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차문화축제위원회가 주관하는 ‘2008 세계 차문화축제’가 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4일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이번 축제 중 한국과 중국, 일본을 대표하는 최고 사기장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한·중·일 도예명인 초대전’이 열릴 계획이어서 시선을 모은다.
특히 이번 명인전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천산 최웅택(53·진해 웅천요 대표) 사기장과 일본 찻사발의 전설적인 가문 심수관 가(家)가 400년 만에 조선도공의 후예와 후손으로서 그 작품이 함께 만나는 만남전을 가져 더욱 주목된다.
최웅택 사기장은 400여년 전 찬란한 도자 문화의 산실인 진해시 두동요 일원 점골 마을 출신의 사기장인 거관의 후예로서 거관이 임진왜란말 당시 퇴각하는 왜장에 의해 히라도로 납치돼 일본 도요 도미 히데요시의 전속사기장이 된 이후 거관 등 선조 사기장들이 두고 간 두 동요 가마의 불을 홀로 지피고 재현한 사기장이다.
심수관 가(家)의 경우에도 전북 남원에서 도예업을 하다 임진왜란말 일본 가고시마로 납치돼 조선 찻사발의 진수를 보이며 명실 공히 일본은 물론 세계 찻사발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해 오던 중 이번 ‘한·중·일 도예 명인전’의 초대작가로 참가한다.
따라서 임란과 함께 일본의 볼모가 된 전남 남원과 경남 웅천현 출신 조선 사기장의 후손 또는 후예로서 대한해협을 사이에 둔 400여 년 만의 첫 만남 전이란 점에서 흥미롭다.
또 이와 함께 중국 대표로 참가하는 주근위(53) 사기장은 자사호(중국 다기의 일종) 명인으로서 이번에 열리는 중국 베이징 올림픽 대회에 자신이 만든 자사호 작품을 납품했을 뿐만 아니라 별도 자신의 작품이 자금성 국립박물관에 영구 소장 될 정도로 지명도가 남다르다.
행사 주최 측은 “이번에 기획한 ‘한·중·일 도예명인 초대전’은 학계와 언론계, 전문가 그룹 등에서 3인의 작품과 인물됨을 엄격한 실사로 최종 선정한 것으로서 이미 국내·외에서 주목받아온 서로 다른 나라의 세 작가가 빚은 작품혼을 한 자리에서 조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일본의 화려함과 중국의 세밀함, 한국의 소박함 등이 대조를 이룰 이번 작품은 제각각 50점 안팎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심수관 14대 사기장과 천산 최웅택 사기장은 지난 7일 오전 10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나 약 2시간에 걸쳐 상봉, 작품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 자리에서 심수관씨는 최 사기장에게 “여러 각도의 모서리에서 자신을 보는 안목과 함께 비뚤어진 그릇 속 공간의 미학을 찾을 것”을 주문하는 한편 최 사기장은 심수관씨에게 “조선 찻사발의 정신과 작품혼을 이어 온 그 경륜으로 변함없는 지도를 당부한다”라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