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명절 연휴 전에 늦은 시간에 어느 방송사에서 방영한 "아마존의 눈물" 이라는 프로를 보게 되었다. 정말 미지의 세계 원시부족의 이야기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NUDE)을 보는 순간 그 순간이 잊혀 지지 않고 모든 게 낯설고 신비스러웠다. 아마존강의 밀림지역 광활한 아름다움과 생생한 영상을 보며 그들의 문화도 간접 체험할 수 있었다. 언제 어디서 악어가 나올지 모르는데 아마존 현실을 알려주기 위해 수중촬영을 강행한 제작진의 수고로움이 돋보였다.
어느 방송사의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담당 PD들의 이야기처럼 오랜 기간 동안 촬영을 하며 강에서 목욕을 하고, 폭포에 생리현상을 해결했으며, 라면이 없었으면 죽었을지도 몰랐을 거라고 말하는 그들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지 피부로 느껴졌다.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은 지상 최대 생물의 보고이며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의 위기를 그리고 있다.
아마존에는 세계 5대 독충이 서식하고, 돌고래가 살고 있으며 온갖 벌레들이 득실 거리고 개미는 목숨을 앗아갈 정도로 무섭지만, 원시부족들은 따뜻한 정이 넘친 모습을 볼 때 정말 감탄이 안 나올 수가 없었다. 아마존의 와우라 족은 토기와 스테인리스 냄비를 함께 사용하며 발전기로 켜지는 텔레비전을 즐겨 본다. 개인 소유의 개념이 생겨 이제 사냥감을 잡아도 함께 나눠 먹기보다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과 물물교환을 한다.
예전 브라질의 주요 수입원인 고무 채취에 동원됐던 마르보족의 상당수는 죽거나 마을을 떠났다. 아마존 상류에 사는 마티스 족은 온 몸을 검게 칠하고 나뭇잎으로 몸을 감싼 어른이 회초리로 아이를 때리는 풍습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아이를 강하게 만들어 준다는 매서운 회초리질이나 얼굴에 새긴 사나운 재규어 문양에도 불구하고 부족민들은 병들어가고 있다. 쓰러져가는 아마존의 후예들에게 희망은 없는 것일까 생각 든다. 결국 아마존의 부족들은 서구 자본의 유혹과 총칼과 병균들 앞에 항체를 형성하지 못하고 사라지고 말까?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아바타"는 에너지가 고갈된 미래 지구의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판도라라는 행성으로 날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들은 매장된 자원을 얻기 위해 원주민인 나비족의 고향에 불을 지르려 한다. 아바타'를 보고서 아마존의 눈물을 떠올린 것은 판도라 행성의 자연이 아마존의 밀림을 닮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바타'에는 아마존의 눈물에는 없는 영웅(英雄)이 있다. 휠체어 신세로 다리를 얻기 위해 행성에 들어 온 주인공 제이크 설리는 판도라의 여인과 사랑을 하고 행성의 아름다움에 빠져 결국 행성을 구해낸다.
북극의 빙하(氷河)가 녹고, 아마존의 숲이 파괴되고, 지진과 해일, 폭염과 강추위가 지구를 뒤덮고 있는 지금 환경파괴로 인한 자연재해는 앞으로 우리의 삶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존재가 될 것이다. 이러한 자연재해를 보는 시선은 저마다 다를 수 있다. 누군가는 아바타가 그리는 자연에의 향수와 낙관적 영웅담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며, 누군가는 아마존의 눈물처럼 그네들의 불행이 우리의 삶과 바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통찰해 낼 수도 있다. 아바타는 3D의 놀라운 기술력과 기발한 상상력과 화려한 영상으로 전 세계의 박스오피스를 휩쓸며 요란하게 웃고 있지만, 아마존과 아이티는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지금 아마존은 온난화와 무분별한 벌목으로 파괴가 가속화하고 있다. 내뿜는 산소보다 배출하는 탄소가 더 많은 ‘탄소공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매년 축구장 3만개 넓이의 열대우림이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지구의 곳곳에는 때아닌 폭설(暴雪)과 장마로 인해 많은 피해를 보고있다. 이것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구가 문명의 발달로 말미암아 환경이 오염되어 병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인디오들과 함께. 장르는 다르지만 요즈음 TV는 방송사마다 시청률 때문에 막장 경쟁이라도 하는 듯한 오로지 드라마와 오락프로 홍수 속에 살아간다. 그러나 탁월한 다큐멘터리를 만나니 이런 생각이 난다. 아무튼 잘 만든 명품 다큐 하나 열 막장 드라마 안 부럽다. 아이티, 아마존, 아바타. 공교롭게도 모두 “아”로 시작된다. 이 . 아 .자들이 지금 경인년(庚寅年) 벽두에 큰 화두를 제공하고 있다고 본다 .... 南 周 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