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계] 16. ○□세대
- 정보화 사회로 이전함에 따르지 않으면 안 되는 우리들의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 아직도 농경사회, 산업화사회의 패러다임에 얽매여 시대 변화를 읽지 못하고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등 여러 면에서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지 않는지요? - 패러다임의 변화야말로 우리가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의 하나입니다. |
- 90년대에 접어들면서 ‘어른’들은 전혀 엉뚱한 ‘사건’에 접하게 되었습니다.
- 전쟁과 빈곤을 겪고 외환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평생을 땀 흘려 왔던 그들에겐 ‘요즘 젊은이’들의 모습이 갑자기, 그리고 놀랍게 부각되기 시작한 거죠.
-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려온 그들 근검절약이 몸에 밴 그들에게 자식들의 모습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 우선 영양상태가 다른 탓으로 골격 자체가 달라졌고 무엇보다 사고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른데다가 행동양식 또한 다르니까요.
- 그러나 이러한 신세대의 등장은 갑자기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뒤늦게 발견한 것뿐입니다.
- 기성세대가 ‘어린애’ 라고 그저 가르치고 키우는 존재라고 가볍게 보아왔던 세대가 성장하여 자신의 소리를 내고 자신의 존재를 환기시킴으로써 ‘갑자기’ 기성세대의 주의를 끌게 된 것뿐입니다.
- 그래서 일본에서는 신세대라는 말로는 모자라 ‘신인간’ 이라는 말을 쓰다가 심지어는 ‘신인류’ 라는 표현까지 등장했지만, 오늘에 와서는 이른바 ‘○세대, □세대, ○□세대’ 라는 고유명사로 지칭되고 있는 겁니다.
- 김유신, 이순신, 링컨, 나폴레옹… 이런 고유명사를 시대가 바뀐다고 바꿔 부를 수 없듯이 ○□세대도 고유명사로써 다른 말로 바꿔 표현하기 어려운 오늘의 신세대에 대한 총칭입니다.
- 그렇다면 ○□세대란 무엇인가 살펴볼까요?
- 미국의 인구조사 전문가들은 미국 내 인구 변화를 연구하다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 미국 사회는 매 19년마다 괄목할 만한 인구의 변화가 있었다는 사실인데 이 19년 단위를 기준으로 세대의 특성을 규정하여 호칭을 부여하였습니다.
- 1945년 전쟁이 끝난 뒤 안정기에 들어서는 1946년부터 미국에는 출산이 늘어 인구가 크게 증가하였고 이를 베이비 붐(Baby Boom) 이라고 합니다.
- 즉 1946년부터 인구 변동단위인 1964년 말 사이에 태어난 세대, 1997년을 기준으로 볼 때 51세~33세 되는 세대를 ‘베이비 붐 세대(Baby Boom)’라 부르죠.
- 전쟁이 끝난 후 임신하여 태어난 첫 아이가 1946년생이거든요.
- 베이비 붐 세대를 잇는 뒤 세대, 즉 출산이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한 1965년 이루 세대를 베이비 버스터(Baby Buster) 또는 미국 역사 시작부터 매 19년 단위로 계산하여 ‘제13세대’ 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 즉 제13세대는 1965년부터 1983년 말 사이에 태어난 젊은이들로서, 1991년 이들을 소재로 캐나다의 작가 더글라스 쿠플랜드가 쓴 소설에 ‘X세대’ 라는 제목을 붙인 것이 X세대라는 용어가 통용되기 시작한 계기가 되었죠.
- 그러니까 “GenX”란 13~32세(1997년 기준)의 젊은이들을 일컫지만 지금은 일반적으로 오늘의 틴에이저와 20대, 그리고 갓 30대에 진입한 세대를 총칭하는 말로 쓰이죠.
- 그렇다면 왜 하필이면 X세대라는 호칭이 붙었을까요?
- 여기에 대해서 이 호칭을 최초로 사용한 쿠플랜드는 ‘신세대가 자신들에 대한 호칭을 거부한(X) 세대이기 때문이다.’ 라고 합니다.
- 왜 호칭을 거부했을까요? 호칭이란 성격을 규정하기 때문입니다.
- 가령 ‘폭주족’, ‘오렌지족’, ‘둥지족’ 같은 말들은 그 집단의 특징을 규정하며 여기에서 벗어나면 이 호칭을 쓸 수가 없습니다.
- 그러나 X세대란 기성세대와 비교해 볼 때 저마다 개성이 다르고 행동양식이 자유 분망하기 때문에 꼭 집어서 표현할 호칭을 발견할 수도 없을뿐더러 그들 스스로 이를 거부합니다.
- 그래도 호칭은 있어야겠기에 고심 끝에 쿠플랜드가 찾아낸 말이 X(알 수 없음)였던 것입니다.
- 그러나 엄밀히 말해서 「신세대」와 「X세대」를 같은 뜻으로 쓰면 안 되죠.
- 왜냐하면 새로운 신세대가 계속 출현할 것이고, 신세대는 ‘X세대, ○세대, □세대, ○□세대…’ 라는 고유명사로 계속 진화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 또한 기성세대와 신세대간의 새로운 갈등이 계속 나타날 것입니다.
이원복. 21세기 미래여행. 김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