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김경집 지음
- 출판사
- 꿈결 | 2012-03-30 출간
- 카테고리
- 인문
- 책소개
- 톡톡 튀는 질문과 함께하는 청소년 인문학 이야기!『거북이는 왜 ...
인상깊은 구절
"사람들은 정의 하면 아주 거창한 선언이나 이념인 줄 알아요.
그러나 정의는 선언이나 이념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이어야 합니다. "
이 책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청소년들에게 세상을 보는 다양한 관점과 지혜로운 안목,
삶의 올바른 가치 추구와 더불어 함께 나누는 행복의 조건 등에 대해 국내 저명한 인문학 저자들을 모시고 강연한 내용을 재편집한 책이다.
다수의 불특정한 독자를 대상으로 선(先)집필 했다기보다 현장에서 직접 강의를 듣는 청중을 대상으로 진행된 원고를 다듬어 후(後) 집필한 책이니만큼 눈으로 보기보다 귀로 듣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이 또다른 친밀감으로 우선 다가온다.
특히 1부 김경집의 '윤리'편은 '윤리'라는 단어가 주는 경직되고 부자유스러운 주제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토끼와 거북이>라는 대중적 우화를 큰줄기로 해 정의란 무엇이며, 공리주의의 한계는 무엇이고,
생활 속 집단따돌림이나 안락사 등의 사례를 윤리라는 관점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대처해야 하는지를
명쾌하고도 재미있게 이끌어준다.
큰 줄기를 바탕으로 이어지는 잔가지들의 풍성한 예화가 전체적인 나무의 밑그림을 구체적으로 완성해가는 구조가 독자의 머리 속에 함께 그려지고 있음도 책에 빠져드는 즐거움 중 하나다.
현장에서 오고가는 강사와 학생들 간의 순발력 있는 질문과 대답은 유머를 넘어 재치로, 학문을 넘어 가치관으로 이어져 새삼, 깨어있고 열려있는 우리의 청소년에게 무한한 희망과 기대를 갖게 만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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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 떡을 공평하게 둘로 나누는 방법 - 한 사람에게 자를 권리를 주고 다른 사람에게는 선택할 권리를 주는 겁니다. 떡을 자르는 사람은 최대한 똑같이 나눠야 자신이 손해보지 않을 걸 알아요. 그러니까 최선을 다해서 둘로 나눌 겁니다. 상대방도 마찬가지죠. 자신이 나눌 기회는 갖지 않았지만 선택은 직접 할 수 있으니 눈 동그랗게 뜨고 더 커보이는 걸 고르면 되거든요. 그러면 아무도 그 결과에 대해서 불평하지 않겠죠?모두에게 공정한 셈이죠.
문학적 글쓰기에 대해 강연한 소설가 이승우 님의 <문학소녀, or문학청년에서 벗어나라>는 주제는 감상적 글쓰기에서 벗어난 자기만의 세밀한 관찰과 묘사를 통한 글이야말로 아는 것을 들어본 대로 풀어쓴 구태의연한 글이 아닌, 본 것을 느끼는 대로 쓴 자기만의 개성적인 글이 될 수 있음을 말해준다.
p69.당구를 쳐 본 사람은 알겠지만, '스리쿠션'이란 게 있어요. 공으로 직접 다른 공을 맞추면 안 되고, 벽을 맞춘 다음 공을 맞춰야 점수로 인정되지요. 문학적 글쓰기란 게 그런 거예요. 직접 맞추는 건 쉬워요. 확실하고.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고 다른 데를 거쳐서 가는 거죠. 그래서 '내 마음은 호수요'라고 표현하는 거예요."
개인적으로 무척 재미있게 책장을 넘긴 파트는 3부 박승천(가톨릭대 철학과 교수) 님이 강연한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에게 진리를 묻다> 편이다.
이미 고등학교 윤리시간에 소크라테스부터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까지 그 명성과 학문적 이론을 배웠음에도 이렇다 깊이있게 정리되지 않았던 부분을 작가가 옛날이야기 들려주듯 아주 쉽고 재미있게 풀어냄이 인상 깊었다.
주입식 학문이 아닌, 삶과 진리에 대해 우리보다 먼저 고민했던 고대의 지성인에게 듣는 깨우침의 시간이랄까?
p138. 플라톤은 말합니다. " 저 영원불변한 이데아의 세계를 보라." 그러난 스승 플라톤을 향해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묻습니다. "저 영원불변한 세계만 바라본다면, 이 아름다운 자연세계는 누가 탐구합니까? 왜 여기에는 진리가 없습니까?"
우리에게 다소 낯선 학문인 진화심리학자 전중환(경희대 교수) 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진화론'은 대중에게 친숙한 소녀시대 윤아를 예로 들어 진화라는 것이 인류사에서 무엇을 기준으로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를, 포켓몬스터의 단계별 성장은 왜 진화가 될 수 없는지를 설명해준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의 외양뿐만 아니라 마음도 과거에 만들어진 진화적 적응이라는 색다른 해석이다.
무한경쟁의 사회 속에서 고전읽기가 어떤 방향 제시를 해줄 수 있는지를 밝혀준 <맹자를 아십니까>나 지루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던 클래식을 편한 정서로 이끌어주는 <클래식 음악, 어렵지 않아요>를 비롯해 국가 정체성을 논한 <대한민국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맥시코의 여류 화가 프리다칼로와 기형적 발로 변해버린 축구선수 박지성, 발레리나 강수진 씨를 통해 그들의 삶 속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을<삶의 고통을 아름답게 승화시킨 사람들>까지 일일이 소개하지 못한 파트 역시 적극 권할 만한 강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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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난 후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학문의 기초는 무엇인지,
수능에 내몰려 10대의 빛나는 시간을 책상 앞에서 보내고 있는 우리의 청소년들이 진정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짧게나마 고민해본다.
이런 고급스런 강좌(책의 원조가 된)가 지역마다 개설돼 아이들의 건강한 미래를 설계하는 데 정신적 밑바탕으로 다져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꿈같은 욕심도 내본다.
청소년에게 수돗물이 아닌 샘물 같은 가르침을 주고싶다는 욕심이 나도록 만드는 책이다.
작가의 또 다른 책
김경집,이라는 이름이 귀에 익어 책꽂이를 훑어보니 지난 해에 주문했던 <책탐>의 저자이기도 하다.
아, 마치 외국에서 한국인을 만난 듯한 반가움~~~! ^^
넘쳐도 되는 욕심으로 붙인 <탐하노라~!>는 제목처럼 책읽기의 즐거움에 대해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도 권할 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