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지난 시즌 27 피 vs. 물은 초반에는 가족 시스템 때문에 도무지 예측이 안돼 최고로 재미있다고 엄청난 환호를 받았다. 하지만 환호는 후반으로 갈수록 일방적인 구도에 최악이라며 혹평 일색으로 변한다. 이 때문에 "예측 불가능해야만 재미있는 시즌인가?" 또는 "블사가 적으면 최악의 시즌인 건가?"하는 자성론조차 있었다. 사실 그동안 재미없던 것으로 손꼽히던 시즌 22 리뎀션 아일랜드, 시즌 24 원월드 모두 블사가 적은 일방적인 구도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예측이 불가능하고 블사가 많으면 확실히 재미있다는 점을 증명한 시즌이었다. 역대 어느 시즌 보다 블사가 쏟아져 나와 한 치 앞이 예상 안되었다. 이 때문에 시청자들은 재미있다고 열광하며, 매회 빠짐없이 시즌 27 보다 훨씬 재미있다는 의견이 올라왔다.
원래 이번 시즌의 최대 특징은 부족을 신체, 두뇌, 미모라는 3가지 부족으로 나눈 것이다. 하지만 챌린지에서 밸런스를 위함인지 두뇌, 미모 부족의 피지컬도 신체 못지않게 매우 좋았다. 미모 부족의 말 조련사 엘제이는 사전 인터뷰에서 자신이 3개 능력 중 신체에 속하는 것 같다고 하였다. 두뇌 부족에서 스펜서와 타샤는 '챌린지 비스트'라고 불릴 정도로 각종 도전에서 압도하였다. 특히 타샤는 역대 흑인 여성 중 최고의 피지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두뇌 부족은 심각한 멍청이들로 진행자 제프가 여러 번 '역대 최악의 부족 중 하나', '의심할 여지가 없는 역대 최악의 부족'이라고 부를 정도로 한심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반면 신체 부족은 뛰어난 전략으로 평균 IQ 130이라는 두뇌들을 압도하였다. 다만 퍼즐 고자들이라 퍼즐만 했다 하면 패하는 게 옥의 티였다.
그리고 신체 vs. 두뇌 vs. 미모라는 대결 구도를 가장 무의미하게 만든 것은 미모 부족으로, 이놈의 미모라는 게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었다. 프로필을 보면 미모 부족의 알렉시스와 모건은 자신과 가장 닮은 서바이버로 파바티를 꼽았다.(제프라는 자신과 닮은 서바이버로 킴과 첼시를 꼽았는데, 첼시는 시골 출신인 게 자신과 닮았다고....) 즉, 파바티 처럼 남자들을 유혹하여 조종할 자신이 있다는 뜻으로, 제작진이 의도한 미모 부족은 이쪽일 것이다.
그런데 말로만 파바티를 닮았다고 하지 말고 그녀처럼 남자들을 꼬셔 여왕벌로 등극하고, 그들을 조종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미모의 여성 3인방은 추워서 덜덜 떨다가 때 되면 밥 먹는 것 말고는 도무지 하는 일이 없었다. 이 때문인지 최고의 인기 시즌인 이번 카가얀에서 미모 부족만은 단 한 명의 재참가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거의 시즌 26 카라모안의 시청자 부족 수준.
다만 탈락자 발표 이후 사용할 수 있는 '특별한 힘(Special Power)을 갖은 아이돌'만은 꽤나 욕먹었다. 서바이버 정신을 헤치는 이딴 아이돌을 왜 만들었냐는 것인데, 특히 유명 팟캐스터 롭 세스티노가 강하게 비판하였다. 이 때문에 진행자 제프는 리유니언 쇼에서도 특별한 아이돌의 존재에 대해 거듭 해명하게 된다. 하지만 이때 제프가 방청객들의 반응을 보며 말한 것처럼 이 특별한 아이돌이 스펜서나 타샤가 얻게되어 판을 뒤집었다면, 다들 획기적인 기획이라며 열광했을 것이다. 하지만 러셀 헌츠 못지않은 아이돌 포식자 토니가 찾아내는 바람에 욕을 바가지로 먹었다.
서바이버를 가장 재미있게 만들어 주는 것은 역시 인기스타와 구도 그리고 블라인드 사이드이다. 블라인드 사이드는 에피 1부터 거의 마지막까지 쏟아져 나와 한 치 앞을 예측 못하게 해주었고, 역대 가장 많았다는 평이다.
구도는 중후반 내내 토니 vs. 스펜서라는 강력한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어 긴장감을 놓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인기스타는 가장 스타들이 많이 쏟아진 시즌 2 아웃백, 시즌 13 쿡 아일랜드 못지않게 많이 배출하였다. 일단 스펜서와 토니는 이번 시즌이 배출한 서바이버 최고의 스타들인데 이후 '00은 스펜서와 비슷해', '00은 토니 보다 못해'라는 식으로 그들의 이름은 두고두고 회자되었다. 여기에 후반기 시즌 최악의 악당이었던 캐스, 흑인 여성 최고의 피지컬 강자인 타샤같이 개성 강한 인물들이 많았다.
한국계 참가자인 황영우의 출전도 빼놓을 수 없는데 그는 한국/아시아계 통틀어 단 3명 밖에 없는 결승 진출자로서 그중에서도 권율에 이어 2위라는 가장 높은 기록을 달성하였다. 매우 신사적인 플레이어이면서 피지컬이 뛰어나 한국/아시아계 중 이뮤니티 챌린지 2회 우승이라는 타이(시즌 15 차이나에서 홍콩계인 피지가 이뮤니티 챌린지 2회 우승) 기록을 달성하였다. 다만 머리 회전에 문제가 있어 참가자들은 그를 '제 2의 파비오', 서양쪽에서는 '아시안 파비오'라고 불렀으며, 국내 팬카페에서 그를 안좋게 보는 사람은 '제2의 크리스티나 차'라고 비하 하기까지 하였다.
즉 흑인 여성 최고의 피지컬 플레이어와, 아시아계 최고의 피지컬 플레이어 둘 다 이번 시즌에서 격돌했다. 여기에다 앞서 언급한 스펜서와 토니 등 피지컬이 뛰어난 사람이 워낙 많아 매 챌린지마다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선 별다른 활약이 없었지만 여경찰관인 새라는 이후 시즌에서 경찰 동맹으로 게임을 지배하게 된다.
이들의 이후 활약을 정리해보자면 시즌31 캄보디아에는 황영우, 스펜서, 캐스, 타샤 등 무려 4명이 시청자 투표에 의해 선택되어 동반 출연하며, 시즌 34 게임 체인저에서 새라와 토니, 다시 시즌 40 위너스 앳 위에서 토니가 재출연하여 다들 최고의 활약을 하였다.
국내뿐만이 아니라 해외에서의 평도 매우 좋았는데 서바이버 오타쿠 코크란은 이번 시즌을 최고의 시즌 중 하나로 꼽았으며, 특히 파이널 6을 역사상 최고의 파이널 6이라고 평했다. 대중문화지 Entertainment Weekly에서는 시즌 20, 16, 1에 다음가는 4번째 시즌으로 선정했다. 뉴스 웹사이트 Examiner.com에선 시즌 20, 1 다음으로 3위를 차지했으며, 팬사이트 "Survivor Oz"에서는 2014년 1위, 2015년엔 2위에 선정된다.(단 2012년, 2013년, 2015년엔 계속 시즌 20이 1위였다.) 또 다른 팬사이트 "The Purple Rock Podcast."에서는 4위에 선정되었다. 팟 캐스트 방송 'Rob has potcast'에선 2015년에 시즌 20, 7 다음으로 3위에 랭크되었으며, 진행자인 롭 세스티노 개인적으로는 4위로 꼽고 있다.
진행자 제프 역시 리유니언에서 이번 시즌의 최고의 시즌 중 하나라고 여러 차례 말했으며, 참가자들도 최고 중 하나라고 불렀다. 서바이버 15주년을 기념하는 공식 잡지 CBS Watch에서는 시즌 20, 7, 16, 2 다음가는 5번째 시즌으로 선정하였며, 같은 잡지에선 토니의 이번 시즌 활약을 서바이버 역사상 8번째 위대한 선수로 꼽았다. 또한 엘제이와 황영우를 '화끈한 남자 도전자(Hottest Male Castaway)'에서 각각 4위와 5위로 선정했고, 모건은 화끈한 여성 도전자에서 3위를 차지한다. 3명 모두 1개 시즌만 참가한 사람 중에서 가장 높은 순위였다.
진행자 제프는 같은 해인 2015년 인터뷰에서 서바이버의 시작이었던 시즌 1을 제외하면 시즌 20과 28을 가장 높이 평가하였고, 비우승자 중에서는 롭 세스티노와 함께 스펜서를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플레이어로 꼽았다.
종합해 보자면 전설적이었던 시즌 1과 올스타전을 제외하면 상당수의 조사에서 이번이 최고의 시즌으로 꼽힌다. 또한 인기가 높은 시즌은 대부분 초중반 시즌으로 이번 시즌은 대박을 친 가장 마지막 시즌으로도 볼 수 있다.
2020년 11월 15일, 넷플릭스에서 서바이버를 방영한다고 하는데 우선 가장 인기가 좋았던 시즌 20과 시즌 28이 나온다고 하니 그 인기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이번 시즌을 재미있게 감상하고 나무위키 서바이버(TV시리즈)/시즌28 카가얀 문서를 만들어 올려 봤습니다. 이번에도 이 카페 게시판의 글을 많이 참고하면서 썼죠. 제가 싫어 하는 사람이 인기가 높기도 하고, 미모의 기준이 완전히 다른 분도 있는 등 역시 제 생각과 많이 다르더군요. 가능한 제 의견을 죽이고 카페 회원님들의 생각과 주장을 우선적으로 참고하여 집필 했습니다. 물론 게시물에서 다루지 않는 부분은 제 생각으로 채웠습니다.
시간 되시는 분은 클릭하셔서 기억을 되살릴 겸 사진만 보셔도 되고, 필요하면 얼마든지 고쳐주셔도 환영입니다.
이번 총평 제목도 환타님이 자유게시판에 올려주신 두 줄 평을 좀 다듬어서 올렸습니다.^^
첫댓글 확실히 카가얀은 정말 재밌는 시즌이에요. 우도 정말 좋았어요. 개인적으로는 캐스도 좋았는데 이 시즌에서 아쉬운 점을 하나 뽑자면 스포가 될 순 있겠지만 우가 파이널에 캐스가 아닌 토니를 데려간 거라고 생각해요. 가끔 심심할 때 나무 위키에서 서바이버를 검색하는데 덕분에 읽을 거리가 점점 늘고있네요. 감사합니다 ^^
오. 읽어주시는 분이 있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리유니언에 나왔던 파바티가 나중에 인터뷰한 내용을 보면 황영우가 토니를 선택하는 순간 객석에 있던 토니의 친구들과 팬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고 하죠. ㅠ.ㅠ
저는 28시즌 부터 new school같이 느껴지더라구요.
카가얀을 시작으로 서바이버의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 같습니다.
정말 재밌는 시즌이에요!
저도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우승자가 너무 압도적으로 잘하면 시즌 22, 24, 27 처럼 재미없다고 시청자 게시판이 폭발하는데
이번 우승자는 허당적인 면이 있고 말도 웃기게 하는 등 매력적인 캐릭터였고,
여기에 강력한 라이벌들이 있어 최고의 인기시즌 중 하나로 자리매김 한 것 같습니다.
결승이 싱거워서 아쉬웠지만 시즌 내내 다양한 반전 때문에 재밌었던 시즌 같아요.
갠적으로 특별하게 마음가는 참가자는 없네요... 즈티아 다시 돌아오길!
싱거운 결승전을 만든 황영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메르카츠 그건 캐스랑 같이 올라갔어도 싱거웠을것 같긴해요. 막판 직전까지 재밌었는데 파이널이 조금 심심했다는 뜻으로 적은거였습니다!
@버프 아무래도 그랬겠죠? ^^
캐스는 황영우를 파비오 같다고 하고, 토니를 제2의 러셀이라고 하면서
그들과 함께 결승가면 자기가 우승할지 알아요. ㅋㅋ
어머니,아버지,딸,직업뱃지를 걸고 수도 없이 거짓말하고 배신하고 교활하게 굴었던 토니보다
어버버 하면서 아무 생각없이 게임하다 결승전에서 10억을 기부하듯 토니를 선택한 우가 싫더군요.
캐스와 스펜서의 말 대로 우는 결승전 자리에 오를 자격조차 없어요. 역대 서바이버에서 손 꼽히는 멍청한 참가자에요.
세컨드 찬스에서는 방송편집에서 완전히 없는 사람 처럼 무시하더군요. 황영우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