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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두 대 간 스크랩 끝없는 도전 첫걸음-3 <뱀사골~고기리삼거리>
靑 鹿 추천 0 조회 29 09.08.04 00:1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끝없는 도전 첫번째 발걸음의 셋째날

(뱀사골산장~고기리삼거리)

 (2002년 9월 13일 금요일 )

**라라의 테마 **

날씨

대체로 맑음

동행

산까지 따라 다니는 생의 동반자

거리

도상:19.5Km 실제:23.6Km

시간

산행 8:06분 + 식사 및 휴식2:19분 = 총 10시간25분

경비

아이스크림2,000원 + 버스4,000원 + 치킨10,000 = 16,000원

산 행 구 간

(뱀사골산장~삼도봉~노고단~종석대~성삼재~작은고리봉~만복대~정령치~고리봉~고기리삼거리)

주 요 구 간 산 행 기 록

주요경유지점

시각

기사

뱀사골산장

07:35

산행시작

삼도봉

08:05~15

휴식

노루목

08:31

임걸령

08:58

돼지평전

09:13

무명봉

09:25~35

휴식 및 간식(곰탐사팀)

노고단

10:00~40

예약확인 및 탐방

코재

11:05

오름길 도중

11:10~15

휴식

종석대

11:30~11:32

조망

성삼재

11:58~12:46

휴식 및 중식

작은 고리봉

13:21~26

휴식

묘봉치 후 무명봉

13:38~43

휴식

만복대 전 휴식

14:10~14

휴식

만복대

14:54~15:13

휴식 및 간식

정령치휴게소

16:00~15

휴식

큰 고리봉

16:38~16:45

휴식

도중 휴식

17:15~25

휴식

고기리삼거리

18;00

산행종료

남원역

19:10

버스로이동

남원역~서대전역

19:56~22:15

무궁화호

22:40

첫발걸음 끝

 

뱀사골산장에서의 만남

문 여닫는 소리. 인기척소리. 밥을 짓느라 딸가닥거리는 소리. 갈 길 바쁜 나그네들의 부산한 움직임에 잠에서 깬다.

밖에 나오니 차고 신선한 공기에 정신이 맑아진다.

옅은 골안개를 머금은 초목들은 나그네 마음은 아랑곳 않고, 아직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듯 희미한 자태로 다가온다.(05:30)

산장의 아침은 이렇듯 분주하면서도 조용히 또 하루를 열어가고 있다.

잠을 설친 아내는 역시 밖에 나와 있었다.

세수부터 하기로 하고 둘이는 식수대에서 자바라에 물을 받아 계곡 위로 가 대충 세면을 한다.

식수대에서 그냥 세수를 하는 사람들이 조금은 눈에 거슬린다.

아침은 어제처럼 찌개를 데우고 밥에 물을 조금 부어 뜸을 들였다.

바닥에 깔린 밥은 물을 붓고 끊여 숭늉으로 먹으니 음식물 찌꺼기는 한 알도 없다.

시간도 절약하고 자연을 보호할 수 있는 나의 노하우 중 하나다.

커피 끓일 물은 조금 여유있게 부어 커피를 끓여 주변의 산 벗들에게 권하려 했으나 내가 조금 늦었다.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산객이 젊은 아가씨가 치약을 꺼내는 것을 보며 치약을 사용하다 무안을 당하는 것을 보았다는 목격담을 이야기한다.

목소리가 어젯밤 늦게까지 소주파티를 연 사람인 듯 하다.

아가씨들은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해서 군산인가? 목포에서인가 왔다고 했다.

어떻게 하느냐며 난감해 하기에 소금을 조금씩 나눠주며, 탈진대비 등 산행시의 필수품인 소금의 가치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해주었다.

어제 밤 대화를 나눈 인천에서 오셨다는 분은 서둘러 짐을 꾸리고, 40대 초반의 그 분이 장거리 산행요령 중, 여자 생리대 활용에 대한 노하우, 기타 산행상식에 대해 몇 마디 강의를 하고 있다.

산에 대한 상식, 매너는 상당한 수준으로 보였다.

"그래서 어젯밤 22:00 "땡"하니까 술잔을 접고 방에 들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케이마운틴에서 산행정보를 알기 위해 이따금 접속하며 읽은 적이 있던 생리대 활용법이지만 한번도 사용한 적은 없다.

본인은 오늘도 그 방법을 사용한다고 했다.

"저도 본적이 있는 데 혹시 오케이의 노하우전수방에서 보지 않았나요?"

"아니 오케이에 자주 접속하십니까?"

"예 이따금 들리지요"

"그러시면 혹시 상구 구신, 김상귀라고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너무도 재미있게 산행기를 쓰신 분이라 기억에 남는 사람중의 한사람이다.

어젯밤 조금은 서운했던 마음이 일순간에 사라진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산에서 만나면 마음이 금방 단순해지는가 보다.

"그랬었군요. 자주 읽어 봤습니다. 재미있는 분이라고 생각했죠. 이거 정말 반갑습니다."

이런 곳에서 만나다니.... 둘이는 죽마고우나 되는 듯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혹씨 필명이.....?"

"산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구간기록만 메모해 두지 아직 산행기를 써 본 적이 없네요. 앞으로는 가급적 산행기를 작성하려 합니다."

{김상귀씨와의 만남은 졸필이기에 망설였고, 저 혼자만 간직하려 했던 제 산행기를 감히 오케이마운틴의 산행기란에 올릴 용기를 준 장본인이 되었습니다.}

어젯밤에는 산장관리인과 같이 마셨는 데 그 분은 아직까지 KO되어 그로기 상태란다.

쾌활한 성격, 항상 술에 취해 산에 취하면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산사나이의 모습이 부러웠다.

상귀씨는 오늘 장터목까지 간 후 내일 대원사방향으로 하산할 계획이란다.

우리는 벌써 짐을 다 꾸렸다. 상귀씨는 시간 여유가 있으니 천천히 떠날 예정이라 했다.

자리를 뜨려는 순간, 우리를 다시 부른다.

배낭을 열더니 매실원액이라며 씨에라컵에 딸더니 물로 희석시켜 피로회복에 최고라며 한잔씩 권한다.

염치불구하고 얻어 마셨지만, 아무것도 드리지 못한 미안한 마음과 훈훈한 산사나이의 정을 뒤로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자리를 뜬다.(07:35)

 

뱀사골산장~삼도봉

산장에서 시작되어 화개재까지 이어진 계단길은 다시 삼도봉 바로 전까지 계속된다.

삼도봉까지는 잠시 내려서는 길이 한군데도 없는 급경사의 계단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삼도봉 게단길

 

화개재를 지나 2~3분도 되지 않았건만 벌써 아내의 발걸음이 더뎌지고 있다.

지친 몸에 워밍업도 없이 처음부터 급경사의 오르막길로 시작된 산행이니 당연한 이치리라.

저 상태로 고기리까지 갈 수 있을까? 다시 걱정이 앞선다.

산에 대한 욕심 때문에 자주 다투는 우리가 아닌가.

3일 연속산행을 처음 경험하는 아내이기에 오늘은 내 욕심을 줄이는 방향으로 산행을 마무리하자.

여기만 올라가면 널널산행이니 천천히 가라 이른다.

삼도봉에서 내려오는 10여명의 등산객이 길을 터 준다.

오르는 자에 대한 양보의 미덕에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한번도 쉬지 않고 아내는 삼도봉에 올랐고 이내 물을 찾는다.(08:05)

 

삼도봉에서

삼도봉(1499m 일명 날날이봉)에 올라서니 북서방향으로 도를 닦던 반야도사의 전설이 얽힌 반야봉(1732m)이 장중한 모습을 펼쳐고 서쪽으로는 노고단, 남으로는 불무장등(1446m)으로 향하는 능선들이 힘차게 꿈틀대며 우리를 반겨준다.

"이 봉우리를 경계로 전남, 전북, 경남이 갈라진다니......." 묘한 감정에 주위를 한바퀴 돌아본다.

한순간에 삼도를 넘나들었으니 어느 도인의 축지법이 나만하겠는가?

이 자리에서만큼은 천상천하 유아독존인 것을.

밀봉된 비닐포장 용기의 포도즙을 하나씩 마셨다.]

삼도봉에서 (반야봉을 배경으로)

삼도봉에서 바라본 노고단으로 이어진 주능선


간단히 기념사진 몇 장을 필름에 담고, 아내에게 가야할 길과 주위에 조망되는 산봉우리와 노고단까지의 예상소요시간(1:30~40)도 설명해 주었다.

힘든 구간은 없으나 탐방예약시간인 10시까지 노고단통제소에 도착하는 데는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며 은근히 압박을 가한다.

노고단 복원에 따른 생태탐방에 대하여는 메스컴을 통해 자주 들어 온 아내이고, 실제 TV에 비춰진 노고단 탐방로 주변을 온갖 기화요초로 만발했던 장면은 내 구미를 자극하기에도 충분했으니까.... . 여자들 특유의 욕심을 자극했다.

이내 자리를 털고 일어선다. 작전은 완전 성공, 무혈입성이다.(08:15)

 

삼도봉~노고단탐방통제소

등로는 방야봉을 향하여 90도 꺾어 평탄한 산길로 이어지고 잠시 내려서니 반야봉과 노루목방향을 알리는 이정표를 만난다.

욕심으로는 반야봉을 오르고 싶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그냥 지난다.

반야봉 자락과 만나는 노루목에는 몇 몇 팀들이 쉬고 있었으나 우리는 그냥 지나친다.(08:31)

1432m봉에서 잠시 올라서던 산길이 한동안 떨어지더니 이내 물맛이 좋다고 소문난 임걸령에 도착한다.(08:58)

물 한컵 먹고 갈테냐고 물으니 그냥 가잔다.

아내에게는 먼저 가라 이르고 샘으로 내려가 물 한 컵을 마시는 데, 문득 옛 기억, 지리산과의 첫 상면 당시 이곳에서 손위 형님뻘 되는 명학선배님이 군대용 항고로 지은 설익은 밥으로 시장기를 달래야 했던 추억의 한 페이지가 아련히 스쳐간다.

당시의 등산용품은 군수품을 많이 활용했었지. . . .
임걸령도 지금처럼 돌로 정비하지 않았었는데. . . . .
유난히 산을 좋아했고 명학선배로 인하여 산을 조금이나마 배웠는데. . . . .
젊은 나이에 요절하신 선배님의 명복을 빌며 물 한바가지를 떠서 사방에 뿌렸다.

임걸령에서

 

2~3분밖에 지체하지 않은 듯 한데, 한동안 속도를 내 보았건만 아내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순한 산길은 계속 이어지고 아내가 사정거리에 들어온다.

아내와 다시 한 팀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아 1424m봉을 지나고(09:13)

돼지평전에 올라서니 오른쪽의 반야봉에서는 전설 속의 반야와 마고할미의 만남이 이루어 지는 지 맑은 하늘을 향해 한덩이 운무를 피어 올린다.

운무에 쌓이고 있는 반야봉(돼지령에서)

 

평지같은 산길을 계속 따라가니 잠시 후 노고단이 바로 올려다 보이는 고개마루같은 작은 봉우리를 지날 무렵 어디서 "삐" "삐"하는 무전기소리가 들렸고 쉬어가기도 할 겸 소리나는 방향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 소리는 반달곰보호팀의 추적장치에서 나는 소리였다. (09:25)

우리는 그들과 잠시 대화를 나누며 요플레와 치즈로 간식을 하며 그 분들에게도 하나씩 권했다.

방사한 곰 3마리 중에서 1마리는 적응실패로 자연사한 것으로 결론이 났고 남은 2마리는 완전 적응상태에 있으며 그 외에도 진짜 야생곰은 5~6마리가 더 있는 것이 확실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한다.

몇 년 후에는 등산로 주변에서도 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니 아내가 깜짝 놀란다.

곰 이야기로 잠시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있는 사이, 노고단은 잠시 구름에 묻히고 잠시 샤터를 누른다.

문득 시계를 보니 34분이다.

"아차" 까마득히 보이는 저 통제소까지 25분만에 가야 하는 데 ........

이제부터는 달리기를 하여야 할 판이다.

그 시간 내에 도착하기는 조금 힘들 테지만 예약이 되어 있으면 조금 늦더라도 입장시켜 줄 것이라는 희망섞인 말과 연락이 되면 통제소에도 무전을 한번 해주겠다는 말을 들으며 서둘러 자리를 뜬다.(09:35)

노고단은 구름속으로

 

뛰다시피...., 정신없이 내달린다. 목측으로 2km는 될 듯한 거리다.

반달곰보호팀이 있던 자리에 도착할 당시, 먼저 떠난 스님 한 분의 모습이 사정거리에 들어온다.

스님은 우리보다 거의 10여분은 먼저 출발한 분이다. 아내의 걸음이 더욱 빨라진다.

스님을 추월하자, 화가 났는지 스님의 발걸음도 덩달아 빨라졌다.

자연히 경쟁상대가 생기고 목표시간대가 가까워지니 스피드는 더해가니 숨차는 줄도 모르겠다.

오르막길에 약한 아내도 사력을 다하는 듯한 모습이다.

시간을 보니 가능할 듯 하다.

마지막 힘을 다하며 돌아 올라서고 시계를 보니 통제소에는 정확히 10:00정각에 도착한다.

배낭을 벗어 던지며 안도의 한숨을 쉰다.

알고 보니 아내의 스피드도 대단했다.

그러면서 매일 죽는소리를 했단 말인가? (10:00)

 

노고단에서

탐방로예약사항을 확인하고 나무판자를 깐 계단을 오른다.

기억이 맞은 지 몰라도 예전에는 이곳이 군부대가 주둔했던 것 같다.

사실 30년만에 찾은 노고단이니 기억이 희미할 뿐이다.

한 무리의 탐방객들이 공단에서 파견한 듯한 가이드의 탐방로 주변의 초목에 대한 설명에 귀 기울이고 있다.

민둥산으로 변한 노고단. 환경파과라는 중병에 걸려 치료받는 환자의 모습으로 변한 노고단 탐방로를 오르면서 탐방로가 잘 정비되어있다는 찬사를 주기에 앞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화엄사 계곡에서 피어오르던 구름이 어느덧 방송탑을 휘감더니 힘에 겨워 주춤거리고 있다.

멀리 만복대 고리봉 세걸산에는 스쳐가는 구름이 아쉬운 듯, 가지 말라며 발길을 잡고 있다.

너무도 멋진 운해의 모습에 나 또한 발길이 잡혀 마냥 바라만 볼뿐이다.

천도성모 노고의 선물에 그저 감탄할 뿐이다.

"마고할미 고맙습니다. 저에게 이런 행운을 주시다니"

지리산 제7경 노고단운해 (고리봉은 구름속에 묻히고)

 

노고단 정상에 서니 피어오르는 운해로 인하여 지리10경인 섬진청류는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운해를 감상하는 그 하나만으로 그 보상은 충분히 받고도 남았다.

노고단에서 이 두 선물을 함께 받는다는 것은 양립될 수 없는 동전의 양면성과 같은 것이리라.

우리와 경쟁을 하던 스님도 올라 오셨다.

사전예약이 없어 특별히 부탁을 하고 올라 왔다고 한다.

젊은 부부는 어린이를 동반하고 관광을 위해 노고단에 왔단다.

그들에게 가족사진을 찍어주고 우리도 기념사진을 부탁한다.

노고단 표석과 석탑

 

노고단 표석과 고리봉 만복대방향를 배경으로 한 장씩 정성껏 찍어주고 통제소로 돌아와 종석대로 향한다.(10:40)

 

노고단~성삼재

돌을 깔아 정비한 내리막이 길을 따른 지 얼마돼지 않아 노고단 산장의 화장실을 지나며 우리는 숲 속으로 난 돌계단 길을 택한다.

잠시 후 포장길과 다시 만나고 지루함을 느낄 즈음 문득 왼편으로 전망대 하나가 눈에 띈다.

바로 길 옆에 있건만 지금까지는 그런대로 버텨온 아내가 뭐 보러 올라가느냐며 그냥 가자고 한다.

힘이 부치기 시작하나 보다.

하지만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지. 볼 것은 다 보고 갈 데는 다 가봐야 직성이 풀리는 내 본심이 다시 발동한다.

잠시 쉬자는 핑계로 전망대에 올라서니 종석대가 한눈에 펼쳐진다.

마치 치알 쳐 놓은 듯한 모습이다.

화엄사계곡을 사이에 두고 종석대, 차일봉, 원사봉으로 이어지는 또 하나의 산줄기가 이어진다.

지도상에는 종석대가 차일봉보다 360m가량 높은 데 왜 차일봉종석대라 부르는 이유는 왜일까? 치알을 친 듯한 모습은 분명 종석대인데.........

2~3분 동안 주변도 조망하고 종석대사진도 한 장 찍었으며 초코렛도 하나 입에 넣었으니 다시 출발이다.

화엄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코재를 지나면서.(11:05)

바로 종석대로 가는 산길과 평범한 도로로 이어지는 성삼재길이 잠시 우리를 망설이게 한다.

노고단 통제소에서 들어 본 직원의 설명으로는 종석대로 가는 길은 반달곰 보호를 위해 영구 휴식년제에 들어가 입산이 금지되었다고 했다.

나무문은 굳게 닫혀있고 입산금지 현수막이 걸려있다.

대간길의 정 코스는 여길 넘어야 하는 데......
"죄송합니다. 풀 한 포기, 나뭇가지 하나도 손상시키지 않겠으니 용서 하십시요"
마누라를 항상 열받게하는 산에 대한 욕심, 그것이 나를 범죄자로 만드는 순간이다.

아내는 아무것도 모른다.

그저 이 길로 넘어가야 성삼재에 가는 줄로만 안다.

주변을 살피니 아무도 없다.

나지막한 목책을 넘어 쏜살같이 숲 속에 몸을 숨긴다.

누가 소리 지르며 좇아오는 듯하여 한 5분을 정신없이 내달렸다.

안도의 한숨을 쉬며 잠시 숨을 고르고 쉬어가자며 등로에 그냥 주저 앉는다(11:10)

초코파이와 캬라멜로 잠시 에너지를 보충하고 이제부터는 느긋하게 오르기로 작정을 하며 자리를 뜬다.(11:15)

숲길을 나오니 잡초와 억새가 무성한 완경사의 오르막길에 60대로 보이는 부부가 노고단을 향해 피어 오르는 운무를 카메라에 담고 있다.

전망대에서 볼 때는 등산객으로 보였는데 운무에 취해 올라 온 분들이었다.

걸음을 멈추고 잠시 뒤돌아보니 노고단의 주능선이 구름에 덮여 모습을 감추고 있다.

종석대가 가까워지면서 잠시 릿지구간이 나오고 잠시 힘을 쏟으니 종석대에 오르다.(11:30)

화엄골에서는 계속 구름을 밀어 올린다.

노고단은 이미 구름속에 묻힌지 오래다.

머지 않아 이곳도 구름에 쌓일 듯하다.

더 이상의 조망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든다.

서쪽을 향해 내닫던 대간길이 이제부터 서서히 기수를 북으로 돌리는 순간이다. (11:32)

전망대에서 바라본 종석대전경

 

완만한 능선길은 서서히 내리막길로 이어지고 조금 전에 보았던 구름이 종석대를 휘돌아 간다.

앞을 보면 햇빛이 쨍쨍한 데 뒤를 보면 구름뿐이니 이 무슨 조화인가?

구름에 덮이는 종석대


 

종석대까지는 뚜렷했던 등로가 조금은 흐려지나, 길을 따르는 데는 별로 문제가 없다.

입산금지에 따라 대부분의 꾼들이 이 길을 경유하지 않은 듯 하다.

봉우리라고 하기에는 민망할 정도의 고만고만한 순한 능선이 북서방향으로 한동안 이어지더니 등로가 갑자기 북으로 바꾸면서 급하게 내려선다.

성삼재휴게소에서는 방송소리 차량소리가 들려온다.

사람들의 목소리도 들린다. 성삼재(해발1070m)도착 직전이다.

지금까지보다 길이 더욱 흐려지나 여기저기 걸려있는 표지기를 따라 내려가니 어려움은 없다.

노고단으로 오르는 큰 길이 보이고 이내 화장실 조금 위의 큰 길로 내려선다.

휴게소를 향해 몇 걸음을 옮기니 길 옆에는 식수대가 보인다.

물도 한 컵씩 마시고 매점 옆의 휴게소에 자리를 잡는다.(11:58)

 

성삼재에서

주변을 조망하기에는 너무도 좋은 날씨다.

아내는 관광차 여기를 들린 것 같다며 기억을 더듬는다.

무척 힘이 들어 보인다.

이제 여기서 귀가하자고 조른다.

아내의 의견을 존중하려 하였지만 지금까지 모두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는가.

묵비권을 행사한다.

원래 계획한 고기리까지는 가야 하는 데.....
여기서 발길을 접으면 다시 하루를 소비해야 한다. 너무 아깝다.
또 그놈의 욕심이 발동한다.
아내를 설득해야 하는 데......

우선 점심부터 해결하며 묘안을 생각해 보기로 한다.

성삼재휴게소에서 바라본 작은 고리봉

 

배낭무게도 줄일 겸 라면을 끊이기로 했다. 바람이 제법 강하게 분다.

휴게소 옆의 담벼락을 바람막이 삼아 라면3개를 끓여 의자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휴게소 직원에게는 조금 미안한 느낌이 든다.

라면을 먹으며 아내에게 저기 보이는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구례로 가서 열차편으로 서대전으로 가라 하면서 나는 꼭 이 구간을 오늘 마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표해본다.

지금까지 같이 왔는 데 혼자 가라고 하면 뒤가 캥길 것 같아 은근히 아내의 동태를 살피기 위함이다.

얼마나 걸리느냐 묻는다.

"당신하고 가면 5시간이고 나 혼자 가면 4시간이야" 아내가 망설이더니 다시 묻는다.

"힘든 구간은 없어?"

"응. 저기 보이는 작은 고리봉은 별거 아니고 만복대 오를 때 조금 힘들고 큰 고리봉 오를 때만 고생하면 돼"

초행길이면서도 다녀 본 듯이 천연덕스럽게 대답한다.

아내가 망설인다. 반응이 간 것이다.

"이제 겨우 12:30분이야. 쉬엄쉬엄 가도 6시경이면 고기리에 도착하잖아."

망설임의 표정이 역역하다. 압박의 강도를 높인다.

"자신이 없으면 아까 얘기대로 먼저 구례로 가. 나는 넘어 갈 테니, 그리고 다음에 당신 데리고 한번 더 오면 돼지 뭐"

"정말 5시간 정도면 돼지?"

"5시간 넘으면 내가 업고 갈게. 속아만 살았나?"

"그럼 가봐"

한참을 망설이다 나온 대답에는 힘이 없다.

하지만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부른다.

마음 변하면 않된다.

얼른 식수대에 가서 물도 준비하고 배낭을 다시 꾸린다.

지금까지 나만 믿고 살아 온 아내가 또 다시 나를 믿고 따라 온단다. 이 얼마나 고마운 대답이다.

"그래 그것이 부부지, 우리 열심히 가는 데까지 가보자구" (12:46)

 

성삼재~작은리봉~만복대

휴게소 주차장을 지난 대간길은 달궁계곡과 정령치가는 방향의 도로를 따라 가다가 위 사진에서 보이는 안내표지판쪽의 철책사이로 난 문으로 들어선다.

초입에 표지기 몇 개가 입구임을 알려준다.

소나무 숲 사이로 뚜렷하고 평범한 등산로는 1102m봉을 지나고 조금은 급하게 올라서는 등산로를 따라가니 작은 고리봉이 눈앞에 펼쳐진다.

정상이 가까워지며 작은 잡목과 갈대 그리고 풀이 어우러진 산 길이 선명하다.

선명한 길은 작은고리봉을 머리에 두고 우회하여 이어지고 정상으로 오르는 조금은 희미한 길이 두어 군데 보인다.

너무도 선명한 길이기에 의심할 여지도 없이 고리봉 산마루에 오르다.(13:21)

시원하게 터진 조망에 잠시 주변을 살핀다.(13:22)

우리가 가야할 능선을 향해 무심코 갈을 따른다.

하지만 그것은 지금까지 너무 뚜렸한 등로를 걸어온 나에게 잠시 알바를 하게 만들었다.

길은 이내 희미해지면서 온갖 잡목들이 갈 길을 막는다.

고리봉을 넘으면 조금 전 뚜렷하던 등로와 합류되리라고 너무도 안이하게 판단한 것이다.

결단은 빠를수록 좋다.

다시 빽이다.

지쳐있는 아내의 입에서 즉시 불만이 터지는 것은 자연스런 수순이다.

다시 작은고리봉으로 돌아와 올라온 길로 다시 내려선다.(13:26)

뚜렷한 등로를 따르니 잠시 후 1108m봉을 지나는 듯 하더니 잡풀이 키가 넘을 정도 우거진 묘봉치에 내려서고, 잠시 숨을 헐떡이고 올라서니 만복대의 모습이 시원스레 펼쳐진 무명봉에 오르다.(13:38).

거의 50분정도 별 휴식도 없이 걸어왔다.

잠시 쉬었다 가자.

만복대의 장엄한 모습에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필름에 담는다.

필름이 되감기는 소리가 들린다. 마지막장이다.

"성삼재휴게소에서 필름을 준비했어야 하는데"

아내의 시선이 만복대를 향한다.

그녀의 눈에 펼쳐진 만복대의 모습을 바라보는 심정은 어찌 했을까?

"언제 저기까지 올라가나......"

그저 한숨뿐이었으리라.

아내에게 용기를 주어야 한다.

어차피 주사위는 던져지지 않았는가.

지금부터는 오르막길이지만 경사도가 완만하니 꾸준히 걷는 것이 문제지 그리 힘은 들지는 않는다며 길을 뜨자고 재촉한다.(13:43)

외국영화의 초원을 연상하도록 하는 만복대를 향하는 오르막길이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진다.

갈대명소로 잘 알려진 만복대건만 태풍 루사의 노여움은 갈대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군데군데 피어난 몇몇의 갈대군락만이 겨우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순탄하던 등로가 잠시 올라서고 만복대가 손에 잡힐 듯한 봉우리에 올라선다.(14:10)

잠시 휴식을 취하고 이내 일어선다.(14:14)

만복대 전경 (무명봉에서)

 

완만한 오르막길은 계속 이어진다.

아내의 모습이 자꾸 멀어진다. 걸음을 멈추고 보조를 맞춰 주지만 내가 옆에 있으니 더욱 부담이 된다며 만복대에서 기다리라 한다.

만복대가 가까워 오며 잘 정비된 등로의 양옆으로 목책과 동아줄을 연결한 구간을 지난다. 영화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다.

드디어 커다란 케넌 옆에 이정표의 형상이 흡사 십자가처럼 보이는 만복대 (1433m)정상에 안기다.(14:54)

땅만 쳐다보며 올라오는 아내의 모습이 애처러워 보인다.

아내가 배낭을 맨 채 캐넌 옆에 주저앉는다.(14:57)

사방천지 막힘이 없다.

반야봉에서 달궁계곡으로 내려뻗은 능선이 힘있게 달려간다.

반야봉은 오늘 내내 우리 부부와 숨바꼭질하며 길동무를 해주었다.

큰 고리봉을 지나 세걸산을 향해 꿈틀대며 내닫는 또 하나의 산줄기는 장쾌함을 더한다. 뒤돌아보니 지나온 산들이 모두 발아래 있다.

아~ 한걸음 한걸음이 모여 벌써 여기까지 왔단 말인가. .

초코파이와 물을 마시고 사탕도 먹으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다.

앞으로 3시간은 더가야하는 데, 아내의 체력이 걱정이다.

일단 정령치휴게소까지 가서 결정하자. (15:13)

만복대~정령치휴게소~고리봉

만복대에서 10분 거리에 실전백두대간의 지도에 요강바위와 다름재로 이어지는 갈림길에 길주의 표시가 있어 작은 고리봉에서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하여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다.

하지만 선답자들의 표지기와 대간을 따라가는 등로는 너무도 선명하였으며 갈림길 또한 보이지 않았다.

조금씩 고도 낮추는 평범한 능선은 계속 이어지고 한동안 급하게 떨어지니 차 소리가 들린다. 나무를 박아놓은 계단 길을 지나니 정령치(해발1172m) 휴게소가 보이고 도로를 넘어 주차장 위에 위치한 노천 휴게소 겸 전망대에 도착하다.(16:00)
아내에게 간이의자에 좀 누워 있으라 이르고 매점으로 갔다.

아이스크림을 사와 하나씩 먹는다.

천왕봉에서 세석으로 이어진 부드러운 곡선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만복대 이후의 산길이 쉬웠음인지 자포자기의 상태에 이르렀음인지 아내의 입에서 내려가자는 말을 하지 않는다.

이틀 밤을 뜬눈으로 지새웠건만 악으로 버티는지 깡으로 버티는지 아무튼 시간을 가지고 연구할 대상이 하나 생긴 것이다.

강행을 하여도 될 듯하다.

혹시 몰라 식수를 더 보충하고 배낭을 들쳐 메니 아내가 따라 나선다.(16:15)

노천휴게소 위로 난 길을 따라 조금 오르니 산방기간 동안 입산통제를 위한 쪽문이 설치되어 있고 그 오른편 위로는 행글라이더 활공터가 설치되어 있다.

2~3대의 행글라라이더가 창공을 맴돈다.

시원스런 느낌과 한편으로는 부러운 마음이 든다.

산길은 이렇다할 봉우리 하나 넘지 않으며 오직 큰 고리봉 하나만 보면서 계속 오르막길로 이어진다.

도중에 불상군으로 가는 갈림길이 있으나 이정표와 표지기가 있어 조금만 주의하면 길을 잘못 들 염려는 없는 곳이다.

고리봉 주변에 여기저기 버티고 있는 바위들이 흡사 불상처럼 보이기도 한다.

불상군으로 들어가는 방향표와 저 바위들과는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

정상이 가까워지며 로프를 매단 구간을 지난다.

드디어 작은 암봉으로 이루어진 큰 고리봉과 이정표가 눈에 들어온다.

대 여섯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어린이와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허름한 차림의 여자 한 명이 있다.

등산복차림도 아닌데 왜 일까?

"혹시......"

좋지 않은 방향으로 추측을 비약시킨다.

꼬마에게 어째 이런 높은 데까지 왔느냐며 물으니 여자가 대신 대답한다.

"놀러 왔어요"

차림새로 보아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재차 물으려는 순간 꼬마가 "아빠" 하며 달려간다.

우리 뒤에서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 한 명이 올라온다. 괜한 오해가 있었던 것이다.

"너 참 대단하구나" 하며 얼른 얼버무린다.

정상 (1304.5m) 옆의 쉬기 좋은 바위에 자리를 잡는다.(16:38)

속도는 조금 떨어 졌지만 그래도 아내는 잘 버티고 올라왔다.

이제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 안심이 된다. 주변의 조망 또한 일품이지만 마냥 쉬고만 있을 틈이 없다.

쵸코렛 몇 개로 에너지를 보충하고 일어서다(16:45)

 

고리봉~고기리삼거리

정상에서 세걸산 방향으로 몇걸음 옮기면 왼쪽으로 급히 떨어지는 길이 대간길이다.

조금 주의하여 관찰하지 않을 경우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이다.

급경사의 내리막길은 계속 이어지며 이따금 세걸산과 팔랑치 바래봉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들어온다.

고기리 삼거리로 향하는 이정표가 간간히 설치되어 있고 표지기 또한 곳곳에 매달려 있어 특별히 독도에 신경쓸 필요가 없는 구간이다.

급하게 내려오던 등로가 조금은 평온을 되찾는다. 잠시 쉬어간다.(17:15~25)

큰 잣나무 숲길을 지날 때 아내가 이젠 제법 여유를 부린다.

청설모가 무수히 떨구어 놓은 잣송이을 뒤척이고 있다.

드디어 잣이 몇 개 박힌 송이를 발견하고 무척 좋아한다.

그중 몇 개를 빼내어 나에게 준다.

맛이 제대로 들지 않았다.

하지만 맛있다고 대꾸해 준다.

완만한 능선 길과 허름한 묘지도 지난다.

드디어 고기리삼거리 0.5Km의 이정표를 만난다.

이제 7~8분 후면 끝없는 도전 그 첫 번째 발걸음의 1막을 내릴 것이다.

발걸음이 제법 빨라진다.

하지만 10분 이상을 걸어 온 듯 한데 아직도 고기리삼거리에 도착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중장비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도로는 보이지 않는다.

거리표시가 잘못 된 것인지 내가 시간체크를 잘못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산허리를 돌던 등로가 급하게 내리막길로 이어지고 드디어 왼쪽으로는 정령치에서 내려오는 길과 오른쪽으로는 운봉읍으로 나가는 고촌마을의 다리옆으로 내려선다.(18:00)

 

고기리삼거리에서 집까지

예약한 열차는 남원역에서 19:56분이다.

그 시간까지 남원역으로 나가는 데는 늦장을 부려도 충분하다.

우선 다리 밑으로 내려가 3일간 땀으로 얼룩진 몸을 닦아내고 발도 담근다.

땀에 절은 등산복을 가벼운 티셔츠로 바꿔 입으니 몸도 마음도 모두 날아 갈 듯 하다.

삼거리휴게소로 나와 남원으로 나가는 버스시각을 물으니 19:00경이나 되어야 한다고 한다.

휴게소에는 콜택시 전화번호가 표시되어 있었다.

남원택시인데 30분정도 후에 도착할 수 있다고 한다.

전화를 하는 사이 아내가 지나가는 봉고차에 히치를 요구하였나 보다.

급하게 나를 불렀으나 전화 중이었기에 못 들었다.

잠시 멈추었던 봉고차는 그냥 지나갔다.

아내의 원망이 터져 나온다.

다리 옆에 앉아 쉬고 있는 데 버스가 들어 왔다.

남원으로 나가는 버스란다.

휴게소 아주머니가 버스시각을 잘못 알려 준 듯하다.

급히 버스에 오르며 방금 전에 한 콜택시를 취소한다.

아직 이곳을 향해 출발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행이다.

남원역에 도착하니 19:10분이다.

식당에서 간단히 저녁을 해결하려 하였으나 아내가 시원한 국물에 김밥이나 먹자고 한다. 주위를 다 돌아 보았으나 김밥을 파는 곳이 없다.

이젠 저녁 먹을 시간조차 부족하다. 아내에게 대합실에서 기다리라 하고 통닭집에 들어가 후라이드 치킨 한 마리를 급히 시켜오니 19:50분이 넘었다.

열차는 정시로 도착되고 객실에서 먹으면 다른 승객에게 피해를 줄 것이 뻔하다. 맨 뒷 칸 승강대에서 저녁으로 대용한다.

아들놈에게 전화를 하여 22:13분에 서대전역에 도착하니 나오라고 이른다.

22:18분 서대전역에 도착하다. 아들녀석이 제 엄마의 배낭만 받아가지 내 배낭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아내는 녀석에게 자랑스럽게 지금까지의 과정을 이야기하며 차로 가고 있다.

모자지간의 다정한 웃음소리를 들으며 뒤따라 가는 내 입가에도 가벼운 미소가 흐른다. 차는 어느덧 아파트에 들어서고 힘들었던 첫걸음이 이렇듯 발길을 접는다.(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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