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양이와 누렁이의 좌충우돌 성장기

[bulldog(김 윤하,피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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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말 아산캐널의 김한직님으로부터 하양이를, 이천캐널의 배명한님으로부터는 누렁이를 분양받아 이곳 아리조나로 데리고 온지 거의 3달이 되가고 있군요, 나이때문인지 여독으로 3월 한달을 꼬박 몸살로 끙끙대느라, 또 이녀석들 뒤치닥거리 하느라, 이래저래 입양소개가 늦어진점 사과드립니다.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시고 분양해주신 두분께 늦게나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도착 이튿날, 두녀석 사진을 찍고보니, 누렁이가 머리통 하나정도는 더 큰거 같다.
도착한 날부터 두녀석은 앙숙처럼 싸워댔고, 3전 3승을 하양이가 했다. 재미를 본 하양이는 계속해서 누렁이를 괴롭히다가, 뿔이난 누렁이가 급기야는 하양이를 덥치고 공격하기 시작하더니, 넙적다리를 물고 공포의 해드뱅잉을 시작했다. 하양이는 체면도 없이 죽는다고 깨갱했고, 참패로 끝났으나, 희한하게도 하양이는 그후로도 쉴새없이 도전을 계속해댄다.누렁이보다 체구가 1/3 정도가 작은 하양이에게는, 누렁이를 질리게하는 도전정신이 있다. 끊임없이 달겨드니까 언제부턴가는 누렁이가 참어주기 시작했다.
하양이는 치고 빠지는 전술이고, 누렁이는 잔 펀치정도는 그냥 맞아주다가 한방에 패버리는 스타일이다.
먹고, 싸고, 누고, 뒷치닥거리에 정신없이 한달이 지나니 어느새 하양이는 22 파운드, 누렁이는 30 파운드로 꽤 커졌다.

사건 1 ; 꼬마둘이 집에온 첫날 순이와 다카는 그냥 덤덤했다. 다음날 아침 공원에서 하양이의 목걸이가 벗겨져서[머리통이 작아서] 제멋대로 달아나다가 다른개가 있는곳으로 갔는데, 그순간 다카녀석이 어느틈에 따라와서 느닷없이 그쪽개를 물고는 흔들어대기 시작해, 그야말로 혼비백산, 간신히 떼어놓으니, 이번에는 그쪽 개주인이 울고불고 야단이다. 병원으로 데려가니 구멍이 예닐곱개 났지만 다행히 크게 찢어지지 않아 상태가 양호한편, 그런데 치료비가 400불이 넘게 나왔다. 의사 변호사가 도독놈이라는 속설이 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다카녀석, 이놈이 제깐에는 꼬마를 보호하겠다는건대, 이 녀석아! 그냥 으르렁하면 되는걸 물긴 왜 물어서 사단을 만드냔 말이다. 그후로 하양이는 쥐대가리라는 별명이 하나 더 붙었다.
영자로 GIMO [ 쥐머리를 줄여 그냥 지모라고,, ]
하양이 별명에는 '하파' [ 메뚜기처럼 폴짝폴짝뛴다고 ], '잘금' [장금이가 아니다. 오줌을 지려서 ], '지모' [쥐머리 ] 가 있고
누렁이에겐 '디거'[ 하도 땅을 파대서 ], 'SOMO' [소대가리를 순화해서 소머리라고 ], '버팔로' [북미에 있는 들소. 머리통 크고 못생기고 털북생이라서 ] 등이 있다.

사건 2 ; 하양이는 성격이 좋아서 순이하고 사이가 괜찮은데, 누렁이는 왠지 순이하고 편치가 않다. 순이한테 으르렁거리기 일수고, 기가 차게도 맞서려한다. 그래서 묘한 긴장이 생긴다.
가만히 있는 순이를 물어서 털이 뽑히기를 몇번, 참고있던 순이가 짜증이 날만도 하다. 어느 늦은저녁 집앞에서, 또 털뽑는 못된 버르장머리에 그만 순이한테 한대맞은 모양인지, 깨갱거려보니 순이한테 짓밟혀 있어 떼어놓고 집에들어와 꼬마둘을 크레이트안에 넣고 재웟는데, 이튿날아침 누렁이를보니 눈밑에 커다랗게 표피가 벗겨져있는게 아닌가.
부랴부랴 소독하고 연고 바르고 항생제먹이고 부산을 떨었다. 이렇게 3 주정도 치료를 계속해서야 아물기 시작했다.
그러지 않아도 계백장군 누이동생처럼 생긴아이가 얼굴에 큰상처까지 났으니 , 하이고! 장차 누구에게 시집을 보낼꼬,,,
미운오리새끼가 우아한 백조로 변신했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우리 버팔로도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 있나. 하이구, 꿈도 야무져라 바랄걸 바래야지,,,
이렇게 혼이나면 태도가 바뀌어야 할텐데, 이놈은 계속 머리 빳빳이 세우고 태도가 불손하기가 짝이없다. 결국은 순이가 이녀석을 피하는 이상한 상황이 되었다.
누렁이가 크면 장차 집안싸움이 불보듯 훤한데도, 이런 버르장머리 꼬마가 기백이 있다며 좋아하는 주인영감탱이가 문제다. 그저 형님 아우하며 의좋게 잘 지내기를 바랄뿐.

이런 누렁이가 ' 다카 ' [수놈 18개월 ] 에게는 그렇게 고분고분할수가 없다. 다카 이놈 어디서 배워왔는지 두 소녀를 교대로 다루는것이, 능숙하기가 이를데가 없다. 징그러운 놈이다.
들소처럼 거칠고 사나웠던 누렁이가 다카의 애무에는, 저항은커녕 하염없고도[?] 고요하게[?] 받아들이는게 아닌가. 거참 쬐끄만게 사내는 알아가지고,,,
애무라야 질근 질근 물어주는건대, 이녀석 무언가 '강 약 약' [ ? ] 같은 비밀을 터득한 모양이다. 뭐냐고 물어볼수도 없고,,,#@%$?.

황야의 혈투 ; 이곳에 온지 두달이 되니 인석들 몸도 꽤들 커졌다.하양이는 아직도 몸집에서 누렁이보다 열세이지만 나름 많이 단단해졌다.
누렁이와 하양이의 사생결단이 어제 벌어졌다. 힘에서야 밀리지만 정신에서는 오히려 우위인 하양이가 자존심을 걸고 누렁이와 한판 붙었다. 꼴을 보느라 말리지도 않았는데
그야말로 피가튀는 혈투가되어 말리지 않을수가 없었다. 결국 이날 하양이는 이가 빠지는 부상을 입었고 누렁이는 귀에 상처를 입었다.
지금 한창 이갈이때라 서로 물고 싸우면 빠진이에서 나온 피로 언뜻 굉장한 부상을 입은듯 여기저기 핏자국이 남는다. 이날 하양이의 감투정신은 칭찬받을만했다.
전혀 밀리지 않는 하양이의 악바리 근성에, 기개가 대단하다며 감탄하는 주인 영감은 쌈박질만 잘하면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모질 ; 하양이는 분양받을때 이미 젖털이 빳빳한 털로 바뀌어 깔끔했는데, 누렁이는 생후 4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모질이 솜뭉치같다. 월령 2개월때쯤의 누렁이는 털북숭이로 아마 까딱했으면 장모가 되었을것 같은 이녀석은 주인영감처럼 얼굴이 털보다. 똑같이 풀밭에서 딍굴어도 유독 누렁이한테는 온갖 것이 달라붙는다.특히 들풀씨는 토끼똥만한데 이것이 잘 떼어지지도 않고 또 손을 찌른다. 아침 산책시에는 풀잎 이슬로 젖은채 땅에 딍굴며 노니까 하양이와 누렁이는 완전 상거지 흙강아지가 된다. 돌아올때는 항상 털이 마를때까지 기다려 브러쉬를 해줘야 다시 제모습이된다. 하양이는 코가 언듯 까매보이지만 루돌프 코가 아닐뿐 살짝 살색이 돈다.

다이어트 ; 과식이 않되게끔 [ 변 모양으로 판단하고 있음 ] 하루두번을 계량컵으로 주는데 이녀석들 식탐은 완전 굶어죽은 아귀수준이다. 하루는 이유없이 두녀석이 설사를 하기시작해서 하루 한번으로 줄이고 양도 반으로 줄여서 주니까 그이튿날 저녁부터 설사가 멎었는데, 새로 사온 사료포대에 여기저기 구멍이 나, 사료가 흘러나오고 있는것을 나중에 알게 됬다. 이녀석들이 신나게 먹었던 모양이다. 엄격한 다이어트로 버팔로[누렁이]가 요즘 제 모양을 찾아가고 있다. 가장 최근의 체중계량은 하양이 32 파운드, 누렁이 37.8 파운드 였다. 체중차이가 줄고 있다.

먹는걸 보면 누렁이는 어느정도 씹어먹는데, 하양이는 그냥 진공청소기다. 허겁지겁 빨아드리듯하는걸 보면 쬐끔 미안해진다. 그래도 다이어트는 다이어트다.ㅠ

성격 ; 누렁이는 성질이 개고기다. 뭔가 집중해 있거나, 한눈을 팔고 딴전을 부릴때, 길바닥에 뭔가 떨어진걸 먹으려할때등, 가자고 목줄을 당기면 느닷없이 옆에있는 하양이에게 성질을 부리곤한다. 이녀석 마뜩치 않으면 않은거지 왠 개지랄을 부리는지 모르겠다.
엉뚱한 개한테 무작정 물어대고 화풀이를 하니, 당한 하양이가 또 참을수가 없게된다. 이때 하양이의 반응은 초강경으로 되어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

똥싼놈이 성질낸다더니 이거야말로 그 짝 아닌가. 두놈이 한치 양보가 없으니 결국은 영감탱이가 말려야 싸움이 멎는다. 거참! 성질 한번 개차반이다.

생긴거와 달리 누렁이는 예민해서 작은소리에도 반응한다. 거기에 비해 하양이는 대범하다. 왼만해서는 짖지도 않는다. 트럭에 태우고 갈때 하양이는 일어나서 목을 내밀어 바깥거리나 풍경을 감상하는데 누렁이는 안전빵으로 바닥에 엎드린다. 하양이는 대변을 재빨리 보고 누렁이는 시간 되게 걸린다.

쓰다듬어주면 하양이는 잠시있다가 일어나 간다. 마냥 노리개노릇은 싫다는거다. 그런데 누렁이는 폭 안긴다.

내 수양딸 아만다가 하양이를 무척 귀여워한다. 맘에드는 모양이다. 한국에서 들여왔다고 했더니 미국아키다협회에 등록 하잔다. 문제는 협회혈통서가 미국에서 인정되지 않고 있어서

등록을 못하고 있다. 알아보니 미국에서는 연맹혈통서라야 한다는거다. 졸지에 우리 하양이와 누렁이는 AKC 에서 받아주지않는 천애고아신세가 되버린 셈이다.

아만다는 지금 항공기 기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하늘처럼 높고 넓은꿈을 꾸라고 어렸을때 말해주어서 그런가 , 크더니 항공대학에 들어가 자기길을 걸어간다.

아만다는 내 친구 야바파이 인디안의 딸이다. 하양이의 AKC 혈통서를 만들어서 아만다에게 하양이를 보내면 얼마나 좋아할까. 요즘 내 관심사이다.

하양이와 누렁이가 작년 12월 중순에 태어났으니 어느덧 월령 5개월이 되었다. 이제는 제대로 이름을 불러줘야겠다. 하양이는 雪伊 [설이]가 본명인데, 미국에서는 발음상 'SORI'라고 한다.

누렁이는 娥里 [아리] 'ARI' 이다. 어여쁘다는 뜻이 있는데,  뒷태[?]가 그렇게 이쁠수가 없다는 영감탱이의 주장이다. 

고슴도치도 제새끼라고 영감은 마냥 소리와 아리가 이뻐죽겠단다.

이만 설이와 아리의 성장기를 마칩니다.

# 동창친구 가게에서 컴을 빌려 아리,소리의 얘기를 쓰는데 하루종일이 걸렸다. 바쁜가게에서 미안해서 더는 못하겠고, 빨리 내컴을 장만해야겠슴니다.

쓰던 컴이 고장난이래로 부득이하게 그동안 카페방문을 못했습니다. 회원님들의 소식이 궁금하기 짝이 없군요. 다시 곧 뵙겠습니다.

김윤하

[쿠마(이성복울산)]

한국에서는 쥐대가리를 MB라 부릅니다...그리고 빠진이는 아무래도 어금니 같은데요...어금니가 맞다면 ...
더이상 이는 나지 않을겁니다...어금니쪽은 대부분 영구치라 빠지지도 않지만 나지도 않습니다...
아키다견들도 투견의 혈통을 그대로 이어받았기때문에 견투가 시작되면 거의 끝장날때까지 갑니다...
두마리중 한마리는 죽을수도 있습니다...보통 암수와의 싸움은 거의 없지만 숫놈끼리 또는 암놈끼리는
서로를 죽일수도 있으니 관리하실때 잘 지켜 보셔야 할겁니다..

[紅雲(여포.대전)]

어디가셨나 했습니다...오래간만에 좋은소식이 가득하네요..강쥐들 사진 많이 많이 부탁드립니다..

[비랑(이종민 창원)]

키우느라 고생하십니다.^^ 재미난 글 잘읽고갑니다.^^

[엔도카린(김태균,미국)]

ㅎㅎ 만나뵈서 반가웠습니다 ㅎㅎ

[똘복이(석순근 밀양)]

에구 멀리 이국땅에서 조은글 잘~~~알 보고 갑니다, 향상 조은일만 있으시길 ~~~~~~~

[제갈량(이희준.사천)]

오랜만에 뵙네요...그간 잘 지내셨습니까? 아사모 강쥐들이 미국에 있는 것만으로도 흐뭇합니다..^^

[황충(김한직, 온양온천)]

몹시 궁금했는데 설이가 잘자라고 있군요. 어렵게 멀리 보내고나서 항상 설이가 잘 자라고 있는지 언제쯤 사진이 올라올까 했는데 이제야 올라 왔군요, 사진 올려 주셔서 감사하고 저도 미국하고 캐나다를 두번 가보았지만 그 너나먼곳에서 강쥐를 직접 데릴러 오신다고 할때 정말 깜짝 놀랬습니다. 강쥐 때문에 그 머나먼 곳을 오신다고는 상상도 못했거든요
정말 어렵게 보내고나서 사장님께 죄송하기도하고 했는데 잘 자라주니 고마울 따름이네요.아리도 잘 자라고 있네요.
커가는 모습 가끔 올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인(류만지 동탄]

이쁘고 귀엽네요 강쥐들이 ~~ㅎ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세상에 어금니가 쉽게 빠져버렸네요 ㅠ
얼마나 강하게 물었으면 ㅋㅋ

[NoName(도성환,김포)]

아 ㅋㅋ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ㅋ 저는 갠적으로 하얀아키다를 키워보고 싶어서 ㅋ 하양이한테 더 눈이 가네요 ㅎ 누렁이도
참 잘생겼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