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를 위한 고사성어 풀이 5 - 하늘이 주는 고난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 김무성이 [맹자 고자장]의 문장을 인용하여 박근혜 후보의 고난을 찬양하자
박근혜 후보는 10월 21일 “정수장학회는 나와는 상관없다.”고 하여 박선거본부의 스텝이 꼬이고 있다.
김본부장이 한 말의 요지는 “박근혜 후보는 혹독한 고통을 겪은 국정 전반에 걸쳐 폭넓은 경험을 갖춘
하늘이 준비시킨 후보”라는 것이다.
[맹자 고자장]은 한자(漢字) 문화권 국가의 유배된 선비들과 중국의 등소평 등이 고난의 시절에
마음 깊이 새기던 구절이다. 특히 권력장악과 하방을 거듭한 등소평이 즐겨 사용했고 또 그것이 등소평과
제법 어울려서 널리 알려졌다. 김본부장의 이번 발언은 맹자의 가르침과도 별 상관이 없고, 더구나
유배당한 선비 혹은 등소평은 박근혜와는 전혀 다른 스토리의 사람들이므로 고사성어의 올바른 사용을 위해
내, 친히 김무성의 종아리를 때리고자 한다.
김무성이 빼먹은 하늘이 주는 고난
아기체부(餓其體膚) : 체부(몸)를 굶주리게 한다.
공핍기신행(空乏其身行) : 신행(생활)을 빈곤에 빠뜨린다.
[맹자 고자장]에는 장차 큰일을 맡을 사람에게 하늘이 주는 고난이 서술되어 있다.
그 중 김무성은 “그 사람의 심지를 괴롭게 하고 근육과 뼈를 깎는 고통을 겪게 한다.”는 뜻의
필선고기심지(必先苦其心志)와 노기근골(勞其筋骨)을 인용하였으며
이는 “아기체부. 공핍기신행”의 앞부분에 나오는 말이다. 머리가 어지럽고 마음이 괴로운 것은
자신을 제외하고는 알 길이 없고, 근골을 깎는 고통은 큰 병 없으니 박근혜 후보는 해당되지 않는다.
문제는 김무성이 말하지 않은 아기체부와 공핍기신행이 백성의 입장에서는 더욱 실감이 가는데,
그것이 박근혜와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근혜 후보가 아버지와 청와대에서 살던 때의 이야기는 생략하고 청와대를 나온 후만 거론하자.
박근혜는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성북동집을 공짜로 받고 삼촌격인 전두환이 준 청와대 금고의 수 억 용돈과
정수장학회, 육영재단, 영남대학교, 부산일보, MBC 등 부귀영화를 누리며 떵떵거리고 살 기반을 가지고
매 달 쓰고도 넘치는 월급 꼬박꼬박 받고 정치자금 모아가면서 지냈다. (거짓말이라고? 육영재단만 해도 시가로 3-4조원이다)
그러다가 이회창의 권고를 받아 아버지의 명예를 살린다는 명분으로 정치에 입문하여 처음부터
국회의원으로 출발하였고 이회창, 이명박과 경쟁하며 대권에 도전해온 사람이 박근혜이다.
이러한 일들이 하늘이 준 고통이라면 유배된 선비들이 너무 불쌍하고, 등소평과도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다.
김무성의 하늘은 집과 용돈과 재단을 주어 후보를 준비한 모양이다.
여기에 대면 문재인의 30cm 불법 지붕과 안철수의 등기부등본은 참 초라하다.
그런데 나는 김무성이 맹자를 인용한 것이 다른 각도에서 하늘이 우리에게 주시는 지적 유희라 생각한다.
그 이유는 첫째, 맹자는 “민의(民意)를 배반하고 인의(仁義)에 어긋난 군주는 이미 군주가 아니며,
이러한 군주는 갈아엎어도 된다.”는 역성혁명(易姓革命)을 주장한 분이었다. 박정희는 한국현대사의
역성혁명이라할 수 있는 부마항쟁의 대상이었던 독재자인데, 박정희를 원조로 모시고 또한 가장 많이 팔아먹는
정당의 선거본부장이 독재자의 딸에다가 맹자를 갖다 붙였다는 점이고
둘째, 김무성은 하늘이 주시는 시련을 받았다고 하는데 박근혜는 작은 고통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점이다.
오늘 박근혜는 “정수장학회는 부정축재자의 재산을 좋게 바꾸어 세운 순수 장학재단으로 나하고 관계가 없으니
정치공세하지마라.”고 하여 하늘이 주는 시련은 커녕 자신이 책임져야할 일 조차도 회피한다는 것을 대놓고 보여주었다.
사족: 박근혜 주변에는 환관이 득실거린다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득실대는 환관들의 총관리자로 발탁된 김무성이 고르고 골라서 ‘고자장’를 인용하다니...
어찌 절묘하지 않다 하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