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날 주말에는 태풍과 비바람이 예정되어 있어서 오늘 평지구간인 김해와 부산의 경계길 7.8구간을 덜어보기 위해 아침 일찍 나섰습니다...
오랫만에 혼자 걷게 되어 떡이랑 튀김 조금 사고 시원한 맥주 하나 챙겨서 7시 30분 용호동에서 출발하여 조만포로 간다는 버스를 타러 남천해변시장 앞으로 걸어갑니다...그런데 어어어...? 저 앞에 붉은 색 직행버스가 대남신호대 지하차로로 내려가는게 보입니다...시계를 보니 7시 17분...이게 뭐지...? 실시간 버스 확인해보니 헉...! 1005번 버스 맞네요...다음 버스는 75분뒤...
금방 올 버스라면 또 모르겟지만, 이건 좀 아니죠...몇 대 다니는 것도 아닌데 제멋대로 이렇게 시간 어겨가며 일찍 가버려도 되는 건지...? 시청에 민원을 넣어야겠습니다...
결국 1001번 버스로 하단까지 가서 강서 7번 마을버스를 기다리는데 이것도 기약이 없고...어쩌지...? 하는데 저기 김해 220번 버스가 서있어서 혹시나...하고 검색해보니 앗!!! 이 버스도 조만포를 지나가네요...후닥닥 올라타니 곧 출발합니다...엄청 빠르게 달린 버스는 20분도 안되어 조만포에 덩그러니 홀로 내려주고 휭허케 달려가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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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쇠락해진 장어집 몇 채만 남겨져 있는 조용한 곳이지만 사실, 옛날에는 이 조만강을 긴 서낙동강이 낙동강의 본류였다고 합니다...남해고속도로 가락 IC와 신항으로 이어지는 69번 도로의 조만교 위로 차들만이 씽싱 달리는 가운데 걷기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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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으로는 경마장 위를 지나오는 옥녀봉- 금병산 등산로가 끝나는 지점입니다...10월쯤 산에 낙엽이 지기 시작하면 남은 5,6구간을 걷고나서 이곳으로 내려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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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교 다리를 건넙니다...다행히도 널찍하게 인도가 있어서 위험하진 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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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건너 좌측으로 내려서서 앞에 보이는 목재상점 앞을 지나며 본격적인 서낙동강 김해수로길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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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강을 따라 김해수로가 얼기설기 열려 있고 그 사이로 길들이 있습니다...
중학교 2학년때인가...? 악동들의 꼬임에 빠져 김해수로낚시를 몇 번 왔었는데, 그때만 해도 이러한 길들은 거의 대부분 비포장의 흙길이었습니다...
그땐 수로에 붕어며 여러가지 물고가들이 꽤 많았었지요...빨간색 동신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비린내를 폴폴 풍기며 무엇이 그리도 재밌었는지 그저 깔딸거리고 웃고...
지금은 그 추억의 길을 걷습니다...상추며 고구마며 가을을 앞두고 풍성하게 익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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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따라가는 비포장길이 이어집니다...아직도 이런 길이 남아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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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과 둑방 사이에는 이렇게 낚시터도 있는데, 아주머니들이 앉아서 세월을 낚고 계십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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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터가 끝나자 갑자기 길을 막는 풀섶...이거 장난이 아닙니다...
다른건 모르겠는데, 비암이가 나올 확률이 크네요...크게 풀쩍거리며 뛰어가듯 나아갑니다...오메 힘들어...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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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험난한 둑길을 15분쯤 뛰어가니 도로가 이어지고 교각 아래를 지나 나오니 버스가 다니는 도로입니다...
그리고 저편은 경상남도 김해시...저 다리가 바로 경계입니다...그리고 아래를 흐르는 수로가 또한 경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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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대흥마을 버스정류소 우측, 사진의 우측 건물과 들판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가게 됩니다...
둑방길에서 뛰어왔더니 덥네요...버스정류소에 앉아 시원한 물과 떡을 하나 먹으며 쉬었다가 본격적인 김해들녘길을 걷기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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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김해시내와 신어산이 조망되고 누런 벼들이 마지막 햇살을 받으며 고개를 한껏 숙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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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하나를 지나자 드넓은 고추밭 옆으로 김해수로 본류가 와서 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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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하나의 마을을 돌아갈때쯤 오랫만에 참새떼가 날아다니는 광경을...
진자 오랫만입니다...요즘은 어찌된건지 새도 없어요...그러니 허수아비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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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수로옆길을 걸어갑니다...멀리 강태공들이 한가롭게 뜨거운 볓 아래서 낚시를 즐기고 있습니다...
문득 엣날 중학생으로 돌아가고픈 마음이...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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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로를 따라 걷는 길의 정취는 나름대로 정말 아름답습니다...
마을도 수풀도 한폭의 작은 풍경화를 그려주고 있습니다...가까운 곳이 이런 아름다움이 있다는 걸 잊고 살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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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수로와 수로길을 걸으며 경치에 취해 걷다보니 도로랑 합쳐집니다...
발걸음은 좌측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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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수로에도 많은 분들이 낚시를 즐기고 계십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여자분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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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벌판길로 들어섭니다...
개구리가 폴짝폴짝 뛰어들고 메뚜기들도 제법 날라다니는 것이 옛 정취가 물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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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포동 마을로 들어갈 즈음 잠시 발걸음이 멈칫! 저게 대추야? 꽃이야? 알고보니 마구 어우러져 어울리는 듯 안어울리는 때깔을...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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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로에 가득 덮인 것은 녹조가 아니라 개구리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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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포동 마을을 지나 들판길을 걸어 나오면 다시 도로와 만납니다...멀리 다시 김해와의 경계선까지 걸어가야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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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개구리가 수로를 팔딱거리며 돌아다니는데 빨간 덩어리들이 달려있습니다...듣자하니 우렁농법을 위해 수입한 우렁이가 탈출하여 이런데서 낳은 알이라는데, 우렁농법에 쓰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하고 오히려 생태교란종이 될 우려가 있다고...황소개구리가 만이 없어지고나니 이번에는 우렁이가 또 난리를...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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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로가 크게 갈라지는 곳입니다...
멀리 김해시와 신어산이 한층 가까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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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경상남도와 부산의 경계선까지 왔습니다...
우측 다리를 건너 수로를 따라가는 길은 부산-김해간 수로의 경계를 따라 걷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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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선 수문 근처에서 투망을 하고 있는 3부자가 있어서 보고 있자니 헉...! 중궈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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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로를 따라 걷는 길이 참 멋집니다...
얼굴보다 더 큰 연이 자라고 있고 가을이 깊어지면 멋진 모습을 보여줄 갈대가 군락을 이루고 있고...
다음에 오붓하게 걸을 때 정말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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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집마다 태양광 집진판들이 붙어있어서 이채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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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금천마을을 통과해서 빠져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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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보기 드문 탱자울타리입니다...
사람들이 손을 많이 대는지 CCTV까지 달려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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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마을 버스정류소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초선대 부근까지 해반천을 낀 도로를 따라 갑니다...
한참을 걸어가는데, 좌측 발밑에서 찌걱거리는 소리가 나서 보니 헉...!!!
이번에 새로 밑창을 갈고 두번째 신는 건데, 뒤축이 벌어졌습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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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걷는 데까지 걷자...싶어서 해반천을 따라 김해시 방향으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곧 금천마을입구 정자와 버스정류소가 있는 곳에서 결국 걸음을 멈추고 김해시 실시간버스 앱을 켜니 4분 뒤에 버스가 온다고...결국 오늘도 뜻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하여 또 걸음이 중도에서 정지됩니다...
후배가 넘어져 무릎을 다치고...곤충 알러지로 팔과 눈이 붓고...말벌에 쏘이고...뱀을 만나고...길이 없어 알바를 하고...거기다 신발까지...
부산시경계길을 걷는데 왜이렇게 애로가 많은지 모르겠습니다...ㅠ
결국 버스를 타고서 부원역까지 와서 경전철을 탄 다음, 대저역에서 3호선으로 갈아타고 수영까지 와서 집으로...
남은 코스는 이번 일욜 8구간을 갈때 함께 걷게 됩니다...또 이상한 일이 생기지 말아야할텐데...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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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걸은 지돕니다...
조만포에서 출발, 그대로 걸어 정자가 있는 금천버스정류소에서 마무리했습니다...
첫댓글 즐감했습니다^^ 곧 완연한 가을로 접어들면 사진 색상이 조금 더 짙게 물들지 않을까 하네유~
글치요...일욜날 같이 갑시더...
형님 하늘이 점점 청명해지고 있습니다~^^
좀더 시원해지면 조을듯...ㅋ
울 외갓집근처로지나셨내유!ㅋ
여그가 리무쟁님 와가?...하긴...이쪽 김해분들이 많어요...울 아부지도 여긴데...ㅋㅋㅋ
오!그런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