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던 폴란드의 예지 엥겔 감독에게 비난의 포화가 쏟아지고 있다. 또 선수들뿐 아니라 심지어 경기 전 국가를 부른 여가수도 언론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
경기 전날 밤에 호텔 앞에서 한국응원단이 소란을 피워 폴란드 대표팀 선수들이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다는 엥겔 감독의 말은 거짓으로 밝혀졌다. 엥겔 감독은 "한국 경찰에 소란을 피우는 팬들을 제지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그로 인해 경기력에 지장을 받았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같은 호텔 7층에 묵었던 폴란드 네슬레사 직원들이 "이날 어떤 소란도 없었으며, 조용히 잠을 잘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폴란드 대표팀은 바다를 향해 있는 방에 묵었기 때문에 엥겔 감독의 불평은 말도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이토 등 심판의 불공정한 판정을 성토한 주전 선수들에 대한 평가도 혹독하다. 유럽에서 첫번째로 예선을 통과했지만 이후 많은 시간을 별 성과없이 소비했고, 기량 향상과 전술 개발에 소홀했다는 것. 또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으니 세금 면제를 해 달라는 얼토당토않은 요구나 일삼았다고 보도했다.
특히 경기 전 폴란드 국가를 불렀던 여가수 에디타 구르니아크는 '공공의 적'이 돼 버렸다.
누가 대중가요를 부르는 가수인 구르니아크를 그렇게 중요한 자리에 세웠는가부터 시작해 국가를 팝송이나 캐럴처럼 불렀다며, "거기는 그녀의 콘서트 장소가 아니다. 왜 국가를 제 마음대로 바꿔 불렀느냐"는 혹평이 쏟아졌다. 심지어 한국의 애국가를 부르는 줄 알았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마치 구르니아크가 패배를 불러온 듯한 분위기다.
한국-폴란드전을 시청한 폴란드 출신의 만능 스포츠맨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경기 후 아무런 말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 제1의 관광명소인 크라쿠프의 한 극장에는 수백명의 학생들이 모여 경기를 지켜봤는데, 유상철에게 두번째 골을 허용하며 자멸하자 실망한 나머지 "한국 파이팅"을 외치며 한국을 응원하는 모습도 보였다
크라쿠프(폴란드)〓남창현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