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승배 트러스트 대표는 소비자 변호사로 기억되고 싶다고 한다

[이제열]

공승배 트러스트 대표는 소비자 변호사로 기억되고 싶다고 한다.

영화 '변호인'에서 '송우석'(송강호 분)은 판사를 그만두고 부동산 등기업무 전문 변호사가 된다. "그렇게 할 일이 없느냐"며 동료들의 멸시를 받으며 시작한 일은 소비자들에게 알려지면서 떼돈을 벌게 되고 다른 변호사들도 덩달아 등기업무에 뛰어든다. 하지만 당시 등기를 도맡던 사법서사(지금의 법무사)들이 그의 사무실 앞으로 몰려와 돌을 던지고 항의하는 모습도 있다. 영화에서 변호사와 사법서사의 '밥그릇 싸움'은 최근 변호사와 공인중개사 간 다툼으로 나타나고 있다.

영화에서 송우석처럼 그동안 변호사가 하지 않던 부동산 중개업무를 한 변호사가 2016년 1월부터 시작하였다. 사법서사와 마찬가지로 중개업무를 도맡던 공인중개사들은 발끈했고 검찰에 고발하여 법정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그가 바로 공승배 트러스트부동산 대표(45)이다.

공승배씨는 1999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후 법무법인 광장과 화우를 거쳐 2007년 법무법인 현을 설립한 기업자문 M&A 분야의 변호사 이다. 당시 변호사로는 최초로 국제공인재무분석사(CFA) 자격증도 취득했다고 한다.

공씨는 "변호사들이 먹고 살게 없어서 부동산 중개까지 한다는 식의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부동산거래 역시 개인과 기업이라는 주체만 다를 뿐, 자산양수도라는 점에선 기업 M&A나 마찬가지라 생각해 사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공 대표는 소비자를 중요시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수차례 이사를 하면서 중개업자의 법적 전문성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누가 더 품질 좋은 서비스를 합리적 가격에 제공하느냐에 좌우될 것이고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라 하였다.

그래서 그는 공인중개사를 배척하기보다는 선의의 경쟁을 통한 상생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다고 한다. 그는 중개업자들끼리 서로 담합하고 그 무리에 끼지 못하면 왕따시키는 등 젊고 선진적 사고를 가진 중개사들은 오히려 도태되면서 소비자들도 소비자대로 피해를 입고 있어서 선진적 사고를 가진 중개사들과 함께 일할 의향이 있다고 한다.

그가 세운 목표는 모든 아파트 단지에 트러스트부동산이 입점해 지근거리에서 소비자들에게 변호사 중개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변호사뿐 아니라 공인중개사도 함께 채용해 서로의 장단점을 파악하면서, 보완하기를 원한다.

공 대표는 자문을 통한 부동산중개시장 진출은 시작일 뿐이며 장기적으론 일본의 미쓰이부동산처럼 선진적인 부동산 관련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키우면서 중개뿐 아니라 시행, 임대관리 등 변호사가 소비자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법원은 최근 공 대표의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판결을 내렸다. 이후 하루 30~50통 수준으로 걸려왔던 문의전화도 1심 승소 판결 이후 200여 통까지 늘고 매물도 크게 늘었다고 한다. 아직 직원이 13명에 불과해 많은 매물을 소화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M&A에서 하던 방식대로 직접 발로 뛰며 허위매물 여부를 가려내고 있있으며, 소비자의 변호사로 기억되고 싶다고 한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