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 장 위기중첩
- 의지가 있는 자는 강해집니다.-4
진충은 잠시 오구를 바라보다가 편한 얼굴로 대답한다.
“검에서 신(神)은 혼(魂)과 백(魄)을 말합니다.”
오구는 긴장해 있다가 진충이 답변을 하자, 크게 기뻐하였다. 그
러나 막상 듣고 나자 더욱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진충을 보았
다.
진충은 담담하게 신의 검리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사람에게 정기신이 있어 곧 내가무공의 기초가 된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이 정기신이 극의에 이르러 서로 통하
면 혼과 백이 혼연일체가 되어 검에 실리게 됩니다. 이를 일컬어 검
의 정(精)이 기(氣)를 통하여 신(神)을 이룬다. 라고 합니다. 이때가
되면 검은 혼과 백을 가진 생물처럼 살아 움직이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곳 내가 검이고 검이 나인 단계인 것입니다. 다른 말로는 혼검
일체(魂劍一體)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듣고 있던 오구가 물었다.
“그러니까? 간단하게 말하면 검에 진짜로 혼이 있다는 것이 아니
라 마치 혼이 있는 것처럼 움직인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까?”
진충이 고개를 흔들었다.
“검이 살아 있는 단계입니다. 당연히 검 스스로 혼을 지닌 것처
럼 되니, 그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확실하게 알려면
그 단계가 되어야만 합니다. 단순하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부분입
니다.”
오구는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했다.
더욱 알쏭달쏭해진다.
진충은 웃으면서 자신의 검을 뽑아 들었다. 그리고 눈을 감은 채
한 동안 그자세로 서 있다가 천천히 검을 들어 올렸다. 그는 여전히
눈을 감은 채였다. 이때 근처의 상수리나무에서 낙엽 한 장이 팔랑
거리고 떨어진다.
진충의 검이 천천히 떨어지는 낙엽을 향해 찔러 갔다.
오구는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본다. 그런데 진충의 검이 낙엽과 거
의 닿을 듯 했을 때였다. 낙엽이 검의 기파를 느꼈는지 팔랑거리며
검 끝을 피해 춤을 추었다. 마치 얼음판을 미끄러지듯이 검 끝을 피
한 것이다. 한지만 검 끝은 마치 낙엽이 움직인 방향을 미리 알고
있는 것처럼 머뭇거리지 않고 낙엽을 쫓아갔다.
오구의 눈이 점점 커졌다.
‘눈을 감고 낙엽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 것인가?’
처음 오구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낙엽이 검 끝을 스스로 피
한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말하기엔 무
엇인가 달랐다.
진충은 그저 가만히 있고, 검이 알아서 움직이는 것 같았다.
오구는 더욱 자세히 진충의 검을 본다.
진충의 검이 기묘하게 원을 그렸고, 낙엽은 더 이상 떨어지지 못
하고 공중에서 춤을 추며 미끄러지기만 하고 있었다.
낙엽은 검에서 일정 이상 다가가지도 못하고, 더 이상 떨어지지
도 못한 채 계속 허공을 맴돌았다. 그 모습은 마치 나비가 꽃 주위
를 맴도는 것 같았고, 어떻게 보면 검이 살아서 낙엽을 희롱하는 것
같았다.
혼이 있고 백이 있는 생명체가 낙엽을 움직이지 못하게 가로막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오구는 놀라서 다시 한 번 진충을 보았다.
진충은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다. 또한 그의 얼굴도 지금 낙엽이
있는 곳을 향해 돌려져 있지 않았다.
검이 저 혼자 낙엽과 놀고 있는 것 같았지만, 오구는 자신이 낙
엽의 신세라고 생각해 보자 가슴이 서늘해졌다. 아무리 파히려고 해
도 검 끝은 언제나 자신의 심장을 노리고 있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진충이 마음만 먹는다면 그의 검은 필요할 때 자신의 심장을 먹어
치우리라.
‘검이 살아 있다. 저 혼자 살아서 움직인다.’
오구는 몸을 떨며 그 기 현상을 지켜보았다.
약 반 각의 시간이 지났지만, 낙엽은 여전히 떨어지지 못하고 허
공에 남아서 이리저리 춤을 추고 있었으며, 진충의 검은 낙엽과 새
끼손가락 한 마디 정도의 거리를 두고 움직였다.
더 이상 멀리도 가까워지지도 않는다.
검이 낙엽을 쫓는 것인지, 낙엽이 검을 끌고 다니는 것인지 분간
하기 어려운 현상이었다. 그러나 그 검 끝을 보고 있는 오구의 표정
은 점점 굳어지고 있었으며, 어느덧 무아지경에 빠져 있었다.
한 동안 검을 움직이던 진충이 검을 내리고 눈을 떴다.
낙엽은 그제 서야 어떤 구속에서 벗어난 듯 땅으로 추락한다. 그
러나 오구의 시선은 여전이 그 곳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약
반간의 시간이 지났을 때, 오구는 검을 뽑아 들고 천천히 휘두르기
시작한다.
진충은 그 모습을 보고 조용히 돌아섰다.
지금 오구에게 얼마나 중요한 순간인지 잘 알기에 혹여나 다른
사람으로 인해 방해 받을까봐 지켜주려는 뜻이었다.
다시 이각의 시간이 지나자, 오구의 검이 그리는 곡선의 틀이 점
점 작아졌으며 어떤 틀과 형식에서 자유로워진다.
오구의 광견살검이 진일보하는 순간이었다.
진충이 기꺼운 표정으로 오구를 바라볼 때였다. 갑자기 귀빈각의
정문이 열리면서 운자개와 청룡당의 고수들이 몰려왔다.
그들은 조용히 움직이고 있었다.
진충이 의아한 시선으로 바라 볼 때, 그들의 기척을 느낀 관패와
풍백이 무기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관패가 나직하게 운자개를 보면서 물었다.
“무슨 일이요.”
운자개는 종이 한 장을 관패에게 주며 말했다.
“용화전에서 날아온 비상 전서구에서 화천왕이 보낸 서신입니
다.”
종이를 받아 든 관패의 표정이 굳어졌다.
- 위험, 현 용진은 공부가 내세운 가짜임. 그것을 대사형에게 들
켰고, 들킨 것을 안 공부가 일제히 습격할 것임. 공부의 인물 중 벽
황이란 소년이 오면 반드시 구해낼 것. 지금쯤 공부의 인물들이 청
룡당을 습격하러 가고 있을 것임. 취아 일행은 천룡전으로 피신 중.
모든 이유는 추후 설명.
유수아.
혈서였다.
다급함이 절절한 혈서를 읽으며 관패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
다. 풍백과 진충 역시 그 혈서를 읽고 긴장한 모습들이었다.
풍백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대체 공부가 왜?”
진충이 청룡당 당주인 운자개를 보면서 말했다.
“이유는 나중에 듣기로 하고 빨리 움직여야 합니다. 반드시 이유
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알겠습니다. 진대협.”
사자검 운자개가 대답을 하고 서둘러 청룡당 수하들에게 이런 전
런 명령을 내릴 때, 관패가 이를 갈면서 말했다.
“이 개자식들. 취아의 옷깃 하나라도 건드려만 봐라. 공부에 살고
있는 잡종들은 빈대 한 마리도 살려 놓지 않겠다.”
흉폭하게 폭발하는 천살성의 기운에 풍백이나 운자개는 소름이
오싹 돋는 것을 느끼며 관패를 보았다.
관패의 방울만한 눈이 붉게 충혈 되어 있었으며, 도끼를 잡은 손
이 부들거리고 있었다. 손등으로 지렁이처럼 돋아 난 힘줄을 보면
지금 관패가 얼마나 화가 나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몰아지경에서 깨어난 오구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관패를
바라본다.
천룡수호대의 호공이자 제일대 영환호위무사인 공무량은 홀로 귀
빈각의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그의 허리에는 장검 한 자루
가 걸려 있었다.
그의 차가운 시선이 귀빈각을 훑어본다.
자정이 넘어가는 늦은 시간이라 그런가? 세상은 더 없이 고요했
고, 세상은 어둠속에 묻혀 잠이 들은 듯 했다.
귄빈각의 여기저기를 훑어보던 공무령의 눈이 어느 곳에서 멈추
었다. 귀빈각의 모든 방은 잠이 들어 있었지만, 단 한 곳, 손님들이
쉬는 동안 수련을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실내 연무장 한 곳에서
은은한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공무량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귀빈각 건물 오른쪽에 있는 실내 연무장으로
들어섰다. 실내 연무장은 약 팔십여 평에 달할 만큼 넓었다.
그 넓은 실내에 십여 개의 촛불과 네 개의 횃불이 빛나고 있었는
데, 그 불빛 속에서 풍백과 진충이 대련을 하고 있었다.
현 무림을 떨어 울리는 사천왕 중 두 명의 결투라면 누구라도 관
심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공무령 역시 호기심 어린 눈으로 두 사람
들 바라보았다.
과연 두 사람의 대련은 명성 그대로였다.
진충의 검은 현기가 어려 있으면서도 도량이 넓고 날카로웠다.
공무량은 진충의 검법이 도가 계열의 검법임을 알아보았다. 그리고
진충에 맞서는 풍백의 도는 마치 폭풍처럼 세차고 바늘처럼 예리했
으며, 섬전처럼 빨랐다.
소천대검식과 추혼금강쾌도는 모두 무림에서 유명한 무공들이었
기에, 공무령도 진충의 검법과 풍백의 도법이 지닌 특징을 쉽게 알
아볼 수 있었다.
거의 실전에 가까운 맹투.
공무량은 두 사람이 자신의 모든 기량을 전부 동원해서 격렬하게
겨루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만 두 사람의 그 격렬함에 비
하여 실내엔 바람소리조차 들리지 않았으며, 도풍과 검풍에 의해 흔
들리는 촛불조차 없었다.
그 만큼 두 사람의 모든 기와 예가 결투에 집중되어 흘러나가는
힘의 소모가 전혀 없다는 증거였으며, 조금만 잘못해도 생명에 큰
위험이 될 정도로 격렬한 결투라는 증거였다.
공무령은 손에 땀이 배는 것을 느꼈다.
그는 비록 공부출신이지만, 지금은 문사나 학사가 아니라 무사였
다. 가슴에 끓어오르는 투지가 그로 하여금 두 사람의 결투 속으로
빠져 들게 하였다.
공무령의 발걸음이 자신도 모르게 그들에게 다가섰다.
마치 무아지경에 빠진 듯 검과 도를 휘두르던 두 사람의 신형이
엇갈렸다가 떨어지면서 서로 좌측으로 이동할 때였다.
결투에 집중하고 있던 풍백의 시선이 공무령의 시선과 마주쳤다.
풍백이 놀라서 멈칫 할 때였다.
진충의 검이 푸른색의 검기를 뿜어내며 풍백의 몸을 훑고 지나갔
다. 풍백이 기겁을 하면서 금강허리보를 펼치며 무적금강섬(無敵金
剛閃)의 절초를 펼쳐 방어하였지만, 초절정 고수들의 겨룸에서 잠깐
의 방심은 생명과 직결되기 마련이었다.
두 사람의 공수가 엉켰다가 거짓말처럼 멈추었다. 그리고 결과는
공무령의 예상대로였다.
검에 제법 큰 상처를 입은 것 같은 풍백이, 몸을 와들거리면서
진충의 바로 앞에 서 있었고, 진충은 난감한 표정으로 풍백을 보면
서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설마 풍백이 상처를 입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았다.
공무령은 풍백에게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죽여야
하는 자였지만, 그것과는 또 다른 감정이라 할 수 있었다.
진충이 얼른 풍백엑 다가서며 물었다.
“많이 다치셨습니까?”
풍백이 희미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걱정 말게 그렇게 큰 부상은 아니었네. 그 보다도.”
말을 중간에 끊은 풍백이 공무령에게 다가서며 반갑게 인사를 하
였다.
“언제 오셨습니까? 실로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주게 되었습니다.”
“아닐세. 정말 멋진 결투였어.”
진충 또한 공무령에게 다가서며 검을 쥔 손을 들어 올리고 왼손
으로 그 손을 감싸며 인사를 하였다.
“오신 줄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공무령이 웃으면서 두 사람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섰다.
이때 갑자기 풍백이 휘청하면서 바닥에 쓰러질듯 하자, 공무령의
시선이 풍백을 향하며 물었다.
“자네 많이 다친......., 커헉......”
풍백에게 말하던 공무령이 갑자기 기겁을 해며 뒤로 물러섰다.
그러나 그의 동작은 조금 늦은 듯, 진충의 검이 그의 가슴을 뚫고
들어간 다음이었다. 지금까지 사용하던 소천검식이 아니라 유령의
검법으로 공무령을 갑자기 공격한 것이다. 이미 소천검식에 적응이
되어 있던 공무령은 은밀함과 독랄함으로 가득한 유령검법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제 아무리 공무령이라고 해도 방법이 없었다.
너무 급작스러웠고, 충후하기로 이름 높은 진충이 이렇게 습격하
리란 생각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풍백의 도가 무적금강섬의 초식으로 변환하면서 공무령의 목을
노리고 날아왔다.
풍백의 공격은 절묘했다.
진충의 검이 공무령의 가슴을 찌른 후 바로 공격을 했기에 공무
령의 정신이 진충에게 집중 되어 있을 때였다. 그러나 공무령은 일
대영환호위무사였다. 그리고 그의 무공은 이미 절대라는 말을 사용
해도 될 만한 자였다. 결코 우내 육존보다 부족하지 않은 무공을 지
니고 있는 자였다.
공노야가 용부를 집어삼키고 마교와 대항 할 꿈을 꾸게 된 원인
자체가, 오공의 다섯 고수들과, 용공공을 비롯한 열 두 구의 활염시
때문이었을 만큼 이들의 무공은 강했다.
절대 절명의 상황에서 공무령은 풍백의 도에서 뿜어지는 기파를
느꼈다. 또한 진충은 비록 상대의 심장을 가르진 못했지만 가슴을
찌른 검에 내력을 주입하여 심장 쪽으로 그어 넣으려고 하였다.
다급해진 공무령은 층층원기(層層元氣)의 신공과 일원백섬(一圓伯
閃)의 신법을 펼치며, 진충의 검을 몸에서 밀어냄과 동시에, 풍백의
도를 겨우 피해내었다. 그러나 그는 다시 한 번 목덜미와 심장이 있
는 가슴에 깊은 자상을 입어야 했다.
가슴을 정통으로 관통한 진충의 검이 비록 심장을 찢어 놓진 못
했지만, 공무령의 전투력을 절반 이하로 내려놓고 말았던 것이다.
그 상황에서도 공무령은 검을 뽑아들었고, 동시에 진충을 공격하
려 하였다. 그러나 진충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미 자신의 검
이 공무령의 몸에서 밀려나왔지만, 그는 벌써 연속 공격을 감행하고
있었다.
진충의 검에서 뿜어진 검기가 우산처럼 펼쳐지며 공무령의 전신
을 파고들었다.
소천검식의 산월탄검우였다.
진충의 공격엔 방어가 없었다.
그는 공무령의 검이 자신의 심장을 갈라도 상관없다는 듯 오로지
공격하나에 전 힘을 집중하였다. 공격을 하려던 공무령은 진충의 이
무식할 정도의 용맹한 공격에 기가 질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뿐인가 풍백은 금강 허리보를 펼치며 공무령의 오른쪽으로 돌
아가며 다시 한 번 금강섬의 초식을 펼치고 있었다.
공무령은 정말 어이없고 화가 났다.
“이놈들.”
고함과 함께 그의 검이 무서운 속도로 회전하였다.
“타라랑”하는 소리가 연이어 들리면서 공무령은 다시 서너 발짝
을 뒤로 물러섰다.
그의 외쪽 팔이 탄월삼검우에 당해서 덜렁거린다.
뼈가 상할 만큼, 적지 않은 부상을 다시 당한 것이다. 그러나 그
의 반격도 상당히 효과를 본 듯, 진충은 무려 다섯 발자국이나 물러
서 있었고, 풍백 역시 휘청거리면서 뒤로 물러서고 있었다.
공무령의 입가가 일그러졌다.
“이미 알만한 사실은 전부 알고 있는 것 같군. 어차피 오늘 한
명도 살려둘 생각은 없었다.”
공무령은 심한 부상에도 불구하고 전혀 위축되지 않은 표정이었
다. 그러나 타고난 전사인 풍백이나 진충의 표정 또한 겁먹은 모습
은 어디에도 없었다.
평상시라면 둘이서 아무리 기를 써도 공무령을 이길 순 없을 것
이다. 그러나 미리 짜 놓은 함정은 힘의 저울추를 어느 정도 완만하
게 바꾸어 놓을 수 있었고, 비록 상대를 죽이진 못했지만, 어느 정
도 큰 성과를 거두었다는 사실이 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공노야가 청룡당을 습격한다면, 누가 올 것인가를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상황으로 보아 공무령이 반드시 온다고 가정한 삼천왕과 청
룡당 운자개는 지금깥은 함정을 준비한 것이다. 그리고 이 작전을
짠 것은 다름 아닌 관패였다는 사실이 조금 의외라면 의외였다.
그리고 작전은 성공했다. 또한 어떤 상황이라도 진충은 반드시
공무령을 막아야만 하는 사명감이 있었다.
진충은 흑백이 뚜렷한 눈으로 공무령을 보면서 말했다.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당신은 살아남지 못 할 것입니다.”
공무령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네 놈의 힘으로 말이냐?”
진충은 자신의 검에 냐력을 끌어 모으면서 대꾸하였다.
“나는 내 목숨을 돌보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은 나를 죽이고 살
아날 생각을 하고 있겠지만, 난 당신을 죽일 수 있다면 지금 죽어도
좋다는 결심입니다.”
공무령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만약 큰 상처만 없었다면 정말이지 단 몇합이면 죽일 수 있는 상
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진충의 맹렬함은 거꾸로 공무령을 위
축되게 만들고 있었다.
공무령은 진충이 한 말 자체가 농담이 아니란 것을 알고 느낌으
로 알 수 있었다. 대체 왜 무엇 때문에 그렇게까지 목숨을 거느냐고
묻지 않았다. 단 며칠 함께였지만, 공무령은 진충의 사공운에 대한
충심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진충의 투기는 그 자신뿐이 아니라, 풍백에게도 전염되어가고 있
었다. 풍백의 입가가 씰룩거렸다.
“나도 취아의 호위무사임을 잊지 말아라!”
풍백의 눈이 살무사의 눈처럼 가늘어지면서 살기를 뿜어내었다.
공무령의 얼굴이 무거워졌다.
공무령이 삼천왕을 처치하러 귀빈각으로 갔을 때, 천룡수호대의
무사들 백여 명과 월공은 청룡당을 습격하려고 준비를 마치고 있었
다.
공무령이 삼천왕을 죽이는 순간 청룡당을 쓸어버릴 생각이었던
것이다. 말이 청룡당이지 어지간한 문파보다 큰 지역인지라 백여 명
의 수하들만으로 습격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
러나 천룡수호대의 수하들 무공은 일반인의 상상을 넘어서고 있었
다. 그리고 그들에겐 공무령과 월공이란 절대 고수가 있었기에 실상
그다지 어려운 문제도 아니었다.
월공은 섣부르게 청룡당을 습격하지 않고 공무령의 신호가 있기
를 기다렸다.
월공은 공무령과 함께 삼천왕을 상대하고 싶었지만, 공무령은 월
공이 함께 가면 그들이 긴장할 수 있다고 반대하였다.
사실 삼천왕을 굳이 습격으로 죽일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했다.
정상적인 결투라고 해도, 공무령이라면 삼천왕과 한꺼번에 대적해도
이기리라고 믿었기에 쫓아가지 않았었다.
청룡당의 남문을 공격하려고 기다리는 무리들 중 제이조 조장 공
주린과 부조장인 공명호는 검 자루를 잡은 채 청룡당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들로서는 청룡수호대로서 첫 출정을 이렇게 기습으로 한 다는
사실이 매우 불만이었다. 그냥 당당하게 공격해 들어가서 겨룬다고
하여도 청룡당 정도는 한 번에 쓸어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을 가진 만큼 기다리는 것이 조금 지루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제기랄.”
공주린이 투덜거리며 어깨를 움직이며 굳은 근육을 풀어 줄때였
다.
“쥐새끼들. 기다리기 꽤 심심했던 모양이지.”
기겁을 한 이조의 무사들이 소리가 들려온 뒤쪽을 바라보았다.
팔척 거한의 사내가 양 손에 도끼 한 자루씩을 나누어 들고 서
있는데, 그 엄청난 살기 앞에서 모두들 몸을 부르르 떨고 말았다.
이것은 고양이를 만난 쥐가 감히 대적할 생각을 버리고 쫄아 버
리는 것 같은 분위기와 비슷했다.
첫댓글 잘~~읽었습니다
즐감하고 갑니다.
즐감합니다.``````````````````
즐족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즐독합니다
감사합니다
늘 수고하십니다
즐감
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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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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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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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고 갑니다. 그리고 감사 합니다.~~~
재미 있게 읽고 갑니다
항상 건강 하고 행복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