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오디세이]청계산 가면, 야생화 생태 보인다 | |
청계산은 골짜기와 골짜기를 잇거나 능선과 능선을 연결하거나 하여 다시 출발지로 돌아올 수 있는 원점 회귀형 산행 코스가 다양한 것이 인상적이다. 등산로 입구에 서서 등산객들을 반기고 있는 족히 200년은 넘었음직한 커다란 갈참나무와 굴참나무 두 그루를 기점으로 옛골 마을의 오른쪽 골목길을 돌아 아스팔트포장길을 횡단하여 능선사면을 타고 올라가는 길가로 고마리, 진달래, 개암나무, 붉나무, 생강나무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매봉을 지나쳐서 청계산을 우회하여 절고개 갈림길로 도는 길옆으로는 상수리나무, 소태나무, 버드나무, 박쥐나무가 청계산의 녹음을 더욱 푸르게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어 이수봉에서 동릉을 따라 다시 옛골로 내려오는 길가에는 계수나무, 단풍나무, 다릅나무, 물박달나무, 광대싸리가 저마다 특유의 향기를 내뿜으면서 우리를 편안하고 여유롭게 만들어 준다. 한가로운 주말에 아이 손을 잡고 등산 코스를 타고 돌면서 식물도감을 펼쳐들고 나무들의 특징을 찬찬히 설명해 주는 근사한 엄마와 아빠가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 한편 호젓하게 잘 정비된 등산로를 따라 오르노라면 아기자기한 야생화들이 초여름의 녹음과 어울려 드문드문 예쁘게 피어 있다. 야생화란 흔히 산과 들에서 저절로 피어나는 우리 꽃들을 지칭하는데 야생식물, 자생식물, 들꽃 등 조금씩 다른 의미를 가진 이름들이 혼용되어 쓰이고 있는 실정이다. 청계산은 야생화를 구체적으로 한그루 한그루 정성껏 가꾸고 있어 특별한 느낌을 갖게 한다. 산 아래쪽에는 동그란 철제 울타리를 세워서 야생화를 한그루씩 구별지어 심어놓고 이름표를 붙여두어 누구나 꽃이름을 쉽게 알 수 있다. 점점 위쪽으로 가면서는 울타리와 팻말 없이 길가로 자연스럽게 퍼지듯 피어 있지만 신기하게도 아래쪽부터 보이던 웬만한 야생화들은 금세 친숙해져서 이름이 반갑게 떠오르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술패랭이, 둥글레, 줄사철, 용담, 노랑꽃창포, 꼬리풀, 바위취, 깽깽이풀…. 등산로 아래쪽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 술패랭이꽃(사진)은 패랭이꽃과 함께 보통 석죽이라고 부르는데 잘 살펴보면 카네이션과 줄기와 잎의 모양이 똑 같고 단지 패랭이꽃의 꽃잎을 여러 장 겹쳐서 카네이션을 만든 것처럼 닮아 있다. 한 시민단체에서는 어버이날이나 스승의 날에 외래종인 카네이션 대신 우리 꽃인 패랭이꽃을 달아드리자는 운동을 전개하기도 하였는데 패랭이꽃의 개화기가 여름이라서 감사의 달인 5월에 사용하기가 어렵겠다고 포기했던 적이 있었다. 여름에 다시 가서 더욱 깊어진 녹음 속에서 마치 꽃잎 끝을 톱니로 다듬은 듯 진분홍색으로 단정하게 피어나 있을 패랭이꽃을 만나보리라 다짐해 본다. 〈구수정박사/한국과학문화재단 전문위원〉 |
첫댓글 한번 가보고 싶은 산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