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명상 (7월 2일)
- 진정한 단주의 마음 -
그 누구도 프로그램의 영성과 관련하여 어려움을 지녀할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우리는 발견한다. 용의와 정직과 열린 마음이 회복의 필수적인 것이 된다. 그러나 이것들은 필수 불가결한 것이다.
- 익명의 알코올 중독자들, p.369
있는 그대로 나 자신을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보게 하는 '나를' 있는 그대로 보일 만큼, 나는 충분히 정직한가요? 나는 어떤 고생도 마다하지 않을 용의를 갖고 있으며, 단주를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모든 것을 할 용의를 갖고 있는가요? 나는 들어야 할 것은 듣고, 생각하여야 할 것을 생각하고, 느껴야 할 것은 느끼는 열린 마음을 지니고 있는가요?
만일 이런 질문들에 대한 나의 대답이 '예'라면, 나는 단주를 유지하기 위해서 이 프로그램의 영성에 대하여 충분히 알고 있는 것입니다. 내가 12단계들을 계속 행할 때, 나는 진정한 단주의 마음으로 움직여 나갑니다. 즉 자신과 다른 사람들과 그리고 내가 이해하게 된 대로의 신과 함께 평온함이라는 단주의 마음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수원에서 살면서, 둘째 아이의 돌잔치를 하고 저는 다시 장취로 들어갔습니다. 매일매일을 위태롭게 술기운으로 지내고 있을 때, 시부모님들이 집으로 들어오고, 이어 남편이 일을 하던 중간에 집으로 왔습니다. 술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직접 목격하고 확인한 시부모님은 몹시 실망하셨습니다. 집에 도착한 남편은 아이들 옷들을 싸면서 '너도 살고 싶다면, 따라와라.'하며 대전 시댁으로 갈 것을 말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수원에서 대전으로, 쫓기듯...달아나듯...급작스럽게 대전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미리 계약해 둔 대전 우리집으로 들어가기 전, 저와 아이들은 시댁에 머물렀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큰 일부터 작은 일까지 모두 시부모님 허락을 받고 눈치를 보며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저...저는 '술 마신 죄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집으로 이사하던 날, 기다렸다는 듯이 술을 마셨습니다. 참고 참았던 술을, 밤새도록 마셨습니다. 그때부터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큰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자, 아이의 엄마들과 친하게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학교에 가서 책을 읽어주는 엄마로 활동하고 마을 도서관의 그림책 모임에도 참석하면서 점차 이곳 사람들에게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집에 들어가면 어김없이 술을 마셨고,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때로 아이들에게 화를 내고, 소리를 치고, 짜증을 부리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밖에서는 '똑똑하고 바른 아이의 똑부러진 엄마'였습니다. 남을 속이는 이중적인 생활이었습니다. 마치 밖에 나가면 무대에 선 배우가 된 양, 저는... 저를 속이고 남도 속였습니다. 그러면서 가끔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너 왜 이러고 사니? 술만 마시지 않으면 안과 밖이 같은 생활을 할 수도 있잖아. 왜이렇게 숨기는 게 많아? 너의 괜찮은 모습을 남들에게 보이고 인정받기 위해 넌 너 자신도 속이고 있어. 참 어리석구나...'했지만, 술은 꼭 마셔야 했고, 그런 '술마시는 나'는 계속 숨겨야 했습니다. 그러한 제가, 그러한 것들을 감추기 위한 노력들은 하루하루가 위태로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항상 긴장을 했고, 누군가가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봐 조바심을 냈고, 그래서 힘이 들었고, 피곤했으며, 모든 것들이 버겁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나의 모습을 잊어 버리고, 양심을 속이기 위해 또 술을 마셨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나'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약 2년을 그렇게 살면서 점차 피폐해져 갔습니다.
그러다 결국 위기가 닥쳤습니다. 술 마시는 저를 참다 못한 시부모님과 남편이 저에게 병원에 입원하라고 했습니다. 버티고 버텼지만, 버티는 동안에도 어김없이 술을 마신 저는 당연히 병원으로 가야만 했습니다.
병원에서 나와 성당에 찾아 갔습니다. 마침 성탄절을 맞아 모든 신자들이 고백성사를 보는 기간이었습니다. 신부님께 제 죄를 고백했습니다. 거기서 처음,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저는 알코올 중독자입니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병원에서 제 모든 것들을 시인하고 과거에 대해 이야기한 다음이라 따로 죄를 고백할 것은 없었으나 단 한가지...'저는 알코올 중독자며 아직 저를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제가 알코올 중독자임을 말하지 않고 있다'는 고백을 했습니다. 의외로 신부님은 '잘 하셨습니다. 꼭 모든 이들에게 자신의 치부를 스스로 드러낼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잊지 않고, 자신이 그러하다는 것을 자신이 기억하고 있으면 됩니다.'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다시 살려는 지금에 와서까지 다른 이들을 속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 순간부터 저는 진정 당당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당신, 알코올 중독자 아니냐?'하면, '맞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회복중인 알코올 중독자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거짓으로 살고 있지 않습니다. 때문에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누리며 살 수 있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모임 중, 친목을 위한 '예사모'라는 것이 있습니다. 모이면 항상 맥주를 시키고 마시곤 하는데, 저는 마시지 않습니다. 그런 저를 보면서 회원들이 '왜 안마시냐? 몸이 그렇게 좋지 않냐? 한 잔은 괜찮지 않냐?'며 제게 술을 권하곤 합니다. 그러면 저는, '난 술 마시면 죽어. 예전에 하도 술을 많이 마셔서 몸과 마음이 죽다가 살아났어. 그래도 마시라고 하면 난 여기 나올 수 없는데...나 오래 보고 싶으면 권하지 마셔~~'라고 말합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당연히 '술을 안마시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배우처럼 살지 않습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 제가 삽니다. 그래서... 마음의 갈등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멤버님들, 오늘 날씨가 무척 밝아요. 밝은 날처럼, 활기찬 하루 채우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저도 지금까지 회복의 길을 걸으면서 굳이 '나는 알코올 중독자입니다.'라고 광고를 하는 것이 정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것을 알려야 할 순간에는 감추지도 않지요. 제 스스로에게 정직하니까 사회생활하는데 위축 됨이 없이 당당해지더라고요.
날씨가 덥습니다. 그래도 단주하기 좋은 날~~~ ^^
신부님께서 말씀하신 것도 '알코올 중독에 대한 스스로의 인정과 시인'이었습니다. 한참 지난 후에야 알 수 있었어요... 저도 이제는 많이 당당해 졌습니다.^^
행복한 밤 되시길 기도합니다~^^
이제는 배우처럼 살지 않는다란 말씀에 얼마나 지금가지의 인생 행로에서 벗어나서 갈등과 욕심으로
또다른 집착으로 살아 왔는지에 매일 그 날 참회한다고 하면서도 말과 행동은 그렇지 않았음에
잠시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늘 고맙습니다 오늘도 평온하소서
당장의 편안함과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술을 숨기고, 아닌 척 살았습니다. 겉은 그러하지만, 속은 그러하지 않은...이중적인 생활. 당연히 힘겨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제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한결 가벼운 마음, 당당한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축복입니다...
선생님, 좋은 밤 되시길 기도합니다.^^
AA를 처음나갔을때 12단계를 읽고나서 야 ! 굉장한 명령이구나..나는 이것을 해낼수없다고 많은사람들이 절규를 했다..
그랫읍니다..이해가 잘안되는 글들을 읽으면서 정말 두려웠죠..하지만 우리는 성인이 아니기때문에,,
조금씩 그렇지만 쉬지않고 실천해야 내가 편해지고..술마실땐 내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해도 믿지않다가..
조금씩 인정을 해주었읍니다.
단지 술만 끊는게 아니라..영성회복이 단주의 목표라는것을 알아갑니다
내일모임에서 단주기념일이라고 멤버분들과 저녁식사하자고 합니다..하늘바라기님 시간되시면
(케잌준비할까요? 하셨는데..정말 괜찮으니까 그냥오세요..) 함께했으면 합니다.
저는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도 그것 역시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지금의 내가 이해하는 만큼만 알고 갑니다. 아마도 많은 시간이 (회복을 유지하는) 지나면 '아, 그 뜻이구나!'할 때가 오겠지요...
선생님, 내일 케익 준비하는 분이 따로 있나요? 그렇지 않다면, 제게 그 기회를 주심이...부탁 드릴게요^^
저에게도 이중적인 자태는 목사시절에 마른주정으로 나타났지요. 술과 담배를 하지 않고 있기에 밖에서는 선하고 똑똑한 목사이지만 집안에서는 분노 조절 못하여 의붓 딸과 아내에게, 밖에서는 연세많은 목사님께, 심지어 제 교회의 설교상과 십자가같은 성구들마져 던져서 부수고 폭언과 폭행을 자주 마른주정으로 일삼았지요. 지금은 예전에 비해 많이 분노를 슬기롭게 자제하고 있는 편입니다. 다 12단계를 통한 A.A.모임 덕분이지요. 저의 경우는...
항아리가 참으로 정겹네요^^
저 역시 이제는 일정한 모습을 유지하고 살려 하고 있습니다. 가끔 (자의든, 타의든...) 잘 안될 때도 있지만, 예전처럼 술먹은 정신으로 대하지 않으니 의외로 잘 풀리고, 풀어지더라고요...
저는 요즘 마른주정이 몸으로 오는 듯 합니다. 무기력하고, 늘어지고, 잠이 쏟아지고... 무엇보다도 편두통에 시달리고 있는데, 좀 힘겹습니다. 이것또한 지나가겠죠...?
술이 몸에 드러가야 할 시기인데 술기운이 몸에 없으니 나타나는 증상이라 여기면 될 것같아요...특히 단주1년을 앞두면 자주 이런 증상을 겪더군요. 흔히 2차 금단증상 중 하나라고 하더군요.게보린같은 두통약도 괞찬은 싶어요.선생님의 마른주정이 슬그머니 지나가게 해다라고 기도해봅니다..
네. 오늘 아침은 꽤 괜찮습니다. 무엇보다도 편두통이 사라졌어요~~^^
단주초기, 실업자직업훈련 수업강의를 하던 시절, 좌절하고 힘들어하는 대부분의 훈련받는 분들에게 나는 알코올중독자라고 이야기하고 어떻게 일어서고 있다는 회복의 이야기를 하고는 했습니다. 그들에게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이었고 스스로에게도 떳떳하다는 의식이었지요. 지금은 살아가면서 구테어 그렇게 말할 필요는 없어졌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전혀 알코올중독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삶을 이제는 자연스럽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른 시간 따뜻한 둥글레 차 한잔과 올리신 글을 함께 하는 소중한 시간됩니다.^^
저도 역시 아직까지는,,, 알코올 중독자가 아닌 일반 사람들처럼 살고 있지만, 가끔씩 치고 올라오는 중독사고와 마른주정으로 '나 알코올 중독 맞지...'하며 다시 되뇌어 보곤 합니다. 세월이 다 쌓아면 점차 더...나아지겠지요? 감사해요!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