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소리의 장단의 장단과 가락 ★
진양조 판소리 장단 가운데 가장 느린 것이다. 다시 ‘늦은 진양’, ‘진양’, ‘잦은 진양’으로 나누기도 하는데, `잦은 진양’ 은 ‘세마치’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세마치 장단은 박유전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독특한 것이다. ‘진양’이란 말의 뜻이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진’ 을 ‘긴’의 사투리로 보고 ‘양’을 ‘소리’라는 뜻으로 보면, ‘긴 소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진양은 3분박 느린 6박자(8분의 18박자)인데, 이 6박자를 한 각이라고 부른다. 진양 소리가 3각에서 6각을 주기로 하여 맺히고 풀리므로, 북 가락도 소리에 따라 3각에서 6각을 주기로 하여 변주된다. 흔히 4각을 주기로 하여 변주한다고 하여 4각 24박자를 한 장단으로 꼽기도 한다. 미는 각에서는 제 5박과 제 8박에서 채로 통의 앞을 각각 한 번씩 때리며, 다는 각에서는 제 5박과 제 6박에서 통의 옆모서리를 굴려 치며, 맺는 각에서는 제 5박에서만 채로 통의 꼭대기를 세게 치며 제 6박은 거른다. 푸는 각에서는 제 5박, 제 6박에서 왼손바닥으로 왼편 가죽을 굴려 친다. 진양 장단은 사설의 극적인 상황이 느슨하고 서정적인 대목에서 흔히 쓰인다.중머리판소리 장단 가운데서 진양 다음으로 느린 것인데, 그 빠르기에 따라 다시 늦은 중몰이’, ‘중몰이’, ‘잦은 중몰이’로 가르기도 한다. ‘중몰이’ 라는 말은 ‘중간 빠르기로 몰아가는 장단’의 뜻으로 풀이된다. 중몰이는 2분박 보통 빠르기 12박자(4분의 12박자)인데, 소리를 맺는 장단에서는 제 9박을 세게 치며, 다른 장단에서는 약하게 치거나 치지 않는다. 사설의 극적인 상황이 어떤 사연을 담담히 서술하는 대목이거나, 진양 장단과 마찬가지로 서정적인 대목에서 흔히 쓰인다.중중머리중몰이와 박이 거의 비슷한데, 중몰이보다 더 빠른 장단이다. 매우 빠른 12박자이나, 이것을 넷으로 나누어 꼽기 때문에 3분박 좀 느린 4박자(8분의 12박자)로 친다. 그 빠르기에 따라 "늦은 중중몰이", "중중몰이", "잦은 중중몰이" 로 나누기도 한다. 소리를 맺는 장단에서는 4박자 중의 제 3박의 제 2부박에서 통을 세게 치고, 그렇지 않은 장단에서는 통을 치지 않거나 약하게 친다. 사설의 극적인 상황이 춤추는 대목, 활보하는 대목, 통곡하는 대목일 때에 흔히 쓰인다.잦은몰이말 그대로 잦게, 곧 빠르게 소리를 몰아가는 빠른 장단이다. 3분박 빠른 4박자(8분의 12박자)인데, 소리를 맺는 장단에서 제 3박의 제 2부박에 채로 북통을 세게 치며, 그렇지 않은 장단에서는 치지 않거나 굴려 친다. ‘늦은 잦은몰이’와 ‘잦은몰이’ 로 가를 수 있는데, 늦은 잦은몰이는 사설에서 어떤 일이 차례로 벌어지거나 여러 가지 사건을 늘어놓는 대목에서 흔히 쓰이며, 잦은몰이는 격동하는 대목에서 흔히 쓰인다.휘몰이판소리에서 가장 빠른 장단이다. 휘몰이도, 말 그대로, 휘몰아가는 장단으로 풀이할 수 있다. 2분박 매우 빠른 4박자(4분의 4박자)인데, 소리를 맺는 장단에서 제 3박의 부박에 채로 북통을 세게 치며, 그렇지 않은 장단에서는 흔히 치지 않는다. 어떤 일이 매우 바쁘게 벌어지는 대목에서 흔히 쓰인다.엇몰이절름거리는 박자로, 판소리의 다른 장단은 박이 일정한 느낌을 주지만, 엇몰이는 박이 길고 짧아 절름거리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좀 색다른 장단이라고 할 수 있다. 매우 빠른 10박자(8분의 10박자)인데, 소리를 맺는 장단의 제 8박에서는 북채로 북통을 세게 치며, 그렇지 않은 장단에서는 치지 않거나 가만히 친다. 신비한 인물이 나오는 대목에서 흔히 쓰인다.엇중머리판소리에서 매우 드물게 쓰이는 장단이다. 중몰이의 절반 길이인데, 그런 점으로 보아, 말의 뜻이 ‘중몰이의 절반되는 엇나간 장단’이라고 보인다. 2분박 보통 빠르기 6박자(4분의 6박자)인데, 소리를 맺는 장단의 제 5박에서 채로 북통을 세게 치며, 그렇지 않은 장단에서는 작게 친다. 판소리의 맨 끝부분인 뒤풀이에 흔히 쓰인다. 고수가 치는 다양하게 변화된 리듬형을 가리키는데, 이는 오랜 수련을 통해서 습득해야 한다. 고수는 다양하게 변화된 북가락을 많이 알고 있어야 하지만, 아무 때나 다양한 북가락을 치는 것이 아니고, 꼭 필요한 때 즉흥적으로 소리와 잘 어울리는 북가락을 만들어 쳐야 한다. 어떤 리듬형이 소리의 어떤 부분에 잘 어울리는가를 그때그때 알아서 잘 치기 위해서는, 수많은 소리와 소리꾼을 접해야 한다. 소년 명창은 있어도, 소년 명고수는 없다"고 하는데, 이는 그만큼 명고수가 되기 위해서 수련해야 하는 기간이 길고 힘든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또 아마추어로서 최고의 명고수였던 송영주라고 하는 사람은 늘 말하기를, "북은 만 번 친 사람과 만한 번 친 사람이 다르다."고 했는데, 이 또한 끊임없는 노력과 연습을 통해서만 훌륭한 고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 말이다. (음악사전의 용어풀이) "가락(melody 도.프.Melodie 이.Melodia 일.旋律): 음의 흐름이 있는 높낮이. 곡조라는 말로 쓰여 왔으나 음악학적으로는 음악의 요소의 하 나임. 3요소는 이 밖에도 장단(rhythm), 화성(harmony)이 있음." 장사훈: 국악대사전2) "가락 加樂: ①멜로디 ②국악에서는 멜로디 또는 꾸밈음의 뜻으로 씀." 권오성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3) "가락: 여러 가지 개념으로 사용되는데, 그 구체적인 용례를 보면 "가락 덜이"란 말에서 볼 수 있듯이 선율 또는 장식음을 가리킨다..... 가사 (歌詞)의 반주를 할 때 대금이나 피리.해금 등이 그 노래의 선율을 따라 가면서 반주를 하게 되어 있는데, 그것을 수성(隨聲)가락이라고 하고 있 어, 이 점에서는 가락이 선율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민요곡명 에서 쓰인 가락은 선율이란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이 밖에 가야 금 산조나 기타 다른 악기의 산조는 그 산조가 누구에 의하여 만들어졌 느냐에 따라 누구의 가락, 누구의 제(制), 누구의 유(流) 등으로 쓰이는 데, 이 때는 단순히 선율이라기 보다는 선율형 또는 선율의 스타일을 의 미한다. 또한 잔가락이 많다든지 적다든지 하는 용례에서는 장식음 또 는 시김새를 의미하기도 하고, 심지어 농악에서 리듬악기인 타악기의 꽹 과리 소리를 상쇠가락이라고 한다든지, 우도굿.좌도굿이란 용어 대신에 우도가락 좌도가락으로 부르는 용례와 장구장단에서 원래의 장단대로 치 지 않고 즉흥적으로 잔가락을 넣어서 친다고 할 때는 선율이 아닌 리듬 의 변화란 뜻으로 쓰인 것이기 때문에 가락이란 말이 우리 전통음악에 서 어떻게 정리되어야 할지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즉, 음의 고저가 각기 다른 것들이 불규칙적으로 조화 있게 진행되는 것을 가락이 라고 정의한다면, 국악기의 각 종류마다 가락이 다를 수 있다......가락 이란 서양의 단순한 멜로디란 개념보다는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개념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금수현은 서양음악이론에서 음악의 3요소라 일컬어지는 멜로디, 리듬, 하모니를 각각 가락, 장단, 화성으로 바꾸었다. 그러니까 이것들은 외국 어를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다. 그리고 그의 사전은 한국 전통음악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음악에 해당하는 것으로 말하고 있다. 장사훈은 가락이 "국악에서는 멜로디 또는 꾸밈음"이라고 말하여 국악에 서의 가락의 의미를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 규정 방식은 "멜로디"나 "꾸밈음"같은 서양음악용어나 그 번역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멜로디와 꾸밈음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이는 가락이 "선율" 또는 "장식음"이라고 말하는 권오성의 경우도 마찬 가지이다. 장사훈과 권오성은 "선율"이나 "장식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그것을 개념적으로 정의 내리지 않기 때문에 가락의 설명을 서양식 용어에 완전히 맡겨 놓은 것처럼 보인다. 용어가 정의 내려지지 않고 서양식 용어로 번역되어 있다. 이렇게 국악이 서양식 용어로 설명되는 것을 서양식 용어가 널리 퍼져 있어서 잘 알아들을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아니면 거기에 적합한 한국 고유의 용어가 없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가락이 <선율> 뿐만 아니라 <장식음>까지 포함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권오성의 글에 나타난다. 즉 "가락덜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실제 음악상에서 장식음을 덜어내는 것을 뜻하기에 그렇게 볼 수 있다. 고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가락>이 장식음일 수 있다는 풀이 는 "가락덜이"라는 말의 해석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권오성의 글에서는 같은 해석이 다시 한번 반복되는데, 이는 "잔가락이 많다든지 적다든지 용례에서는 장식음 또는 시김새를 의미하기도"라는 구절에서 나타난다. 권오성은 "선율"과 "장식음" 이외에도 가락이라는 말의 쓰임새를 더 많이 소개하고, 그 상이한 사용에 대해 계속 거론한다. 여기에 소개한 것만을 보면 대략 다음과 같이 가락이라는 말이 사용되었다. 권오성은 이러한 용례들을 살피면서 가락이 서양의 "선율"과는 다르다 는 것을 말한다. 또한 연주가들이 가락이라는 말을 얼마나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그 중 ①과 ②는 크게 보아 선율과 연관된 것이어서 그렇게 이질적인 용어사용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그러나 ③과 ④에 오면 선율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용어사용을 보게 된다. 여기에 오면 <선율>은 곧 <리듬>이다. 이 둘을 포함할 수 있는 말은 한 단계 높은 개념이자 마지막 개념인 <음악>이라는 말밖에 없다. 즉 「상쇠음악」, 「잔음악」으로 이해할 수 있으나, 이런 이해는 용어로서 가져야 하는 적절한 제한성을 갖지 못한다. 그리고 권오성은 이러한 해석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듯이 보이고, 그러한 용례의 존재에 대해, 또한 이를 통해 <가락>이란 말이 정리되기 어려운 점을 말할 뿐이다. 권오성의 용례 소개는 서양식 용어로만 접근하는 일이 갖는 한계를 밝혀 주는 데에는 적합하지만, 동시에 한국식 용어들의 체계를 세우는 것도 불가능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용례들이 보여주는 상호 모순관계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한국식 용어를 정립하려면 용례를 광범위하게 밝히는 것도 필요하지만, 한편으로 그 용례들의 모순관계를 정리하는 것도꼭 필요하다. 우선 두 가지 큰 문제점들이 눈에 띈다. ①"선율 또는 장식음"에서의 "또는"은 선택적인 것으로 읽힌다. 장식음 이 선율과 분리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선율"이나 "가락"의 정의 내 리기가 어렵다. 이러한 일을 유도하는 것은 "가락덜이"와 "잔가락" 같 은 말들이다. 더 적은 부분으로 더 큰 부분(선율)을 해석하는 데에서 오 류가 발생한다. 즉 자세히 읽어보면 "가락"도 "잔가락"도 모두 장식음이 다. 왜냐하면 "가락"은 "가락덜이"로부터 유추되어 <장식음>으로 해석되 었고, "잔가락"은 "가락"에 의해 장식음으로 해석되었기 때문이다. 물 론 다른 측면도 있다. "가락은 선율이다"라는 풀이도 거기에는 있지만, 이 풀이에는 부가적 설명이 없기 때문에 "선율로서의 가락"을 어떻게 이 해해야 할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아마도 이렇게 이해해야 옳을 것이다. 즉 "가락"이라는 말은 - 여 기에서 "선율"이라 일컬어진- <본디음>과 그리고 <꾸밈음>으로 나눌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가락>이 본디음이거나 꾸밈음이라는 선택적 내용이 아니라, 이 두 사항을 종합하는 내용이다. 그래서 <가락덜이>는 "가락의 일부"를 덜어내는 것으로 파악해야 한다. <잔가락>도 덜어낼 수 있는 "가락의 일부"로 파악해야 모순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는 "가락" 이라는 한국어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서양 음악용어를 번역한 "선 율"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한 선율에 장식이 있거나 없거나 간에 선율이다. 즉 장식음은 선율의 일부인 것이다. 위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우리는 <가락>, <가락덜이>, <잔가락>을 다시 살펴보면 다음의 결론이 나온다: △"가락덜이"에서의 "가락"은 "잔가락"과 같은 의미이다. △"덜리"라는 말이 없는 독립적 "가락"은 "가락"과 "잔가락"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가락덜이"의 "가락"은 독립적 "가락"과 표면적으로 같은 말이지만 그 의미 가 다르다. ②"상쇠가락"과 리듬의 변화로서의 "잔가락"을 말할 때에는 더 큰 문제 점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이 용어는 언어의 표면만 "가락"일 뿐, 그 내용이 "리듬"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도 사실은 ①의 문제와 상 당히 흡사하다. 그러나 표면적으로 보아 더 납득하기 어려운 문제처럼 보일 뿐이다. 이러한 용어 사용방식은 연주하는 사람들의 말을 따른 것 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 부분은 "가락"에서 다루어질 문제가 아니라 고 생각된다. 오히려 장단론과 같은 데에서 나와야 할 말이다. 비유로 말해 보자면 <비행접시>는 <접시>가 아니다. 음악의 예를 들자면, 현재 의 남도식 "계면조"와 조선조 초기 문헌에 나오는 "계면조"는 그 내용 이 전혀 다르다. 말의 외면이 같다고 해서 말의 내용이 같지 않다. 그러 니까 이런 부분은 "상쇠가락 장단", "잔가락 장단"과 같은 말로 재정리 해 주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음악이론은 연주가들의 말을 노예적으로 따르기보다 내용에 맞게 재정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러한 재정리는 실제의 음악으로부터 이론을 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국악계의 전반적인 의도에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이론적 숙고와 정리가 없는 것에서는 실제 음악으로의 접근을 더 많이 차단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