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머리가 트레이드 마크였던 그는 ‘평범한’ 검은 머리에 캐주얼 양복을 입고 약속 장소로 들어섰다. 가수 김장훈. 1991년에 데뷔해 9집 앨범까지 낸 그는 별종이다. 치마를 입고 공연을 하고, 도대체 현실세계에서는 아무도 입을 것 같지 않은 빨간색이나 보라색 ‘롱 코트’를 한여름에도 입고 다니던 남자다. 그는 얼마 전 의류회사와 광고 계약을 하면서 받게 된 모델료 1억원을 ‘반크(Voluntary Agency Network of Korea)’에 기부했다. ‘반크’는 한국의 이미지를 바르게 홍보하자는 취지에서 지난 1999년 출범한 사이버 민간외교사절단이다. 얼마 전에는 30억원을 기부했다는 말도 있었다.
―30억원을 기부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던 지난 4월에는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더니 이번에는 왜 인터뷰 요청을 받아들였나요?
“그때 방송에 출연했던 이유는 ‘행복이란 게 절대 물질에 근거하지 않는다’는 걸 말하고 싶어서였죠. 그런데, 당시 분위기가 마치 제가 선행 이미지를 홍보에 이용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자꾸 그런 쪽으로 흘러가면 제 노래를 하는데도 영향이 있을 것 같아서 인터뷰를 피했어요. 이번에 의류회사와 광고 모델 계약을 맺었는데, 모델료 1억원을 반크에 기부를 하기로 했습니다. 전 반크 회원들이야말로 애국자라고 생각합니다. 외교관들이 못 하는 일들을 이들이 하잖아요.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고 있죠. 뭐, 주위에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하는 일본×들은 개××들’이라고 욕하는 사람은 많은데, 직접 거기에 대응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죠. 그런데 이 사람들은 직접 행동을 해요. 저는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반크 활동만큼 좋은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장훈은 열변을 토했다. 그는 지난 2004년 중국의 고구려 역사 왜곡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살수대첩’이라는 콘서트를 열었다. 작년에는 고이즈미 전 일본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역사 왜곡을 비난하는 뜻에서 ‘故이즈미를 생각해본다’, ‘고이 자미 드소서’라고 적힌 ‘패러디 포스터’를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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