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구초중산악회 남덕유산을 가다
2012. 5. 6(일)
5월 첫 일요일, 재구초중산악회 정기 등산일을 맞아 남덕유산을 찾았다.
봄이 무르익는 5월. 여왕이란 계절이란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꽃들이 다투어 그림을 그려놓는다. 연초록의 나뭇잎 또한 꽃들에 뒤질세라 산과 들판 강언덕을 장식하며 싱그러운 내음을 뿌리고, 해맑은 하늘마저 우리들의 산행 길을 축복해 주고 있었다. 88고속도로를 타고 함양에서 빠져나왔는데 길을 잘못들어 다시 뒤돌아 산청에서 대진고속도로를 타고 올라가다 서상IC에서 빠져나와 영각사 주차장에서 하차하여 간단한 체조로 몸을 풀고 산을 타기 시작했다. 우리가 선택한 코스는 영각사, 출렁다리, 영각재, 남덕유산, 월성재, 월성계곡, 황점 주차장으로 정했는데 약 5시간 코스라고 하였다. 산행에 참여한 일행은 15명뿐이고 나머지는 산나물, 쑥을 캐며 산자락과 계곡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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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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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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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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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쉴거야
아직 마음은 한결같아 따라 나서긴 했는데 일행을 따르기에 벅찼다. 걸을걸이가 무거워지면서 위로 쳐다보는 횟수는 늘어나고, 앞서가는 일행이 부럽기만 하다. 영각재를 얼마 두지 않은 곳에서 되돌아 내려가는 젊은이도 있었다. 저 능선까지만 가면 수월하리라 희망을 안고 한걸음, 한걸음, 나무계단이 길게 허리를 기대고 서서 영각재 능선까지 등산객을 떠받치고 있었다. 계단 하나가 어찌 그리도 멀어보이는지. 머저 도착한 일행이 쉬고 있어 합류하여 목을 추겼다. 위로 보니 하늘까지 능선이 높게 솟아있어 벌써 겁을 주고 있었다. 이제는 뒤돌아 갈 수도 없다. 혼신을 쏟아 따라가야 한다. 그냥 내 앞만보고 열심히 올라 가는 수밖에. 여기는 아직 봄이 발을 붙이지 못하고 있었다. 주위의 나무들이 앙상한 가지를 그대로 매단 채 겨울잠을 자고 있는 기분이다. 철계단이 바위산을 깔고 앉아 등산객을 맞이한다. 자꾸자꾸 이어지는 철계단에 몸이 지레 겁을 먹는다. 그럴 때는 저 멀리 높은 산을 바라보며 위안을 보내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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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어디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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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가 정상같다. 아니야 더 가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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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굉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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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아, 너는 봄도 모르니?
배가 고프다고 소리친다. 정상을 얼마 남기지 않는 곳에서 식당을 차렸다. 숫자가 적어 한 자리에 빙 둘러앉아 음식들이 이리저리 왔다갔다 골고루 나누어 먹었다. 맛있고, 기분 좋은 점심시간이 되었다. 배도 채우고 휴식도 가지고 음식솜씨 칭찬이 오고가니 몸이 많이 풀렸다. 또다시 정상을 향해 걸었다. 올라온 골짜기를 내려다 보니 넓은 운동장과 큰 건물이 산자락의 한 구역을 차지하고 있었다. 경상남도 교육청의 덕유연수원이었다. 내가 현직에 있을 때 거기서 1박 2일로 연수했던 기억이 되살아 났다. 이내 정상이 나타났다. 남덕유산, 1507m다. 근래에 이렇게 높은 산을 정복 한 것은 오래 전 이야기가 된 것 같다. 일행들과 기년 사진을 촬영하고 저 멀리 산들을 조망했다. 능선을 등뼈로 하고 양쪽으로 갈비뼈처럼 흘러내린 주렁이 가물거린다. 저들은 아직 봄소식을 전혀 알조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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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었으니 뒷정리 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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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서 1박 2일 연수 했다네. 경남 교육청 덕유연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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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덕유산 정상, 1507m. 보통산이 아니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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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 두짐라고 내려가세
몸이 지치니 내려가는 길도 힘들었다. 하지만 욕심내지 않고 내 패이스로 천천히 내려갔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봄을 느끼지 못하지만 땅에는 풀이 돋고 꽃이 핀 것들이 있어 봄이 오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아마 늦잠 자는 나뭇가지들에게 봄채비를 재촉하고 있었다.
1시간 정도 내려가니 월성재가 나타나고 이정표가 안내를 하고 있었다. 우리가 내려온 거리(정상에서) 1.4km, 삿갓봉까지 2.9km, 향적봉 13km, 황점 3.8km. 우리는 휴식을 취하고 황점을 향해 내려갔다. 내리막길이긴 해도 3.8km는 가까운 거리가 아니었다. 산을 내려오면서 표고별로 봄기운이 확연하게 달라져 있었다. 여기서도 나무계단이 길게 뻗어있었다. 누워있는 건지, 서 있는 건지, 기대어 있는 건지, 그것보다 등산객들을 편하게 오르내리게 해 준다는 것이 고마울 따름이었다. 길 옆에 다래 넝쿨이 보드라운 순을 매달고 봄을 한껏 머금고 있는데 그것을 그냥 두지 않았다. 손이 닿는 곳은 모두 순을 따고 말았다. 원래 다래순은 고급스런 산나물에 이름을 등재해 놓지 않았는가? 아는 사람이 어찌 그냥 지나갈 손가? 한참을 내려가니 월성계곡의 물이 흘러내렸다. 물이 너무 맑았다. 모두들 물을 보고 그냥 지나갈 수가 없었다.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배낭을 내려놓고 등산화를 벗어 물에 발을 담갔다. 물에 발을 담그는 순간 “아이구! 차” 비명인지, 감탄사인지 여기저기서 쏟아진다. 물소리만큼이나 낭낭한 소리다. 물이 하도 깨끗해서 내려오다 사진기에 담기도 했다. 오래전 중국 황산을 다녀오면서 ‘비취계곡’의 물이 생각났다. 그 물이 너무 맑아 마치 비취옥의 색깔을 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했던 것이다. 물론 그 계곡의 물에 비하면 얕은 색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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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산주렁 좀 보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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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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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릿대밭을 지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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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만 보면 겁을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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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시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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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맑은 물
주차장에 도착하니 넓은 주차장에 우리차만 외롭게 서 있었다. 휴식을 취하고 몸을 추스린 후에 준비해간 국수로 요기를 하고 출발했다. 우리가 등산을 시작한 곳은 함양군 서상이었는데 내려온 곳은 거창군 북상면 황점이란 곳이었다. 거창에서 대구까지는 그리 멀지 않아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한데 문제는 합천 가야면을 통과할 지점부터 차가 밀리기 시작했다. 1시간 정도의 거리에 2시간이 더 소요되었다. 오늘은 정말 피곤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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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건물 치고는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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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주차장 맞아?
첫댓글 총회장님 고맙습니다.
건강 오래오래 지켜서 저희들을 지켜주시고 이끌어주세요.
1507고지를 등산하신다니 정말 체력이 대단하십니다.
회장님 남덕유산 산행기를 잘보고 갑니다.
항상 함께해 주셔서 감사함니다
앞에서 걸어가시는 회장님의 뒷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하지만 아직 28청춘 이었답니다.
저는 뒤에서 따라가면서 나도 저나이에 저렇게 걸어갈수가 있을까??? 하며 생각을하니 뒤쳐질수가 없어 힘을 내어 완주를 하였답니다.
항상 함께하시면서 좋은 산행기를 남겨주시어 정말 감사함을 가슴깊히 간직하고 있답니다. 건강하십시요.....
항상 열정적으로 함께하시는모습 너무멋져요~~
담에 만날때까지 건강하세요..
수고하셨습니다.
읽어 주시고 글을 남겨 주시어 감사합니다. 복받고 항상 좋은 날 되세요.
회장님 남덕유산 산행기 잘 보고갑니다.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체력관리 잘 하셔서 오래 오래 산행 동참하시고, 좋은 글 읽게 해 주셔요.
그래야 내게도 선배님이 계셔 계속 노래하며 산행 할 수 있다고요. 건강관리 잘 하세요.
문영형님의 선배(변명규)에 대한 지극한 사랑♡ 가슴이 뭉클해져옵니다.
열심히 본받아서 열심히 선배님들 모시고 열심히 산행 다니 도록하겠습니다.
산행 항상 좋은말씀 등산 후기남겨주셔 감사합니다
전 산행때에 누군가 말씀하셨죠 송아지 귀엽다고 매일 들어 않아주면 커서 황소가돼어도 들수가있다고
선배님 건강지키시어 저희들산행에 항상 앞장서주세요
회장님 남덕유산 정상 잘보고 갑니다.
그날 종점에서...세상에 어찌 이런일이???
옥아~ 아직 실마리를 못 풀었나????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은, 세속의 삶에는 일어날수가 있단다.
그러나, 안타까운 마음을 비울수 있는 마음이 또한 내마음이란다!!!
변회장님산행못갇서죄송합니다다음에 가것음니다
회원님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김종덕 회원이 안 보여 서운하네요. 꼭 참석하세요. 산행이 신체뿐만 아니고 정신을 수양하는 수도와 같은 것이 아닐까요? 비우고 비우고 더 비울 것이 없을 때 진정 꽉찬 인생이 되리라. 불교에서 자주 쓰는 말인 것 같기도. 모든 회원이 많이 참석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