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의 열매 - 희락
시 73:24-28,요 15:10-17
김치홍 목사
오늘 주일은 맥추감사주일입니다. 농사 짓는 문화가 정보기술사회로 넘어선 시대를 살고 있는 그리
스도인들로서 맥추감사주일을 실감하기는 어렵겠습니다. 그렇지만 지나온 상반기를 돌아보면서 주님의
은혜를 기억하는 일은 여전히 빛 바랠 수 없습니다.
돌아보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경제 상황이 예전과 다르다 하는데도 우
리의 살림살이는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러는 중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선택을 하면서 살아 왔는가요?
얼마 전 외국에서 일어난 비행기 추락 사고 소식과 함께 더욱 안타까운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한
아이는 남고 한 아이는 데리고 갔는데, 그것이 영원한 이별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 비슷하게 우리가 선택
했던 일들이 평강으로 이어져 오늘까지 이르렀음을 생각하면 진정 감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님, 감사
합니다.’라는 말이 우리 도두의 고백이지 않습니까!
이 모두에 더해 어떤 분은 ‘죄와 사함’을 보태고 있었습니다. 다윗은 시편 32편 1절에 ‘허물의 사함을 받
고 자신의 죄가 가려진 자는 복이 있도다.’라고 고백합니다. 진실로 불꽃같은 눈길에 노출되어 흠결 없이
인정받을 인생이 없습니다. 참으로 소중한 감사의 조건이 되겠습니다.
오늘은 성령의 열매 중 희락입니다. 지난 주에 본 사랑이 아가페였는데, 희락은 ‘카라’입니다. 이 성서
원어는 동사형까지 포함해 130회가 넘게 신약성서에 쓰이고 있습니다. 성경을 다른 말로‘기쁨의 책’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성경은 성령께서 열매 맺도록 하시는 중에 희락, 즉 기쁨이 그리스도인들에게 임한다고 말씀합니다. 이
열매는 특별히 세 가지 자리에서 경험하게 됩니다. 먼저는 친교의 자리입니다. 초대교회는 성도들의 친
교가 풍성했음을 보여주는데, 거기에 기쁨이 가득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어긋나 있던 관계가 친교
속으로 회복되는 경우도 있었는데 역시 그 곳에 기쁨이 넘쳤습니다.(고후 7:7,13) 두 번째 자리는 복음의
현장입니다. 복음, 즉 예수님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마다 기쁨이 넘쳤음을 성경은 증거합니다. 복음이야
기는 기쁨으로 시작해서 기쁨으로 이어지고 기쁨으로 끝이 납니다. 삭개오는 예수님을 맞아들였는데, 거
기에 기쁨이 있었습니다.(눅 19:6) 복음을 받아들일 때, 고난이 있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성도들은
고난 속에서도 기뻐할 수 있었습니다.(행 5:41). 복음이 임하는 곳에는 이렇듯 기쁨이 임하였습니다. 끝
으로 복음의 일에 참여할 때, 거기에 기쁨이 임했습니다. 이것은 전도와 관계가 있습니다.
이렇게 기쁨은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임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기쁨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요한복음
을 통해 주님께서는 그 기쁨을 주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시편을 통해 다윗도 하나
님을 분깃이라 노래합니다. 실로 희락은 하나님께서 성령님을 통해 주시는 선물인 것입니다. 이 선물은
주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것이지요. 따라서 기쁨은 기분에 따라 누리는 게 아닙니다. 성경은 우리
로 하여금 ‘기뻐하라!’고 하는데, 이것은 기쁨이 하나님으로부터 비롯됨을 일깨우는 소중한 표현입니다.
성도 여러분, 기뻐하십시오. 그리고 감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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