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중올레의 피곤함으로 오전을 무의미하게 흘려보내고, 시간의 흐름을 아쉬워하며 집 근처의 올레 9코스로 향한다.
9코스는 작년 9월 처음으로 제주올레홀릭과 인연을 맺은 곳이다.
9코스 초입의 대평포구에 다가서면 신비로운 박수기정의 웅장함이 나를 압도한다.
올해 개업한 팬션의 벽화를 감상하며
그 옛날 서귀포의 동부와 서부를 연결하던 몰질(말길)을 지나 박수기정의 정상으로 향한다.
정상에 이르니 난드르와 대평포구가 발아래로 시원하게 펼쳐진다.
박수기정 정상부에서 서쪽으로 발길을 재촉하니 형제섬과 송악산의 모습이 드러난다.
볼레낭길! 제주어로 보리수나무를 볼레낭이라 하는데...정작 보리수나무를 모르겠다.
걷는 내내 소리없이 이슬비가 내리고, 멀리 산방산의 머리에는 흰구름이 걷히지 않는다.
두번째로 올라야할 월라봉 정상에도 구름이 머문다.
월라봉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자리를 펴고 앉은 암소가 깊은 숨을 몰아쉰다.
돌아갈 공간이 없다.
삘리~~핀이랑 왔으면 먼저 가라고 할텐데...
대책이 없다.
숨죽이고 정면돌파!!
암소는 나에게 관심이 없다.
괜히 힘만 뺐다.
월라봉에 오르니 산방산이 더욱 희미하게 보인다.
1945년 일본제국주의가 미국의 상륙이 가능한 곳을 향해 동굴진지를 구축...
올레길을 걷다 보면 슬픔을 간직한 장소가 적잖이 존재한다.
날씨 맑은 날 저 밴치에서 화순바당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면 참 좋을 것 같다.
이제 3km만 가면 종점이다.
예전 올레길을 안내해 주시던 분이 알려준 빌레다.
언덕위의 넓은 암반를 뜻하는 제주어라 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제주어를 제대로 공부하고 싶다.
놀멍 쉬멍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보자.
내가 지은 제목은 「혼돈」이다. ㅎㅎ
늦가을에 유채와 나비라...??
10월의 제주 야생화는 털머위일 것 같고,
11월의 제주 야생화는 바로 이꽃일게다.
올레길에 즐비한 꽃이다.
수수인가요? 조인가요?
혼자 걸으면 흥미로운 모습을 한참 바라 볼 수 있어서 좋다.
황개천에서 붕어와 장어를 낚는 강태공들...
물이 부족한 제주에서
바로 이 풍부한 물은 화순마을에 선사유적지를 존재케한 이유이다.
황개천도 6코스의 쇠소깍처럼 테우나 보트를 체험토록 준비중인 것 같다.
무심코 지나쳤던 화순리 일대가 청동기시대 유적을 간직하고 있었다니....
신기하다.
오늘 올랐던 좌측의 월라봉과 우측의 박수기정을 뒤로하고 종점에 이르니 오후 4시 30분.
오늘 총 8.77km를 3시간 동안 걸었구나~~
9코스 중간중간 이정표가 잘 못되어 애를 먹었다.
초보 회원님들은 경험자와 함께 걸을 것을 권합니다.
내년 6월 30일 까지 10코스가 휴식년에 들어갔습니다.
회원님들 참고하세요~~^^
첫댓글 사방사방 홀로 걷는 가을 남자
108배는 할 만 한가요??
좀 내려놓고 오셨나요??
@평범한사람(서귀포) 그저 감사인사만 올려도 후다닥~
오늘 9코스 다녀오셨구나~~나도 가야하는디 ㅠ...언제갈꼬~~~
화요일 쉬는데 18코스 갈꺼요~~
거기는 다녀오셨겠지요??
@평범한사람(서귀포) ㅎㅎ 18코스는 댕겨왔네여~~~두바퀴는 평사님이 저보다 먼저 완주 하실듯 ~~
@아서(제주) 몇 개 안다녀왔어요~~^^
비오고 흐린 날씨에
혼자서 거니는 올레길~
아마도 운치가 있었을 듯 하네요.
아우님~!
9코스는 동네 산책이어요~~
천천히 걸어도 3시간 걸리던걸요^^
중간에 암소 대박이네요!! 평사님 체력은 더 대박입니다.
피해갈 수가 없드만요~^^
저기도 정숙하며 걸어야겠네요 암소가 임신했을수도ㅎㅎ
제가 그런거 볼 줄 몰라서....
저는 무서워서 숨죽이고 걸었는디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푸하하! 어리버리~~~
아주. 매우. 무척. 부적절한 표현을....아무렇지도 않게~~
그랬구나. 그거야 보는 사람 맘대로니까~~^^
@아이사랑(제주) ㅋㅋ 아이사랑님 아뇨 정감있고 좋네요~^^
모든시간을 제주올레와 함께 하시는 평사님 멋지세요~~ 최고십니다.!
제주 올레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으니까 더욱 좋은것 같아요!!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