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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쪽) 너 어른을 놀리니? 안 되겠네. 네 부모 좀 만나 봐야겠다! 미안합니다만 저한테 ‘모’는 없고 ‘부’만 있답니다. 박향기는 혀를 쭉 내밀고는 학교로 냅다 뛰어 들어갔다. 그렇다고 도망쳤다는 건 아니다. 그냥 아줌마가 내뱉을 그다음 말이 듣기 싫어서다. 아줌마는 분명 이런 말을 할 테니까. 뭐? ‘모’가 없어? 그럼 엄마가 없다는 소리야? 어쩐지 예의라고는 코딱지만큼도 없더라니.저 꾀죄죄한 몰골 좀 봐. 다 이유가 있었네. 쯧쯧. |
31쪽 사실 신발 회사에 다니던 박진정 씨는 신발 가게를 열고 싶었다. 신발을 좋아하는 것은 물론 좋은 신발을 고르고 잘 팔 자신도 있었다. 하지만 김지나 씨를 위해서 그까짓 신발 가게는 안 해도 그만이었다. 31쪽 김지나 씨는 박진정 씨와 박향기에게 무엇이든 다 해 주려고 했고 박진정 씨와 박향기는 김지나 씨가 해 주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다 받았다. .... 두 남자는 그렇게 김지나 씨에게 완전히 의존하며, 김지나씨 없는 자신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끊임없이 김지나 씨에게 확인시켰다. 두남자는 그런 방식으로 김지나 씨에 대한 사람을 전했고 김지나 씨는 또 그것을 행복이라 여기고 살았다. |
144쪽 언제까지 내 핑계 댈 거야? 누굴 위해. 무엇 때문에 사는 인생은 없어. 그냥 자기 삶을 사는 거지. 이건 내가 저세상 가보고 나서야 알 된 진리야. 166쪽 그래도 다행이지 뭐야. 이번엔 마음의 준비라고 할 수 있으니. |
138쪽 하지만 선생님은 박향기 쪽은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박향기는 선생님 쪽으로 몸을 뻗으며 손을 계속 들고 있었다. 하지만 끝까지 돌아보지 않았다. ....예전처럼 잘 해 보고 싶었어. 엄마가 지켜보고 있으니까. 그런데 잘 안돼. |
179쪽 학교에 어떻게 지내는지 들어 봐. 집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들려 드리고 향기를 좀 더 세심히 관찰하고 또 관심을 가져 줘. 당신이 먼저 그래야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해. 아이들은 관심을 가져주면 변해. 좋은 쪽으로 187쪽 사랑해 사랑해 |
p.156 "어머님,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사람 사는게 당장 일분 뒤의 일도 모르는 거더라구요. 제가 앞치마 차고 저세상으로 갈 줄 누가 알았겠어요. 그러니 매순간 정성스럽게 사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겠더라구요. 어머님, 어머님도 최선을 다해 건강하세요." |
p.164 "지나씨, 남은 시간 동안에는 그러지 마. 어차피 시간이 필요한 일들이야. 천천히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저 두 사람이 빨리 씩씩해져야 미션도 해결되고, 미션이 해결돼야 지나씨가 천사가 되고, 지나씨가 천사가 돼야 저 둘을 지켜볼 수 있게 된다는 건 잘 알지만, 짧은 사흘동안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일들은 아니야. 선물로 주어진 이 시간엔 그저 온 마음 다해 사랑하고, 그다음에 벌어질 일은 그냥 기다리는거야." |
156쪽 김지나씨가 날아서 나복순 여사 손등에 앉았다~ 건강하세요 언제까지 내 핑계 댈거야? 누굴 위해 무엇 때문에 사는 인생은 없어~ 진리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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