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여행22: 부에노스아이레스

[언더최]

3.2

언제부터인가 기침이 멈췄다. 다행이다.

오늘은 12시반 비행기로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간다. 오전에는 별다른 일정을 두지 않아 천천히 준비한다.

샤워를 마치고 쉬고 있는데 10시에 누군가 초인종을 누른다. 문을 열고보니 청소하는 사람이 와있다. 스페인말로 뭐라해서 언제 나가느냐는 의미인 것 같아 11시라고 했다. 그 사람은 뭔가를 보여주는데 10시 체크아웃이라고 적혀있다. 무슨 숙소가 10시 체크아웃이냐. 알았다고 하고 5분만에 짐싸고 숙소를 나선다.

우수아이아 사인이 있는 곳까지 걸어가고 그 다음에 택시를 타기로 한다. 무슨 사고가 있는지 경찰차와 폭발물 처리차가 요란하게 다닌다.

우수아이아 사인에서 사진 찍고 조금 이르지만 공항으로 가려는데 그곳에서 빈 택시가 별로 안보인다. 걸어가면서 잡아보기로 한다. 그렇지만 빈 택시가 잘 안잡힌다. 택시가 오면 손님이 타고 있다. 그냥 공항까지 걸어가야겠다. 부지런히 걸으면 시간에 맞춰 도착하겠다. 탑승권도 있으니 체크인 할 필요도 없다.

공항에 제 시간에 도착했지만 보안검색 줄이 길다. 이런.. 어쨌든 긴 줄을 거쳐 게이트로 가니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온 승객들이 내리고 있다. 이 비행기를 타고 가면 된다.

젯스마트라는 저가 항공을 타고 부에노스 아이레스 엘팔로마 공항에 내린다. 항공권 비용만 지불하고 부대비용을 전혀 내지 않았더니 가운데 자리를 배정하는 쪼잔한 보복을 가했다. 3시간 좀 더 가면 되니 견디면 된다.

남미 내에서의 항공권을 비교적 일찍 구매해서 저렴하게 산 편이다. 임박한 같은 노선 항공권을 검색해보니 많이 올랐다.

남미는 지연이나 캔슬이 많다고 들었는데 짧은 경험이지만 오히려 일찍 도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도 엘팔로마 공항에 20분 일찍 도착했다. 이 공항은 젯스마트 저가항공이 주로 이용하는 공항인가보다.

날씨를 검색했을 때 23ㅡ27도로 나왔음에도 날이 엄청 덥다. 반팔 입으면 딱이겠다. 긴 자켓을 입어서 땀이 삐질 나온다.

공항에서 부에노스 아이레스까지 27킬로이다. 우버로 체크해보니 891페소이다. 시내가는 방법 중 하나가 산마르틴 노선의 기차를 타고 가는 것이다. 대중교통이 있다면 그걸 이용하는 것이 내 방식이다. 검색해보니 3시53분에 떠나는 차가 있다. 현재 51분이니 서두르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놓치면 우버를 타더라도 한번 시도해보자.

역에 가서 팔레르모행 표를 달라고 하니 뭐라고 하는데 잘 모르겠다. 얼마를 내라고 해서 50페소를 냈더니 표와 거스름돈을 준다.

팔레르모는 건너편 플랫폼에서 탄다. 육교를 이용해 플랫폼으로 간다. 개찰구에 표를 대지만 들어갈 수 없다. 뒤에 있던 남자가 수베카드를 대준다. 기차 타는데도 수베카드가 필요하구나. 시간 상으로는 늦었지만 기차가 지연되어 금방 탈 수 있었다.

좌석이 헤져서 지저분하다. 기차에는 에어컨이 없어서 덥다. 기차안에 구걸하는 사람, 잡상인들이 많다.

팔레르모에서 내려서 출구로 가는데 직원들이 지키고 서있다. 사람들이 카드를 대고 나간다. 뭐라고 얘기해야하나 고민하는 중에 그냥 열려있는 문이 있어서 그리로 나왔다. 뭐라 그러면 표를 보여줄 생각이었다.

수베카드를 사야해서 창구에도 물어보고 상점에도 물어봤으나 취급하지 않는단다. 지하철로 내려가서 창구에 물어봐도 안판다고 위로 올라가란다. 올라가서 몇군데 헤메다 복권파는 곳에서 샀다. 90페소가 카드값이고 310을 충전했다. 이제 떳떳하게 지하철을 탈 수 있겠다.

내가 가고자하는 플로리다역은 갈아타야 한다. 그냥 근처 7월9일 역에 내려 걸어가기로 한다.

지하철 객차에는 에어컨이 나와 시원하다. 지하철 안에서도 잡상인들이 많다.

숙소에 잘 찾아갔다. 엘리베이터가 손으로 문을 닫는 구조다. 방은 조그맣고 그런대로 괜찮다. 부에노스아이레스가 치안이 좋지 않은 곳이라니 필요한 돈만 챙겨 나간다. 혹시 털리더라도 손해가 적게.. 그런데 번화한 곳이라 위험할 것 같지는 않다. 늦은 밤 으슥한 곳이 아니라면.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탱고공연을 안볼 수 없다. 탱고 표를 사러 근처 판매점을 찾아갔다. Corrientes 753. 남은 표를 싸게 파는 곳이다. 오늘 공연을 1500페소에 샀다. 현금만 받는다. 탱고 무료레슨을 원하면 7시50분에 가고 공연만 볼거면 9시반에 가면 된다.

저녁을 먹으려면 돈이 부족할 것 같아 다시 숙소로 가서 돈을 더 챙겼다.

스테이크로 유명하다는 Santos Manjares라는 식당에 찾아갔다. 한국인들이 좀 보인다. 누군가 블로그에서 추천하면 그 블로그를 보고 그곳을 찾아가니 한국인들을 자주 보게 된다. 또 그 사람들이 추천하고 또 다른 사람들이 찾아가고.. 쇠고기의 나라답게 스테이크 가격이 싸다. 스테이크가 맛나고 부드럽다.

돌아오는 길에 수퍼에 들러 먹거리, 음료를 샀다. 장바구니를 또 사기 싫어서 과일 담는 봉지에 산 것을 넣고 가는데 밑이 튿어지면서 내용물이 땅으로 떨어진다. 끝을 막고 가다가 또 한번 튿어졌다. 사람들이 주워주고 난리다. 한 아이가 장바구니를 쓰라고 건넨다. 고맙게도..

탱고공연이 10시에 있는데 9시반까지 오란다. 피아졸라 탱고 공연장은 숙소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이다. 극장식 공연장이다. 가운데 좌석은 저녁까지 먹는 사람들의 자리이고 나처럼 공연만 보는 영양가 없는 손님은 멀리 자리를 만들어 두었다. 내 자리는 문 근처.

내 앞자리 아가씨는 혼자서 샴페인 한병을 주문해 마신다. 공연은 탱고춤, 노래, 연주가 번갈아 있다. 현란한 발동작과 경쾌한 스텝. 남녀 무희의 일사분란한 조화가 인상깊다. 연주는 피아노, 아코디언 2, 첼로, 바이올린 2로 구성되어 있다. 탱고를 한 두 개 보니 별로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다. 어떤 이는 탱고에 빠져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정착하기도 했다는데.. 조금 시간이 지나니 슬슬 지겨워지고 집에 가고 싶다. 탱고 감성이 내겐 부족한 듯.





우수아이아에는 크루즈가 항상 정박해있다.

카지노

우수아이아

공항가는 길

멀리 공항이 보인다

애완견을 데리고 운동하기도 한다.

보안검색

게이트

복권판매소에서 수베카드

오벨리스코

손으로 여는 엘리베이터 문

탱고표 판매소

극장

식당

스테이크

수베카드.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이 카드를 사야 한다.

[박상진]

역이름이 7월9일?

[언더최]

9 de julio, 7월9일. 남미에는 이런 이름이 많아.

[박일명(19)]

쏘세지가 탔네. 얼굴 좋아보이고. 남은 여정 즐겁고 안전하게...

[언더최]

ㄸㅋ. ㅇㅁ이도 시간 많을텐데 여행도 좀 하고.

[하재성]

기침 멎어 다행이다. 건강 조심하며 좋은 추억갖고오세요

[언더최]

그러게. 지난번에 내 기침 때문에 잠 못잤을 걸..

[박상진]

그런데 공연장면 막 찍어도 되나? 잡혀가면 어쩌려구...

[언더최]

다들 찍고 직원들이 아무 말 안하네.

[장삼봉]

우천이도 탱고 잘출것같은데 함 배워보지..

[언더최]

내가 낯을 많이 가려.. 외간 여자와 손도 못잡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