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연해주 농업투자 현실과 전망
연해주 농업투자에 대한 한국기업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으로 향하는 특별기편에서 해외식랑기지 확보방안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연해주 지역의 땅을 30-50년 장기 임차할 수 있을 것이며, 북한의 노동력을 이용할 수 있고, 운반거리가 짧기 때문에 북한에 직접 지원할 수도 있다.»고 했다.
1월말 러시아를 방문한 이재오 특사도 귀국길에 블라디보스톡을 방문하면서 극동시베리아의 에너지 자원개발 참여와 SOC 개발참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신정부의 극동러시아 지역에 대한 관심을 보여준바 있다.
우리 신정부가 여러 차례 걸쳐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연해주는 러시아의 89개 주 중의 하나로써 면적이 남한의 1.7배인 반면 인구는 215만 명에 불과하다. 농업부문을 살펴보면, 완벽한 용수로 시설이 있고 현재 벼농사 중인 논이 6만4천 헥타, 완벽한 용수로가 완비되어 있지만 방치된 논이 4만3천 헥타, 수리안전답으로 개답 가능한 농지가 16만1천 헥타로 벼농사가 가능한 농지는 35만3천 헥타이다.
급수시설이 된 밭은 5만8천 헥타, 급수시설 없이 경작하는 밭이 24만 헥타, 급수시설 없이 놀리는 밭이 57만 헥타로 총 밭 농사 가능면적은 87만8천 헥타에 달한다. 한편 벌채 없이 당장 사용이 가능한 초지는 170만 헥타이며, 연해주의 논, 밭, 초지 총 면적은 257만 8천 헥타이다.
연해주 농지의 개간이나 밭의 개답 없이 가능한 영농 잠재력은 수리안전답 생산 자포니카 쌀이 최대 20만 톤, 밭에서 생산하는 옥수수, 맥류, 대두류, 서류가 최대 200만 톤, 건조 목초가 최대 80만 톤이다. 옥수수, 대두, 유채 등 사료 및 에너지 작물, 티모시, 브롬글라스, 연맥 등 건초작물, 쌀과 감자 등 식량작물의 재배가 가능하다.
최근 들어 농작물 국제시세가 급등하면서 연해주 지역에 대한 국내기업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 실제로 농업투자로 까지 이어지기에는 수년이 걸리지만, 기존에 이미 진출해서 영농활동을 전개하는 우리 기업들도 몇 개 있다.
94년 진출한 고합은 모기업의 경영난이 겹치면서 실패한 사례로 남아 있지만 연해주 농업투자 진출의 최초 시도였다. 현재 아그로상생은 3억9천만 평의 광할한 농지를 확보하고, 넓은 평원에서 벼농사, 콩 농사를 짓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축산업을 시작했는데, 연해주 돼지사육두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은 아그로상생의 축산업 진출에 힘입는 바가 크다. 국내 식품 기업들이 원료확보를 위해 자주 접촉하는 기업으로 이미 판로에 관해서는 탄탄한 기반을 구축한 상태이다.
남양알로에는 연해주 남부 두만강 접경지역에 7백만 평의 농지를 확보하고, 특용작물인 황금작물을 경작하고 있다. 생산 제품은 전량 미국으로 수출된다. 이외에 개인 영농사업자나, NGO 등에서 연해주 농업부문에서 활동하고 있다. 구소련이 개방되면서 한국의 초코파이와 라면이 극동러시아를 뒤덮던 때가 지나가면서 농업부문에서도 한국 기업의 진출이 착실하게 이루어진 것이다.
【한국기업의 연해주 농업투자현황】
영농기관 |
경영주체 |
임대면적 |
경작면적 |
재배작물 |
아그로상생 |
상생복지회 |
13만 헥타
(3.9억 평) |
2만 헥타 |
쌀, 콩 |
유니젠 |
남양알로에 |
2,150 헥타
(645만 평) |
800 헥타 |
약초 (황금) |
한농 |
한농복구회 |
500 헥타
(1,250만 평) |
106 헥타 |
콩, 옥수수, 채소 |
연해주 농업부문 진출에 대한 기업들의 문의가 늘어나면서 일부 과열조짐까지 보인다. 최근 들어 현대중공업, (주)대상 등 몇몇 대기업들과 개인들이 토지확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지 임차료가 뛰어오를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정도로 우리 기업들이 연해주로 몰려드는 원인을 살펴보자.
우선, 연해주는 두만강과 접하고 있는 지정학적 이점을 갖고 있다. 즉 한국과 가장 가까운 외국이며, 생산된 농산물을 운송할 수 있는 경로가 매우 짧다. 속초와 블라디보스톡을 연결하고 있는 여객선은 하룻밤이면 상대국에 도착한다. 노동 비자 받기가 매우 까다롭긴 하지만 부족한 노동력은 북한 인력을 활용할 수도 있다. 또한 한국, 일본, 중국 등 가장 큰 시장을 지척에 두고 있다.
둘째로, 무공해 청정지역이라는 이미지이다. 극동러시아에서는 유전자 조작 농산물을 경작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연해주는 몇 개 남아 있지 않은 순수 자연산 농작물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역이다. 유전자 조작 품종에 비해 생산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단점은 있지만,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더욱 까다로와 지고 있는 시점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것이다.
셋째로, 유휴 농경지가 넓고, 낙후되어 있어 진출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우리의 자본과 영농기술, 마케팅 능력을 접목할 경우 경쟁력 있는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 러시아 농업체들은 사회주의 계획경제에서 자본주의 시장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의 여러가지 정책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재정난, 경영 어려움 등 여러가지 문제에 직면해 있는데, 이러한 농업체들과의 협력은 양국 상호간에 큰 이익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넷째로, 연해주는 역사적으로 우리 민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다. 발해나 고구려 시대는 물론이고, 구한말 대거 이루어진 우리 선조들의 이주는 한때 수천 세대가 넘는 한인 촌락을 이루었다. 블라디보스톡에는 신한촌 기념비가 있는데, 매년 삼일절 행사는 이곳 기념비에서 체류하고 있는 총영사관 직원, 주재원 가족, 교포 등의 참석 하에 이루어진다. 스탈린 당시 강제 이주로 흩어졌지만, 여전히 1만명 이상 거주하는 고려인 (러시아 국적의 동포)들이 있고, 문화적으로 유대감이 남아 있어, 문화충돌에서 오는 어려움이나, 노동력 부족문제 등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점을 제대로 활용하면서 농업투자는 장기적 안목에서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 탄탄한 재력을 겸비한 기업이 주체가 되어 끈기를 갖고 진전시켜 나가야 한다. 러시아는 우리나라와 다른 문화, 법제도가 있다. 이러한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성급한 투자는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무수히 많은 한국 기업인들이 연해주를 방문하고 돌아가지만 실제로 뭔가를 실행하는 사람은 드물다. 와서 물어만 보고 돌아가서는 깜깜 무소식인 사람이 대부분이다 보니, 러측 인사들은 이제는 방문하는 한국 기업인을 잘 만나려고 하지를 않는다.
러시아에서 비즈니스를 한다는 것은 '끈기'를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다. 지사를 설치하고, 노동비자를 받고, 거주등록하고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준비를 갖추는데 수개월이 걸리고 결국은 힘이 다 빠져서 두 손을 들게 된다. 따라서 왠만한 끈기가 없다면 러시아 시장을 노크하는 것이 시간낭비가 되기 쉽다.
그러나 일단 문을 두드렸으면 어떠한 난관도 극복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도전할 만한 곳이다. 극동시베리아는 러시아의 미래가 달려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한국과 한반도의 미래가 상당부분 달려 있는 곳이기도 하지 않은가.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성공하게 된다고 하지 않았는가. 미래를 멀리 내다보고 투자진출 할 만한 곳이 극동러시아이다.
※ [참고] 러시아 농업의 현주소
- 종사자 : 750만 명
- GDP의 8.5% 점유
- '06년 농업생산은 2.8% 증가
- '06년 농업투자는 2,659억 루블 ($110억)
- '06년 농산물 수입은 $216억, 전체 내수시장의 37% 점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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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연해주 농업투자 현실과 전망 (박기원 블로그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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