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수면적 3천여 평 중 수초가 덮인 면적만 2천 평에 가까운 곳. 갈대와 줄풀에 마름까지-, 붕어가 은신하고 서식할 곳이 많아서일까. 낚아도 낚아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입질에 마리수를 헤아리기 힘든 곳, 충남 논산시 부적면 반송리에 위치한 반송소류지가 그렇다. 제방 건너편 수면의 2/3를 뒤덮은 수초대 덕분에 제방권에서만 낚시가 가능한 이곳을 찾은 것은 지난 8월 25일. 비록 계곡지는 아니지만 이틀 내내 내린 폭우로 전역의 물색이 황토빛으로 변해 그리 좋은 상황은 분명 아니었다. 논산의 춘하추동낚시 회원들이 제방권을 장악하고 대를 펴니 2.5~3.5칸 대의 평균 수심은 1m 남짓. 평지지답게 전역이 고른 수심을 나타내고 있었다. 누런 물빛에 떡밥보다는 지렁이가 낫겠다는 결정 하에 모두 지렁이를 달아 던지니 정통붕어낚시팀 김상현(FS-TV 민물리포터) 팀장의 찌가 5분도 안돼 솟는다. 대를 펴다말고 날랜 손놀림으로 채어보니 6치 붕어. 스타트가 좋았다. 방금 전까지 아쉬움이 남았던 상월면 갱마루지로의 출조 포기가 씻은 듯 사라지나 싶었다. 예정대로라면 지난 6월 말경 월척을 배출했던 상월면의 소류지인 갱마루지에 앉았어야 할 것을 이틀 내내 내린 폭우로 급작스레 출조지를 선회 한 것이다. 이후 회원들마다 퐁당퐁당 붕어를 낚아내는데 어째 붕어 뒤집는 소리가 시원치 않다. 밤 12시경 한 바퀴를 돌아보니 대부분 6치 씨알에서 4치 씨알까지 낚아내고 있었다. “자 이제 12시니까 본격적으로 해보자고!” 회원들을 독려하던 김상현씨. 대물꾼답게 9대의 낚싯대를 수초 능선에 따라 펼쳐놓고 연신 입질을 받아내느라 정신이 없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는 후회막심. ‘새우를 가져왔어야 하는데ㆍㆍㆍ, 하다못해 채집망이라도 있으면 참붕어라도 잡아 꿰련만ㆍㆍㆍ’ 오로지 갱마루지 생각만을 하고 당진서 냅다 달려온 게 무척이나 후회되는 눈치이다. 새벽 4시까지 낚아 놓은 붕어는 40여 마리. 하지만 최고 씨알은 23cm-. 지렁이를 달아 넣기 무섭게 달려드는 잔챙이 입질에 굵은 씨알을 기다려 볼 여력이 없는 게 흠이었다. 그러나 어쩌랴. 꼭두새벽에 새우를 구하러 서산까지 갈 수는 없는 일. “대물낚시를 한다는 놈이 새우도 안 챙기고 다니다니” 수없이 자책하는 김상현씨의 독백이 귀에 지칠 무렵 먼동이 터온다. 김상현씨나 일행 모두 그나마 아침낚시를 기대하는 눈치여서인지 다시금 눈에 불을 붙이는 모습들이다. 그렇게 눈을 부라리며 낚시하기를 서너 시간. 그리고 오전 10시경. 차례로 제방을 훑으며 조과를 살피니 모든 살림망은 바글바글 붕어가 가득한데 당일의 최고 씨알은 7치에 그치는 모습이었다. 이곳으로 종종 출조해 20~25cm 붕어를 밤새 10여 마리씩 낚아갔다던 현지꾼 역시도 고개를 갸우뚱 한다. 아마 황토물이 심해 굵은 씨알은 모두 상류 수초대에 숨어있는 듯싶다는 추측이다. 그리고 김상현씨는 물이 맑아진 뒤의 출조 기회가 있다면 무조건 참붕어와 새우를 챙겨 갈 것을 권했다. 꾼들마다 30~50마리씩 낚아낸 4~5치 붕어 사이에 7치 붕어가 4~5수 이상씩 섞여있는 것을 볼 때, 물이 맑아진 뒤의 밤낚시에 참붕어와 새우를 활용하면 적어도 8~9치 붕어 서너 수 이상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이었다. 이런저런 의견 속에 훗날을 기약할 즈음 또다시 하늘엔 먹구름이 가득하고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관련기사 본문 ●000페이지)
---------------- 단돈 3천원이면 한 끼 뚝딱!!
선지로 가득 채운 논산의 명물 논산 연산순대 ‘피순대국’
논산 출조길에는 반드시 들러볼 만한 식당이 있다. 10여 년 전부터 알려지기 시작한 논산시 연산면의 ‘피순대’가 그것. 연산 사거리에 위치한 피순대 식당들은 저마다 당면이나 찹쌀 대신 선지를 순대 속에 채워 넣은 게 특징이다. 해장국에서 먹던 선지를 순대 속에 담아 먹는 시원한 맛도 일품이려니와 순대국에 머리고기도 그득하다. 그럼에도 가격은 3천원. 라면 한 그릇 값 수준이다. ■문의 연산순대(041-735-0367) -------------------------- ▶교통편 대전에서 논산 방면 4번 국도와 1번 국도의 접도 구간을 진행하면 연산사거리를 지나 다시 외성삼거리를 지난다. 부적면 소재지에 진입하며 좌측으로 크게 커브를 돌아 직진하면 도로 우측 전방에 논산장례식장이 서있고 길 건너편으로 비보호 좌회전이 가능하게끔 차선을 따로 둔 곳이 나타난다. 이곳 입구에 아개울낚시터 이정표가 서있는데, 좌회전 한 뒤 진행하면 시멘트도로. 좌측의 아개울낚시터 입구를 지나 1백여m를 더 가면 도로 우측으로 묘소가 하나 있고 왼편에 제방이 나타난다. 주차는 제방 위에 해도 좋고 제방 아래의 갓길에 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