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표 사진
1) 공룡능선의 맹주 1275봉 정상에 올라 찍은...공룡바위
2) 대청봉이 일출에 휩싸이고
3) 땅통종주 중인 광주광역시 카프리(나종대)
4) 신선대에서 바라 본 공룡능선... "많은 바위"들을 알려고 두리번거렸다.
5) 빨간 가을 단풍과 신선대
6) 공룡능선의 맹주 1275봉...꼭대기에 올랐다....선답자 후기를 읽고 가니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오를만 했다...오르는 법을 아래에 소개한다.
7) 1275봉 보초 서는 '대물바위'. 촛대바위라고도 한다.
2. 산행 후기
1) 산행일자 : 20.10.12(월)
- 산행거리 : 27.8km(오룩스gpx)
- 산행시간 : 17시간 33분(03:08-20:42)
2) 산행지 : 땅통 백두대간 제62구간(한계령-설악산대청봉-미시령)
- 산행코스 : 한계령-능선삼거리-끝청-중청-대청봉(1,708m)-희운각대피소-무너미고개-신선대-1275봉-마등령삼거리-1250봉(걸레봉)-저항령-황철봉-울산바위갈림길-미시령-미시령옛길도로
3) 누구랑 : 홀로
4) 산행 후기
설악기행
10월 11일, 광주광역시에서 버스로 동서울을 거쳐 인제군 원통에 도착하여 저녁식사 후, 새벽 산행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든다. 10월 12일, 새벽 2시에 일어나 식사 후, 택시로 한계령에 도착하여 3시 10분부터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 산행코스는 한계령삼거리~끝청봉~중청대피소~대청봉~소청봉~희운간대피소~공룡능선1275봉~마등령~저항령~황철봉을 거쳐 미시령까지 가는 27km이다.
한계삼거리를 지나 하늘을 쳐다보니 구름 사이로 달과 별이 보인다. 헤드랜턴을 켜고 땅만 쳐다 보며 걸으니 구부러진 나무에 머리를 자주 부딪친다. 끝청봉에 도착하니 대청봉 너머로 일출이 시작되고 있다. 중청대피소를 거쳐 우리나라에서 한라산, 지리산 다음으로 높은 설악산 대청봉(1,708m)에 오른다.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설악산이란 이름은 ’한가위에 덮이기 시작한 눈이 하지에 이르러 녹는다‘하여 설악(雪嶽)이라 이름 짓게 되었다고 한다.
대청봉~중청대피소~소청봉을 거쳐 다리를 건너 희운각대피소에 도착한다. 원래 대간 길은 물을 건너지 않고 능선만 따라 가야 하는 길인데, 이렇게 물을 건너니 아쉽다. 희운각대피소 야외탁자에서 아침을 먹고 물을 보충 후, 무너미고개를 거쳐 신선봉에 오른다.
산행을 오기 전 <손경석의 설악산>을 읽고, 선답자 후기를 보고 온 까닭인지, 공룡능선 전경이 한 눈에 들어 온다. 조망처만 나오면 사진을 찍는다. 노인봉을 거쳐 공룡능선 1275봉 정상도 오른다. 정상에 올라 설악산 절경과 ’공룡바위‘ 사진을 찍다보니, ’위험한 곳도 오르는 방법을 미리 공부하고 오니, 이렇게 쉽게 오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큰새봉~나한봉~마등령을 거쳐 저항령을 향해 가는데 일명 걸레봉(1250봉)이라는 너덜이 다리를 팍팍하게 한다. 어제밤 잠을 설쳐서인지 저항령을 거쳐 황철봉 너덜을 오르는데, 왼쪽 다리에 ’쥐‘가 올라온다. 한해 한해 몸이 달라지는 비애다. 회갑도 지났으니 이제 무리한 신행은 그만둬야겠다고 자책한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새색시처럼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긴다.
오후 5시경 하산하겠다는 남편이 6시에도 전화가 없자, 아내로부터 전화가 온다.“지금 너덜을 타고 있는데, 밤 7시는 넘어야 도착할 것 같다”라고 했더니, 너덜의 위험을 아는 아내가 “천천히 조심해서 넘으세요”하며 얼른 전화를 끊는다. 그러나 밤이라 자주 길을 잃는다. 너덜에 매단 줄과 표시기를 의지하여 겨우 길을 찾는다.
너덜을 벗어나 어두운 숲 속으로 들어오자 이제는 멧돼지가 무섭다. 사람의 흔적을 알리려고 유튜브에서 신나는 노래를 튼다. 밤 8시 30분경 미시령옛길 정상에 도착했는데 철문은 열쇠로 채워졌다. 도로가에는 철조망이 쳐져 있다.
택시기사에게 전화했더니 여름 태풍으로 도로가 유실되어 택시를 만나려면 미시령에서 원통방향 도로를 3km 가량 걸어 내려와야 한단다. 철망을 따라 오백 미터 쯤 내려오니 날카로운 철망 윗부분이 젖혀진 곳이 보여 넘는다. 대간 등산객이 넘은 것 같다. 앞으로 설악산 구간을 하는 백두대간 등산객이 힘들게 생겼다.
무사히 하산해서 도로를 타고 내려가고 있다고 아내에게 전화하고 택시기사를 만난다. "늦어 미안해요?" 했더니, "생각보다 많이 늦은 것 같네요“ 해서, "너덜을 걷다 보니 다리에 ’쥐‘가 올라와서요”히거 대답했다. 9시 30분경에 원통에 도착하여 식당을 찾아보았지만, 문을 연 곳이 없다. 포기하고 편의점에 가는데, 야식을 파는 곳이 있다. 아침 점심을 김치에 햇반만 먹었더니 식당 밥이 그리웠는데, 구수한 된장국에 따스한 밥을 먹으니 이제 살 것 같다.
내일 아침과 점심으로 먹을 라면과 햇반을 편의점에서 산다. 숙소(모텔)에서 샤워하고 나니 11시다. 새벽 4시30분에 알람을 맞추고 침대에 누웠는데,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 중,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가 떠오른다. 천둥과 먹구름 속에서도 한 송이의 국화 꽃을 피우 듯, 역경을 딛고, 오늘 산행을 잘 마무리해 기쁘다. 설악산 구간은 백두대간 코스 중 최고 난이도 구간 같다.
3. 10.11(일) 광주에서 인제군 원통까지 이동
4. 산행후기1(한계령~대청봉~신선대까지)
가지가 모두 남쪽을 향하고 있는 것이 특색이다.
설악산(雪岳山) 이름 유래 설악산의 주봉은 대청봉으로 해발 1,708미터이다. 일년 가운데 다섯 달은 눈에 쌓여 있으므로 설악(雪岳)이라 이름지었다고 전해진다. <동국여지승람>에도 "한가위부터 쌓이기 시작한 눈이 하지에 이르러 비로소 녹기 때문에 설악이라 불린다"라고도 했다. 내설악인 인제 쪽을 한계산이라 불렀고 외설악만을 설악이라 했다. 훗날 내외설악을 모두 합쳐 설악산이라 불렀다. -손경석 설악산- |
이제 희운각대피소부터 공룡능선[=북주릉(北主稜)]을 타고 미시령까지 간다.
※ 북주릉(北主稜)이란?
대청봉에서 북쪽으로 뻗친 백두대간 길을 말한다. 주요 코스는 공룡능선, 마등령, 늘목령(저항령), 황철봉, 미시령, 신선봉(1,204m), 진부령이다.
청봉(淸峰) 유래 창산 성해응의 <동국명산기>에는 청봉이라 쓰고 있다. 외설악에서 보면 산정인 묏부리가 2개로 보여 대청, 중청으로 부르게 되고, 내설악에서 보는 또 하나의 작은 봉이 있어서 이것을 소청봉이라고 불렀다. -손경석 설악산에서- |
※ 여기서 무너미란 '물을 넘는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한국지명총람- 수(水) + 월(越)
5. 산행후기2 (신선대-1275봉까지)
천화대(天花臺) 천화대는 설악골과 잦은바위골 사이의 범봉 능선에서 천불동으로 빠지는 산릉 전부를 가르킨다. 천화대에서는 화채봉과 동해바다가 보이며, 마치 꽃밭 같은 형태를 이룬 '천상 화원 같다' 하여 천화대라 부른다. |
6. 1275봉 오르는 방법
'콜럼버스 달걀'이라는 말이 있다. '단순하고 쉬워 보이지만 쉽게 떠올릴 수 없는 아이디어'를 의미한다. 그 동안 공룡능선을 여러번 탔지만, 1275봉은 오를 엄두를 못냈다. 이유는 무서워서다. 그러나 산악인 사이에는, 공룡능선을 탄 사람 중에서도 "1275봉을 오른 사람과 오르지 못한 사람을 구별해야 햔다"는 말이 있다...'이번에는 꼭 한 번 올라봐야지'하고 인터넷을 뒤지니 1275봉 오르는 방법이 있다. 읽고 도전한다!
7. 산행후기3(1275봉-마등령까지)
※ 나한봉에서 비박 배낭을 메고 신선대 방향으로 가는 등산객을 만난다. "언제 공룡능선을 넘으실 거예요?" 했더니, "신선대에서 '공룡능선을 넘는 일몰 운해' 사진을 찍기 위해" 가는 중이란다. 나도 요즘 사진을 배우고 있어, 한 참 사진 애기를 나눈다.
공룡능선에서 봉우리마다 올라 사진을 찍다 보니 시간이 많이 지났다. 그 분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나를 걱정해야 한다. 그저 태평세월이다. 가다 또 등산객이 선배님! 하며 아는 체를 한다. 영광에 같이 근무했던 발전소 직원이다. 미남이다. 지금은 울진원자력에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정녁 퇴직한지 몇 달 지났지만, 회사 꿈을 자주 꾼다.
8. 산행후기4(마등령-미시령까지)
※ 너덜길에 넘어질까 두렵고, 다리에 '쥐'가 올라와 새색시처럼 조심 조심 걷는데, 오후 5시에 하산한다는 남편이 전화가 없으니 걱정되어 전화 온다. "지금 하산했어요?" 하고 물어, "7시는 되야 하산할 것 같다"고 대답했더니, 너덜의 위험을 아는 아내가, "시간 걱정말고 조심 조심 내려 오세요" 하고 얼른 전화를 끊는다.
북황철봉 너덜을 다 끝나 산 속으로 들어왔는데, 이상하니 알바를 한다. 오룩스 트랙을 봐도 숲속에서 빙빙 돌기만 한다. 숲이 너덜 사이를 이어주는 섬이었는데, 너덜을 지났다고 착각한 것이다. 다시 너덜을 한참 딛다 보니 이제사 숲길에 접어든다. 세상은 암흑이다. 멧돼지가 무서워서 유튜브에서 신난 음악을 튼다. 주현미, 진성 노래다.
8시가 되니 다시 아내가 전화와서, "이디에요?" 한다. 이제 미시령 도로에 거의 왔다고 대답하면서, "도로에 접어들면 전화하겠다"고 대답한다. 세상에 나를 걱정해 주는 사람은 아내 뿐이 없다.
※ 미시령 옛도로는 정상에서 3km 아래 도로까지 막아 놓았다.
※ 북황철봉~미시령정상~원통가는 도로를 혼자 걸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택시를 통행금지차단막으로 불러놨는데, 저녁밥을 어떻게 먹고, 내일 산행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생각을...땅통종주를 하면서 이 정도는 각오하고 차분히 풀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부정적인 생각을 겨우 진정시켰다.
※ 원통에 도착하면, 식당은 다 문을 닫을지 알았는데..이모네집이라는 야식집이 문을 열어 된장국에 밥 한 공기를 맛나게 먹는다. 살 것 같다. 편의점에서 라면과 햇반 2개를 사고..씻고 11시에 침대에 눕는다. 내일 새벽 4시 30분에 알람을 맞추고...
잠자리에 누웠는데..서정주 시인의 <국화옆에서>가 떠오른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렀나보다"가....
첫댓글 참으로 위대하다고 해야 할까요?
험난한 여정길에 만난 쥐까지.......
저도 사실 설악(서락)에 미쳐 거의 매년 한번꼴로 다녔답니다.
오늘도 고문님 사진과 설명을 차분히 보면서 공부 많이 하면서 잠시 회상에 잠겨 봅니다.
작년 이 구간을 10월 13일에 진행했는데 이 구간에서 선두구룹이 국공단속에 걸리기도 했었죠.
밤인데도 너덜구간을 잘 통과 해서 마무리 잘 하셨네요.
이제 미시령에서 진부령 구간과 통일전망대를 향해서 종주의 마침표를 찍게 되겠죠.
홀대간 하시는 분들 ?
정말 대단하십니다.
끝까지 마무리 잘 하십시요.
수고하셨습니다.
미시령 도로를 철망으로 꼭꼭 막아나서..앞으로 백두대간 구간 하기 힘들겟더라고요..
진부령까지는 마쳤어요..불보살님이 바쁜 과정에도 후기 읽어주고 격려 댓글 달아주니 고맙네요.
설악산 구간을 타려면..산을 좀 타고 갔어야 했는데...이제 연식이 되어가니 많이 힘들더군요..
오늘도 좋은하루 되세요..
글 잘읽고 풍광 사진도
감상잘 했습니다
설악산은 항상 숙연해지고
경의로운 산 같아요
대단한 고행의 여정길
추억속의 한페이지를
장식했군요.
무진기행이 있듯이 설악기행도 있겠죠...기행을 사전에서 찾으면..'여행하는 동안에 보고, 듣고, 느끼고, 겪은 것을 적은 것인데..말 그대로 이번 산행은 추억 여행이 되었어요..천천히 음미하며 걷는 .땅통도 이번달로 종료되네요..산달이님 긴글 읽어주어
감사합니다...기회되면 산에서 뵐게요..
이 정도면 책으로도 가능하단 생각해 봅니다.
잘 봤습니다.
김산님..어느덧 가을이 깊어가네요..부족한 저를 좋게 봐주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공룡바위가 멋지네요~가을의 설악도 멋지고요~사진보니 공룡능선 가고 싶어지네요~고문님 마지막까지 파이팅입니다~^^
우비소녀님 응원 감사합니다..마지막까지 컨디션 조절 잘 하겠습니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렀나보다 ~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에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인제는 마무리 되어 가네요. '2020.10. 어느 날'을 축하합니다.
첨마님 항상 응원해 주고 댓글까지 달아주니 더 힘이 납니다..마지막까지 차분히 마무리하겠습니다.
!!!!!!
금옥님 잘 계시죠? 즐거운 주말 되십시요
지난번 나사모 대간길 다녀왔던 코스 공룡능선 마등령. 오리지널 대청봉 대간길 여러가지기 파노라마로 다가 옵니다. 저는 걸레봉은 안 갔습니다.카프리님 철저한 계획, 사전조사, 실행, 후기 전 프로세스를 논리적 감성적으로 풀어준 후기 입니다. 감사합니다.
형님! 잘계시죠? 설악산은 역시 우리나라 최고 명산인 것 같습니다. 미흡한 후기를 좋게 평해 주시니 감사합니다..오늘 밤 한계령 조침령 구간을 가겠네요..점봉산만 오르면 내리막 길이니 즐겁게 다녀오십시요..감사합니다.
성균님 잘 계시죠..감사합니다
네^^
머찌고 대단한 계획과 실천에 존경을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