ㅁ 幸窩公(師汲) 戒子書[행와공(사급)계자서]
행와공 휘 사급(師汲․1717~1776)의 초휘는 사급(師及)이며 자는 대술(大述)이다. 그는 잉여옹(剩餘翁) 휘 명덕(命德)의 5남 중 3남으로 관산 당동(堂洞)에서 태어나 보성군(당시는 장흥) 회령(會寧) 영천(聆川) 서당리(書堂里). 1914년 행정구역이 개편되면서 지금은 도강(道崗)부락에 보금자리를 잡은 주인공이다.
공의 계자서는 후손들로 하여금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기술한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당신이 처가의 덕을 받았으니, 후손도 외가를 친가처럼 여기고, 본향에 아버지의 산소를 모실 산도 갖추어 놓았음을 밝히고 있다. 곧 화운동 선영은 공이 마련한 것이다.(지장록 p. 1112)
「有生必有死理之常也苟安乎常死不必傷然而今余不量元氣謬服九劑將不免中途徑斃傷焉之懷惡可免也况鶴髮在堂定省久曠而生未遂負米之誠死空作不孝之鬼人間至痛曷有其極且汝兄弟皆在稚齡一未成就父敎不嚴无有所學况離親戚寓外地而家垈未定産業未立以其勢則易敗在他人則易侮流離漂泊在於一失足之間吾之死寧不可傷乎鳴呼伯兄之早世己知天意之所在吾家之不振斷然旡疑而余又至此更有何望但父子至情不能无眷眷於汝輩汝等須體此意致力畎畝保全家戶而治農則量力爲之以不息爲功无至於傷生處身則見義從之以士子爲心无至於忝先是父之望也夫敬誠信義人道之大本汝須以此爲四字符以誠信立心以敬義行己則身雖貧賤心無苟且人不敢侮吾道自尊此吾之深望於汝者也汝父德薄无可學者但平生自勉者持心正直行事明白與人交則存信義當財利則主廉介汝之所知或可服承耶汝母多病勤力救護事之如嚴父兩弟姉妹視如手足且如生長外家外戚無異本宗事外祖外兄如親父兄其餘遠近老少咸盡誠敬勿與爭競至於文季章諱緯光非但情孚世誼甚篤非有大故不可相貳吉凶須如眞兄弟終身如一至於洞人汝父執則世友也結以信待以敬勿以小故輒主狼怒愼言懲憤厲必無至於詒辱祖先
〈해설〉태어남이 있으면 반드시 죽는다는 것은 상식이고 진실한 이치이다. 그러므로 떳떳하게 죽은 것은 반드시 슬픈 것은 아니다. 이제 내가 구제를 잘못 복용하다 원기를 헤아릴 수 없으니 장차 빨리 죽음을 면치 못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찌 슬픔을 면하리오. 하물며 늙으신 부모가 계시는데 혼정신성(昏定晨省)을 오래도록 하지 못했으니 살아서는 부미(負米)의 정성을 수행하지 못하고 죽으면 속절없이 불효의 귀신이 될 것이니 인간의 지통함을 어찌 다 표현 할 수 있는가?
또 너희들 형제가 모두 어린 나이로 하나도 성취하지 못하여 애비의 가르침이 엄하지 못하여 배운 바가 없고 더구나 친척을 떠나 외지에 붙여 살면서 가대(家垈)도 정하지 못하고 산업도 세우지 못하였으니 형편은 패하기 쉽고 타인들에게 업신여김을 당할 것이니 정처 없이 떠돌다 한번 실족하는 사이에 내가 죽음을 맞고 있으니 어찌 슬프지 아니 하겠느냐.
백형도 빨리 돌아가셨으니 이미 하늘의 뜻이리라. 우리 집이 떨치지 못함은 의심할 바 없는데 무슨 희망이 있으리오.
다만 지극한 부자의 정으로 너희에게 권권*한 정이 있으니 너희들은 이 뜻을 본받아 농사에 힘을 쏟아 집안을 보존하라. 농사는 힘을 헤아리고 게으르지 않고 부지런히 공을 들여 상생(傷生)에 이르지 않도록 하고 의롭게 처신하면서 쫓아가되 선비의 자식이라는 마음으로 선조들에게 욕되지 않게 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 권권: 가엾게 여겨 늘 돌보아 주는 모양
대개 경성신의(敬誠信義)는 인도의 대본이니 이 4자를 부적삼아라. 그러면 몸은 비록 빈천하지만 마음은 구차스러움이 없을 것이요 다른 사람이 감히 업신여기지 못할 것이다.
너희 애비는 박덕(薄德)하여 배운 것이 없으나 평생 스스로 힘쓴 것이 있다. 그것은 마음가짐을 정직하게 하고, 사람들과 사귈 때 신의를 으뜸으로 삼고, 재리에는 청렴을 주로 하고, 일을 하면서 명분을 중히 여겼다. 이는 너희들도 보고 아는 바이니 가히 마음으로 따라주기 바란다. 또한 너희 어미는 병이 많으니 부지런히 간호하고 섬기기를 애비같이 하여라. 그리고 두 동생과 자매를 사랑하고 외가에서 성장하였음으로 외척을 본종처럼 여기고 외조부와 외형을 친부와 친형처럼 대하여라.
아울러 이른다. 나머지는 멀거나 가깝거나 늙거나 젊거나 모두 다투지 말고 성신을 다하여라. 문계장(文季長) 휘 위공(緯光)에게는 정과 세의(世誼)가 두터우니 대고(大故)가 아니면 서로 의심하지 말라. 따라서 길흉간(吉凶間에) 서로 도와 종신형제와 같이 지내고 마을 사람들도 애비의 벗이 아니면 세우(世友)이니 믿음과 공경(恭敬)으로 대하여라. 더구나 사소한 일로 성을 내거나 상소리를 해서 선조들에게 욕이 돌아가지 않도록 하여라.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은 자신은 물론 조상을 욕먹게 하는 짓이다.
(144-062일차 연재에서 계속)
첫댓글 (144-061일차 연재)
(장흥위씨 천년세고선집, 圓山 위정철 저)
61일차에는 '행와공(위사급)의 계자서'가 밴드에 게재됩니다.
※ 주) 62일차에도 '행와공의 계자서가 계속 이어집니다.
[본문내용- 행와공(사급)의 계자서①]/ 무곡
후손들에게 살아가는 방법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알리고 당부하는 것이 참으로 부모의 진한 마음인 것으로 보입니다. 살아생전 혼정신성(昏定晨省)을 오래하지 못한 것에 대한 회한도 느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무곡
행와공,
씨족의 철학자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네요. 삶의 무게가 느껴집니다./ 벽천
'잉여옹'이라는 다소 독특한 호를 사용한 명덕 할아버지의 5남 중 3남으로 태어 나셨습니다. 남기신 글을 볼때, 모친이 살아계실때 먼저 돌아가신 것이 아닌가 합니다./ 무곡
茂谷(무곡) 위상환 님
보성 도강이면 원산대부님 선대시네요./ 무곡
시대적으로 '잉여옹' 이라는 호를 사용한 점만 봐도, 부친(명덕)의 경우 100년 이상은 시대를 앞서간 선조님으로 사료됩니다./ 무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