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처럼
수평선처럼
끝이 보이지않는 하늘은
가을이 주는 촌음의 선물이리라
티 하나 없는 무구한 역사에
종달새조차도 방해꾼일까
땅에선 노오랑 빠알강 형형의 코스모스가 열리고
이른 새벽 강가엔 서리 머금은 물안개가
절로 부끄러워
태양 앞에 자리를 비키니
그 빛 온몸으로 받아
영글은 오곡은
황금색으로 제 몸을 감고
봄 봉숭아 곱게 드리운 처녀는
총각을 꿰어내니
가을은
가을은
신이 주시는 사방의 선물
타는 계절에
내 몸마저 타는 지금은..,
한가위로부터 D-6일 각 영업점의 업무실적들을 점검하고
도시 한가운데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 나왔다하여 현장을 방문하였다.
길가섶섶이에 제멋대로 깔린 코스모스가
가을의 흥취를 더한다.
갓이 영글어 가고
지난 태풍에 구부러진 비닐하우스 파이프들이 널부러져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356C736506C366922)
![](https://t1.daumcdn.net/cfile/cafe/18743736506C367D12)
지주와의 이런저런 합의가 매끄럽지만
그린벨트지역이라 추가적인 건축용도가 벽에 부딪힌다.
관할구청을 방문하여 토지이용에 따른 세세한 정보와 함께
추가적인 건축관련 상세정보도 아울러 부탁하고 사무실로 귀가한다.
한가위를 준비하며
달포동안 탁배기에 굶주린 후배점장으로부터 유혹이 도착해 있다.
간만에 응암동 탁배기집 '옛날 옛적에'엘 들렀다.
명절을 보내자마자 얼굴을 보이니
주모로부터 이모들까지 화들짝 반겨 준다.
이런 얘기 저런 얘기
주거니 받거니
시간이 무르익어 피카소 양푼 주전자는 벌써 네주전자가 왔다갔다 한다.
모듬전에 계란찜이 어울어지고
고사리, 무나물, 볶음멸치, 고구마순이 곁들어진 '옛적에' 의 밤은
그렇게 행복한 촌음을 만들어 간다.
두노옴이 열사람의 아낙네 수다를 대신하고 주막을 벗어나니
밤거울은 벌써 열시를 가리킨다.
핸드폰에 들려오는 아들녀석의 걱정말라는 소리에 2차를 불렀다.
간만의 해후여서인지
노옴도 좋단다.
맥주가 곁들어진 술잔을 비우고 오느덧 새벽으로 향하는 시간을 두려워하여
애둘러 노옴을 배웅하고
구렁이 담넘듯 몸을 뉘인다.
내일은 건국신화 개천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