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시 금안동은 고려 고종때 학림학사를 지낸 명신 설재(雪齎) 정가신(鄭可臣, 1222년~1298년)의 명문장에 감동받은 원세조 쿠빌라이가 특별히 옥대와 금으로 만든 말안장을 하사하였다.
이때(1292년) 설재 정가신 선생이 옥대를 두르고 금으로 만든 말안장을 두른 백마를 타고 고향에 금의환향한 후 금안동(金鞍洞)이라 불리어지기 시작했다.
그후 보한재(保閑齋) 신숙주(申叔舟, 1417년~1475년), 반항당(盤恒堂) 홍천경(洪千璟, 1553년~1632년)등 문인재사가 태어나는 명현(名賢)의 고향인 호남의 3대 명촌(名村)이 되었고, 금안동(金鞍洞)의 아름다운 8경을 금안팔경(金鞍八景)이라 불렀다.
제1경은 오리임정(五里林亭)으로 오리나 뻗어있던 느티나무 숲길로 지나가던 원님도 말에서 내려 숲쟁이라 이름 짓고 그윽한 나무 향에 쉬어간다는 숲길이다.
제2경은 천년석주(千年石柱)로 천년동안 매화꽃잎 날리며 하늘 바라듯 꼿꼿이 서서 금안동을 지켜온 수문장 석주이다.
제3경은 산점행인(山店行人)으로 천년을 배향해온 설제서원 비자나무 옷깃을 여미는 영안 마을 청산골 돌아 청산유수 화폭속에 한 점 그림같이 떠나는 나그네다.
제4경은 보사귀승(寶寺歸僧)이라 광곡 웃뜸에 옛날 옛적 배를 매두었다는 배뱅이 골짜기 넘어 바라에 세속 접은 스님 휘뚝휘뚝 천년고찰 다보사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제5경은 반월현암(半月懸岩)이라 무제봉 아래턱 큰 바위에 비스듬 걸린 창공에 솟구치려다 까무룩 조는 반달 죽마고우 샛별이다.
제6경은 쌍계명뢰(雙溪鳴瀨)라 누마루에 금안동 향약 알뜰히 품은 쌍계정 한국 팔대 명산 금성산 정기들 아흔 아홉 골 치마폭 타고 흘러오더니 삼현당을 두 줄기로 돌아 나오는 여울 우는 소리다.
제7경은 금성홍습(錦城紅濕)이라 금성산 서쪽 자락에 펼쳐진 민초들 타는 목마름에 붉은 감로주로서 방정토에 넘쳐 흐르는 저녁 노을이다.
제8경은 서석청람(瑞石淸嵐)이라 금안동에서 바라다 보이는 아득한 무릉도원 신선이 노니는 듯 서석 무등골에 남실남실 피어오르는 아지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