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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담도담
고깃집 맞아? 아늑하고 정갈한 도담도담
손현준(산남리슈빌 동대표)
지도학생들과의 모임을 계획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식당 중에 20대 젊은이의 취향에도 맞는 식당을 생각하다가 도담도담(전화 297-5920)이 떠올랐다. 예상했던 대로 식사를 마친 후 학생들이 만족해하며 다음에도 따로 오겠다고 카운터에서 명함을 챙겨간다. 대부분 학교(충북대) 근처에 사는 학생들이고 나 또한 우리 집하고 가까워서 마음이 편하다. 도담도담은 산남동 국민은행 사거리에서 검찰청 정문 방향으로 50 미터 올라오다 보면 왼쪽에 1층은 ‘내고향산천’이라는 해물탕집이 있는 그 건물 4층에 있다.
음식점에 관심이 많았던 조국연 사장(45)은 직장생활을 접은 뒤 기존의 음식점과 다른 개념의 음식점을 구상하며 3년 정도 다른 음식점에서 직원으로 근무해보기도 했었다. 그러다가 30년 넘게 살던 서울을 떠난 때가 10년 전인 2001년, 천안에서 본격적으로 음식점을 운영하기 위해서였다. 그 뒤 2003년에 괴산에서 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누님의 권유로 청주에 오게 되었고 충북대와 청주대 인근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퓨전 음식점 두 곳을 운영했었다. 그 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전문음식점을 해보고 싶었는데 새로 개발되는 산남동의 가능성이 눈에 들어와서 2007년 11월에 이 자리에 오픈하게 되었다.
경영학 전공자답게 일반적인 식당과의 차별화를 추구하는 그의 경영철학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색다름과 편안함”이다. 그러다보니 청주에서는 유일하게 4층에 위치한 레스토랑형 고기 전문점을 내게 되었다. 레스토랑은 고층에 있어도 잘 되는데 고깃집이라고 안 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조국연 사장의 생각이었다. 이 식당이 잘 정착되면 분점도 낼 계획인데, 필자가 생각해도 1층보다 임대료 부담이 적으므로 호응이 있을 것 같다. 4층은 1층보다 임대료가 1/3 정도인데 그 비용을 식재료나 고객 서비스에 투자하여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으니 손님은 엘리베이터만 탔을 뿐인데 장점이 많다면 당연히 다시 찾을 것이다.
도담도담이라는 이름은 “작지만 소박하고 정갈하다”는 뜻의 “도담하다”에서 착안하여 동어 반복을 통해 기억하고 발음하기 쉽게 만들었다. 이름에 걸 맞는 조용하고 아늑한 고급 레스토랑 분위기의 실내 디자인도 특별하지만 최고급 고기만을 엄선하여 제공한다. 쇠고기는 2-3년 된 1급 한우 암소의 갈비에서 나오는 살치살, 꽃살, 안창살, 갈비살을 쓴다. 필자가 평소에 좋아하는 삼겹살은 암퇘지 고기를 참나무로 초벌구이를 한 후에 나오기 때문에 다른 고기집 같이 냄새에 신경 쓰지 않고 즐길 수 있다. 나는 건강을 위해서 고기를 먹을 때도 채식과의 밸런스를 중요하게 여기는데 도담도담에는 샐러드 바가 있어서 채소는 원하는 만큼 얼마든지 가져다가 먹을 수 있는 점이 참 좋다.
조사장네 가족은 서울이 고향이지만 3년 전에 부모님도 청주에 오셔서 함께 살고 있어 이제 이곳이 제2의 고향이란다. 현재 분평동에 살고 있는데 언젠가 산남동으로 오고 싶다는 그는 장가를 늦게 가서 지금 2살 된 아들이 있다. 취재를 위한 전화와 email을 연결해주는 사람이 부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직원도 있는데 부부가 함께 일 할 때의 장단점에 대해 물었다. 단점은 없고 바쁘거나 힘들 때 속사정을 아는 응원군이라 좋은 점이 많단다.
식당을 운영하면서 가장 보람되고 재미난 일에 대해서 물었다. 청주에서 처음에 대학가 인근의 식당에 와서 데이트하던 친구들이 결혼해서 아이 둘과 데리고 왔다가 우연히 알아보고 반갑게 옛날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 손님들은 다양하고 언제나 배울 점이 있다고 ...
3년전 그러니까 개업 초기에 필자가 도담도담을 처음 갔을 때, 클래식 기타가 놓여있었는데 주인의 지인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식사를 마치고 주인과 함께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불렀던 기억이 떠올라서 물어보았다. 조사장은 고등학교 대학교 학생 때 중창단과 합창단 활동을 했었다고 한다. 지금은 바빠서 엄두를 못 내지만 언젠가 다시 노래를 또 하고 싶다는데... 요즘엔 집에 가서 아이와 있는 것이 가장 좋다는 조사장님은 언제나 고객이 기억해 줄 정도로 친절하고 세심한 서빙을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