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기.... 파리 후편
이비아
파리에서의 마지막 밤은 샹제리제 거리로 나가지 않을수 없다.
첫 날 파리의주택가 골목길을 누비고 재래시장에서 쇼핑도 하며 현지인들의 삶을 체험하다 들른것이
샹제리제의 개선문 앞 길에 있는 홍합요리 레스토랑이었는데 (홍합에 치즈를 얹어 구운 요리와 파스타등) 밤에 다시 온 샹제리제 거리는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화려함의 극치를 이루고 인파는 술렁댄다.
어젯 저녁은 쎄느강의 유람선을 타고 낮에 본 풍경들을 다시 보았데
배에서 보는 에펠탑의 조명쇼가 여로에 지친 나그네들을 설레게 한다.
에펠탑 3 층은 공사중이라 하여 2 층에만 올라갔는데 파리의 전경이 다 보인다.
고공 공포증이 있는 나는 난간을 꼭 부여잡고 파리의 야경을 세세히 보았다.
남편도 무역업무 관계로 북유럽은 가봤지만 파리는 처음이라 새로울 만도 하건만 뒤쫒아 다니며
비디오 찍어 주기에 여념이 없어 보인다.
처음부터 봉사정신으로 가족여행에 합류한 것도 있을게다.
파리에서 4 박 5 일을 보내고 떼제로 출발하려고 아침 6 시부터 서둘렀는데
30 초 늦는 바람에 기차를놓치고 말았다.
떼제는 시골이라 아침기차를 못 타면 오후 2 시반까지 기다려야
되는데 낭패다.
내 탓이다. 전날 밤에 두사람은 자기 몫의 가방을 다 챙기며 아침에 짐 싸면 늦는다는 성화를
콧등으로 듣고 먼저 잤는데 아침에 급히 짐 싸다보니 간발의 차로 기차는 가버렸다.
오전 8시인데 2 시 반까지 기다리는것도 또 떼제에 일찍가서 보내려던 일정이 단축된것도 아쉽게 되었는데 첫 단추를 잘 못 끼우면 일이 꼬이는 가보다.
2시까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짐가방을 코인라커(동전 사물함)에 맡기면서 손해를 보고 말았다.
가방을 넣기위해 보안장치를 통과해 들어갔던 현이가 난감해 하여 알아보니 10 유로만 투입하면
되는데 50 유로를 넣었다.
20 유로까지만의 투입구가 50 유로짜리도 흡입하고 묵묵부답이다.
10 유로를 다시 넣고 작동이 되었다 잔돈이 필요해서 50을 넣었던
것인데 경비 직원에게 설명하니 꺼내는 방법이 없다며 무관심이다.
현이가 미안해 하는데 여행하면서 이런일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남편에게 내가 투덜댔다.
만삼천원이면 맡기는데 팔만원이나 들어갔다는둥..
남편이 1층에 올라가더니 한참만에 영어가 통하는 관리실 직원을 데리고 나타나 상황설명을 하니
관계자가 열쇠를 가져올것이라며 가버렸다.그런데 기다려도 함흥차사이다.
다시 관리실에 가보니 열쇠 담당자는 월요일에나 출근한단다.
그날은 토요일이고 떼제로 가면 하루 자고 스위스행이라서 못 찾게 되었다.
기차 예약비도 새로 내고 가방도 몇 배로 비싸게 맡기고 보니 태평했던 어젯밤이 후회된다.
포기하고 현이 악보나 사려고 서점에 들려 악보 사고 내가 신고 간 부츠가 발이 아파
편한 운동화로사 신고 바케트 샌드위치로 점심먹고 떼제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떼제는 고원지대인 시골마을에 있는 수도원인데 창설자인 원장 신부님이 구교와 신교의 화합을
이루려고 만든 수도회라 한다
세계 각국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모여와 봉사하고 침묵속에 기도하며 토론등 공동체에 참여하는데 일체의 기부금을 받지 않고 방문객들이 내는 개인 기부와 숙박료로 운영되고 수사님들은 자급자족하며
공예품 같은것도 만들어 팔고 있다.
지난 가을에 창설자인 원장 신부님이 미사중에 한 이교도에게 살해되어 뉴스에 나와 안타까웠다.
입소절차를 쓰려고 흑인 남자 사무직원이 서류를 가지고 나타났데
여행담도 묻고 말소리와 미소가 침착하며 편안하다.
여러가지 규칙과 안내를 받고 규정된 돈을 지불하는데
각 나라별로 액수가 다르다.
한국.일본권은 학생은 5유로~8 유로까지고 어른은 15 유로~20유로까지 낼 수 있다.
현이는 8유로를 우리부부는 각각 20 유로씩 48 유로를 내고 숙소로 향하는데
밤하늘에 별들이 크리스탈처럼 빛나고 있었다.
가방을 두고 식당에 모여 저녁식사를 하는데 감자 카레국에 빵과 스파게티 사과, 간소한 식사이다.
그래도 오늘은 스파게티도 있고 성찬이라니 모두 감사기도를 올리고 화기애애한 담소로 웃음꽃이 가득하니 이곳 생활의소박함이 묻어난다
. 프랑스인 중년 부부가 옆에 앉아 대화를 즐기는 양 계속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나는 벌써 뚝닥 먹어 버리니 교양을 들킨 기분이다.
그래도 그렇지 진수성찬도 아닌데 저 부부는오래도 걸린다.
감사기도가 끝나니 설겆이를 솔선하여 하는데 현영이가 손을 들더니 먼저 온 외국 학생들을 도왔다.
한국 대학생들도 몇 와 있는데 한 유학생은 무료로 기거하며 청소나 식당일등 봉사로 대신 하고 있단다.
저녁식사후에 수도원 입구의종 5개가 일제히 흔들리며 떼제의
대평원에 울려 퍼지니 어느결에 모였는지 성당안에 수사님들과
여행객.마을 사람들이 가득 모여 성가를 부르고 있다.
천상에서 들리는듯한 선율이 위안을 준다.
수도원이면 그레고리안 성가를 부름직도 한데 떼제에서만이 부르는
노래라고 한다.
이상한 힘이 있는 멜로디에 거룩하게 정화된 분위기에 젖어 묵상의시간, 저녁기도가 끝났다.
떼제를 알지도 못했던 우리에게 현영이가 그곳의 평화를 선사하려고 안내한 곳이다.
드넓은 평원위에 별들만이 속삭일뿐 발자욱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고요한 밤이다.
숙소는 딱딱한 침대 두개와 담요. 약간 추웠지만 평화스럽다
현이는 외국친구들과 다른 방에서 지내고 있다.
떼제의 아침은 종소리와 함께 시작되었지만 우리는 새벽부터 일어나
성당에는 조배만 드리고 산책하며 아름다운 경치를 찍기에 바빴다.
.
( 아! 어제 파리의 페르라셰르 묘지에 갔었는데 쇼팽의 무덤을 찾아 갔었다! )
피아노의 시인었던 쇼팽은 죽어서도 행복해 보인다.
묘 앞에 꽃다발들이 수북하니...
"칼멘"을 작곡한 비제는 쇼팽과 대조적이다.샹송가수 이브몽땅도 그곳에 누워 있다.)
아침 주일 미사 참례 도중에 버스 도착 시간이 되어 살짝 나오니
버스가 바로 온다.
이곳 버스는 마을마다 타는 손님이 없어도 이삽분씩 기다려준다.
수도원에서 떠나는 우리에게 피크닉 세트를 3 개 주었는데 펴보니
빵과 사과,쥬스.치즈가 들어 있다.
가는 손님 빈 손으로 보내지 않는게 우리네의 정서와 다르지 않다.
흐뭇해진 마음으로 어제 늦게 온걸 아쉬워 하며 떼제를 떠나고 있다.
평화로운 떼제여!
아름다운 파리여!
내가 또 다시 이곳에 올 수 있다면.....아듀!
2006년 1월 6 일.. 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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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떼제의 수도원...고요한 새벽의 여명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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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제게는 30초반 사업차 들른 프랑크푸르트공항에서의 엘튼 존과의 꿈같던 조우드골공항에서의 국제미아될 뻔 한 일 등..도무지 낭만하곤 거리가 멀게 띠 댕기던 곳이다욤
공항에서 세계적인 가수 엘튼 존을 극적으로 만나셨군요!.. 젊은 날의 잊지못할 추억이 되셨겠네요..드골 공항에서 국제 미아가 될 뻔한 일도 지난 시절의 낭만인거 같아요.. 매산님..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