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암식당 (충남 온양시 온천동, 온양 제일관광호텔 앞)
개업한 지 10년이 넘었으며 온양 및 외지 관광객들에게도 잘 알려진 콩나물 비빔밥 전문점이다. <송암식당>은 주재료인 무공해 콩나물의 경우 직접 길러서 사용하며, 참기름도 직접 짜서 사용한다. 또 고추장은 순창에서 가져다 사용하고 있다. 쌀에 콩나물을 겹겹으로 두어서 지은 밥을 양념장으로 비벼 먹는 콩나물비빔밥은 서민적이면서도 영양가가 풍부하며, 콩나물 특유의 맛을 풍기고 있다. 이 식당의 특색은 사철 열무김치를 밑반찬으로 내놓고 있는 것과 양이 많다는 점이다. 근처 샐러리맨, 부인들의 계모임 등 단골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 밤새 술을 한 해장 손님들을 위해 쇠고기 따로국밥을 팔고 있는데 이 또한 별미이다. 이학식당 (충남 공주시 중동, 공주 박물관 입구)
1945년부터 현 업주의 모친이며 기능 보유자인 고봉덕 씨가 <이학식당>을 시작하면서 5일장에 오는 많은 외지 상인들을 대상으로 값싸고 맛좋은 국밥을 놋그릇에 제공하여 오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국과 밥을 따로 제공하고 있는 따로국밥은 지금은 질그릇(뚝배기)에 제공하여 위생상 단점을 보완하였으며, 또 장시간 우려낸 국물을 사용하여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백제의 고도를 찾는 많은 관광객과 특히 재일 교포들이 많이 찾아 옛맛을 즐기고 있다. 한번 찾은 손님은 공주를 방문할 때마다 그 맛을 못잊어 다시 찾고 있다고 한다. 이학식당 (충남 청양읍 읍내리, 청양문화원 뒤)
충남 청양은 충남의 알프스라고 일컬어지는 도립공원 칠갑산이 위치하고 많은 종류의 산나물과 버섯이 자생하고 있는 곳이다. 표고버섯 전골은 칠갑산 참나무를 이용하여 재배된 표고버섯으로 만든 음식이다. 표고버섯 전골의 주재료인 버섯과 산나물은 무공해 천연 식품으로 비타민 A, C가 풍부하고 고유한 향기와 맛은 담백하고 감칠맛이 나 토속적인 고향의 맛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 이학식당>은 늘 깨끗하고 위생적인 모범업소로 "맛있게 들고 건강하세요"라는 표어 아래 "깨끗하고, 맛있게, 품위있게"를 실천하고 있다. 또 톡 쏘며 시원한 맛을 느끼게 해주는 동치미가 사시사철 상에 올라 손님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따라 나오는 반찬으로는 더덕구이, 산나물, 연한김치, 동치미 등이 있다. 충남수족관 (충남 대천시 신흑동)
대천해수욕장 해변도로 초입에 위치한 양옥 3층으로 근처에서 제일 큰집이다. <충남수족관>에서는 서해안에서 다량 서식하는 꽃게를 항상 신선하게 공급받아 꽃게탕을 끓여내고 있다. 이 지역에서 봄에 나오는 꽃게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30여 년을 한 곳에서 영업을 하다보니 자연히 단골 손님을 많이 확보하게 되었으며, 특히 주방의 경우는 10여 년 동안 모두 함께 일하고 있어 맛이 변하지 않는다고 자랑한다. 삼기수족관 (충남 서산시 동문동, 서산 축협 앞)
서산시내 축협 앞 큰길가에 위치한 <삼기수족관>은 서산의 맛을 대표하는 맛깔스러운 집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집의 별미인 꽃게장은 서해안 지방의 전통음식으로 보릿고개 때 먹던 보리밥과 함께 일미로 알려져 있는데 낙지탕, 아귀탕, 꽃게탕, 우럭탕 등의 식사를 할 때 어리굴젓과 함께 밑반찬으로 내놓고 있다. 서산의 어리굴젓은 맛이 얼큰하여 한국인의 기호에 잘 맞고, 영양이 풍부하여 강장식품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이 식당의 꽃게장은 어리굴젓 젓국물을 항아리에서 2년 동안 발효시킨 다음 끓여서 게를 넣어 사나흘쯤 후에 내놓는 것이라 더욱더 맛이 좋다. 빼뽀어죽집 (충남 홍성군 금마면 장성리, 홍양지 옆)
홍성군 금마면에는 일명 빼뽀지라고 하는 홍양저수지 낚시터 옆에서 2대에 걸쳐 영업을 해온 전통 향토음식점인 <빼뽀어죽집>이 있다. 홍양지에서 잡히는 각종 민물고기를 끓여 어죽을 만들어 내는데, 어죽이 영양가가 높고 맛이 좋다하여 낚시꾼뿐만 아니라 근처 홍성도립병원 환자들이 간식으로 많이 찾는다고 한다. 항도횟집 (충남 보령군 웅천면 관당리, 무창포 해수욕장 앞)
서해 무창포해수욕장 진입로에 위치한 횟집이 <항도횟집>이다. 무창포 해수욕장 앞 바다에서 잡히는 갑오징어를 이용하여 만든 음식으로 해수욕장 이용객 및 관광객들 사이에 널리 알려져 유명해졌다고 한다. 예로부터 어부들은 어로작업 중에 힘겨움과 외로움을 잊기 위해 술을 많이 마셨는데, 안주로서 오징어를 가늘게 채를 쳐서 고추장과 양념국물에 타서 마심으로 힘든 일을 잊고 지냈다 한다. 근래에 들어 생활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별미로 오징어 회덮밥을 가까운 주민들끼리 나눠 먹게 되었는데 그 맛이 담백하여 이용객들이 자꾸 늘어 이제는 전통음식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강변가든 (충남 금산군 제원면 저곡리, 천래강변)
금산에서 영동으로 가는 금강상류 천래강변에 위치한 2층 파란 청기와집의 <강변가든>. 금산이 인삼의 명산지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고, 이곳 천래강에서 잡은 메기, 쏘가리, 빠가사리 등을 사용하여 인삼을 넣고 어죽을 쑤어낸다. 인삼어죽은 고기를 푹 고아서 인삼 한 뿌리를 넣고 버섯, 감자, 미나리, 쑥갓, 시금치, 수제비 등을 넣어 얼큰하게 끓인다. 국물이 넉넉하여 얼큰하고 시원한 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평양냉면집 (충남 천안시 사직동, 천안 국민은행지점 뒤)
평양냉면의 진미는 한마디로 찡한 육수 맛에 있다. 질 좋은 메밀과 감자전분을 적당한 비율로 섞고 동치미국물이 들어가 그 맛이 시원하기 그지없는 평양냉면은 냉면이란 이름이 바로 이 음식에서 연유하지 않았나 할 정도다. 평안도 지방에서 현 업주의 조모가 평양냉면 기술을 습득하여 월남, 이곳에서 3대에 걸쳐 영업을 하고 있는 <평양냉면집>은 지금도 그 맛을 못 잊어 타지에서 찾아오는 단골 실향민들이 더러 있다고 한다. 이 밖에 녹두빈대떡과 아바이순대를 내놓고 있는데 음식 하나 하나에도 갖은 정성을 다해 만들고 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을 정도로 맛에 신경을 쓰고 있는 집이다. 나루터식당 (충남 부여군 부여읍 구교리, 부여 유스호스텔 옆)
< 나루터식당>은 우선 전망이 좋고 교통이 편리해 백제문화권을 찾는 관광객이라면 이곳을 꼭 한번 권하고 싶은 음식점이다. 백마강에서 잡은 장어로 만든 민물장어구이가 전문 메뉴인데 특이한 것은 이 집에선 다른 집과 달리 간장양념으로 양념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전통 한국식 고추장으로 만든 고추양념장을 사용하고 있어 담백하면서도 느끼한 맛이 덜하다는 점이다. 다른 지방에선 경험 할 수 없는 특이한 장어 맛이다. 이 외에도 10여 가지 이상의 반찬이 나와 충청도 지방의 후한 인심을 느낄 수 있는 한정식과 도토리묵, 녹두빈대떡 등도 별미이다. 이 지역은 원래 문화재보호구역이라 건물을 증·개축을 할 수 없게 돼 있는 관계로 내부만을 현대식으로 개조해 식당으로 운영하고 있으나 이용에 전혀 불편이 없으며 오히려 백제 고도의 은은한 향취를 느낄 수 있어 한결 좋아 보인다. 그때 그집 (충남 예산군 덕산면 사철리, 수덕사 입구)
수덕사 경내로 들어가기 전 입구 매표소 부근에는 산채정식 및 산채비빔, 더덕구이정식 등 산나물을 주재료로 하는 음식점들이 즐비하게 자리해 있다.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물 좋고 공기 맑은 무공해지역에서 자란 나물을 주로 쓰고 있기 때문에 입맛이 한결 낫다. 특히 <그때 그 집>이란 옥호를 갖고 있는 이 집은 시설 면이나 규모 면에서 이 일대서 단연 제일로 보기 드물게 최신식 시설을 갖추고 있는 현대식 식당이다. 이른 봄 햇나물이 나올 때 대량으로 구입한 산나물을 잘 저장해 두었다가 집에서 직접 담근 양념을 첨가하여 조리한 더덕구이 정식 등 산나물류는 훨씬 감칠맛이 날 뿐 아니라 담백한 맛으로 한결 손님들의 입맛을 돋운다. 대송회관 (충남 당진군 장고항)
회로 먹는 생선 가운데 가장 작고 맛이 독특한 것으로 뱅어만한 것이 없을 것 같다. 아산만이 열려 있는 충남 당진군 장고항은 음력 3월이면 서해바다의 진객인 뱅어가 제철이다. 뱅어는 처음 나타날 때는 워낙 작은 데다 비늘이 없고 몸집이 투명해 육안으로 잘 보이지 않는다. 마치 실오라기 같다고 해 "실치"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래서 유독 당진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뱅어회는 "실치회"라고 해야 통한다. 횟감이 담긴 접시에는 오이와 쑥갓, 당근 배를 채친 것이 함께 나오고, 참기름과 초고추장이 따라나온다. 먹을 때마다 알맞은 양의 뱅어를 각자 접시에 옮겨놓고, 야채와 초고추장을 얹어 무쳐 먹는다. "실치 무침회"다. 특이하게도 비린내가 전혀 없고, 다소 쌉쌀한 맛이 감돌아 뒤끝이 깔금하다. 별로 씹힐 것이 없을 정도로 부드러운 데다 고소한 참기름과 새콤한 초장이 곁들여져 입 안에 녹아드는 느낌이 여느 횟감과 전혀 다르다. 뱅어는 원래 회로 먹는 고기가 아니었다. 이것을 횟감으로 내게 된 연유도 색다르다. 잡히는 시기가 보릿고개와 맞물려 배가 출출할 때마다 뱅어를 한 사발 떠놓고 고추장이나 된장에 비벼 먹으면 든든하기도 하고 뒷맛이 깔끔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그때 기억을 더듬어 상품으로 내놓았다는 것이다. 그때는 배가 고파 먹었지만 지금은 맛으로 먹는다. 뱅어회에 한 번 맛을 들이면 외지에 나가 살다가도 날짜를 꼽아 꼭 찾아온다고 한다. 뱅어회에는 쑥갓이 반드시 들어가야 하고, 배 채친 것이 섞이면 더욱 환상적인 맛을 낸다고 한다. 회와 함께 바지락조개로 만든 맑은 장국이 따라나오는데, 좀더 별미로 즐기려면 바지락국 대신 뱅어국을 별도로 주문하여 곁들여 먹으면 한결 제 맛이 난다. 이곳 어항에서는 평소에도 된장국에 뱅어 말린 것을 한줌 넣고 술국으로 끓여 먹는다. 그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집이 <대송회관>이다. 장고항은 국내에서 가장 긴 방조제로 떠오른 석문방조제에 닿아있다. 차를 가져가면 일직선으로 뻗은 10km의 길을 달려 보는 통쾌함을 맛볼 수 있다. 면천송어집 (충남 면천농협 앞 골목)
이 지역에서 잡아온 미꾸라지들을 사 모았다가 옛 방식대로 추탕을 끓여내는데 일대 미식가들로부터 도내 제일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이곳 추탕은 우선 미꾸라지가 이 지역에서 나는 자연산이고 주인의 성격 탓인지 미꾸라지를 아끼지 않고 넉넉히 넣어 걸쭉하고 고소한 맛이 과연 도내 제일이라 할 많다. 미꾸라지가 지척에서 나지 않고는 흉내낼 수 없는 맛이다. 논에서 잡아온 미꾸라지는 맑은 물이 흘러 넘치는 수조에 넣어 2-3일 씻어낸다. 매일 아침 그 날 점심에 쓸 만큼의 미꾸라지를 삶아 체에 걸러 걸쭉한 육수를 만들어 놓고 손님의 인원수대로 뚝배기에 덜어 탕을 끓여낸다. 국물에는 이것저것 많이 들어가지 않고 부추와 깻잎, 대파와 들깨 같은 것이 약간 들어갈 뿐, 호박도 달고 걸쭉해 칼칼한 맛이 안 난다고 넣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마늘과 고추가 듬뿍 들어간 다대기는 만들어 바로 넣으면 톡 쏘는 기운이 있어 구수한 추탕의 진미를 해친다고 알맞게 익혀서 쓴다. 그러니 얼큰하면서도 맵지 않고 은은하고 감칠맛까지 있다. 이렇게 끓인 추탕은 예로부터 전통 있는 여름철 보양식이었고 충분한 영양가에 풍미를 가득 지니고 있기도 하다. 반도회관(모항 근처), 오성회관(모항근처), 천리포휴게소식당 (천리포항근처)
만리포해수욕장은 모항의 아나고회와 천리포어항의 갱개미회가 일품이다. 모항은 만리포해수욕장에서 바다를 향하여 왼쪽으로 이어지는 솔밭 너머에 있고, 천리포는 반대로 해수욕장의 오른편에 있다. 모항은 태안반도 내에서 해안단구가 가장 발달된 지역으로 해금강의 일부를 옮겨다 놓은 듯, 기암 절벽들이 파란 바다 위에 병풍처럼 둘러쳐 포구를 이루었는데 그 모습이 가히 절경이다. 해산물도 연안 어족이 사계절 없는 게 없다. 특히 모항 앞 바다는 서해안 아나고(바다장어)의 명산지이고 7-8울이 성수기다. 금방 잡아온 바다장어를 툭툭 토막쳐 놓고 아무런 양념 없이 굵은 소금만을 뿌리며 숯불에 구워먹는 "아나고통구이"는 이곳의 대표적인 별미다. 석쇠 위에서도 꿈틀거리는 싱싱한 장어를 노릇노릇하게 구워 놓으면 그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천리포항은 음력 5월부터 7월까지 가오리의 일종인 갱개미회가 제철이다. 산 갱개미를 즉석에서 회를 떠 발갛게 무쳐 놓으면 가오리 특유의 투명한 살과 오돌오돌한 물렁뼈가 매콤새콤한 양념맛과 함께 횟감으로는 독특한 경지다.
가야산장 (충남 가야산 기슭의 개심사 앞)
신평저수지에서 미꾸라지를 잡아 미꾸라지어죽을 쑤어 손님상에 낸다. 아마도 미꾸라지를 직접 잡아 어죽을 쑤어 전문으로 내는 집으로는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예스럽고 고지식하게 끓여낸 토속적인 맛이 짙게 배어난다. 더욱이 이곳 미꾸라지는 농약이 금지된 목장의 초지로 둘러싸인 저수지에서 잡은 것이어서, 오염의 염려가 없다. 잡아온 뒤에도 샘물에 넣어 흙 냄새를 자연스럽게 씻어낸다. 어죽을 쑬 때는 미꾸라지를 푹 삶은 다음, 통째로 채에 갈아 걸쭉한 육수를 만들고, 그 국물에 찹쌀과 국수를 넣고, 다시 푹 끓여 죽을 쑨다. 이때 들깨나 참기름, 깻잎, 마늘과 생강 등 10여 가지의 양념으로 맛을 돋우고, 고추장과 된장을 푸어 간을 맞춘다. 끓을 때 밑에 눌어붙지 않도록 계속 저으며, 구수한 냄새가 배어날 때까지 뜸을 푹 들이는 정성이 따른다. 이렇게 끓여 낸 어죽은 보기만 해도 걸쭉하고 끈끈한 질감이 미꾸라지의 특성을 그대로 살려내고 있는 느낌이 든다. 한마디로 다른 곳에서 볼 없는 질박한 진국이다. 죽(粥)의 기원
학자들은 발굴된 유물을 토대로 죽의 기원을 재미있게 설명해 준다. 인류가 농경생활을 시작하면서 곡물을 채집하거나 재배해 끓여먹었는데, 그게 바로 주이었다고 한다. 인류가 음식물을 익혀먹기 시작하면서 처음 먹은 것이 죽이라는 이야기이다. 물론 밥보다 훨씬 앞선다. 뿐만 아니라 누구든 엄마의 젖을 떼고, 처음 먹는 음식 역시 묽은 죽이다. 이처럼 죽은 익혀 먹는 것의 기원이 된다. 선사시대 사람들이 사용한 토기의 흔적을 살펴보아도, 인류의 처음 먹거리는 밥보다는 죽이다. 죽 역시 조선시대에 들어 본격적인 모습을 갖췄고, 그 내용도 무척 다양해졌다. 조선시대에 죽이 얼마나 성했는가 하면, 단순한 흰죽에서 야채를 넣은 야채죽, 잡곡이나 열매를 넣은 별미죽, 고기를 갈아놓은 보양죽, 어패류를 넣은 어죽, 심지어는 약죽과 매화꽃잎을 넣은 매죽(梅粥)까지 있었다. 그 종류가 문헌에 기록된 것만으로도 1백 가지가 훨씬 넘었다고 한다. |
밤나무농원 (충남 논산군 부적면 외성리)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우리의 전통요리에는 밤주악, 밤편, 밤다식, 밤조림 등 밤을 재료로 한 요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우리 식문화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밤은 인체에 필요한 5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는 좋은 약식이기도 하다. 밤 100g에 단백질은 3g을 차지하고 전분과 당질은 거의 50%에 가깝다. 비타민류도 골고루 들어 있는데 특히 비타민C는 28mg이나 들어 있어 일반 과일이나 다름없고, 삶거나 구워도 그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이 밖에 비타민B는 쌀의 4배에 가깝고, 기타 칼슘, 철 등도 골고루 들어 있다. 밤의 속껍질에 들어 있는 타닌은 위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특효약이다. 그래서 밤을 알맞게 장복하면 보양강장의 기능까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같은 밤을 좀더 적극적으로 개발, 밤국수와 밤묵, 밤부침, 밤조림, 밤닭백숙 등을 전문으로 내고 있다. 3만여 평의 밤나무농원을 경영하는 주인 김순희 씨는 10년 가깝게 각종 밤요리를 직접 개발해 내기도 해 밤에 관한 한 전문가 수준에 올라 있다. 밤묵과 밤국수 만드는 법은, 우선 밤의 겉껍질을 벗긴 다음 물을 넉넉히 부어가며 곱게 갈아 보자기나 고운 체에 받쳐 앙금을 안친다. 앙금이 다 가라앉으면 윗물을 알맞게 덜어내고 끓이면서 묵을 쑤어 식힌다. 밤국수는 깐밤을 완전히 말린 다음 다시 제분기에 넣어 고운 가루를 내 밀가루를 약간 섞어 반죽해 국수틀에 넣어 뽑아낸다. 이렇게 만든 밤묵은 도토리묵보다 매끄러우면서 냄새가 전혀 없는 것이 특징이고, 밤국수도 밤으로 만든 느낌이 전혀 없다. 멸치장국에 담백하게 말아내지만 일반 국수와는 달리 영양가가 높고, 약효까지 있다고 하니 몸에 좋은 별식임에 틀림 없다. 밤부침은 가정에서도 믹서기만 있으면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밤의 겉껍질만 벗겨내고 묽기가 알맞게 물을 섞어가며 곱게 간 다음 야채와 들어갈 소를 버무려 넣고 번철에 지져내면 된다. 속껍질이 들어가 약간 떫은 듯하지만 쌀가루나 밀가루를 조금 섞어 얇게 부치면 떫은맛이 사라진다고 한다. 오뚜기횟집 (충남 서산의 천수만 간월도 어항)
새조개는 원래 개펄이 황토와 이어지는 남해안 고흥만이나 강진만이 주서식지로 알려져 있던 것이다. 새조개가 나는 곳은 여름 장마철에 뻘건 황토가 흘러 개펄을 덮어 주는 곳이라야 된다고 한다. 전에 없던 새조개가 나는 천수만은 간척사업을 하면서 10km가 넘는 방조제를 쌓을 때 부석면 일대의 붉은 흙산을 헐어다 바다를 메웠다. 이로써 새조개가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나 다름없게 되었다. 이듬해부터 새조개가 천수만에서 잡히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천수만은 새로운 새조개 어장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간척사업이 굴을 밀어내고 대신 새조개를 선물한 셈이다. 천수만 새조개는 얼핏보면 서해안에서 많이 잡히는 모시조개처럼 생겼는데 그보다는 좀더 크고 껍질 속이 꽃분홍색이 난다. 이 조개를 가서 먹이 주머니를 갈라 펄흙을 털어내고 깨끗이 헹궈낸 뒤 접시에 가지런히 담아낸다. 우선 회로 먹고 바글바글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초장을 찍어 먹기도 한다. 새조개 데침회(샤브샤브)인 셈인데, 조개 중에도 유난히 단맛이 짙고 부드러운 조갯살과 달콤한 뒷맛이 그만이다. 다 먹고 난 뒤에 뽀얗게 우려난 국물에 라면이나 국수를 볶아 먹기도 하는데 그 맛 또한 일미다. 간월도 어항 <오뚜기 횟집>을 찾으면 이런 새조개 요리를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진국집 (충남 서산시청 군청관장에서 광장약국 방향으로)
충남 서산은 서해안 태안반도로 이어지는 교통의 요지다. 도시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엎드리면 코 닿는 곳에 산다"는 옛말이 아직은 실감날 만큼 어디든 5-10분 거리로 걸어다니기에 알맞다. 그런데 이곳 사람들이 점심때 집으로 가지 않고, "조선밥" 먹으러 가자면서 우르르 몰려가는 집이 있다. 얼마 전까지 군청 앞 광장이라 부르던 서산시청 앞 광장 골목 안의 <진국집>이 바로 그곳이다. 처음에는 40-50대의 공무원들이 주로 찾던 곳이지만, 지금은 젊은 직장인들과 주부들의 계모임에 이르기까지 널리 알려졌다. 이처럼 이름난 조선밥은 바로 서산의 고유 음식 "게꾹찌"백반이다. 정확한 이름은 "겟국찌개백반"이다. 서산반도 내에서도 당진과 해미쯤만 벗어나도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는다는 순수한 서산지방 토속음식이다. 게꾹지는 끓이는 방법이 좀 특이하다. 건더기를 아무거나 넣지 않고, 반드시 김장을 하고 뒷설거지한 것을 쓴다. 배추를 다듬으며 벗겨낸 겉껍데기 우거지이거나, 포기를 이루지 못하고 납작하게 퍼진 시래기 배추에 굵은 막소금을 훌훌 뿌려 못생긴 항아리에 가득 절여 놓았다가 대충 헹구어 쑥쑥 썰어 놓는다. 양념도 별로 하지 않고 굵은 고춧가루만 한 수저쯤 얹는다. 맛도 씁쓸하고 짠맛이 첫인상이다. 다만 절이는 과정에서 결이 삭고 마치 백김치나 동치미처럼 은은하게 익은 상태여서 막김치찌개 같은 인상도 있다. 그러나 겟국을 몇 차례 졸여 붓는 동안 가득 담근 꽃게에서 우러난 각종 아미노산 과 핵산이 듬뿍 들어 있어서인지, 뒷맛은 개운하고 입에 착 붙는다. 서산 <진국집>의 게꾹찌는 다소 개량된 것이다. 요즘은 배추 겉껍데기 우거지와 시래기 배추가 오히려 구하기 어려워, 아예 통배추를 통째로 절여 놓았다가 우거지처럼 헹구어 넣는다. 그래서 배추가 한결 부드럽고 보기에도 거친 맛이 덜하다. 옛날 같으면 부잣집 게꾹찌쯤 되는 격이라고 한다. 상 한가운데 게꾹찌 뚝배기와 된장 뚝배기, 달걀찜 뚝배기, 김치찌개 뚝배기 등 따뜻한 뚝배기만 3-4개 오르고, 직접 담근 어리굴젓과 파래무침, 생굴을 넣은 무채 무침, 생선구이 그리고 국 대신 구수한 숭늉이 따라 나온다. 서산의 고유음식들 중에서 유독 "게꾹찌 백반"만이 이처럼 인기를 누리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게꾹찌의 상차림은 거의가 채소류와 짠 반찬이지만 먹고 나 뒤 속이 편안하고, 머리가 맑아진다는 것이다. 조선밥을 먹고 나면 반드시 쾌변과 숙변을 유도해 내는 확실한 효과가 있어 몸이 가벼워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산이 지방도시이기는 하지만 식생활의 변화에서 오는 폐해를 가끔 이곳을 찾으며 조율할 수 있다는 것이 서산 토박이들의 자랑이다. 저곡식당 (충남 금산군 제원면 저곡리) 금산에서 영동 쪽 천래강 근처
어죽(魚粥)에 인삼 한 뿌리를 넣고 버섯, 감자, 미나리, 쑥갓, 시금치에 파와 마늘 그리고 수제비를 빚어 넣은 만든 것이 이 집의 대표적인 음식인 인삼어죽이다. 어죽의 주된 재료로 민물고기인 메기, 모래무지, 배가사리 등은 금강 중류의 맑은 천래강에서 잡은 것들이다. 이 집에서 양념으로 쓰고 있는 고춧가루와 고추장도 최상품의 재료로 직접 만들어 쓰고 있다. 이 집의 메뉴는 인삼어죽 외 피라미튀김, 쏘가리매운탕, 메기매운탕 등이 있다. 황산옥 (충남 논산시 강경읍 환산동)
이 집에는 메기매운탕의 맛도 일품이지만, 이름도 생소한 황복매운탕과 우여회가 주된 메뉴다. 황복이란 금강에서 잡히는 민물복어로 빛깔이 누렇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금강에서 잡히는 복어는 바다에서 잡히는 복어와는 달리 독성이 없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더구나 황복어는 금강에서 사철 잡혀 아무 때나 먹을 수 잇는데 집에서 담근 고추장, 된장, 간장만으로 조리하기 때문에 특히 매운탕 맛이 좋다. 우여란 이 고장에서만 부르고 있는 웅어를 말한다. 멸치과에 속하는 우여는 주로 이른봄부터 한여름까지 산란을 위해 금강으로 왔다가 잡히는 물고기로 은빛깔이 나는 고기다. 갓잡은 우여를 각종 양념에 무쳐 회로 먹게 되는데, 쫄깃쫄깃 씹히는 맛이 고소하고 향긋하다. 이 밖에 복찜과 민물장어구이도 추천할 만하다. 팽나무집 (금강 하구둑)
웅어는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에 오른다. 음력으로는 3월 중순부터 4월에 해당된다. 성질이 워낙 급하고 살이 연해 웅어는 그물에 닿기가 무섭게 죽어, 잡히는 즉시 머리와 내장을 떼어내고 얼음에 잰다. 먹는 방법은 두 가지뿐이다. 회로 먹거나 소금에 절여 젓을 담근다. 굽거나 매운탕으로는 먹지 않는다. 웅어는 익으면 맛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금싸라기가 된 웅어회를 맛보려면 팽나무집을 찾으면 된다. 그 날 들어온 것은 그 날 다 팔리는데 몸에 좋다는 장어는 점심을 넘기기가 힘들고, 웅어는 저녁까지 유지돼 그런 대로 수용과 공급이 맞아떨어진다니 먼 곳에서 찾아온 이방인들에게는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오골계농장 (충남 논산군 연산면 화악리)
천연기념물 265호로 지정된 이곳 오골계는 가까운 계룡산이 원산지인 우리 고유의 닭이라는 설과 대륙에서 유래되었을 것이라는 두 가지 설이 전해 온다. 다만 이 마을에서 350년 전부터 오골계를 키웠다는 기록이 있고 닭의 생김새나 특성도 다른 오골계 종류와 확실하게 구별된다. 연산 오골계는 다른 오골계와 다르다. 몸집이 작고 깃털과 벼슬, 혓바닥과 근육, 뼈까지 모두 새까맣다. 육질도 다른 오골계와 매우 다르다. 그러나 약효와 영양가만은 《동의보감》에 수록된 대로 변함이 없다. 약재로는 황기, 당귀, 천궁, 오미자, 구기자, 하수오, 북원추, 마늘, 대추, 은행, 잣 등이 들어간다. 약재와 함께 붉은 고추와 대추를 넉넉히 넣은 것이 특이하고, 맛은 약재가 특이한 만큼 그 향기가 은은하게 풍기면서 신비감을 안겨 준다. 역시 별미면서 보약에 가까운 느낌이 든다. 먹고 나면 온몸에 땀이 훈훈하게 배어나고 만복감이 넘치지만 속이 불편하지 않은 것이 또한 특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