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제 25차 기청 전국 교육 대회
주제: 몸으로 함께 하는 나눔 공동체
-가서 네 것을 나누고 이웃을 섬기라(막 10:21, 45)-
대회 선봉대(대회 일주일을 앞두고...)
기청 대전연합회 부총무 이계혁(한밭교회)
5박6일의 자전거를 타고 광주에서 수원까지 진행이 됐던 선봉대
일정은 나에게 너무 많은 생각들과 느낌들 그리고 기쁨들을 주었다.
처음 기청 전국 교육대회를 접했던 작년 여름...나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1박2일만 참여했던 많은 아쉬움을 가지고 다음 대회를
기약해야만 했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대회에 많은 기대를 가졌는지도 모르고, 연초부터 우리 청년회 수련회를 전국 교육대회로 가자는 결정을 하게
된 이유도 거기에 있을 것이다.
청년회의 회장으로 봉사하고 있는 나에게 전국 교육대회는 많은
의미와 결과물들을 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들을 했었다. 그것은
크게는 주를 나의 주로 고백하는 청년들로써 지금의 이 땅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서부터 작게는 나는 어떤 모습으로 주님을 사랑해야 하는가 라는 나의 신앙적인 부분까지이다.
물론 답을 얻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나의 고민이 조금은 진행될
수 있고 좀더 깊어질 수 있는 자리일 거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선봉대에 참여할 때 솔직히 선봉대의 일정이 무슨 의미가 있고
어떤 마음으로 참여를 해야하는지 잘 모르고 시작한 나였다.
물론 같이 했던 다른 3명은 선봉대를 처음부터 같이 고민하고 준비를 했기에 나보다는 많은 생각과 의미들을 가지고 있을 거란
생각을 한다. 난 아주 편하게 생각했다.
정말로 편하게....졸업을 앞둔 나에게 아주 작게는 단순한 하이킹에서 좀 크게는 새로운 도전으로..... 우리가 고민하고 몸으로
실천할 수 있는 여러 현장들. 반토막이 되어버린 이 땅에서 일어났던 우리의 가슴아픈 과거들을, 그러나 지금은 현실이 되어버린
역사적인 현장들을 돌아보며... 애초에 가졌던 나의 이번 여정에
대한 생각들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이 작은 땅덩어리에서 그 어느 곳에서도 아픔의 흔적이 없어지지
않는 이 시대 우리의 현실...민주화의 성지 5월의 빛고을.....
억압받고 굶주렸던 민초들의 자발적인 저항의 역사 동학농민운동...
.주님주신 생명들을 우리의 이기와 욕심으로 짓밟아 버리고 있는
새만금간척사업...반도의 땅에 태어나서 자신들의 우방이라 믿었던 그들에게 왜 죽어야 하는지도 모르고 철길 위에서 죽임을 당했던 미군의 양민학살 노근리 현장과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그들의 만행...
나만이 편하면 된다는 안일함으로 돌보지 않고 관심주지 않고 방치되었던 우리의 예수들.... 힘없는 조선의 백성으로 살고 있었기에 아무런 저항조차 하지 못하고 죽어갔던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님들...
진천종합복지센타 방문...제암리 3.1운동 유적지... 이 모든 것들이 나를 그렇게 바뀌게 하기에는 너무나도 충분하였다.
여러 지역을 돌며 교육대회를 알리고...
이번 대회의 주제처럼 '나눔과 섬김'의 모습들을 실천하고 있는
여러 현장들과 우리의 역사 속에서 있었던 우리의 아픈 과거와
현실들을 보고 지금의 우리들이 걸어가야 할 곳이 어디며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고민들과 기도가 있었던 선봉대의 일정이었다.
언제나 두 손을 모으며 기도할 때 나는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게
해달라는,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 관심 갖지 않는 그런 이들에게 나의 몸이 나의 머리가 힘이 될 수 있게 해달라는 말들을
하곤 했다.
그러나 그 기도들은 언제나 말들로 끝나고 말았다. 그러나 지금
선봉대와 대회의 일정을 마친 나에게는 그런 나의 모습이 달라져야 한다는 조금은 막연하면서도 당연한 생각들, 다짐들이 생겨난다. 8월5일, 그 첫날 (모여라 기청대회로...)
기청 군산연합회 회장 김진수(한일교회)
오늘은 제 25차 기청 전국 교육 대회가 있는 날이다. 작년 여름을 떠올리며 우리는 변함없이 각 지역에 있는 기청인들을 만나게
되는 날.... 바로 그날 수원 영생고등학교에서는 많은 기장청년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멀게는 헝가리 그리고 제주도 청년들까지 한자리에 모였다.
그날 오후2시부터는 윤기석 총회장님을 모시고 개회예배를 드리므로 제25차 기청 전국 교육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목사님께서는
(민수기 6:1-8) 성별과 헌신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하셨다.
이어서 주제 강연을 듣는 시간, 강사로는 김상근 목사님께서 오셔서 '지금 우리는 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 하는 질문에
대해 명확하고 분명한 대답을 공유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셨고,
이는 기독청년운동에 있어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문제들이 지금
시점에 있어 아주 중요한 기로에 서 있음을 언급하셨다.
또한 "여러분이 이번 대회의 목표를 실천적 신앙 형성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이웃사랑실천 운동을 계승 발전하며, 공동체적
가치 발견하는 것이라고 정한 것은 잘한 일입니다." 라고 하시며, "변화된 시대와 변화된 오늘의 주변 상황에서 이전의 방법을
그대로 답습하기보다 새롭게 변화하여 성숙한 기독청년이 됩시다.
개 교회가 선교현장을 가지게 노력합시다. 그래서 기장 교회로서의 맛과 때깔을 회복시킵시다." 라고 하셨다.
끝으로 기장에 대한 긍지와 기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갖자고 호소하셨다.
"기장은 영성이 부족하다는 말을 쉽게 합니다. 남도 그러거니와
우리 자신도 그렇게 말하곤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옳은 판단이 아닙니다. 삶이 없는 영성은 허위적
영성입니다. 기장의 영성은 삶의 영성입니다. 행동하는 영성입니다. 고난을 감내하는 영성입니다. 의를 위해서는 박해도 받고 손해도 볼 수 있는 영적 힘을 가졌습니다." 라는 말씀을 듣는 순간, 청년들이 자신의 교단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를 반문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일꾼 이 될 청년들에게 다시 한번 변화의 주역이 되라는 당부의 말씀으로 끝을 맺으셨다.
이렇게 우리는 보는 것 느끼는 것이 하나이기를 원하는 듯 우리들 귀로 잘 담아 들었고. 전국 교육대회를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머리와 몸을 맞대고,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 시작했다.
첫날밤은 '환영의 밤'으로 더욱 열기를 뜨겁게 만들었다. 선배들의 아낌없는 격려와 힘찬 우리들의 소리는 한여름 무더위를 날려
보내기에 충분했다.
둘째 날은 우리들의 생각과 마음을 채우기 위해 준비된 강의들이
진행되었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각자의 관심사대로 선택하여 '열린 강좌'를 들었고. 모든 강의는 정말 그 자리에 와 보지 않고는
듣을 기회가 없는 알찬 강의로 우리들의 머리와 가슴을 채워냈다.
둘째 날 저녁 행사 때에 '기청인의 밤'은 문선대의 준비된 율동과 찬양으로 우리들은 하나가 되었고, 80년 5월 광주를 배경으로
한 연극은 다시 한번 그때의 역사의 현장을 느낄 수 있도록 안내해 주었다.
또한 먼 이국 헝가리에서 온 청년들은 우리를 세계 속에 하나된
기청인으로 성숙시켜 주었다.
셋째 날은 가슴을 따뜻하게 전할 수 있는 사회선교현장 속으로
우리는 뛰어들었다. 그날은 아침부터 심상치 않게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비는 온종일 내렸다.
그래서 우리는 우의를 입고 이동했다. 현장을 가기 위해 걸어서
지하철을 타러 가게 되었다.
조별로 인천, 안양, 구로 등지의 선교현장을 방문하였는데, 우리조는 김해성목사님께서 일하시는 '외국인 노동자의 집 / 중국 동포의 집'을 향하여 찾아갔다.
우리가 도착한 그 곳은 새벽에 내린 비로 옆에 있던 골프장 옹벽이 무너져 건물 안에 물과 진흙들이 가득 차 있었다. (8월 8일자
국민일보 참조)흙탕물이 꽉 찬 현장을 다른 도구 없이 손걸레만으로 걷어내야만 했다.
우리는 그 일이 말끔히 정리되는 그 순간에 우리의 온몸은 흙탕물로 염색이 되어 서로의 얼굴을 보며 웃음을 자아낼 수밖에 없었다.
그때의 시간은 대회장에 다시 도착해야 할 시간을 훨씬 넘은 시간을 가리키고 있었다. 우리는 대회장을 향하여 흙탕물을 범벅이
된 온몸을 그대로 한 채 지하철을 탔고. 그 안에 있는 많은 사람들의 눈빛은 아랑곳하지 않고, 서로를 바라보며 뿌듯한 마음을
가지며 돌아왔다.
그날 밤 우리의 마음은 따뜻한 정을 나누어주고 온 이들처럼 모두가 열심히 체험한 사례들을 극와 몸짓, 찬양 등으로 그 상황들을 재연하며 서로의 느낌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마지막 밤인 만큼 우리의 젊음의 열정과 패기를 다하여 풍물패와 문선대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 날도 모든 일정이 끝난 후 조별기도회를 끝으로 뿌듯한 하루를 마감했다.
벌써 대회 마지막 날....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각자의 삶의 자리로 되돌아가야 할 날이 돌아왔다.
마지막 날은 화창한 날씨 가운데 매향리로 이동하였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고난과 아픔이 있는 현장, 그 곳은 미국 폭격기
사격장으로 세계최대 사격장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날은 매우 조용했다.
그 곳에 환경은 주민들의 생계수단인 밭들이 철조망 안에 위치해
있었고, 그날은 농민들이 일을 하러 들어가지 못하게 출입을 제한하고 있었다.
우리는 앞 바다를 바라보며 한숨만 쉴 수밖에 없었다. 또한 그
앞 바다에 있는 섬들은 표적지로 사용되어 조금씩 형체를 분간할
수 없을 만큼 자꾸만 작아지고 있어 더더욱 우리의 마음을 답답하게 했다.
이는 생각만 해도 소름끼치는 일들이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는
우리 땅 매향리에서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정말 누구에게 하소연을 해야 하는가? 그 곳의 철조망을 지키는 이도 이 땅의 사람인 것을...
우리는 매향리에서 폐회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모든 일정은 끝을
맺었다. 3박 4일 일정동안 기록한 기도문을 철조망에 걸고 사격장을 바라보며 우리는 손에 손을 잡고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다.
매향리에 매화 향기가 피어나는 그날을 위해...
이렇게 하여 2002년 제25차 기청 전국 교육 대회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끝을 맺어야만 했다. 정말 많은 이들의 보이지 않는 수고와 정성 속에서 교육들을 받고 느끼며 몸으로 함께 하는 나눔
공동체 였음을 고백한다.,
이제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경험한 것들을 실천하며 살아 갈
것 이다. 다시 내년에도 더 좋은 모습으로 만나기를 기약하며 우리 모두는 날마다 변화하고 성숙하는 기장청년으로 살아갈 것이다.
기청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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