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서귀포유채꽃 축제가 이번 주말에 있었습니다. 10km가 넘는 구간에 벚꽃과 유채꽃이 함께 활짝 핀 상태로 국내 어디에도 없는 멋진 꽃길이었습니다. 그 중에 말공원 주변 일부 도로구간은 차를 통제하고 관광객들 차도로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해놓아서 눈이 시리도록 꽃에 취했네요. 유채꽃이야 한참 더 가겠지만 잠깐 스치듯 며칠 지나가는 벚꽃은 벌써 아쉬워집니다.
준이의 SSRI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 복용은 한달의 효과로 끝나려는지, 경기약 복용에 따른 경기증세는 아주 좋아졌는데 오늘 드디어 부정적 단어의 폭발이 쏟아져 나옵니다. 어쩔 수 없이 집에 두고나와 태균이랑 둘이서만 갖는 즐거운 시간. 준이의 고분고분이 훨씬 더 오래가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축제현장으로 가는 밀리는 도로를 빠져나와 물영아리오름 생태숲을 갔습니다. 본격적인 오름길로 들어설 때까지는 편안한 숲길이 만사 편하게 만들어줍니다.
물영아리 습지분지로 향하는 길은 긴 평탄한 둘레길과 짧은 가파른 오름길 두 가지인데 가파른 오름길을 선택했더니 너무 가팔라서 태균이 중간쯤에서 걷질 않습니다. 걷지 않는 것을 떠나 하도 안 올라와서 내려가보았더니 그나마 올라오던 길도 포기하고 그냥 내버려가 버렸습니다. 힘들어서 더뎌지긴 하지만 혼자 내려가 버리지는 않는데 이제 드디어 엄마의존이나 결정장애에서 벗어나려 하는지 지난 주 주간보호센터에 반기를 들면서 나타났던 불안하고 급해지는 증세가 아직도 가시질 않았습니다.
절반도 올라가지 못하고 돌아오는 길. 섭섭하지만 다시 도전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돌아오는 길에 교래리 식당가에서 닭칼국수 한 그릇먹고. 준이가 없으니 메뉴가 너무 자유롭습니다.
지나갈 때는 많은 차량을 피해가느라 정작 유채꽃 축제현장은 지나쳤으나 돌아오는 길에 다시 들려 축제의 핵심지대로 진입하여 꽃구경 삼매경.
오늘도 수없이 찍어댄 엄마사진 풍경사진들. 사진찍어대는 것으로 급해지는 마음을 푸는 듯 딱 그런 모양새입니다. 주간보호센터 생활에 한번씩 힘들어할 때마다 경기증세인 급해지는 모드가 심해집니다. 그게 다 풀려야 안정되고 차분해지니 아직은 완전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10km에 달하는 꽃길을 달리며 혼자보기 아까워 함께 달려보는 영상을 찍어보았는데 태균이 숨소리와 카메라눌러대는 소리가 가관입니다.
축제현장에서 바라본 한라산 전경, 흐리고 뿌연 날씨임에도 일품의 자태입니다.
첫댓글 태균씨, 준이 모두 별 탈 없기를 바래봅니다.🍒‼️🙏
유채꽃과 벚꽃의 어우러짐이 어디에도 없는 명품길의 꽃내음이 물씬~ 전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