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트렁크를 깻묵으로 채우고싶은 남자입니다. 기나긴 장마에 일자리(?)를 잃으신 회원분들이 많으신지
조행기는 극심한 가뭄인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조금이나마 회원님들께 읽을거리를 드리기위해 용기내서 조행기 처음 올려봅니다~ 장마도 이제 끝났고,
여울상황도 좋아지고, 본격적인 휴가철이기에 폭발적인 조행기들이 올라올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지난 7/25~30일은 휴가기간 이었습니다. 딱딱하고, 숨막히는 직장생활을 벗어나 일년에 딱 한번 남들 일할때 쉴수있는
나만의 시간이지요~
하지만 야속한 비는 휴가기간 내내 오더군요..
강수량까지 많아 모든 여울을 흙탕물로 뒤집에 놓은 모양입니다. 언젠가는 꼭 한번 거쳐야할 과정인데 그게 하필 내 휴가기간인건
못내 아쉽더군요~ 그리고 휴가 마지막 날인 어제(7/30) 저는 참다참다 못해 새벽에 무작정 낚시가방을 싸들고 집을 나섭니다.
군남댐은 생전 본적도 없는 어마무시한 방류라서 임진강 쪽은 포기하고, 한탄강 쪽을 기웃거려봅니다. 목표지는 은대리 여울.
하지만...저보다 나랏일 하시는 분들이 훨씬 부지런하십니다.
진입로는 막혀있고, 수량도 많고 흙탕물입니다.
고탄교를 건너 은대리 반대편으로 쭉 돌아봤지만 낚시하시는 분들도 없고, 위험하게 들어 갔다가
9시 뉴스에 나올거 같아 포기합니다.
하지만 이대로 집에 갈수는 없습니다.ㅠ
북한강쪽으로 가볼까? 하다가 문득!! 새로운 도전을 하고싶어 지더군요. 바로 배견지 입니다.
핸드폰으로 잽싸게 검색을해서 청평 배견지집에 전화를 해봅니다. "오늘 배견지 할수있나요?"
경쾌한 사장님의 목소리~
"벌써 배떴어요~오세요~"
아싸~ 청평까지 밟습니다. 한탄강이랑 청평이 은근 가깝더군요. 한시간이 안걸린것 같습니다.
청평 안전유원지 부근, 청평댐 바로 하류가 배견지 하는 곳이더군요.
여기서 배견지 풍경 한번 감상하시고
참고로 배견지 금액은
한배에 2명까지 탑승이 가능하며 배값은 3만원입니다. 저는 깻묵, 구더기를 가져갔지만
보통은 배값+미끼값 해서 55000원을 받는것 같더군요. 한명이든 두명이든 가격은 동일합니다.
(카드결제하면 10%를 더 받습니다.)
어쨌거나 장비를 챙겨 서둘러 배에 탑승합니다. 이때 시간이 오전 11시 정도였던거 같습니다.
배에 탑승하면 사장님이 모터보트로 저를 포인트까지 끌고가주십니다.
포인트에 도착해서 닻을 내리고 사장님이 제 배에 올라타셔서 배견지 썰망 운용법이나 간단한 채비, 낚시법등을
설명해주고 떠나십니다.
강위에 혼자 둥둥떠있으니 뭔가 운치가있네요.
그냥 기분이 좋았습니다.
문뜩 조선시대 겸재 정선 선생의 소요정이라는 그림 속주인공이 된듯한 느낌이랄까요.
*참고자료 정선 소요정 중
배견지는 주로 잡히는 어종이 돌돌이더군요.
손바닥만한 돌돌이들이 간간히 물어주고, 피라미도 간간히 물어주고...
그렇게 잡은 놈들은 배에 있는 이 구멍으로 골인 시켜 주시면 수조로 퐁당합니다.
저는 이 구멍을 보고 진짜 배가 아프거나, 급할때는 다른용도로 쓸수도 있겠구나 잠시 생각해봤습니다...
구멍 나무판을 열어보면 이렇게 되어있습니다.
어쨌거나 계속되는 낚시로 어깨가 아파올 무렵 저는 힘들기도 하고,
대물도 노려볼 요량으로 바늘에 수제작 짜개를 달아 물속에 담가놓고 견지대를 배에 꽂아 놓았습니다.
이렇게요~
사실 견지는 기다리는 낚시라기 보다는 찾아가는 서비스가 생명인 낚시이기에, 별 기대는 안했습니다.
여울에서 저렇게 잡아본적도 없구요...
한 5분정도 지났나? 갑자기 우당탕탕탕탕~ 꽂아놓은 견지대가 난리를 칩니다.
놀라서 언능 낚시대를 들어보니 줄이 미친듯이 풀리고 있더군요.
항상 70m 이상은 감아놓는데 줄이 거의 다풀려갑니다.
더 이상 줄을 뺏기면 안될거 같아서 서둘러 브레이크를 걸어 봅니다.
중대 윈드서핑 대인데.. 안멈춥니다. 또한 좁은 배에 앉아서 어떻게 해보려하니 제약도 많네요.
결국 줄이 다풀리고 줄은 똑 끊어졌습니다...
ㅠ 아쉽지만 내놈이 아니었나봅니다..
그래도 희망은 보았기에 다시 수제작 짜개를 달고 물에 담궈놓습니다.
참고로 짜개제작이 처음이었기에 짜개가 굉장히 큽니다.
바늘에 달면서도 '이거 사람아니면 입에 안들어갈거 같은데?'라는 생각을 한,두번 한게 아닙니다..
어쨌거나 잠시 후...
우당탕탕탕탕~ 배에 꽂아놓은 견지채가 난리를 칩니다. 아.. 또왔다..
다시 견지채를 부여잡습니다. 두번 실수안하려고 최대한 침착하게 마음을 다잡았죠..
줄은 미친듯이 빠르게 풀려나가고 아까같이 다 뺏길까봐서
중간중간 약브레이크를 걸면서 조절을 했는데 ..
투둑.. 줄이 또끊어졌습니다..
아 이거 청평댐 민물인데 상어가 사나...
낚시꾼은 항상 못잡은 물고기에 미련이남기 마련이죠..
당당하게 건져서 저도 만족하고, 여기에 사진도 올릴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요~
결국 오후 다섯시쯤 사장님께 전화드려서 저 좀 여기서 꺼내주세요~SOS요청을 했습니다..
오늘의 조과는 돌돌이랑 피라미 합15수 정도 되는거 같습니다.
사장님이 배에서 물고기를 꺼내시며 잡은고기 다 방생했냐고 하시더군요...이거밖에 못잡았냐고..
사장님은 모르시겠죠.. 2번이나 엄청난 사투가 있었다는 것을...
하지만 우리 세계에선 내손으로 바늘빼기 전까지는 잡은게 아니기에 그냥 한번 웃고 말았답니다^^
새로운 모험에 목마르신 분 계시다면 가끔 한번씩은 배를 타보시면 어떨까요?
이상으로 조행기를 마칩니다~
첫댓글 여름철 청평 배견지터에도 대물잉어가 출현합니다. 예전 한빈아빠님의 8자잉어 조행기도 있구요. 이경우를 대비해서 잉어조사분들은 고무줄 채비로 견지대에 고무줄을걸어 그 탄력을로 힘을뺀뒤 올리곤 합니다. 그래도 제압이 안되면 청평 배견지 사장님이 모터보트로 쫓아가며 도와주시기도 합니다. 아무튼 좋은경험 하셨네요. ㅎㅎ
미리 알았더라면 준비 단단히 해갔을텐데요.. 감사합니다^^
은대리 여울 기억이 아련하네요~ 가는길도 정확히 잘 아시고...정보 검색을 잘 하셨나 보네요~ ^^*
소요정 그림도 저도 본적이 있고요...
청평배견지 간혹 대물 잉어가 나오는데 놓친 고기가 크다고~~~ ㅎㅎ
좋은 경험과 추억 되시리라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 은대리는 두어번 서봤었는데 조과는 좋지 못했었습니다ㅎ
많은 선배님들이 제 닉네임이 길다고 이리저리 줄여서 부르시기도 하는데 저보다 한 글자 더 긴 닉네임을 가지셔서 기억이 팍팍 됩니다. 궁금했던 청평배견지 소식 잘 보았습니다. 어릴적 아버지랑 배견지를 한적이 있다고 아버지께서 말씀 하시는데 저장용량부족으로 전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꼭 빠른시일안에 도전해 보고 싶군요. 조행기 잘 구경하였습니다. 트깻님~~~ㅎㅎ
닉네임이 더 길었었는데 줄인거에요ㅎ 기회되시면 도전해보세요~배견지
배견지 재밌더라구요~ 전 아쉽게 작은 녀석들 손맛만 봤지만 언제든 다시 가보고싶네요~^^ 조행기 재밌게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꼭 대어 낚으세요~ㅎ
배견지 올해 다섯번 계획하고 한번도 못갔네요! 놋친 손맛은 허탕이 아닙니다!
청평의 배견지한테 트깻님이 단단히 낚이신겁니다! 물론 이글을읽고있는 저도 낚인겁니다! ㅎㅎㅎㅎ
청평에 계획다시 짜야겠습니다!
담에는 준비 단단히 하시고 잉어전용대 꼭 가지고 가세요!
여섯번째 계획은 꼭 이루시길 바랄게요~ 좋은말씀 감사합니다
지금노일리에서 둘째 돼지새끼랑 웃통벗고 삼겹살굽다가 보고 있읍니다 새벽에 청평으로 가야하나 막 고민이 생기네요....
둘째 돼지가 누구 말씀이신지는 모르지만 자제 분이시라면 배견지가 좋은 추억이 되실거라고 장담합니다^^
저는 아직 한번도 도전을 못해본 배견지인데,,,ㅠㅠㅠ
배견지는 썬~배님이 되셨네요 트렁크님 즐~감했습니다.
에이~ 선배라뇨 ㅎㅎ 선배님 여울에서 뵌지 꽤 오래된거 같네요. 곧 다시 뵙길 바라봅니다.
다음번에는 잉어전용대에 2호줄 만땅 감으시고 못 본 그 님을 꼭 보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자세한 조행기에 긴박감까지 더해져서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ㅎㅎㅎ
정말 잉어용 강대랑, 2호줄 하나 주문해야겠어요. 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