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기 때문에〃[69-오빠가 떠날 것만 같아요.]
고개를 돌려 쳐다봤을 땐 오빠가 있었다.
나는 미소를 짓다가 어제 그 언니가 있길래
다시 표정이 굳어질 수 밖에 없었다.
"여기서 뭐해?"
"어? 누구 좀 만나려구."
"아- 그 누구가 연예인 형인가보지? 잘 만나."
나는 놀라서 고개를 들고 뒤를 돌아보았을 땐
벤에서 모자를 꾹 눌러쓰고 선글라스를 낀 사람이
내리더니 나한테 다가오고 있었다.
오빠와 그 언니는 나를 지나쳐 가버린다.
그리고 세윤이오빠도 지나쳐 가버린다.
"어라? 쟤 너 남친 아니야?"
"맞아요... 흑흑."
나도 모르게 주저 앉아서 울어버렸고,
오빠는 당황해다가 나를 조심히 안아 달래준다.
"내 앞에서 그만 좀 울어라. 달래주는 거 힘드니깐..."
남의 학교앞에서 청승맞게 울다가 나는 겨우 눈물을 그치고
세윤이 오빠를 쳐다보았다. 세윤이오빠는 내 코를 잡아당긴다.
"이제 다 울었어?"
"네... 죄송해요."
"으휴- 오랜만에 노래방이나 갈까?!"
오빠의 정체를 사람들은 잘 못 알아봤다.
간혹 간혹 스타일이 좋다며 쳐다보는 사람들은 있었지만
가수 은세윤이라는 건 눈치를 못 채고 있었다.
예전에 둘이서 자주 갔던 노래방으로 가게 됐고 방안으로 들어섰다.
오빠가 먼저 선곡하라는 말에 처음에는 오빠도 나도
신나는 곡만 불러대다가 내가 먼저 분위기 깔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던 것 같다.
갑자기 쿨의 All for you 가 왜 이렇게 부르고 싶었는지
모르겠지만 부르고 나니 가사가 내게 너무 와닿았다.
여자 파트만 내게 맞는 것 같았다.
남자 파트는 잘 모르겠다. 오늘의 오빠를 생각한다면 아닐 것 같다.
"오빠... 이 여자파트 가사 딱 내 가사 같아요.
나 진짜 내일 생일인데... 그런데 우리오빤 내 생일도 몰라요.
그런데 왜 이렇게 불안하죠? 오빠가 떠날 것만 같아요."
나는 부르다가 마이크를 내려놓았고,
반주는 계속 나오고 있었다.
오빠는 내 말을 못 들은건지 들은건지
남자파트 부분을 마저 부르고 있었다.
이내 1절을 다 부르고 나서 노래를 끄더니 말한다.
"너 남친도 이 가사처럼 널 여기고 있을테니 걱정하지마.
휴- ...미안하다. 너한테 너무 미안해."
"네?"
"실은 어제 만나려는 거... 너 억지로 끌고 데려가려고 했었어."
"!!!!"
"진짜 그냥 억지로라도 내 옆에 있게 하고싶었어.
만약 진짜 그렇게 했다면 작년의 크리스마스보다
더 했을지도 몰라. 크리스마스 일... 못 지웠지?"
지워질 리 없었다.
내가 사랑하는 남자가 갑자기 돌변해서
내 몸을 가지려 했었으니깐... 잊을 수 없었다.
그런 충격적인 사건을...
"오늘 너한테 먼저 전화와서 생각이 바뀌어버렸어.
‘아- 지금도 이렇게 행복하다.’하고 생각했거든. 미안해."
"그랬구나."
"미안해."
"아니에요. 결국 이렇게 우리 잘 지내구 있잖아요.
처음에 우연치 않게 버스에서 만나고 계속되는 오빠와의 만남이
거부감 들고, 부담스러웠었어요.
나 때문에 어렵게 연습해서 지금 하고 있는 연예인 활동
혹시라도 잘 못 될까, 그리고 남친이 있는 상태에서 오빠랑
계속 사적인 만남을 갖는다는 것도 좀 그랬었구요.
우리 오빠두 싫어하구요. 그래서 싫었었어요.
지금은 이제 정말 허물 없는 오빠 동생 사이니깐 잘 지내요."
세윤이오빠와의 마무리가 잘 되어서 우린 웃으며
노래방에서 나와 카페로 향했다.
빙수를 시켜서 먹고 있다가 이내 작은 쇼핑백을
테이블에 올려서 내게 건넨다.
"뭐에요?"
"집에가서 봐봐. 이것만 먹고 너도 집에 가야지."
"네. 저 때문에 오늘 일정 다 내일로 미루신 건 아니죠?"
"어? 어떻게 알았어?! 이야- 눈치 백단이네."
"하하- 앞으론 그러시지마세요. 힘들잖아요."
"임마- 원래 연예인이란 직업 힘든거야."
세윤이오빠랑은 이렇게 잘 지내게 됐는데,
남자친구랑은 도대체 뭐하는 거니? 한율희.
"한율희! 너 여기서 뭐하는거야?"
우리가 있던 테이블앞에 서 있는 민영이.
나를 톡 쏘아보고있었다.
그리고 내 손을 잡아 억지로 일으킨다.
"너 이러면 안되는거잖아."
"응?"
"후- 이건 됐구, 너한테 실망했어. 내일 너 생일이면
우리랑 놀지도 못하는데 오늘 같이 놀아야지.
이 사람이랑 있으면 우리는 어쩌라구..."
"아- 미안, 오빠랑 만나는 약속이 급하게 생각나버려서..."
나는 곤란해했고, 이내 세윤이오빠도 일어난다.
싱긋 웃고는 쇼핑백을 내 손에 쥐어준다.
"나랑은 놀았으니깐 친구들이랑 놀아. 다음에 보자."
오빠는 그렇게 나가버렸고, 나도 민영이의 손에 이끌려
어디론가 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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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또와-유나연재
[연애소설연재]
〃사랑하기 때문에〃[69-오빠가 떠날 것만 같아요.]
꼬붕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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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8.14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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