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거닐어 보고싶은 곳 중의 하나가 무장사지가 아닐까 싶다.
무장사지는 이제 무장사지보다 억새로 유명한 무장산이 되어버렸다.
사람들은 무장사지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가 억새밭을 만나기 직전에 문화재 간판을 보고
다들 한번씩들 들러보는 눈치들이다.
2003년쯤인가 처음 가보았던 곳,
그 여름이 지나갈 즈음에 가을 맞으러 거닐었던 곳
그곳은 이제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내가 처음 거닐었을때에는
태풍이 지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길에는 온통 돌들이 난무하고
암곡산장을 찾기란 쉬운일이 아니었다.
사과밭길을 지나 숨겨진듯한 시골 할머니 마을들을 지나 논두렁길을 한참이나 가서야
숲속에 있는 암곡팬션을 만나게 되고
그 길을 따라서도 한참 들어간 후에야 작은 개울을 건너면 간이 화장실이라도 있는듯 했다.
그곳에서 무장사지라는 간판을 만나기 까지도 10분을 울퉁불통 돌밭길을 더 걸어가야 했었는데..
그 이후론 무장사지는 억새를 보러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시에서는 어느새 주차장을 만들어 놓아
이곳 저곳에서 파전이다 뭐다 간식류 등으로 비닐하우스 장사들이 북새통을 이룬다.
무엇이 경주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
암곡동 아름다운 길을 잃어버린것 같아 난 그때에 내가 무장사지를 찾아 갔던 그 글을 후회한다.
이제는 지워버릴래야 지워버릴 수도 없다.
그러면서도 난 또 이렇게 글을 쓴다.
어찌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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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지나간 자리다.
낙엽이 되어 흩어진 자리..
사람들도 저렇게 뿔뿔이 흩어질것이다.
이 가을이 지나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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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길이다.
감포의 문무왕의 묘에서 시작하여 기림사를 거쳐 무장사지를 지나
지금은 덕동포 호수에 빠져뻐린 고선사지를 지나 암곡을 벗어나와 또 다시 함월산을 거쳐 보문호수를 지나 그렇게
경주로 향해 있는길...
삼국유사에 따르면 무장사지는 명덕대왕이 숙부 파진찬을 추모하기위해서 세워진 절이다.
그윽한 골짜기가 몹시 험준하여 마치 깍아 세운듯 같은데다 어둡고도 깊어서 절로 허한 기운이 생겨나니
지친 마음을 쉬고도 즐길 수 있는 신령스런 곳이라고 한다.
소성대왕이 죽고 왕비 계화왕후가 매우 슬퍼하매, 그곳에 육의를 시주하고 보물을 내고,
이름난 장인을 불러 아미타불상을 만들게 했으며 신중을 모셨다고 한다.
그리고 무장사는 그 이전에 이곳에 늙은 중이 있어 석탑의 동남쪽에 앉아 서쪽을 바라보며,
대충을 위해 설법을 하고, 그는 "이곳이 반드시 불법이 머무를 곳이다"라고 마음 먹었지만
대중들에게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태종무열왕이 삼국을 통일한 기쁨으로 병장기를 묻은 이 후로 이곳을 무장사라고 하였다고 한다.
사람들은 대게 그 이전의 역사는 모르고, 병장기를 묻은곳이라 무장사라고 한다고만 기억하는 곳이다.
그리고 이곳 어딘가에는 그때에 숨겨진 병장기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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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른 만큼 켜켜히 쌓인 낙엽들이다.
세월은 그렇게 우리에게 지난 과거는 잊혀지게 만들고
우리의 머리속도 지나가는 모든 것들은 잊어버리게 하고 현재에 충실하게 만드는지도 모른다.
이 신령스러운 곳에서 불법은 어디에도 없고 첩첩산중에 길을 내어 목장을 만들었다.
그 목장의 차들이 드나들었던 길로 우리는 무장산을 오르고,
그 넓은 평지에 펼쳐진 평원에 억새들을 보기 위해 이 길을 걸어 억새들을 보며
가을을 즐기기에 여념이 없는 것이다.
세상은 그렇게 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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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간판이 들어왔다.
무장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에게 등산이라고 할것도 없지만
억새밭을 구경하는 사람들에게 잠깐의 눈돌림 정도는 될런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이곳을 놓쳤다가 다시 돌아오기까지 했었는데..
변화란 편리함과 편안함도 있는 것이다.
그러한 편리함 속에 너무나 많은 변화를 주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개울길을 건너가면..
무장사지가 있다.
말처럼 너무나 험한곳인데...
이제는 신작로가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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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도 무장사지 가는길 2007년도 무장사지 가는길
![](https://t1.daumcdn.net/cfile/cafe/1424EB044B5D4DCE7B)
나무로 길을 내 놓았다.
아마도 산을 아끼는 마음이라고 할런지도 모르지만
나는 왠지 신작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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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11
언제나 가을이면 저렇게 미친듯이 물든 암곡동 무장사지를 그리워 했었다.
다시 찾았던 2007년에도 다시 보지 못했고, 그저 무장산을 행복하게 거닐고 돌아왔었던..
그해의 가을이 미치도록 보고싶은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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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화왕후가 부른 이름난 장인의 솜씨로 만들어진 탑일까?
너무나 척박하여 절을 짖기 힘이든 곳인데,
터을 딱아보니 아주 좋은 곳이었다고 신령스러운 곳이라고 하였으니
늙은 중은 이곳에서 설법을 하였을 것이니...
그 늙은 중은 아미타 부처님 이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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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지나오면서 어름덩쿨은 이제 서시히 말라간다.
지난날 그곳에서 남은 어름을 따서 시식도 하고 이야기 꽃을 피웠던 생각이 저절로 난다.
과거는 추억으로 그렇지만 추억속의 어름과 지나간 자리는 그곳에 그대로이다.
세월이 흐르면 어떠한 것이 어떻게 변화될런지 모르겠지만
어름덩쿨을 함께하던 옜님이 아닌 우리님들은 이제 나의 추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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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19353D034B5D4E0888)
세월의 변화에 씁쓸한 미소를 머금고..
신작로를 낳고 새길을 딱은 무장사지를 뒤로하고
그렇게 그날은 아름다운 가을길을 접어버렸다.
세상은 자꾸만 변해간다.
나 또한 변해가는 것이다.
세월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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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1월
이렇게 세월의 먼 시간속으로 추억과 함께 떠나가는 것만 같다.
추억은 아름답게 남을 지라도....
이제 그때를 추억해 본다.
가을 소풍!
가을엔 소풍을 다녀오세요..
하던 일 잠시 접어두고 하루만이라도..
님과 함께 행복한 마음으로..
길고 긴 길을 걸어보세요
가을엔 들판에 나가보세요
누렇게 익어가는 곡식과
주렁 주렁 열린 열매들을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행복이 반길지도 모릅니다.
가을엔...
누구라도 함께 해 보세요..
은빛 물결 일렁이듯 억새가 만발하고
어린애기 손을 흔들듯 빨갛게 노랗게 흩날리는 단풍과
떨어지는 낙엽을 밟으며 걸어보세요...
가을엔....
어디를 가더라도 콧노래가 흥얼거려지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도 흐르고..
그 길에 옛님이 반기는 그런 길을 ....
거닐어 보는 소풍이 되세요....!!
2007.10
첫댓글 걷고 싶다.
한번 걸어보세요...
가을에는 이렇게나 이쁜길이군요~ 그러니 사람들이 많을 수 밖에~
그렇지요?
사람마다 보는 눈과 생각이 다르니.......처음 무장사지를 갈땐 간판도 사람도 없었는데....지금은 그나마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지요...잘 있는겨...
전 그럭저럭요....처음과 너무나 달라져 버려서....
무장사- 언제나 좋은 곳... 10월말 경에 서라벌의 원효가 항사사의 혜공을 찾아 배움의 길을 나섰던 그 길을 따라 한번 가 볼 예정입니다.
그길은 어떤 길인지...궁금하네요
2005년,2007년 그대와 같이 걸었던 길이네 지금도, 라온님의' 명장면 드라마 대사'가 귀에 울리는 듯하다. 벌써 세월이 3년이나 흘렀나~~~
그러게요...세월이 정말 많이 흘러서..
가슴에 묻어 둔곳 올 가을에 직접 보고 와야겠어요~
ㅎㅎㅎ 조금 조용해지면 가세요....
가끔 그 길을 지나가면서도 아직도 연이 닿지 않았네요..보고싶습니다..
아직도?? 이런 크롬이 아직 연이 닿지 않은 곳이 있군..
가을에 한번 걷고싶군요 정말 아름다운 곳입니다 마음이 잔 하세겠습니다 옛길 복원하세요
샘요..잘 계시지예???
글도...사진도...감탄입니다.~~
감사합니다...
복스런 이름 가진 아지매, 글을 몇년만에 읽어 봅니다
요게가 이래 뒤집어 진거는 선덕드라마가 제1탓이요, 제2탓은 국제신문 근교산탓이요, 제3탓이 아지매의 명품글 탓이니
무장산 아니라니께, 무명산이 맞습니데이
2002년 춘추공님의 말씀듣고 원효의 길을 따라가던 그 후기를 다시 한번 봐야할듯
이제는 고속도로가 되었을텐데..
씽아재요~!! 보고싶습니다....선덕드라마는 그곳만 망가트린게 아니지요? 동부사적지 전부가 선덕촬영지가 되어버리고 우리의것은 뒷전이 되어 버렸으니....
엿장수 아지매.....반갑습니다
해마다 가을이 깊어 가면 열병처럼 찾던곳 작년에는 무려 열번 이상 찾았고.....
그 길에 내 흔적도 묻어 있으니 조심 조심 올 가을에도 이달말 다녀오렵니다
라온님 잘 계시지요?... 그때의 기억이 새삼 스럽기만 합니다.
31일 원효-혜공의 길 따라 무장사터에서 오어사까지 걸을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