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um과 NAVER의 사전 서비스 체험 비교 - 이 시대 젊은이들의 입맛을 맞춰주는 똑똑한 사전은 어느 포털사이트에 있을까?
사전서비스는 각 포털검색사이트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서비스 중 하나다. 예나 지금이나 '사전에 등재된 개념'은 기본 중의 기본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것이 인터넷 시대라 하여 달라지지 않는 것은, 언어가 가지고 있는 특성 때문일 것이다. 포털검색사이트는 온라인에 존재하는 '사회'다. 사회가 언어를 배제하고 성립될 수 있는가? 오히려 검증되지 않은 정보의 홍수 속에 사는 우리들은, 인터넷 상에서 사전에 더욱 의존하게 되었다.
인터넷으로 대강 긁어 낸 레포트는 교수님이 한 눈에 아신다. 우린 어떻게 해서든 '노력'의 냄새를 풍기려 하고, 스스로가 생산해 낸 콘텐츠인 냥 보이려 애를 쓴다. 인터넷 상에 그 넘실거리는 정보들 (저급, 고급이 무엇인지 모를 정도로 뒤섞여 있다) 을 걸러 학습하는데만도 머리에 쥐가 날 지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바탕이 되는 레퍼런스reference 는 무엇인가? 일차적인 것은 역시, 사전이다. 누가 뭐래도 사전이다. 그리고 특성화시켜 백과사전과 용어사전 등이 차례로 우리를 돕는다. 빠른 검색을 통해 단어의 의미를 알려주는 것은 물론, 고급 정보의 제공처이자 학습과 연구의 목적까지 해결하게 해주는 곳, 콘텐츠의 창조자가 될 수 있도록 돕는 지식의 보고, 그 중 확실한 정보만을 담고 있는 곳. - 바로 포털사이트의 사전 섹션이다.
각 사이트의 첫페이지에서, 사전은 어떤 위치에 자리하고 있을까? 검색창과 멀수록 시선이 분산되고, '사전'카테고리가 시야에 명확하게 들어오지 않는다. 게다가 다음의 사전은 그 글씨가 병아리눈물 만큼 작고 흐리다.
어두운 자주색 테두리를 친 영역은 포털사이트 첫 페이지의 '검색'과 관련된 공간이다. 다들 알다시피 네이버는 녹색, 다음은 파란색 검색창이다. 포털이 골라 제공하는 서비스들은 잘 정리되어 배치되어 있는데, 그 윗부분을 녹색선과 파란색선으로 그어놓는다. 네이버는 그 녹색띠 위에 사전 섹션을 두고 있고, 다음은 그 띠가 아닌 화면의 중간 부분에 여타 서비스들과 묶어두고 있다. 다음이 왜 이런 배치를 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다지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다. 다음을 첫페이지로 쓰고 있는 나조차도 첫페이지에서 '사전'이 명확하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네이버를 첫페이지로 사용하지는 않지만, 접속하는 순간 '사전'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앞서 말한 시선의 분산 때문이다.
영어사전은 실제 책 형태의 사전이 아닌 이상에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사전이나 전자사전, 핸드폰에 내장된 사전 등 빠르게 찾을 수 있는 측면에서는 다 거기서 거기. 다만 차이점이라면 제공하는 데이터의 양과 질일 터이다. 예문이나 관용어구가 풍부하고 실제 단어가 쓰인 기사나 토익문제까지 제공된다는 점에서는 전자사전이나 핸드폰사전과 그 비교를 거부한다. 그런데 영어사전이 아닌 다른 언어 - 중국어와 일본어 사전 - 에서는 찾는 시스템에서부터 큰 차이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것이 사용자에게 감탄을 이끌어내느냐 이끌어내지 못하느냐를 판가름한다. 그런데 필자는 감탄 이전에 어떤 갈등에 빠져버렸다.
한자 세대가 아닌 우리들 - 우린 정말 그림으로 본다니까요?
이런 경험 한 번 쯤 안 해본 사람, 누가 있을까? 필자의 경우 중학교 시절 필수과목으로 '한자'를 배웠지만 고등학교 때는 배우지 않았고, 그러고 3년을 보내다가 대학에 들어왔고, 여차저차 영어만 하다가 졸업에 가까워졌다. 우연히 하게된 제 2외국어는 프랑스어. 차라리 중국어나 일본어를 했더라면 한자에 좀 더 능숙했을 것을. 그런데 중국어와 일본어를 공부하는 친구들도 남모르게 고통스러워하는 친구들이 많다. 한자 구성의 기본 원리 (상형, 지사, 회의, 형성, 전주, 가차)를 잘 모르고 무턱대고 외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 수치스러운 일이지만 젊은 세대가 한글 이외에 '문자'로서 친근한 것은 알파벳이지, 한자가 아니란 말씀이다 (박통 때 시행된 한글전용정책이 살짝 원망스러울 때도 있다). 한자를 보고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우리들. 어떻게 읽어야 할지, 뜻은 이건지 저건지 뜬구름 잡는 것 - 한자를 문자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림으로 보는 것이다.
그래서 옥편 찾는 것도 괴롭다. 부수나 획수를 통해 찾는 것이야 알고는 있지만, 이게 좀 불편해야 말이지. 자주 찾는 습관이 들지도 않아서 손은 무디고, 힘은 들고, 이게 웹 상으로 옮겨 왔다고 해서 크게 다를 바 아니다.
실제 다음의 한자 사전은 전통적인 옥편의 시스템과 큰 차이가 없다. 부수와 획수, 음으로 찾는다. 유의자, 이형동의, 상대자 찾기 등을 서비스하고는 있지만 실질적인 검색은 옥편처럼 찾는 시스템이다. 중국어 사전, 일본어 사전은 병음 혹은 일본어 입력 기능을 통해 음절 하나하나를 입력하여 검색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네이버의 한자 사전은 다르다. 이는 전통적인 옥편 찾기 시스템에서 탈피, 한자를 그림으로 인식하는 세대의 고충을 덜어줄 '필기 인식'이라는 기능을 제공한다. 오에가키하는 것처럼 삐뚤빼뚤한 선으로 한자 혹은 히라가나, 가타가나를 '그리면' 마법처럼 한자가 나온다. 눈알이 빠져라 이 한자의 부수가 뭔지 찾고 또 찾던 한자무식쟁이들에게 광명이 아닐 수 없다.
일본어사전에서 제공하는 '필기인식기'는 바로 한자와 가나로 나뉘어, 찾고자 하는 문자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필기인식기와 병행 제공되는 일본어 입력기는 한글/로마자로 발음을 통해 쉽게 찾게 한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든다.
그 젊은 한자 무식쟁이들에게, 길게 봤을 때 불편하더라도 옥편찾기 시스템이 한자를 더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의문. 저렇게 필기인식기 기능을 통해서 찾으면 빠르고 편하게 찾을 수야 있겠지만, 이렇게 찾는 이상에야 그 누가 한자의 구성원리를 이해하며, 부수가 뭔질 알기나 할까. 힘들더라도 부수로, 그래서 비슷한 음이구나 하고 이해하며 찾는 것이 각자에게 더 나은 방법이 아닐까.
실제로 다음 한자사전은 '한자 교육'측면에 많은 무게를 두고 있다. 레이아웃 자체도 한자 학습자를 위해 구성한 흔적이 엿보인다.
장기적으로 본다 라는 말도 웃기고, '윤리'라는걸 따지는 것이 아무 의미 없을 거라는 생각도 들지만, 이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이건 정말 모르겠다. 무엇이 나은지.
STEP 2. 여자친구의 이름을 한자로 써 본 적 있나요
석이의 여자친구 이름은 민정이다. 필자의 이름도 민정이다. 참 흔한 이름이 아닐 수 없다. 세상의 모든 민정이들, 그녀들 (혹은 그들) 끼리의 이름은 한자까지 같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대개 많이 쓰이는 '민'자와 '정'자가 있다. 석이의 그녀는 어떤 한자로 이름을 쓸까?
'민'은 하늘 민이나 백성 민을 많이 쓴다 (필자의 이름도 민정이라 살면서 같은 이름을 가진 친구들에게 많이 물어본 결과 갖게 된 이론이다). 석이의 그녀는 하늘 민일까?
'정'자는 다양하게 고르는 것 같다. 나의 경우는 곧을 정인데, 바를 정을 쓰는 친구들도 많이 봤고, 뜰 정이나 정할 정을 쓰는 친구들도 간혹 있었다. 뭐 곧을 정이 제일 많았지만...석이의 그녀분도 곧을 정 아니면 바를 정일 게다. (넘겨짚기)
석군, 여자친구의 이름을 한자로 써본 적이 있나요? 부모님 함자도 한자로 써볼 기회가 흔치 않은데, 여자친구 이름이라면 말 다했지...만, 글쎄, 정성들인 글씨로 꾹꾹 눌러 그녀의 이름을 한자로 적어준다면...난 감동 많이 받을 것 같아ㅠㅠ
석군, 한 번 민정이의 이름을 한자로 적어봐요. 아, 그 전에 집안 어르신분들 함자를 한자로 쭉 적어보는 것 잊지 말구요. 부모님 성함을 한자로 외우고 쓸 줄 아는 것은 멋진 남자의...아니 멋진 사람의 기본입니다. 예전에 한자수업 들을 때 교수님께서 해주신 말씀이에요. 그래서 나도 외우고 있다우 : )
사랑하는 그녀의 이름을 한자로 적어보세요. 매일 아무렇지 않게 부르던 이름이 새로워질거에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