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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향한 당찬 프로포즈 세상이 껌인 소녀, 세상이 벽인 청년과 친구가 되다!
엄마는 애인 챙기느라, 친구들은 학원 다니느라 외톨이인 민서는 누구보다 자립심이 강한 당돌한 여고생이다. 여름방학을 맞아 원어민 영어학원 등록을 위해 갖가지 알바를 해보지만 수입은 신통치 않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버스에서 방글라데시 출신 이주노동자 카림의 지갑을 수중에 넣고, 발뺌하다가 엉뚱하게 그와 엮인다. 민서는 다짜고짜 경찰서에 가자는 카림에게 소원 하나 들어줄 테니 퉁 치자는 당돌한 제안을 하고, 카림은 1년치 임금을 떼먹은 전 직장 사장 집을 함께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민서는 얼떨결에 시한부 ‘임금추심원’이 되긴 했지만, 낯선 카림이 옆에서 걷는 것조차 신경이 쓰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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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사랑스러운 영화. 멀티플렉스 상영관에서도 <워낭소리>처럼 입소문을 타고 상영되었으면 하는 영화. 반임영박 정서때문에 이 영화가 그렇게 상영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이주노동자와 조금은 튀는 고등학생 민서의 우정을 그리고 있지만, MB정권과 정책들을 노골적으로 까는 내용들이 영화 전반에 골고루 분포되어있다. 일단 노골적인 연출을 몇개 살펴보자. 편의점에서 시급 3500원을 받는 아르바이트생과 술취한 실직자 아저씨가 다투는 대사들도 노골적이다. 버스 상호가 MB인 버스가 등장하고, 영어원어민 강사는 학생들에게 쥐와관련된 동화를 들려주고 나서 학생들에게 묻는다. 왜 한국에선 이명박 대통령을 "쥐"라고 부르는지. 주인공 민서가 라면을 먹는데 TV에선 영어 발음조차 버벅거리는 정치인들의 모습이 비춰진다.
영화는 보는이들에게 많은 불편함을 안겨줄지 모른다. 왜냐면 기존의 모든 권위와 편견들을 부서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서가 성매매 사업에 뛰어드는것을 트집잡을지도 모르겠고, 부모와 선생님 혹은 어른에게 버릇없는 민서의 행동을 문제삼을지도 모른다. 일단 네이버 알바들의 이 영화에 대한 인식수준을 한번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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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이 영화는 청소년관람불가다. 오히려 이 영화는 청소년들이 보면서 담론화 시켜야할 이야기도 많이 담겨있다. 어른이라는 이유로 그들의 생각을 제한하는것은 옳지 않다. 아마 영화의 모든 부분을 설명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이중성과 권위가 도전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때문에 이 영화에 대해서 쓰레기 영화이니, 정말 더러운 영화라는 말을 내뱉나 보다.
민서는 엄마와 단둘이 살지만, 엄마가 사귀는 애인은 맘에 들지 않는다. 요근래 영화속에서 자주 보는 권혁범이라는 배우가 엄마애인을 연기하는데 너무 귀엽다.(영화 차우에서 점잖은 경찰로 나우는 그 분이다.) 민서는 대놓고 그 아저씨가 싫다고 함부로 말한다. 그렇다고 영화가 엄마의 새로운 사랑을 부정적으로 묘사하지는 않는다. 민서에게 폭력을 함부로 행사하지 않는 건강한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 타인을 이해할줄 모르던 민서는 방글라데시아에서 온 카림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며 엄마와 아저씨의 모습을 조금씩 수용하게 된다. 엄마는 노래방을 운영하는데, 민서의 영어학원비를 대기에는 빠듯하다. 친구들은 모두 방학이 되자 모두 영어원어민수업을 듣자고 하는데 민서는 엄마에게 말을 할수 없다. 그래서,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그들의 노동환경은 그리 좋지 않다. 성추행과 폭행에 노출되어있고, 임금체불이나 노동시간 초과에 시달린다. 사장들은 그들을 어리숙한 미인격체로 대한다. 그녀가 돈을 쉽게 벌기위해서 성매매 산업에 뛰어드는것이라고 단정할수 없다. 사회에서는 사교육경쟁을 조장하고 공부하는 청소년만 요구하는 이사회에서 청소년들이 공부외에 갈 공간이 없다. 쉽게 접할수 있는것이 유흥가이며 돈이 필요할때 성매매 산업이나 원조교제의 유혹에 빠지지 않을까? 어린영계를 밝히는 그 많은 남성수요층들에 대해서는 할 말 없는가? 그녀는 원어민 수업을 듣기 위해 그 산업에 뛰어들고 그녀는 남성 고객의 자위를 손으로 도와주고 돈을 번다. 거기서 참으로 통쾌했던 장면중에 하나가 고객이 불러서 방에 들어갔더니 자신의 담임을 만나는 장면이다. 한국 남성어른들의 이중성이 까발려지는 순간. 그래서, 담임도 그녀에게 할말이 없다. 둘이서 술을 먹고 민서에게도 술을 권한다. 민서는 담임과의 첫면담이라고 이야기하는게 참 슬펐다. "in 서울"에 들어가지 못하는 학생은 담임의 관심밖인 경쟁사회인 것이다.
드디어 그녀는 원어민 수업을 듣는다. 우리나라에서는 백인사대주의가 있어서, 어학원에 백인이외의 인종을 본적이 없다. 흑인과 유색인종의 영어는 하등취급받는다. 그래서, 교육과정을 수료한적도 없으면서 영어만 할줄하는 백인들이 그 나라에서 직업을 구하지 못하면서 한국에 와서 편한 생활을 즐긴다. 민서는 반두비에게 친구로 소개시켜주고 싶어서 백인선생과의 자리를 마련하지만, 이스람문화와 크리스천의 종교적 갈등이외에도 그들은 서로 다른 처지에서 한국에 머무르고 있다. 유색인 이주 노동자들에겐 하루하루가 힘겹고, 내일이 두려운 나머지 얼굴에 미소를 머금기가 힘들지만, 백인들은 많은 한국인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어 한국생활을 편하게 즐긴다. 그들이 한국여성을 쉽게 생각하는데에는 한국의 백인사대주의가 한몫을 한다. 그러나 민서는 그자리에서 서로 어울리지 못하는 반두비를 보고 편협하다면서 화를 내고 서로 헤어진다.
청소년이라는 인격이 모두 착하거나 모두 나쁘지는 않다. 민서가 카림을 만나게 된 계기는 카림의 지갑을 훔친것때문이다. 민서는 자신의 언어로 소통할 수 있는 대상이 없어서 튀는 행동을 할뿐이다. 어른들은 청소년의 눈높이로 대화하려 노력하지 않고, 그들의 권위와 나이로 내려 누르면서 일방적으로 대화할뿐이다. 그들의 일탈이 과연 그들의 반항적이고 참을성 없는 태도 때문일까? 카림은 지갑훔친것을 용서해주는 대신, 1년간 일한 자신의 월급을 떼먹은 사장의 집을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그들은 그렇게 친구가 된다. 카림은 그돈을 받지 못하면 고국의 아내(혹은 애인)와 헤어질 위기에 처해있다. 인권단체에서도 그 사장이 부도난 것 처럼 처리했기 때문에 도와줄수가 없다. 한국의 이슬람들을 보면 이해심깊고 배려가 많아보인다. 그 배려심은 민서의 마음을 조금씩 열게 만든다. 민서의 아르바이트 경험상 카림에게도 손으로 자위를 도와주면 좋아할거 같아서 그녀는 그렇게 한다. 그러나 카림은 종교적 이유때문에 거부한다. 그 장면이 거슬리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보기엔 민서는 단지 순수한 마음으로 그를 즐겁게 해주고 싶었던것 뿐이다. 그들은 엄마의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부른다. 엄마와 애인은 카림을 불안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카림은 고용허가제로 합법체류기간인 3년이 끝나간다. 고국에 돌아가기전에 그는 아내(혹은 애인)의 이별통보를 받는다. 사장을 직접 찾아가지만 돈을 받지 못하고 엉뚱한 협심증 핑계나 댄다. 그는 가방을 챙기지만, 결국 고국으로 돌아가야할 이유도 없어졌고 그곳의 노동형편도 좋지 않기에 불안한 불법체류자의 삶을 선택한다. 카림은 백인원어민선생과의 다툼때문에 한동안 연락이 끊어졌던 민서에게 문자를 보낸다. 민서는 엄마의 차를 몰래 훔쳐타고 카림과 함께 바다로 간다. 카림이 바다로 달려가서 내뱉는 소리는 한국인임을 부끄럽게 했다. 알라조차 원망하는 그의 분노가 3년동안의 한국에서의 삶을 상상하게 한다. 카림과 민서는 차안에서 키스를 한다. 민서는 카림에게 결혼하자고 한다. 결혼을 하면 그의 불법체류자 신분이 없어지니까. 영화속에서 그들이 사랑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유일한 사람에 대한 지극한 애정때문에 결혼을 해서라도 민서는 카림을 도와주고 싶다. 카림이 잠든 사이에 민서는 카림이 일하는 공장에 데려다 준다. 그러나 거기엔 딸에 대한 걱정때문에 신고한 경찰들이 그를 붙잡아 간다. 한때 있었던 MB정권의 무자비한 벌법체류자사냥이 연상되어 보였다.
민서는 결국 학교를 자퇴한다. 선생님도 자퇴에 대해서 잡지 못함을 미안해 한다. 학교시스템에 대한 정면적인 비판이다. 학교는 학교와 사회가 원하는 인간상에 스스로를 끼워맞추지 못하는 학생은 품을 능력이 안되는 공간이다. 그들이 그어놓은 선 바깥에 놓은 학생들에게 탈선학생, 문제아, 부적응자라는 이름을 함부로 부친다. 민서는 학교에서 배울께 정말 없다고 한다. 오히려 인생에서 더 많이 배웠다고 말한다. 남을 짓밟고 점수더 따는 법말고는 배울게 전혀 없는 학교. 이체제를 더 돈독히 하고 사교육열풍을 조장하고 전국학생의 서열화를 주장하는 MB정권. 학교에서 걸어나가는 민서의 뒷모습을 보면서 그녀를 품어주지 못하는 이 사회에 화가 났고 그녀가 안타까웠다. 그러나 한편으로 탈학교 학생으로써 건강하게 자기 삶을 살아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느껴졌다. 그녀는 이쁜 정장차림으로 이슬람 사원이 있는 방글라데시음식점에 찾아가 민서의 집에서 카림이 요리해 주었던 요리들을 시켜먹으면서 그를 기억했다. 카림처럼 손으로 음식들을 주물럭 거리며............
영화가 좋으면 나는 감독이 궁금해진다. 신동일 감독. 전작들이 눈에 익다. <방문자>는 <7급공무원>에 나왔던 강지환이 그리 알려지지 않았을때 찍은 영화이다. 여호와의 증인을 소재로 집총거부의 자유에 대해서 묻는 영화였다. 그리고 몇달전에 봤던 <나의 친구, 그의 아내>. 내가 좋아하던 박희순이 나온 영화인데, 한국사회에서 남성간에 흐르는 동성애적(내가 말하는 동성애는 섹슈얼리즘을 말하는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의미에서 동성애를 말한다. 바깥에 나와서 남자들끼리 어울려다니며 자신의 아내보다 우정을 더 중시하는 그런 문화) 우정에 대해서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두 남자와 한 여자를 파멸로 몰고 갔던 영화였다. 내가 본 세편의 영화가 모두 사회적인 감독의 시선이 있으며 기존의 것에 대한 의문과 비판을 제기하는 작품이다. 신동일 감독의 작품이 내취향과 잘 맞아 떨어져서 다음 영화도 기대가 된다. <반두비>는 수많은 담론을 내포하고 있다. 사회는 학생들을 무성적 존재로 인식하지만, 그들은 매체에 의해서 뛰어난 성적외모가 성공을 보장한다는 담론을 학습한 세대이다. 그런 그들에게 어른들의 단순한 성담론으로 이야기하는것은 충분치 않다. 그리고, 어른에 대한 도전이 여기저기 많이 보인다. 나는 민서가 카림의 돈을 떼먹은 사장집을 찾아가서 사장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 너무나 통쾌했다. 우리는 나이 몇살가지고 서열을 매기고 형님 동생하는 조직문화에 너무 익숙해 있다. "나이"라는 권위를 버리지 않는 이상 어른과 청소년간에 평등한 대화를 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가 너무 통쾌하고 사랑스럽다. 별여섯개라도 주고 싶다. ★★★★★!!
첫댓글 소통의 부재에 대해 직언하는 장면도 재미있었고, 편의점에서 한밤중의 난투극 정말 웃겼습니다. 시급3,500원짜리한테 이러지 말고 명박이한테 가서 따져요 ~~~PC방 장면에서 옆자리 사람이 인터넷에 올라온 이명박 사진 보고 있는 장면도 ..ㅋㅋㅋ 예전에 저도 그랬던 경험이 있어서 그랬는지 정말 많이 웃겼다는.ㅋㅋㅋㅋ 하나하나 떠올려보니까 처음부터 재미있게 연출되지 않은 장면이 없는 것 같네요.
제가 쓸려다가 기억안난 편의점 난투극 대사를 기억해주시네요.ㅎㅎ 기억력이 나빠서. 피시방 명박사진도...ㅋㅋ
근데 영등위는 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매겼는지 궁급합니다. 워낙에 속을 알 수 없는지라..소위 말하는 "어른들이 고민해야 할 사회문제(어른과 아이의 경계를 세우고 어른들의 문제라고 하는것 자체가 더 문제인 것 같지만)"를 제끼더라도 청소년들도 보고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눌수 있기에 아주 충분한 소재였다는 생각이 드는데요.이렇게 대화를 시도하는것도 좋을텐데.. 소통의 부재에 대해 함께 고민 해 보라고 던진 것들을 이런 식으로 막아버린 것 같아서 답답하고 아쉽고 그러네요.
그들이 무슨 근거로 관람등급을 매길 자격이 있는지 저는 묻고 싶어요. 그들의 경직된 도덕관 세계관이 답답할뿐. 졍이님말처럼 청소년들과 같이 보면 그들이 더 반겨할 내용일지도 모르는데, 어른들은 영화속의 다양한 문제상황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능력이 없어서 당황스러워서 아예 차단하는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글 쓰다 문득 든 생각인데요, 이 영화를 볼때만큼은 개인의 나보다 사회 구성원으로써의 나 라는것을 자각 하고 보는것이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인에게 이 영화를 보러 가자고 권하면서 나누었던 이야기가 떠오르다가 든 생각인데, 외국인의 시각에서 보는 한국사회의 모습이 너무 노골적이고 부정하는것 아니냐는 식의.. 약간의 불쾌감 같은것이랄까요. 하지만 개개인의 문제로 짚고 넘어가기엔 그 크기가 어마어마하기도 할 뿐 더러, 사회적인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부분들임에는 틀림 없는거고, 자각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네요.
그걸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많을꺼에요. 기존의 한국문화의 권위들과 위선들을 대놓고 까발리니까요. 영화는 외국인의 시각이 아니라 한국인 감독 신동일의 시선인 것이죠. 외국인 노동자가 이렇게 많은데도 아직까지 그들이 제대로 주연을 맡았던 영화가 없었던게 우수운 것이죠. 처음으로 그들이 주연이 되었는데 그들의 시각이라고 말하는건 좀 우수운 것 같습니다. 언제 그들의 시선에 대해서 깊이있게 고민해본적이 있나요? 우리가.....
예리하고 섬세하게 콕 찍어주셨네요. 더 많은 사람들이 "나는 불쾌하다" 이전에 "무엇이 문제일까" 부터 고민하고 많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렇게 많은걸(?)생각하면서 본 작품이 아닌데 본 후에 많은 것들이 쏟아져 나오게 되어서 참으로 보길 참 잘했다. 싶은 영화였습니다.
불편하다는건 자신에게 뭔가 걸린다는 말이거든요. 그 걸리는것이 무엇인지 자신안을 들여다보면, 자기가 보기 싫은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게 두렵고 겁나거든요. 자신이 착한 사람인줄 알았는데, 정말 잔인한 본성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면 자신이 너무 싫어지잖아요. 그래서, 사람들은 불편한걸 성찰의 기회로 삼지 못하고 피하게 되는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그 불편함을 들여다 보는 과정이 쉬운건 절대 아니죠. 영화 전체가 화두덩어리인 사랑스러운 영화입니다.
간만에 같은 작품 보고 이야기 하니까 재미있네요. 왠일로 제가 먼저 보게 되다니.. 알 수 없는 묘한 성취감 -_- V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 저보다 빨리 봤다고 성취감이?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