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펫은 색소폰과 더불어 재즈에서 가장 중심적인 악기입니다. 물론 트럼펫이 재즈에서 그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기 까지 걸출한 연주자들이 워낙에 많기 때문이기도 하죠... 특히 개인적으로 느끼는 바가 다르겠지만 트럼펫에서 표현되는 고독이 재즈의 우울함을 더해주는 매력이 있는듯 합니다.
가을에 들을 우울한 느낌의 트럼펫 연주자들을 모아보았습니다.
1. Clifford Brown
요절한 천재 트럼펫 연주자인 클리포드 브라운은 요절해서 인지 항상 우울함이 느껴지는 연주자 입니다.
Clifford Brown with Strings 앨범을 듣다보면 현악기의 화려한 서포트가 더 서글프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클리포드 브라운은 마일즈나 쳇 베이커 전에 말그대로 혜성처럼 등장했다가 23살인가에 갑자기죽어버린 천재 트럼펫터입니다.
이 앨범 이외에도 Alone Together - 클리포드 브라운 사후에 Verve 레이블에서 1960년에 발매한 앨범 At Bassin Street - 클리포드 브라운이 죽기 전 마지막 녹음한 56년도 앨범으로 평생 음악동지인 맥스로치와 존 콜트레인이 젊을때 음악적 목표였던 소니 롤린스가 참여한 명반이죠..
2. Chet Baker (1929~1988)
쳇베이커는 마약 중독때문에 마약 살돈을 만들려고 워낙에 녹음을 많이 해서 음반이 워낙에 많아서 어느것이 정규앨범이고 어느것이 편집앨범인지 알기 힘들지만 Chet 앨범을 비롯해서 Love Songs, Heartbreak, My funny Valentine 같은 앨범들이 좋구요... My funny Valentine 앨범은 쳇 베이커 솔로 앨범도 있고 My funny Valentine (with Stan getz) 도 있습니다. 쳇베이커는 대부분의 앨범이 스탠다드를 연주한 앨범이고 마약값을 벌기위해 녹음한 음반이 대부분이라서 듣기 쉽게 편곡들을 해놓아서 어느 앨범을 들어도 편하게 들을수 있습니다. 쳇 베이커는 스탠다드 중에서도 리차드 로저스 (사운드 오브 뮤직의 전곡의 작곡가죠...) 곡에 정말 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3. Terence Blanchard (1962 ~ )
클리포드 브라운처럼 하드 밥을 하는 후배 트럼펫 주자인 Terence Blanchard의 음반중에서 Billie Holiday Songbook 이라는 앨범 들어보시구요.. 굉장히 잘하는 연주자인데다 빌리 홀리데이 노래로 익숙한 곡들을 트럼펫으로 재해석한 맛이 좋습니다.
4. Lee Morgan (1938 ~ 1972)
클리포드 브라운과 같이 Blue note 레이블의 50-60년대를 이끌었던 Lee Morgan은 트럼펫을 좋아한다면 필청인 아티스트인데요... 같은 시대 연주자였던 클리포드 브라운을 엄청 존경하던 인물이고 60년대 최고의 트럼펫터로 인정받는 뮤지션이죠.. 63년도 Sidewinder와 64년 Search for the new land는 재즈 역사상에 남는 앨범들인데 좀 난해할 수도 있구요... 67년 Standards 라는 앨범이 좋습니다. 트럼펫 내공이 무지 뛰어난 연주자 입니다.
5. Kenny Dorham (1924~1972)
연도순대로 디지 길레스피, 팻츠 나바로, 마일즈 데이비스, 클리포드 브라운, 리 모건이 차례대로 등장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항상 그들의 뒤에서 우울하게 2류로 지내야 했던 비운의 트럼펫터 입니다. 그래서인지 연주가 조용조용하고 우울한 느낌이 강한데 Quiet Kenny 라는 음반을 추천 합니다. 트럼펫의 또다른 면을 보여주는 연주자이고 유명한 Blue Bossa라는 곡의 작곡자로서도 유명하고 클리포드 브라운이 죽은 다음 아트 블레키 재즈메신저스에 클리포드 브라운 후임으로도 유명하죠..
6. Donald Byrd (1932 ~)
리 모건과 더불어 Post-Clifford 시대에 가장 뛰어난 트럼펫터로 유명한 인물인데 좀 진보적인 성향이 강한 인물이라서 스탠다드 연주는 잘 하지 않는데 Fuego 라는 앨범이 그나마 스탠다드적 성격이 강하고 나중에는 마일즈 데이비스의 영향으로 퓨전재즈나 펑키 쪽으로 돌아섰습니다. 스탠다드는 아니지만 나중에 Black Byrd 앨범을 꼭 들어보세요.. 펑키, 소울, 재즈가 섞여있는 명반중에 명반이죠..
7. Wynton Marsalis (1961 ~)
두말이 필요없는 현존하는 최고의 트럼펫터 입니다. 19살때 다른 신세대 처럼 퓨전이나 R&B가 아닌 정통 재즈 앨범을 발표하면서 재즈계를 깜짝 놀라게 한 인물이죠... 거기에 트럼펫터 기근이었던 재즈계에 단비를 내려준 인물입니다. 클래식 연주도 하는데 클래식 쪽에서도 알아주는 음악천재입니다. 이사람 형이 모 베터 블루스로 유명한 브랜포드 마샬리스구요.. 해리 코닉 주니어는 이사람 아버지의 제자죠..워낙에 정통적인 것을 좋아하는 인물이라서 스탠다드 앨범이 무지 많습니다. Hot House Flower 앨범은 뮤지컬 스탠다드 보다는 재즈 스탠다드를 주로 연주했구요 Standard Time Series가 있는데 지금까지 Vol 6 까지있고 각각의 앨범이 다 주제가 있고 특이한건 5집이 4집보다 먼저 나왔다는거... 이 중 가장 듣기 편한것은 자기 아버지 (아버지는 피아니스트 입니다.)와 함께 한 tandard Time Vol.3 가 좋구요..시리즈 최신작인 6집은 재즈의 창시자인 젤리 롤 모튼의 곡들을 연주한 것이라서 '이게 재즈였어?' 싶을 정도의 예전 재즈를 연주하는데 한번 정도는 호기심에 들어보세요
8. Roy Hargrove (1969 ~ )
윈튼 마샬리스와 함께 Young Lion으로 불리우는 메인스트림 재즈계의 젊은 층의 선두주자인 인물이죠... 제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아하는 인물인데 퇴폐적인 느낌도 있고 어쩔때는 클리포드 브라운 같은 적적함도 있고 그러면서 진보적인 성향도 있고 이제 곧 한국에 공연오죠... 지금까지 정규 6장의 앨범을 냈는데 각 앨범들에 스탠다드들이 섞여 있고 다 좋구요... 99년도 나온 Moment to Moment 앨범은 스탠다드 모음집입니다. 그리고 Oscar Peterson meets Roy Hargrove and Ralph Moore 앨범은 스탠다드 모음집은 아니지만 오스카 피터슨의 음악성이 워낙에 스탠다드 인지라 스탠다드 냄새가 팍팍 나죠.. 그리고 스탠다드 앨범은 아니지만 2003년에 발매된 Hard Groove 앨범은 최고죠... 디 안젤로, 에리카 바두, Q-tip, Common 같이 네오소울이나 힙합 등 현재 블랙 뮤직계에서 최고의 선두주자들을 초빙해서 작업한 앨범인데 원래 소울과 재즈가 같은 흑인음악이긴 하지만 워낙에 갈라진지가 오래되었고 그동안 다른 길을 걸어왔기 때문에 잘 안섞이는데 새로운 흑인 음악의 경지를 개척하겠다는 기획의도로 만들었다는데 꼭 들어보세요.. 특히 Poetry, Forget Regret, How I know 같은 곡들은 정말 예술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