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속김치
이서영
냉장고가 없던 시절
동네 아지매들이 김치를 담궈
긴 밧줄에 통을 매달아
우물속에 넣어 먹었다
마을 공동 우물 속에는
국물이 자작한 열무김치 얼갈이김치
고구마순 김치가 들어있고
알아도 모른척 눈감아 주는
인정도 같이 들어있다
캄캄한 밤이되면
동네 언니들과 가장 맛있는
김치통을 들어올려
준비한 양푼에
쓱쓱 밥을 비벼먹으며 깔깔거렸다
다음날 우물가가 시끌벅적하다
입 사나운 아지매가
세상 온갖 욕설을 해대며 핏대를 세운다
나는 모르쇠 하지만
아지매 눈은 나를 향해있다
지금은 아무리 맛난 김치를 먹어도
그때 그 맛은 찾을수가 없다
그리고 단내 나는 아지매 욕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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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시(숙제)
방학숙제
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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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5
24.07.01 14:09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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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개구쟁이 말광량이 길드리기 아가씨이셨군요
재미 있게 그리고 미소가 입가에 저절로 나오네요.
아직은 풋풋하시니 그 기질 다시 살려 도전해 보시게요
나도 어릴적 시절을 떠올리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닭서리,수박서리를 눈 감아주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때는 더 가난했는데 마음의 여유가 있었던가요?
그 시절이 인간 냄새가 나는 세상이였어요.
입 안에 상큼하고도 맛갈스런 김치가 제 입 안에 가득 들어온 기분입니다.
그 시절 풍속도를 한 편 잘 감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