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범죄자가 아닙니다.
안녕하세요 전 경기도 양주시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고
태어난지 세달이 미처 안된 예쁜 공주님의 아빠인 38 살의 대한민국의 평범한 가장입니다.
제 취미는 전동건을 가지고 하는 서바이벌입니다.
정식명칭은 AirsoftGun 이라 칭합니다.
전동건은 전기의 힘으로 모터를 돌려 공기를 압축해 6미리짜리 비비탄을 쏘는 장난감 총을 일컫습니다.
세간에서 말하는 8미리 쇠구슬은 당연히 발사가 되지도 않는 순수한 플라스틱 비비탄 총입니다.
총이라고 말하니 거부감이 드실 수는 있겠지만 평상시엔 빨간색과 흰색의 칼라파트를 넣어
실제총과 장난감 총의 구분을 합니다.
물론 저희가 정한 게임장 내에선 칼라파트를 빼놓고 사용하는 경우도 많구요
이 취미를 시작한지 8년 만에 처음으로 범죄자란 낙인이 찍힐 상황이 되었습니다
2014 년 6월 8일 이었습니다.
평소 교류를 하고 있던 팀들과 연합전을 처음으로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게임장 입구엔 당연히 서바이벌 활동중이라는 현수막과 함께 게임 준비를 하였습니다
인원은 61 명이 모였고 집합시간 보다 늦은 10시에 처음으로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게임시작전 등산객으로 보이는 남녀가 지나가면서 유심히 보시고 가시길래
그냥 평범한 등산객이려니 하고 게임 시작을 하지 않았습니다
잠시 후 게임이 시작되고 5분후 게임중지가 외쳐졌습니다
모두 복명복창으로 게임중지를 외쳤고...그 이유는 등산객이 지나가기 때문이었습니다
평상시에도 등산객 한명이라도 있으면 무조건 게임중지를 하는게 당연한걸로 여겨졌습니다
그후 첫 게임에서만 게임 중지가 두번이나 나왔고 드디어 첫 판이 끝났습니다
세이프티에 와서 잠시 쉬는데 아까 지나갔던 등산객 남녀와 봉고차 여러대
그리고 형사 20명이 넘는 인원이 저희를 긴급체포라고 확성기에 말하면서 포위를 했습니다
앞뒤를 모두 차로 막고 수십명이 내려서 저희를 체포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영화에서나 봄직한 광경이었습니다
거기에 있던 61 명은 그저 죄인이 된양 아무것도 할수 없게 되었습니다
상상해 보세요 수십명이 차에서 내리면서 현행범 체포하라고 움직이지 말라고 하는데 움직일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그리고는 총 8~9개조로 나뉜 형사들이 저희의 신상과 전동건 압수에 들어갔습니다
형사팀장이란 분이 확인해보고 불법이라고 여긴 것에 대해선 압수가 진행되겠지만
아닌건 바로 돌려주겠단 말을 믿고 순수하게 협조를 했습니다
중요한건 가방에 있던 사용하지 않던 장비조차도 저희로선 잘못한게 없다고 판단해서 모두 열어서 꺼내 보여준것입니다
그러나 그건 함정이었습니다
일단은 모두 압수에 총포협회에 넘겨 무조건 검사를 받을거라고 했습니다
게임장에 들어와서 빼놨던 칼라파트도 못끼게 제재하였습니다
괜한 오해할 행동 하지 말라면서요
제가 가지고 있는 장비를 만지는 것조차 금지되었습니다
저희에게 설명한 현행법에 저촉되는거랍니다
1, 처음 살때와 조금이라도 모양이 틀리면 불법이다
2, 칼라파트가 없으면 불법이다
3, 압이 쎄면 불법이다
이 세가지를 집중으로 단속한다고 하셨습니다
1, 처음 살때와 모양이 틀리면 불법이다
사용한지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모든 파츠들이 망가지거나 분실하게 됩니다.
그러면 어쩔 수 없이 교체를 하게 되구요
그리고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팔고 있는 다른 파츠로 바꿀 수도 있는데 이것조차 불법이랍니다.
합법적으로 팔고 있는 부품을 제 전동건에 낀것조차 불법이랍니다.
그런데 그걸 확인할 방법도 없고 처음의 모양이 어떤지도 모르는 형사님들이 무조건 불법이랍니다.
그럼 건샵에서 갈아끼라고 합법적으로 팔고 있는 모든 부품들부터 단속을 해야 하지 않나요?
파는건 합법인데 사서 끼는건 불법이다?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입니까?
2, 칼라파트가 없으면 불법이다
제가 형사님들 팀장이나 다른 형사님에게 말씀드렸습니다.
저희가 게임장이라고 생각한 곳이고 게임이 이미 한판이 진행되었기에 가방에 빼놓았다
사람이 지나가면 게임 중지를 외치고 이 취미를 모르는 사람들에겐 칼라파트를 보여주며 장난감 총이라 말한다
그런데 그 가방에 있는것조차 확인도 안하시고 무조건 불법이랍니다.
그래서 가지고 온 상태대로 칼라파트를 끼겠다고 하였지만 그것역시 제재당하였습니다.
3, 압이 쎄면 무조건 불법이다
형사님들 누구 하나 압 체크를 하셨는지요?
그냥 누구에 의한 제보로 인해 수십명의 형사님들이 오시면서 누구하나 저희에게 제대로된 설명을 해주신 분이 있나요?
무조건 현행법으로 긴급체포한다 움직이지 마라라고만 하셨지요
저흰 게임장에서 사용한것입니다.
밖에 들고다니면서 쏜게 아니라 저희가 정해놓은 게임장에서 사용한것인데 그것도 불법입니까?
4. 영장여부
영장이 없으면 압수가 되지 않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러나 현행범으로 긴급체포이기 때문에 영장없이도 가능하답니다
그리고 강압적인 서류작성
이 서류 자체가 어떤 효력이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서류작성을 거부하자 수차례에 걸쳐 서류작성을 강요하셨지요?
이건 그냥 아무것도 아니니 신상만 적어라...!!!
그냥 이름만 쓰시면 됩니다..싸인 안하셔도 됩니다.!!
총 다시 돌려 받고 싶으시면 작성하세요 !!
라는 일말의 희망을 심어주며 서류작성을 하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서류는 왜 작성하는지 조차 설명이 없었습니다
그냥 범죄자들 다루는양 일방적인 서류작성 강요에 어쩔수 없는 사람들이 모두 서류작성을 하였습니다.
착하게 숨기지도 않고 확인만 한다던 형사팀장님의 말을 믿은게 잘못입니다
뉴스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남에게 해를 입히는 것도 아닌 일주일의 피로를 풀기 위해
제한된 (게임장) 구역에서 취미생활을 한게 죄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범죄자 취급을 받게 되니 눈물이 앞을 가리더군요
어젯밤 아기 얼굴을 보면서 미안했습니다.
미안하다고...미안하다고...
건전한 취미생활조차 못하는 대한민국에 태어나게 한게 미안하다고
순수하게 반항한번 못해보고 범죄자 취급받는 힘없는 아빠라서 미안하다고
개인당 적게는 백만원 많게는 2백만원이 넘는 내 재산을
말한마디 못해보고 뺏긴 힘없는 아빠라서 미안하다고
형사님들
61 명의 재산가치만 8천만원 가량됩니다.
그걸 가지고 가면서 큰 돈이라도 벌은 양 웃으면서 가져가시는 수십명의 형사님들
그리 좋으셨습니까?
형사님들에겐 큰 성과이고 실적이겠지만 61 명에게 준 심리적 압박과 모멸감
그리고 재산적 피해는 절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겁니다.
지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제 일이 아니라 다행이다
난 이번에 안걸렸으니 다행이다라고 생각되시나요?
수많은 카더라 통신 확인되지 않은 조언들 그리고 싸구려 댓글로 발한번 담궈보려고 하는 분들
그러지 마세요 당사자들은 속이 썩어들어갑니다.
머리가 아파서 어젯밤 잠을 설쳤습니다.
주최를 한게 잘못이라...반항한번 못해본게 잘못이라 생각하면서...
당사자가 아니라고 쉽게 말하는 분들 그러지 마세요..
어느누구라도 그 자리에선 그럴 수 밖에 없었을겁니다.
왜냐구요?
그 형사님들 눈엔 저흰 61 명의 범죄자였으니까요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이 일은 시작입니다
비록 시작이 61 명이지만 앞으로 커져나갈 상황은 대한민국에서 서바이벌을 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타겟이 될겁니다
건샵들과 동호회 그 수많은 카페들
팀명과 모이는 인원까지 제보받아 치고 들어온겁니다
자기네 소속된 팀들 아니고 회원이 아니니 상관없다는 서바이벌 연합회
그게 같은 취미를 하는 사람으로서 할 말 입니까?
제가 미친맘 먹고 우리 제보한 사람처럼 똑같이 해볼까요?
국내에서 앞으로 총 만질 사람 아무도 없게 만들어 볼까요?
사람으로 태어나서 할짓이 아니라 참아 보겠습니다
그러나 믿지는 마세요
개중엔 이름까지 호명되었던 사람도 있습니다.
이 이름이 제보자를 찾았던 것인지 아니면 그 중에 있을거라 제보되었던 사람인지는 모릅니다.
다만 무서운 세상이라는건 확실합니다.
이 취미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언제 어디서 저희처럼 범죄자 취급을 당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많은 분들의 응원과 지원 바랍니다.
전 힘이 없습니다.
법에 대해서도 모릅니다
할줄 아는건 이렇게라도 글을 안쓰면 미안할거 같아서 입니다
제가 주최가 되어 모았던 사람들입니다
저 믿고 모인 사람들이었구요...그게 법적인 믿음이 아니라 이 팀들은 게임 잘뛰고 매너있고
서로에 대한 그런 믿음으로 인해 수많은 팀들이 모였던 것이지요
그런데 그 좋았던 모임이 시작한지 20분만에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모임 주최를 해서 미안합니다.
제가 할줄 아는 건 글을 써서 널리 알려 제발 힘있는 사람들이
제가 대한민국을 잘 운영해달라고 뽑아드린 분들이 힘없는 저희 편이 되어주길 바랄뿐입니다.
앞으로 없어질지도 모를 팀들과 팀원들에게 다시한번 말씀드립니다.
주최를 해서 죄송합니다
간곡히 말씀드립니다
우리는 범죄자가 아닙니다
건전한 취미생활을 제한된 구역내(게임장)에서 한것뿐입니다.
빅쉿팀 대외부장 김찬주 올림
무재시삭재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