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메두푸시에서
① 룸
메두푸시의 워터빌라는 준님의 말씀대로 넓은 편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침실입니다. 문에서 볼 때 정면으로 공주풍의 침대가 크게 있고요(더블이 아니라 거의 킹사이즈), 침대 좌우로는 사이드 테이블과 스탠드가 있습니다. 문 옆에는 화장대가 있고 화장대 위에 CD플레이어, 전기주전자(커피메이커가 아닙니다. 오히려 자유롭게 물을 끓일 수 있으므로 더 편합니다), 커피 잔, 커피와 각종 차들(무료입니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화장대 옆으로 TV장이 있고, 밑에는 미니바가 있습니다. 그 옆으로 의자와 원형의 테이블(위에는 환영의 뜻으로 과일바구니와 샴페인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스탠드가 또 있습니다.
현관에서 우측으로는(153호라면 좌측이겠지요) 썬데크로 나가는 문이 있습니다. 문을 열고 나가면 넓은 썬데크가 있는데, 침실과 맞먹는 크기로 정말 넓습니다. 의자 2개, 원형 테이블 그 옆으로 흔들 그네, 일광욕할 때 쓰는 목재의 긴 썬체어가 2개, 바다로 바로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 준비되어 있어 아무 때나 바다로 걸어 내려 갈 수 있습니다. 썬데크의 좌우에는 햇빛이나 옆 빌라를 가릴 수 있는 발이 있어서 원하면 내리거나 올릴 수 있습니다.
현관문에서 좌측으로는 욕실로 가는 문이 보입니다. 욕실의 좌측으로는 붙박이장이 있어 옷을 걸어 놓고, 트렁크를 넣을 수도 있고요, 안전금고가 있어 귀중품이나 여권 등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습니다. 붙박이장 옆에는 작은 문이 있는데 문안에 변기가 있습니다. 욕실의 정면에는 세면대가 2개 준비되어 편리하게 사용하면 됩니다. 욕실 우측으로는 샤워실이 있으며 그 옆에 욕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욕실의 크기도 침실에 버금갈 정도로 큽니다. 메두푸시의 모든 시설들은 정말 시원시원하게 큽니다. 좁거나 답답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주위에서 볼 수 있는 것은 거의 자연소재입니다. 차분하고 편안해 보이는 리조트의 분위기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룸보이는 하루에 두 번(아침식사 시간과 저녁식사 시간)씩 청소해 줍니다. 아침에는 청소하고 타월(다양합니다. 바다에 들어갔다가 나오면 사용하는 것, 욕실에서 사용하는 것, 세면대 전용 등등)같은 걸 가져다주더니, 저녁에는 청소 후에 침대의 커버를 예쁘게 주름으로 장식해 주고 모기장을 내려놓고 갑니다.
저희 방을 담당했던 알리라는 친구는 정말로 친절했습니다. 만날때마다 반갑게 인사도 하고, 물 속의 물고기도 설명해주고, 남들은 한번 해준다는 침대의 꽃 장식도 저흰 2번 해 주더군요. 룸에 모기향이 없기에 알리에게 부탁했더니 한통을 가져다주더군요. 그런데 이 모기향이 일본산인데 굉장히 눈이 맵고 따갑습니다.
비치빌라의 내부는 들어가 보지 못했지만 사람들이 다니는 길과 가깝기에 신혼부부시라면 워터빌라로 가시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 아내의 의견
변기위에 "SANITARY DISPOSAL BAG"이라고 쓰인 작은 종이봉투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그냥 버리기 민망한 것들(여성용품, 피임용품 등)을 싸서 휴지통에 버리면 됩니다. 보통휴지들은 변기에 넣으시면 되고요. 메두푸시의 직원들은 스파를 하는 곳 말고는 여성 직원이 없답니다. 회교국가라 그런가? 또 한가지 여기는 바닷물을 정수해서 씁니다. 즉 센물이란 소리죠. 센물이라 함은 일찍이 우리가 배우기를 거품이 잘 안나고 빨래시 때가 잘 지지 않는 다고 배웠죠? 바로 그렇습니다. 따라서 거품 내기를 포기하고 그냥 비누로 온 몸을 문지르세요.(외국에는 거품내는 스폰지나 바스타월이 없습니다.) 저 빨래하다 죽는줄 알았습니다.
② 비치와 자연 환경
해변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어디를 바라봐도 멋진 사진엽서 속의 그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산호가루로 이루어진 하얀 백사장, 야자수가 드리워진 울창한 숲, 미술 전공자인 아내의 설명으로는 시안과 마젠타가 섞인 듯한 다시 말해서 스카이 블루 인듯하다가 다시금 흐린 코발트 블루의 색이라는데 제 눈에는 옥색이나 파란 색으로 보이는 바다, 바다 속에 흰 산호모래 속으로 검게 보이는 산호들이 제가 지금까지 봐왔던 호주의 골드코스트나 태국의 파타야와는 전혀 다른, 정말 환상적인 바다를 보여줍니다. 정말 말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표현을 이럴 때 써야겠군요. 머리 속에는 선하게 보이는데 제 표현능력으로는 도저히 설명이 안 됩니다.
보이는 건물들은 전부 자연적인 소재(티크, 초가지붕, 로프)로 지어져 있어서 자연환경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히 수영장은 크기는 작지만(반원형으로 30×10미터 쯤)교묘하게 지어져 있어서 수영장 옆의 썬체어에 누워서 보면 수영장 끝과 바다가 연결된 것처럼 보입니다. 수영장에 빌루바가 비치는데 정말 환상입니다.
다만, 수중환경은 그다지 뛰어난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물이 좀 빠지는 오전과 물이 차는 오후의 상황이 좀 달라지지만 대체로 작은 산호 주변에 10여마리씩의 열대어가 오가는 정도입니다. 스노클링 트립을 나가면 상황은 달라지지만, 워터빌라 근처에서는 10분에 300마리 정도의 물고기 밖에는 못 봅니다.^^ 저희는 제 키만 한 가오리(문타라고 하더군요)를 한번 봤고요, 40~50센티미터 정도의 새끼 상어는 여러 번 구경했습니다. 사람근처에는 안 오고 얕은 바다를 유유히 헤엄치다가 금방 사라집니다. 그 정도의 상어는 회를 치면 맛있을 텐데 하는 생각에 입맛을 다시기도 했습니다.
워터빌라의 다리 밑이나 섬과 연결되는 곳 주변에는 길고 투명한 색의 물고기가 떼로 몰려있습니다. 사람이 다가가면 전부 도망갔다가 다시 몰려옵니다. 가끔 40센티미터 정도의 화려한 색을 가진 이름 모를 물고기도 썬데크 주변으로 지나갑니다.
밤에 제티 근처에 가면 조명등 밑으로 수십마리의 고기가 몰려있는 게 보입니다. 새끼 상어도 가끔 보입니다. 그래도 상어라고 제법 으스대며 다닙니다.
③ 식사
저희는 풀보드로 갔습니다. 3식이 모두 메인레스토랑에서 뷔페로 이루어집니다. 도착 첫날 첫 식사가 점심이었는데, 식당에 들어서면 웨이터가 룸 번호를 묻고는 저희 자리로 안내합니다. 이 자리가 떠날 때까지의 저희 자리이고, 웨이터도 그 사람입니다.
음식은 다양한 유럽과 동남 아시아식, 일식의 뷔페입니다. 제가 좀 싱겁게 먹는 스타일인데 제 입에 약간 짜게 느껴졌지만 제 아내는 너무나 만족스러워 하더군요. 다양한 육류와 야채, 샐러드, 감자 요리, 카레, 생선 요리, 유럽식의 다양한 빵 등 포함해서 대략 30여가지의 음식이 항상 준비되어 있습니다. 식사 시간은 아침이 7시 30분에서 9시 30분까지, 점심은 12시 30분에서 2시 30분까지, 저녁은 7시 30분에서 9시 30분까지 입니다.
시간에 맞춰 가면 웨이터가 의자를 빼주고는 음료를 주문 받습니다. 아침 식사의 커피나 차를 제외하고는 모든 음료는 유료입니다. 물은 0.5리터에 1$, 1.5리터에 3$이고, 술이나 주스는 3~12$ 수준입니다. 아침에는 신선한 주스와 우유도 무료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모든 음식은 마음껏 드셔도 됩니다. 저흰 항상 식사 2접시에, 후식 1접시씩 비웠습니다. 저희 부부의 여행신조는 무엇이든 먹어보고 도전해 보자이거든요. 제 입에 짠 음식이 약간 있을 뿐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아침에는 오물렛이나 스크램블 등 계란 요리를 즉석에서 만들어 주고, 빵과 과일 주스, 우유와 시리얼을 준비해 놓습니다. 일식도 있는데 닭죽이나 미소 스프를 교대로 준비해 줍니다. 점심은 이보다 더 다양해지고, 저녁은 가장 푸짐합니다. 스시나 회도 있어 먹을 만합니다. 후식으로 준비한 아이스크림, 파이, 케익 등은 참 맛있습니다만 무척 달고, 과일은 그다지 우리 입맛은 아닙니다.
메두푸시에서 이해가 안 되는 것 중의 하나가 물입니다. 수도에서 나오는 물은 마실 수 없기에 모든 물은 사서 마셔야 되는데 얼음은 무료입니다. 물론 먹는 얼음이지요. 스노클링 트립이나 아일랜드 호핑을 가면 배에서 물을 0.5리터짜리로 한통씩 무료로 줍니다.
스노클링 트립이 무료인 메두푸시에서 물까지도 무료로 주면서 식사시의 물은 유료라는 것이 의아합니다. 전 무척이나 물을 많이 마시는 편인데 여행을 가면서 물을 얼마나 준비해 갈까하고 고민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2리터짜리를 3개쯤 가져가려 했지만, 번거롭게 들고 가느니 편하게 사서 마시자 하고 생각했습니다. 저희가 마신 물의 총 가격은 1.5리터 4개, 0.5리터 6개를 마셨습니다. 혹시 물이 필요하시면 무료인 스노클링 트립을 매일 두 번씩 두 분이 나가시면 0.5리터짜리가 4개 생기는 거죠.^^
바다위에 지어져있는 빌루바는 간단한 식사나 음료, 주류를 판매합니다. 샌드위치가 대략 8$ 수준이고, 맥주는 3$ 정도, 주스는 3~4$ 수준입니다. 포켓볼 당구대가 하나 있는데 1게임당 2$라는 거금을 받습니다.
모든 계산은 현금이 필요 없습니다. 룸 번호만 알려주면 계산서를 가져다주는데요, 거기에 사인을 했다가 체크아웃 할 때 신용카드로 계산하면 됩니다. 물 하나까지도 철저하게 청구합니다.
④ 스파
인도네시아식의 만다라 스파 센터가 있습니다. 만다라 스파는 몰디브내에도 몇군데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후에 이용하시려면 미리 예약을 하고 가야됩니다. 저흰 점심을 먹고 오는 길에 들렸더니 4시에 가능하다고 해서 예약했다가 다시 가서 발리블리스로 받았습니다. 비치빌라에서 워터빌라로 가는 길의 끝에 있어 찾기가 그다지 어렵지는 않습니다. 타이식의 과격한 스타일이 아니라 부드럽게 문질러 주는 스타일이라서 저 같은 남자도 별로 아프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시간 맞춰 가면 허브차를 한잔 주고는 4가지의 오일 중에서 하나를 고르게 합니다. 제가 고른 오일을 발라가며 마사지를 해주는 겁니다. 마시지 실로 들어가면 1회용 팬티와 몸에 두르는 샤롱을 줍니다. 팬티를 갈아입고, 샤롱을 두르고 있으면 여자 마사지사가 들어와 침대에 눕히고는 마사지를 합니다. 가격은 제가 알고 있는 것보다는 많이 올랐습니다. Bali Bliss(50분)가 43$, Reflexology(50분)가 39$, Face Ritual(50분)이 40$, Spa Sampler(80분)가 72$, Medhufushi Magic(110분)이 99$입니다. 부부가 함께 받아볼만 합니다.
⑤ 아일랜드 호핑
근처의 미루아톨 주도(州都)와 리조트 바로 옆의 어촌 마을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으로 가격은 1인당 25$에 2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됩니다. 은행, 관공서에 학교와 병원까지 있는 비교적 큰 섬인 주도는 깨끗한 모습으로 돌아볼만 합니다만, 어촌 마을은 우리나라의 70년대를 연상하게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리조트 직원이 동행하고 기념품 가게도 방문하는데 물건을 사던 말든 상관없습니다. 필요하시면 사는 거고 필요 없으면 안사도 그만입니다. 강매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기념품의 가격은 비싼 편이고 마땅히 살만한 것도 없습니다. 배안에서 물 0.5리터짜리를 하나씩 나누어 주니 음료수나 물을 따로 챙기실 필요는 없습니다.
⑥ 스노클링
제가 가장 기대하고 간 것은 스노클링이었습니다. 스노클링 장비는 국내에서 구입(대략 5만원 내외랍니다)하시거나 싱가포르의 오차드로드에 있는 럭키프라자(100S$ 수준이랍니다)에서 구입하셔도 됩니다. 전 다음에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딸 때 구입하려고 이번에는 리조트에서 대여했습니다. 다이빙 센터에서 핀, 마스크, 스노클을 합쳐 하루에 7$이고, 필요한 날 만큼 빌리시면 됩니다. 요금은 역시 체크아웃시에 일괄적으로 계산합니다.
워터빌라 153호와 154호 앞에는 고기가 비교적 많은 산호가 있어서 놀기에 좋았습니다. 수심은 허리에서 가슴정도로 수영을 못하시는 분들도 별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고기는 먼저 말씀드린 데로 많지 않습니다만 그렇다고 전혀 없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수심이 깊어지는 오후에는 좀더 많이 보이지만 물이 좀 흐려지더군요. 하루정도는 얕은 해변이나 워터빌라 주변에서 연습하시고 스노클링 트립을 나가시면 됩니다.
스노클링 트립은 오전과 오후에 한번씩 무료로 진행됩니다. 미리 전날이나 오전에 리셉션에 가서 예약하고 제티로 나가면 됩니다. 20분 정도 바다로 나가서 산호가 펼쳐진 곳에 손님들을 내려줍니다. 수영을 못하시는 분은 워터스포츠 센터에서 라이프 베스트(구명조끼)를 반나절에 5$, 하루종일은 8$에 대여하시면 됩니다. 얕은 바다와는 물고기의 종류나 숫자부터 다릅니다. 매일 매일 나가는 포인트가 달라지기 때문에 매일 나가셔도 상관없습니다만 매일 나가는 게 불가능하지 않나하고 생각합니다. 생각보다는 체력이 많이 소비되거든요. 대략 30분에서 1시간 정도를 즐기다가 배에 오르면 선원들이 준비했던 큰 타월과 물을 줍니다. 물론 무료입니다.^^(무료에 목숨 걸죠?)
전 수요일에 처음 나갔는데 프랑스에서 온 일행이 고수들이더군요. 그들과 함께 1시간 쯤 새로운 세계를 보고 왔습니다. 대략 3~4미터 정도 깊이로 잠수도 해보고, 시커먼 색의 깊은 바닥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도 가보고, 비교적 얕은 곳도 둘러보았습니다. 목요일에는 아내와 함께 나갔습니다. 전 수영을 잘 합니다만, 제 아내는 전혀 못해서 속으로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구명조끼를 빌려서 입혔더니 혼자서도 곧잘 하더군요. 전 좋았는데, 아내는 무서웠다고 합니다.
사실 메두푸시의 스노클링 환경은 다른 리조트들에 비해 별로라고 들었지만, 이정도가 별로라면 고기가 많다는 타지코랄이나 필리세요, 화이트샌드비치는 장난이 아닐 거라는 생각에 약간 아쉽기도 했습니다.
⑦ 기타 활동
리셉션에는 하루 24시간 내내 직원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필요한 것이 있거나하면 이곳의 직원들에게 문의하거나 신청하면 되고, 스노클링 트립이나 아일랜드 호핑, 돌고래 보기 등의 각종 활동은 직원에게 말하고 신청 장부에 기록하고 서명하면 됩니다.
저흰 다른 활동은 안하고 철저히 쉬었습니다. 돌고래는 우리나라의 동해바다에도 많아서 혹시 울릉도를 가신다면 질리도록 볼 수 있을 것이고, 저희 부부가 낚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에 썬쎗 피싱도 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