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바래봉 (1,165m)
○ 산행일시 : 2017. 5. 14. (일요일, 맑으나 바람이 많이 붐)
○ 소 재 지 : 전북 남원시 운봉면
○ 산행코스 : 정령치 - 고리봉 (1,305m) -세걸산 (1,218m) - 세동치 - 부운치 - 팔랑치 - 바래봉 (1,165m) - 운봉철쭉축제장주차장
○ 산행시간 : 약 6시간 20분
○ 개 요 :
바래봉은 스님들의 밥그릇인 바리때를 엎어놓은 모습과 닮아 그렇게 붙여졌다고 한다. 둥그스름하고 순한 산릉인데다가 여기저기 마치 누군가 일부러 가꾸어 놓기라도 한 듯 초원에 철쭉이 무리지어 있다.
바래봉 산철쭉 군락의 기원은 1968년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를 방문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우리나라에도 면양을 길러 농가소득을 올려보자고 말한 데서 비롯된다. 1972년 운봉에 한국 · 호주 면양시범농장이 국립종축장의 분소로 설치되면서 바래봉 일대는 가축몰이 개가 3,000~4,000마리의 양떼를 이끄는 ‘한국 속의 오스트레일리아’로 바뀌었다. 당시 ‘털깎이 달인’으로 불리던 한종식 가축유전자원시험장 반장은 “5월부터 10월까지 양들을 바래봉 일대에서 방목했는데, 양들이 다른 풀이나 나무는 모조리 뜯어먹었지만 독성이 있는 철쭉은 먹지 않아 홀로 살아남게 됐다”라고 회고했다.
산비탈을 초지로 만들기 위해서는 구획 속에 다수의 양을 몰아넣어 관목과 풀을 모조리 뜯어먹게 한 뒤 발굽에 파인 곳에 목초 씨앗을 뿌리고 다음 구획으로 옮겨 가는 ‘제경법(蹄耕法)’을 처음 도입했다. 양들의 발굽 아래 바래봉 일대는 철저하게 파괴됐다. 지리산이 1967년 국립공원 1호로 지정되고 1971년 관리사무소가 설치됐지만, 양떼를 위한 도로는 공원 안인 바래봉까지 아무런 차질 없이 건설됐다. 양들에게 ‘선택받은’ 산철쭉은 목초지에 뿌린 비료가 풍부하고 경쟁자가 없는 양 이동로를 중심으로 번성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 말부터 경제성이 떨어진 목양 방목은 중단되었다. 하지만 점차 무성해진 산철쭉은 전국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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