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
박강남
햇봄이 배달되었다
긴 겨울이 따분해질 딱 그 무렵
여릿하던 봄기운이
3월 꽃샘추위쯤이야
콧방귀로 날려버릴 만큼 부풀어
춘분을 멀찌감치 밀어놓았다
언 땅을 뚫고 나온 복수초가
매콤쌉쌀한 봄 소식이다
감때사나운 겨울을 어서 벗으라고
외다리 먼 길을
생기 넘치게 달려온 소년이다
파릇한 시
차를 달린지 채 얼마 안 가
봄물 든 시냇물 소리
버드나무, 봄 산 빛을 만났다
웃음소리 난만한 자동차 옆으로
슬쩍 다가온 봄바람이
푸근히 웃으며 말을 걸어온다
“멀리 떠나 사람멀미 하지 말고
가까이서 소소한 봄을 찾아보시게”
그 말에 감전되어
비늘무늬 윤슬에 길게 빛이 튀는
현리를 돌아오며
어제 내린 눈비에 하루사이 싹이 튼
파릇한 시를 읽는다
약력
*장르 : 시
*1995 .2 한맥문학 신인상 데뷔
*시집 : 그리운 날에는 바람으로 살고 싶다(1996)
사랑이 내게로 와서 (2000)
산이 웃고 바람은 달려오고(2004)
입술(2013)
바람 없이도 흩날리는 꽃잎 (2020. 시문학사)
*수상 : 2013. 영랑문학상 본상 수상. 2021. 농민문학 작가상 수상
*남양주시 의제21 예쁜 마을 만들기 시비 <홍유릉 그곳에 가면>당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