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지 : 경북 비슬산(대견봉, 해발 1,083.6m) 경북 달성군 유가면
☞ 일시 : 2009년 5월 10일(일요일)
☞ 날씨 : 맑음(무더운 날씨)
☞ 산행경로 : 비슬산 자연휴양림주차장 ⇒ 소재사 ⇒ 비슬산휴양림 ⇒ 대견사지 ⇒ 진달래군락지 ⇒ 대견봉 ⇒ 수도암 ⇒ 유가사 ⇒ 주차장
☞ 참가인원 : 산과인연 산악회(제55차 정기산행) 정회원 및 일일회원 38명
☞ 산행시간 : 09:45 자연휴양림입구 ⇒ 09:53 소재사 ⇒ 10:15 비슬산휴양림 ⇒ 11:15 대견사지 ⇒ 11:27 진달래군락지 ⇒ 12:22 대견봉 ⇒ 14:33 수도암 ⇒ 14:50 유가사 ⇒ 15:35 마을도착
☞ 총 산행시간 : 5시간 20분
진달래산행...
진달래가 만개하는 봄이면 산객들은 한두 군데 진달래 명산을 찾아 산행을 하곤 한다.
오늘 아름다운 진달래를 만나기 위해 비슬산으로 떠나지만, 고온현상에 신록의 계절도 조금씩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국내 최대의 광활한 진달래군락지를 자랑하는 비슬산...
수려한 산세의 군립공원인 진달래 명산인 비슬산은 산꼭대기에 있는 바위의 모습이 마치 신선이 거문고를 타는 모습과 같다고 하여 비슬산이라고 한다.
상당히 높은 고도에서 대단위 진달래군락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그 개화시기가 진달래 명산의 경우에 보통 4월 초순경에 비해서 비슬산의 경우는 이보다는 늦은 4월 말경이나 되어야 진달래향연이 시작된다.
그러나 개화시기가 고산지대의 날씨 상황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만개한 진달래의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타이밍을 제대로 잡기란 참 어려운 곳 이도 하다.
진달래와 참꽃이란?
비슬산은 진달래 축제라고 하지 않고 참꽃제라 한다.
진달래는 먹을 수 있는 꽃이라 하여 참꽃, 철쭉은 독성 때문에 먹을 수 없는 꽃이라 하여 개꽃이라 한다.
푸른 잎과 꽃이 함께 피는 철쭉은 화려하지만, 꽃이 먼저피고 꽃이진 후 잎이 나오는 진달래는 화려함보다 순수함이 있다.
진달래 산행은 화려한 철쭉산행 만큼 감흥을 주지 못할 수도 있지만 순수함이 있고 어린시절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그 이름이 어떻든 간에 진달래라는 이름만 들어도 추억은 아련하게 고향집 뒷동산으로 달려가고 시간은 어느새 어린 시절로 되돌아 가버리고 만다.
꽃잎을 따먹으며 부르든 동요도 이제는 아득한 추억이 된지 오래지만 진달래 산행을 할 적이면 그 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혼자 흥얼흥얼 그리게된다.
비슬산 자연휴양림주차장에 도착하여 멀리 대견봉 정상방면으로 보이는 병풍듬바위와 연두색으로 채색되어 가는 봄 풍경의 조망이 아주 또렷하게 보인다.
09:45 산행들머리인 비슬산 자연휴양림 입구로 발길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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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들머리인 비슬산 자연휴양림 입구, 주위에 화려하게 핀 꽃들을 바라보며 산행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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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사 입구의 등산안내도와 돌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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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사, 조금은 작은 듯해도 고색이 창연한 소재사일주문, 신라시대에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소재사를 지나 휴양림의 넓은 포장된 길을 따라 산행이 시작되고 계곡은 날씨가 가물어 가느다란 물줄기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산행하기 좋은 날씨에, 제법 이른 시간에 등산길에 오르니 모두들 여유 있는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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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슬산 자연휴양림 안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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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슬산 자연휴양림
산행길 주위에는 수줍은 듯 소박하게 피어난 이름모를 꽃들과 녹색의 어린잎도 고운 자주빛으로 시작을 알리는 봄도 금년에는 빨리 지나가고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바위가 무너져 내린 너덜지대가 유난히 눈에 많이 띠는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비슬산 암괴류란다.
10:15 이정표 비슬산정상(6Km, 2시간 10분)지나면서 온몸이 땀으로 범벅되고, 마음은 급하지만 이런 암괴류의 모습도 가슴에 담고 점점 좁아지는 등산로에 올라간다.
포장길을 버리고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 것이다.
등에서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5월의 날씨치고는 꽤나 무덥다.
숲속이라 초록향기의 싱그러움이 가슴으로 파고들지만 산길은 조금 가팔라지면서 약간의 힘이 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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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경사에 지쳐 잠시 휴식중
한참을 힘들게 올라 어느새 오른편으로 조망을 시원하게 열어주는 전망대에 올라선다.
큰 암봉으로 형성된 비슬산 정상도 눈에 들어온다.
산길로 접어들고 꾸준히 고도를 높히다 보니 헤어진 도로와 다시 만나고 좌측으로 대견사지가 보인다.
절벽위 반석위에 세워진 돌탑은 근처에 흩어진걸 다시 세운 것이지만 뒤쪽으로 바위굴과 암괴류들이 어울려 먼 옛날의 신비로운 전설을 상상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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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견사지와 삼층석탑, 무어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멋진 포인트로 다가온다
11:15 대견사지에 도착한다.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아주 너른 터인 대견사지의 끝단 벼랑에는 대견사지 삼층석탑 (유형문화재 제42호)이 사바세계를 굽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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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층석탑과 안내문
벼랑끝 석탑 아래로 보이는 현풍들판과 낙동강이 희미하게 보인다.
넓은 공터의 대견사지에 거닐자니 마음은 좀 숙연해지고...
신라 헌덕왕때 창건되었다는 절터이다.
절은 임진왜란때 소실되고 석탑은 부재가 흩어져 있던 것을 1988년에 달성군에서 복원한 것이란다.
원래는 구층석탑 이었다는데...
대견사지는 당나라 문종과 얽힌 얘기가 전해온다.
전설에 의하면 중국 당나라 황제가 절 지을 곳을 찾던 중 세숫물에 비친 아름다운 산수를 찾아 이곳에 절을 짓고 대국에서 본 절이라 하여 대견사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하지만 전설은 어디까지나 전설일 뿐이니까...
지금은 주춧돌 흔적과 약간 파손된 삼층석탑이 까마득한 역사를 안고 우뚝서서 묻힌 전설을 전하는듯 하고...
그러나 천하의 당나라에서 시켜 지은 절이니 얼마나 화려했으랴.
하지만 이제 당나라의 흔적은 역사책에나 남아있듯 석탑하나만을 절터 모서리에 남겨두었다.
그 옛날 님은 가고 없는 흔적만 남은 빈 절터가 주변의 아름답고 장엄한 바위들에 둘러싸여 많은 인파를 반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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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견사지에서 바라보는 조화봉의 모습은 기상관측소 때문에 안타깝게 보인다
대견사지에서 토르(tor)인 거북이 바위, 물개바위, 부처바위, 말바위, 스님바위등 대견사터를 둘러싼 돌덩이들을 한바퀴 빙 돌아보는 것도 재미가 있다.
그리고 절터를 뒷짐지고 한가로이 거니는 것도 제법 괜찮다.
비슬산이 갖춘 명품은 바위 애추와 암괴류는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신기하기도 하다.
애추(talus)는 절벽밑에 부채꼴 모양으로 쌓인 돌무더기를 말하며, 암괴류(block stream)는 둥그란 돌(암괴)들이 마지막 빙하기에 서서히 흘러가다 멈춰 그대로 화석이 된 지형을 말한다고 안내문이 알린다.
돌의 바다라 할 만하다.
절터 뒤에가 최대의 진달래군락지로 발을 옮긴다.
아래로 대견사지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능선 위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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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평원 능선에서 바라본 삼층석탑, 커다란 암반위에 세워진 대견사지 삼층석탑의 전경
민족의 영산 태백에서 발원해 천리를 달려 온 낙동강이, 저 멀리 굽이치고 있지 않는가.
빈터에 말 없이 옛날을 지키고 서 있는 삼층석탑이 저리도 쓸쓸해 보일까.
무심한 탐춘객들은 탑과 바위를 배경 삼아 카메라의 앵글 조준에 여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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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평원, 만개하면 온통 붉게 타는 진달래의 화원인데 거의 지고 있다. 뒤로 보이는 높은 봉우리가 비슬산 정상인 대견봉이다
진달래군락지에는 꽃잎은 대부분 떨어지고 군데군데 조금씩 참꽃들이 우리를 반긴다.
일주일만 빨리 왔으면 하는 마음의 아쉬움이 남는다.
잠들고 있는 진달래군락지를 지나 비슬산 정상으로 가는길은 외길이라 정작 꽃이 만발할 때는 엄청난 정체가 예상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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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고도를 올려가면서 대견봉 방면의 암릉들을 바라보는 재미도 솔~솔~
12:22 암벽이 병풍처럼 길게 뻗어 있는 병풍듬과 주변의 산세를 조망하면서 천천히 비슬산의 주봉인 대견봉(해발 1,083.6m)에 올라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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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견봉 정상에서 기념
많은 인파로 정상석과 사진을 남기려고 줄을 서있다.
자연석으로 세운 비슬산 대견봉이 우뚝 서있고 사방으로 시원하게 조망이 펼쳐진다.
신선의 비파와 거문고 소리가 없어도 이곳이 왜 그런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북쪽으로 대구 시가지도 희미하게 보이고 저 아래 평야 사이로 낙동강이 구비구비 흘러가는 모습도 아스라히 보인다.
대견봉에서의 전망은 아주 평화스러울 정도로 광활한 평전이 펼쳐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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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견봉정상에서 아래로 보니 정말 아름다운 전망이다, 대견봉 아래로 보이는 낭떠러지 병풍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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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방향에서 대견봉 정상, 비슬산에는 절벽으로 이루어진 곳이 많이 있는데 그 아래에 암괴류로 이루어진 너덜이 많다, 기념사진촬영에 등산객들이 차례로 줄을 서 있는 현장
하산길은 부드럽게 이어지고 날씨 또한 무덥다.
정상을지나 정당한 곳에서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자리를 마련한다.
언제나 그러하듯 흠뻑 땀흘리고 마시는 이 한잔의 술에서 세상의 어느 것과 견줄 수 없는 행복감에 젖어본다.
12:45 하산은 유가사 방향으로 내려오는 길이며 급경사길이기에 약간의 정체가 일어난다.
밧줄 구간도 지나야 하므로 사람이 많을때나 초보자는 오르기에 힘겨운 코스일 것 같다.
하산중에도 더위가 기승을 부러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는다.
봄이 실종되었다, 납치되었다 라고 하는 말이 실감난다.
등산길을 따라 내려오니 말라버린 계곡에서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그나마 산행객의 마음을 여유롭게 만들어준다.
14:33 수도암에 잠시들러 삼배하고, 유가사를 지나 편안하게 내려오는 길에 들꽃들이 태양에 반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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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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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사 입구, 유가사는 신라시대에 도성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14:55 유가사계곡(수성골)이 나오고 여기서 잠시 쉬며 물 속에 발을 담구니 피로가 싹 가시는 것 같다.
아직은 물이 차가와 몇 분을 있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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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사 입구다리(극락교)에서 피로에 지친 발을 차가운 계곡(수성골) 수에 담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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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슬산 유가사 일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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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바라본 대견봉 정상일대, 여기서 오른쪽 방면의 능선길을 따라 진달래군락지(대견사지) 방면으로 올라간다
15:35 산행을 마치고 모두들 간단한 안주에 소주를 곁드리며 즐거웠던 산행을 추억속의 한 장으로 넘긴다.
산행후기 :
등로 초입은 푸르름을 더해가고 있었고 녹색의 잎사귀들과 조화된 나무가지의 모습에서는 청량감마저 들었다.
진달래로 불타는 광경을 상상했으나 그 빛깔을 보지 못하였으니...!
남은 것들은 힘겹게 나뭇가지에 붙어있고 시들시들 말라가는 애처로운 모습이었다.
꽃이 피면 지는 것이 당연한 자연의 섭리일 테지만 일년을 기다려 힘겹게 피어났을 텐데...
마치 둥지를 떠나 처음 나들이를 나온 애기새를 기다렸다는 듯이 낚아 채 버리는 것 같은 바람의 습격을 받은 듯 했다.
서둘러 지는 진달래의 모습에 아쉬운 마음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비슬산 자락의 또 다른 봄 향연 풍경을 마음껏 담아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얼마나 위로가 되었는지 모른다.
그래도 기다릴 수 있는 지혜를 가진 인간이니 내년을 기약해 보기로 하면서...
여러분!
이제 5월 들어 본격적으로 철쪽대군락지의 향연이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경남의 황매산 그리고 지리산 바래봉...
철쭉향연을 생각만 해봐도 산님들의 가슴을 뽐뿌질 치게 하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안산! 즐산! 이어 가시길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 5월 14일(목) 양광우 (^L^)
참고 : 산행기의 나머지 사진들은 산과인연Phon.Shop(폰)에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