이 빗물이 바지를 타고 흐른다.

5년 전에 장만한 고어텍스 등산화 안까지 물이 흥건하다.  단지 양말의 발목 부분만 제외하고.

냇가를 여러 번 가로질러서 깊이울만남교의 중간쯤에서 본

건너편 상가의 평상에는 모락모락 고기를 굽는 연기가 안개처럼 피어 난다.

계곡에서 피서를 하신 3팀과 14시 10분경에 먼저 도착하신 2팀이,

1팀이 내려오는 시간에 맞춰 음식을 준비하는 연기인 것이다.

“하산 후에 오리고기 파티를 한다”고 며칠 전에 핸드폰으로 온 문자메시지를 본 것이 기억난다.

배낭을 내려놓고 옷을 갈아입고 나니 또 배가 고프다.

시간을 보니 14시 40분이다.

정신없이 식사를 하고 나니 이윤수님과 박근영님, 설악산님 내외분이 생각난다.

걱정이 돼서 올려다 본 산 쪽은, 새로 등산하는 사람처럼 옷을 갈아입고 내려오시는 모습이다.

 계곡수영을 했단다.

같이 계곡수영을 하고 싶어서 앞서가는 우리를 아무리 불러도 그냥 가더라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의를 쓰고 있었으니...

빗방울이 우의를 스치는 소리때문에 부르는 소리가 안 들릴 수밖에,

계곡수영을 하고 싶은 마음을 잠재우고

왕방산 깊이울계곡을 돌아보며 부천으로 향하는,

오늘 산행에 참여하신 27명의 얼굴에는,

지난 두타산 산행이후에 쌓인 피로를 모두 날려 보낸 것처럼 해맑은 모습이 보기에 정말로 좋다.

안개가 많이 끼고 하산 길에 비가 와서 사진으로 기록을 많이 남기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가족 분들이 차려주신 생신 잔칫상을 받으시느라고

참여하시지 못한 우윤영님의 생신을 축하드리며 다음 산행에서 뵐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산행코스 ※

3팀 : 계곡주변에서 피서를 즐김

2팀 : 만남교 → 평상 → 낙역송 → 떡바위 → 갈림길 → 깊이울고개 → 왕방산 → 깊이울고개

         → 송전탑 → 통재비고개 → 갈림길 → 떡바위 → 낙엽송 → 평상 → 만남교

                                                                           ※주황색선표시 (5시간 40분 소요)

1팀 : 만남교 → 평상 → 낙역송 → 떡바위 → 갈림길 → 깊이울고개 → 왕방산 → 깊이울고개

         → 송전탑 → 통재비고개 → 조수보구역표시 → 노송 → 급경사 → 국사봉 → 급경사

         → 평상 → 만남교                                           ※분홍색선표시 (6시간 10분 소요)

[갓을쓴여인]

출발에서 도착까지 영화를 보듯 그림을 그리듯 꼼꼼하게 후기글을 올려주신
샌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오리고기는 많이 드셨는지요? 또 만나요.

[샌님]

오리고기는 맛이 있어서 많이 먹었습니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