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 비오시인 시집 발간
방죽 / 미이 홍도화
방죽 둘레 길을 거닙니다
사계절 변화를 묵묵히 품어주고
장맛비에 흙탕물 밀려와도
따듯한 마음으로 담아주는 방죽
장마에 쓸려온 모래가 한쪽 귀퉁이에 쌓이고
물의 깊이가 얕아진 곳에 햇살이 비치면
작은 물고기 큰 물고기 몰려와
물속 일광욕을 즐깁니다
자기 힘을 과시하는 잉어 한 마리
물 위로 뛰어올라 몸을 떨구며
물결 출렁이는 사이
물 위가 궁금한 자라 한 마리
침묵으로 머리 내놓고 즐깁니다
왕벚나무 그늘에서 나누는 시 창작
신부님처럼 인자한 눈길로 미소 지으며
시를 품고 사랑하는 지하철 시인
'왕벚나무 그늘에서'
은혜의 복음으로 영광을 봅니다
축, 비오시인 시집 발간
가을을 타는 남자 / 홍다선
성당의 종소리가
은은히 울려 퍼집니다
들녘에도 과원에도
농부들의 환한 미소로
어깨춤이 절로 납니다
한 송이 들꽃에도
공원의 벤치 위
소복 쌓인 눈에도
사랑한다고 속삭이는
감성 여린 천생 시인이시여!
가슴에만 품어왔던
시의 씨앗들이 열매 맺어
세상 밖으로 뛰쳐나와
모든 이의 가슴에 촉촉 젖어 듭니다
'왕벚나무 그늘에서 ' 젖어 듭니다
축, 비오시인 시집 발간
닫힌 문 / 나여 송인규
어렸을 적 어머니는
문창호지에 네모난 유리를 대고 바르셨다
그 유리로 밖을 내다보며
작은 공간을 벗어난 다른 세상을 늘 상상했다
문은 하나의 공간과 다른 공간을 연결시키는 소통 연결고리
우리는 문을 열고 나들면서 세상과 소통 한다
아침 현관문을 나서면서 시작하는 하루
대문, 미닫이문, 회전문 자동차문
용도에 따라 문의 모양이 다르고 종류도 참 많다
그 문을 통과하면 다른 세상이 열린다
하루에도 수차례 크고 작은 문들을 여닫으면서
다른 세상을 만난다
세상에 열리지 않는 문은 없다
다만 댓가와 기다림이 필요하다
오래 동안 두드려도 열리지 않고 굳게 닫힌 문
이곳저곳 닫아버린 마음의 문들
회전 문에서 출입구를 찾지 못해 빙빙 돌고 있는 사람
표가 없어 개찰구 입구에서 서성거리는 사람
먼 산을 바라보듯 취업문을 바라보며 한숨만 쉬고 있는 젊은 이
안방 문을 기웃거리며 문고리만 만지고 있는 사람들
열심히 구하고 찾고 두드려서
봄 날 무심천 왕벗나무 그늘에서 모두 만나길
비오시인 첫시집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지금까지 내조하신 사모님께도 축하드립니다.
축, 비오시인 시집 발간
가득 채운 사랑 / 새수 김진길
새소리 물소리 맑은 무릉도원
정자에 한가로이 앉아 붓을 든 선비
읊조리며 써 내려간 보석 같은 시어들이
새봄 대숲에 죽순처럼 쑥쑥 올라와
백지를 가득 채웁니다
하얀눈밭에 '사랑해'로
속삭이듯 펼친 글은 한양 길까지
기적을 울리며
아름다운 영상을 남기고
왕벚나무 그늘에서
꿈을 활짝 펼치며
선비는 갓끈을 풉니다
축, 비오시인 시집 발간
가을꽃 / 문가울
바람이 살랑살랑
잠자리 떼가 춤을 춥니다
가을꽃이 향기를 날립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미소가 핍니다
왕벚나무 그늘에서
하느님의 심부름으로
모세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벚꽃이 바람에 춤을 추면
모세는 양손으로 꽃잎을 받아
세상에 뿌릴 것입니다
비오 그 이름 하나 받아
하느님 앞에 내밀면
어제보다 오늘이
더 짙은 향기 날아들 겁니다
행복한 얼굴이 곱습니다
축, 비오시인 시집 발간
용바윗골 빛이여 / 해얀 김유순
낙가산에서 내려다보이는
영운천 징검다리 건너
절개를 세운 소나무처럼
언제나 변치 않는 용바위
고은 삼거리에서 본
어느 노부부의 고운 모습
닮아가고 싶다던 소망처럼
뒷모습도 아름다운
단미와 그린비여
그리되소서
축, 비오시인 시집 발간
잘 익은 열매 / 주영 이영자
작은 씨앗이 심겨
귀한 열매로 품에 안은
'왕벚나무 그늘에서'
첫 시집을 펼친 비오 시인님
언제나 왕벚나무처럼
그늘이듯 겸손합니다
모습만 바라모아도
존경스럽습니다
열매 잘 익어
2집 3집 이어서
어둠을 밝히는 등불이길
기도합니다
축, 비오시인 시집 발간
발걸음 / 유스 오용균
이글거리던 여름 더위도
가을 문턱에서 떠나나 봅니다
매미 소리는 어느새
귀뚜라미 소리로 넘어가고
발걸음은 뚜벅뚜벅
요란하지 않으면서 올곧게 걸어갑니다
세상살이엔 샛길도 있지만
그는 뚜벅뚜벅 바른길만 걷습니다
삶의 길에서
남에게 눈치를 주지도 받지도 않습니다
그를 보노라면 마치
성자의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옆에 있노라면
넉넉한 믿음과 온화함에 빠져듭니다
축, 비오시인 시집 발간
날마다 바다를 꿈꾸는 / 김은슬
여름 끝에서
가을바람이 골짜기 지나
소리 없이 불어옵니다
사계절을
묵묵히 지켜온 들꽃들이
손 흔들고 가을 들판을 걸으며
가슴에 품었던 열매를 한올 두올 풀어
춤을 춥니다
보석 같은 언어들이
한 줄기 희망으로
메마른 대지 위에서
왕벚나무 그늘이 되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