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5주 간격이라 다행이었습니다^^;;
<금이 간 거울_방미진>
1) 분량 단락장 체크 A4 16장
1단락장: 나는 거울을 훔치고 동생 재현이, 친구 민주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있음.
2단락장: 재현이가 친구들을 데려왔는데 내 친구들이 왔을 때와 다르게 엄마가 피자를 시켜줌. 당당하게 나가서 같이 먹지 못함. 엄마 지갑에서 만원을 훔침.
3단락장: 교내 글짓기 대회날 지선이가 나를 기다리지 않고 경진이와 밖으로 나감. 나는 눈물이 흘렀고 민주 지갑을 훔침. 거울에 금이 세 줄 가 있음.
4단락장: 부모님은 재현이 친구 철진이가 돈을 훔쳤다고 의심함. 사람들은 재현이에게 영리한 아이라고 하고 나에게는 늘 착한 아이라고 함. 가슴이 아파 옴. 엄마 지갑에서 또 돈을 훔침.
5단락장: 재현이가 글짓기대회에서 장원을 함. 문구점에서 또 지우개 하나를 도둑질함. 뒤에 용준이가 서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됨. 부모님은 재현이를 칭찬하고 나는 틈만 나면 도둑질을 하기 시작함.
6단락장: 악몽을 꿈. 엄마는 철진이를 의심하고 재현이 선생님께 재현이 짝을 바꿔달라고 전화했고 재현이는 화가 나서 집을 나감. 나는 재현이를 찾아 집으로 데려 감.
7단락장: 나는 선생님 지갑을 훔쳤고 목격자가 있어서 범인이 나라는 것을 모두가 알게 됨. 들키는 것이 두려웠지만 동시에 들키고 싶기도 했기에 한편으로 가슴을 짓누르던 답답함이 날아가 버리는 것을 느낌. 도둑질한 것을 후회하지 않음.
2) 읽은 느낌과 그 이유
아마도 부모에게 큰 아이가 소중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철저히 주인공 수현이의 관점에서 쓰여졌기에 엄마의 마음을 알 수는 없으나 수현이가 어린 나이에 저렇게 상처를 받고 있다면 양육방식에 문제가 있다. 차별은 사람을 얼마나 비참하게 하는가. 수현이뿐만 아니라 재현이도 힘들 것이다. 부모가 차별하는 태도로 양육하는 것, 그로 인해 수현이는 마음 둘 곳이 없다. 정확한 상황 파악도 없이 학교에 전화해 짝을 바꿔달라고 이야기하는 엄마의 모습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수현이 엄마, 아빠에게는 깨닫지 못한 내면의 상처가 있을 것이다. 건강한 부모는 자녀를 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키운다고 나는 생각한다. 안정적인 사랑을 받은 아이는 친구 관계도 능동적으로 이끌어가고 극복해갈 힘이 있다. 수현이는 스쳐가는 한마디 말에도 눈물을 뚝뚝 흘릴 만큼 위태로워 보인다.
‘금이 간 거울’ 동화적인 설정이 참신하면서도 허구라는 것이 눈에 띄게 드러나서 다소 아쉽기도 하다. 수현이가 좋아하는 친구 용준이가 존재감이 크지 않아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용준이는 처음부터 그냥 수현이에게 별 관심이 없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자기중심적인 관점으로 이렇게도 저렇게도 생각해보는 시기가 청소년기이기에 그런 사춘기 소녀의 심리상태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역할을 하는 존재로 작가는 용준이를 등장시켰을 수 있다.
3) 좋은 부분과 그 이유
식탁에 내 자리가 비어 있는데도 전혀 허전해 보이지가 않았다. 원래부터 식구가 세 명이었던 것처럼 갑자기 그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다.
가족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수현이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잘 서술했다.
언제 울었냐는 듯 아무렇지도 않았다.
반어적 표현이 슬프게 다가온다. 여학생들은 절친이 없으면 많이 힘들어 한다. 친했던 친구가 자기를 따돌렸을 때 수현이의 슬픔이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가느다란 줄에 매달려 억지로 춤을 추는 인형처럼 나는 도둑질을 멈출 수가 없었다.
차별 받으며 자라는 어린 소녀의 아픈 마음을 잘 표현했다.
나는 들키는 것이 견딜 수 없이 두려웠다. 하지만 동시에 들키고 싶기도 했다.
마지막 부분을 역설적으로 표현하여 마음에 와닿게 참 잘 썼다. 너무 힘들었고 마음 둘 데가 없었고 그것을 도둑질로 표출할 수밖에 없었던 수현의 마음을 잘 묘사했다.
<인쇄 용지의 결>
1) 분량 단락장 체크
A4 약 2장
2) 읽은 느낌과 그 이유
인쇄용지의 결이 다양하다는 것에서 다양한 삶의 모습과 자신의 삶을 유추했는데 관계성이 명확해 보이지 않는다. 용지의 결의 의미가 색깔, 무늬, 두께 등을 포괄하는 것 같은데 그런 것들을 포괄하여 사용하여서 다소 혼란스러운 느낌이다.
글쓴이의 생각에는 동의한다. 나도 나를 잘 몰랐다. 30대가 넘어서야 내가 나의 삶을 살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렸을 때는 공부를 잘 해야 했고 어린 나이에 일을 시작했고 늘 삶이 버거웠는데 버거운 삶을 살아내다보니 나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삶을 숨쉴 틈도 없이 만들었다. 뒤늦게 삶을 찾아가는 글쓴이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고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니까 기쁘기도 하고 그렇다.
3) 좋은 부분과 그 이유
내 존재를 들여다볼 여유가 더 없었고 색깔도 부피도 느껴지지 않는 무심한 일상 안으로 나를 욱여넣기만 했다.
작은 공장을 운영한 남편의 예기치 못한 실패는 무섭고 생경한 질서로 내 앞에 서 있었다. 갇혀 있으면 나 혼자 길을 잃는 게 아니라 남편과 아이들도 길을 잃게 되는 일이었다.
정작 나에게 나는 차갑기 그지 없었다.
기형도 시인의 ‘질투는 나의 힘’에서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나의 삶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구절이 생각난다. 요즘에는 ‘사랑을 글쓰기로 배웠어요’, ‘비폭력 대화’ 등 대화 관련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고 있는지, 여전히 갇혀 살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하며 조금이라도 더 행복한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당장 해야 할 일이 없어도 자신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고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나도 깨달았다. 지나친 책임감은 나를 찾는 데 다소 방해가 되는 것 같다. 그러나 감당할 수 없는 힘든 일들은 슬프게도 나를 찾는 데 다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움쑥>
1) 분량 단락장 체크
1단락장: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장례를 치르고 어머니 옷을 태우고 전화기만 서랍에 넣어둠.
2단락장: 어머니가 가신 뒤 어두운 나날들을 보내는데 ‘엄니 핸드폰’ 카톡이 뜸.
3단락장: 불탄 쑥밭에서 새로 돋은 가을 쑥을 움쑥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딸이 죽고 새 장가 간 부인을 전처의 친정에서 움딸이라고 부른다고 함. 어머니 번호를 쓰게 된 새 사람은 행복해 보임. 어머니가 마치 우리를 돌봐주시는 것 같음.
2) 읽은 느낌과 그 이유
수필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다. 나도 3년 반 전에 시아버지를 보내드렸는데 아이들 정신없이 키우면서 코로나로 왕래도 오래 없다 갑자기 돌아가셔서 마음이 많이 슬펐었다. 손주들을 많이 보고 싶어하셨는데 코로나라서 안된다고 말하다 가셨다. 나는 결혼하고 10년 정도밖에 안되었는데 평생을 함께 한 어머니를 보낸 글쓴이는 얼마나 마음이 허했을까. 어떻게든 어머니의 흔적을 느끼고 싶은 딸의 마음을 잘 표현한 수필이라고 생각한다. 어머니를 보내고나서의 허전하고 후회되는 마음을 달래고 삶을 긍정적으로, 힘을 내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을 ‘움쑥’이라는 제목으로 잘 표현했다.
3) 좋은 부분과 그 이유
물색이 너무 곱다고 저어했지만 상점주인과 내가 우측 좌측 밀어붙여 장만한 옷이었다.
잡초 사이에서 올라오는 머위나물이며 쑥을 한주먹 뜯어 와서는 먹기도 아깝게 이쁘다며 웃었다. 꽃 밴 수선화를 보고도 그랬다.
병실에 있는 동안 꽃철은 두 번이나 지나갔지만, 외투는 나들이 한 번 못 해보고 결국 불더미 속에서 사그라졌다.
꽃과 풀을 좋아하신, 사치하지도 않으시고 화려하지 않지만 소박하게 아름다운 어머니와 그 어머니를 보낸 딸의 아쉬운 마음을 잘 표현했다.
<칸나>
1) 분량 단락장 체크
1단락장: 칸나가 무더위 속에 꽃을 피움. 시집가서 제일 잘 사는 언니로 기억에 남아있는 셋째언니.
2단락장: 목이 마른 칸나. IMF가 터지면서 형부가 회사에서 나오고 부도를 맞고 다른 회사에 자금을 쏟아 넣고 회수가 안되어 언니의 오십 대는 시련과 함께 시작됨. 유방암 진단과 위암진단이 이어짐.
3단락장: 칸나의 또 다른 꽃대에서 여러 개의 꽃이 피어올라옴. 둘째 아들 살림을 살펴주며 병치레 없이 잘 보내는 언니는 국내 이곳저것을 여행 다닌다.
2) 읽은 느낌과 그 이유
칸나꽃과 언니의 삶을 연결한 것이 참신하면서 정열적인 언니의 삶의 태도를 비유적으로 잘 표현하였다. 항암치료하는 성하지 않은 몸으로 손자 육아까지 했다니 안타깝다. 지나친 혹사 아닌가. 그것을 열정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3) 좋은 부분과 그 이유
뒤늦게 사실을 안 언니는 그길로 아주머니 집으로 뛰어가 맞선을 보겠다고 말했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부분이 가장 칸나 같다. 언니는 삶에서 안정적이어야 할 오십대에 본격적인 고통이 시작되었는데 그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았을까.
<등의 방정식>
1) 분량 단락장 체크 : A4 2페이지
2) 읽은 느낌과 그 이유
추상적인 글은 크게 감동이 없는 것 같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잘 알겠다. 부부가 서로 맞춰서 살아가는게 참 어렵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례가 없이 수학공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나는 그냥 그랬다.
3) 좋은 부분과 그 이유
그렇다 해도 둘 사이엔 긍정도 부정도 아닌 증명하기엔 난해하기만 한 방정식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만 같다.
정말 그런 것 같다. 난해한 방정식에 해답이 있을까?^^
<배이비>
1) 분량 단락장 체크
1단락장: 수정샘이 좋은선생님이라는 것 암시, 학원을 그만두게 되었다는 이야기로 시작.
2단락장: 아이들이 수정샘이 그만두게 되었다는 것을 알고 이야기함.
3단락장: 이비가 로라에게 당하고 있음. 수정이 로라를 혼냄.
4단락장: 애들은 애들이니까 너무 정주지 말라고 미수샘이 수정샘에게 이야기함.
5단락장: 수정이 오해가 생긴 로라와 이비를 중재함.
6단락장: 수정이 이비에게 개인적으로 조언함. 로라는 학원을 그만 둠.
7단락장: 이비의 태도가 달라짐. 수정에게 대들기 시작함. 준우를 괴롭힘.
8단락장: 수정이 이비를 지도함. 아이들이 수업할 태도가 아니라고 판단하자 수정은 교실을 나감.
9단락장: 수정이 미수에게 편지를 씀.
2) 읽은 느낌과 그 이유
아이들의 악마성을 잘 표현한 희곡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참 착하고 예쁘다고 생각할 때가 많지만 아이들이 지닌 악마성에 놀라기도 한다. 로라에게 이비는 당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수정이 해결해주고 로라가 학원을 그만두자 수정에게 고마워하기는커녕 기세등등하여 수정과 다른 학원 친구를 괴롭힌다.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면 이비와 같은 아이들이 있는데 부모의 잘못된 양육태도, 결핍된 사랑 등을 괴롭힘을 당하거나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것으로 해소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잘못된 태도를 보이는 것은 ‘금이 간 거울’에서도 보았듯이 분명히 이유가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아이들이 가엾다. 그리고 성적 때문에, 또 다른 이유로 학원을 빈번하게 옮기는 아이들을 보면 학원선생님들은 더 힘드시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학원을 배경으로 하는 희곡이지만 교권붕괴, 학교붕괴의 상황을 간접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3) 좋은 부분과 그 이유
애들은 또 그냥 애들이니까. 너무 정주지 말라고요.
그렇게 말하는 미수선생님도 처음에는 정을 많이 줬을 것이다. 아이들에게 상처받고 약간의 거리를 두는 노하우?를 갖게 되었을 것이다.
되겠어...요.(깔깔거리고 웃는다)
(수정을 보고) 아직 시간이 남았는데?
쌤! 사랑해요!
교권 붕괴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는 대사이며 그러면서 사랑한다고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하는 존재가 바로 아이들이다. 경력이 쌓여도 아이들도 계속 변하기 때문에 아이들을 상대하는 일이 늘 어렵고 긴장된다.
<구덩이>
1) 분량 단락장 체크
1단락장: 산에 올라가 김씨와 이씨가 땅을 파기 시작함.
2단락장: 김씨가 자신의 사연을 이야기함.
3단락장: 이씨가 자신의 사연을 이야기함. 이씨가 약을 먹음.
2) 읽은 느낌과 그 이유
산에서 땅을 파면서 만나는 두 사람의 이야기로 상황설정은 참신한데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학벌사회인 한국에서 명문대학을 나왔다는 꼬리표가 사람을 참 괴롭게 한다. 김씨는 그러한 보편적 다수를 대신하는 인물일 것이다. 한편으로 부모님의 기대와 사람들의 시선에 휩쓸린 삶을 사는 사람이기도 하다. 김씨의 부모는 자식의 출세에 자신의 삶을 걸고, 이씨의 어머니는 주변인의 자식이 잘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우울증약을 먹기 시작하는데 바람직하지 못한 기성세대의 모습이다. 힘든 상황이 왔을 때 극복하지 못하고 회피하는 김씨의 모습은 무기력한 젊은 세대 중 일부를 표현하고 있다. 죽음마저도 다른 사람의 시선을 고려하는 김씨의 모습이 한편 이해가 되면서도 사람들의 시선에 자신의 삶이 크게 좌우되는 것은 슬픈 삶이라고 생각한다.
이씨는 돈을 벌게 되었을 때 그에 만족하지 않고 욕심을 부리다 크게 망해서 재기가 어려운 경우인데 이런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생각한다. 연예인들만 봐도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을 만큼 돈을 벌었는데 사업을 무리하게 해서 파산하는 경우를 흔하게 본다. 노력한 것만큼 대가를 못 받는 것도 문제이지만 너무 쉽게 돈을 버는 것이 독이 되는 경우도 많다. 꼭 일한 대가가 아니라도 부모의 재산을 쉽게 물려받아 인생을 망치는 경우도 흔히 있다고 생각한다. 모텔에서 누군가 동반자살을 하지 않았더라도 이씨의 마음에 있는 탐욕이 문제이므로 어떤 식으로든 망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좌절과 고통, 굴욕 이후에 무감각이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 극한의 고통 속에서 그냥 사는 삶. 그러나 마지막에 김씨가 마실 유리병을 빼앗아 결국 자살을 선택하는 부분에서 결국 희망은 없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유리병을 빼앗아 자살하는 것을 기적이라고 표현하면서 희곡이 끝나는데 그렇게밖에 결론을 내릴 수 없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비슷한 인물이 등장하는 윤흥길의 <소라단 가는 길> 연작소설처럼 그래도 희망이 있게 결론을 내리는 것이 더 의미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말기암 환자의 삶에 대해 생각한 적이 있다. 북유럽처럼 적극적 안락사를 허용하는 것이 맞는가. 극심한 고통 속에 살아도 삶이란 살아나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봤다.
희곡을 오랜만에 읽는데 연극이나 영화와 달리 희곡은 글로 표현하므로 서술자가 없어서 내면심리표현에 제한이 있을 수 있으나 독자로 하여금 상상할 수 있게 하는 여백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3) 좋은 부분과 그 이유
과거가 높고 환할수록 오늘의 바닥은 깊고 어둡죠.
그리고 가능한 한 마지막 진실은 영원히 밝혀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두렵죠. 멧돼지가 아니라 멧돼지에 받쳐 죽었다는 소문이요.
김씨의 주체적이지 못한 삶의 모습을 잘 형상화한 대사라고 생각한다.
<위대한 무사고>
1) 분량 단락장 체크 : 5개의 단락장으로 구성됨
2) 읽은 느낌과 그 이유
희곡 세 편이 모두 굉장히 잘 쓰여진 희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노동이나 복지 문제에 관심이 많은 편이고 세 편 중에서도 ‘위대한 무사고’가 참 잘 쓰여진 희곡이라고 생각했다. ‘위대한 무사고’라는 반어적 제목으로 독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성화고 학생들이 직업체험하면서 노동착취를 당하고 심지어 죽기도 했다.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임금을 주지 않으면서 과잉 노동을 시킨다. 실제로 시간이 좀 지난 일이긴 하지만 제자가 특성화고 졸업 후 은행에 고절 취업했는데 가르쳐준다는 명목하에 어마어마한 일을 시키면서 인턴이라고 제대로 된 임금도 대우도 해주지 않는다고 괴로워했던 적이 있다. 학교에 플랭카드 붙고 그랬는데 그거 다 의미없다고 이야기했던 적이 있다. 이런 글들을 읽으면 특성화고, 마이스터고를 기피하는 부모님의 마음이 편견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중위권 학생들이 특성화고, 마이스터고에서 열심히 해서 좋은 내신을 받으면 동일계열로 더 좋은 대학에 가고, 취업을 한다는 사례가 있기 때문에 진학지도 하는 것이 참 어려웠다. 선생님들 중에 일부러 자녀를 특성화고에 진학시키시는 경우도 있다.
이 희곡에서 성과 내기에 급급하며 노동착취를 하는 과장, 현실에 순응하는 근태, 문제제기를 하며 현실을 바꾸고자 하는 경식, 그리고 제자들의 고통에 마음이 아프지만 작은 힘도 되어주지 못하는 무력하고 부끄러운 선생님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아이들은 학교에 오고 때로 <배이비>의 아이들처럼 악랄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선생님을 신뢰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공부를 한다. 그런데 왜 근태같은 사람으로 자라나는 걸까. 문제의식을 키워주지 않는 수업, 순응적인 인간으로 만드는 주입식 교육에 대해 다시한번 반성하며 근태와 같은 인물이 아닌 경식이와 같은 인물을 키워내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존중해주면 아이들이 쉽게 보기도 하고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지만 참 어렵다.
이 희곡에 나오는 돈만 밝히는 과장의 모습과 자기 안위만 생각하는 선생님, 관리자의 모습은 부끄러운 기성세대의 민낯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선생님은 사람을 키우는 아이들의 본이 되어야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서 지나치게 순응적이고 많이 부끄럽다. 나라면 문제제기해서 현실을 바꿔나갈 수 있었을까. 이제는 나이도 어리지 않고 목소리를 내며 살려고 하는데 작은 것 하나 바꾸기가 참 어렵다. 특성화고 선생님들이 학교 홍보를 하러 중학교에 오시는데 대부분의 특성화고는 학생 모집이 어렵다. 두 손 가득히 선물을 들고 오시는데 이 어마어마한 예산 낭비를 어떻게 해야 하나, 아이들 진학을 볼모로 이걸 받아야 되는 건가 싶을 때가 많다. 양적 평가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현실에 100% 타협해서는 안될 것이다. 나도 퇴근시간을 기다리고 월급날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버티는데 부끄러운 교사가 될까봐 두렵다. 그래도 자라나는 아이들이 예쁘고 올해 글쓰기 공부를 시작하며 조금 더 아이들 앞에 당당해졌다. 우리사회의 물질주의, 이기주의, 노동현실 등을 짧은 분량에 잘 보여준 희곡이었다고 생각한다.
3) 좋은 부분과 그 이유
대사들이 좋다. 경식의 ‘사는 게 고민이죠.’ 과장의 ‘근태의 근태가 불량하면 되겠어?’부터 해서 ‘네. 그냥 이게 다 연극이고 연기라고 생각하면, 어떻게든 견딜 수 있을 것 같아요.’ 과장의 ‘어린놈의 새끼가 벌써부터 돈 밝히네.’, ‘굴러가겠다는 정신이 중요해. 회사에 돈이 없어요. 돈이, 사람도 없고 돈도 없어. 그럼 있는 걸로 해야지.’, ‘몸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안전하게 납품기한 맞추는 게 제일 중요한 거 알지?’등의 대사들이 간결하면서 핵심을 잘 찌르고 있다.
인위적으로, 억지로 웃어야하는 웃음벨이라는 설정이 경식의 상황을 잘 표현하고 있다. 웃음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식은 억지로 웃으면 더 공허해진다고 들었다며 문제제기한다. 웃을 수 없는 상황에서 웃음을 강요하는 폭력적인 상황을 은유적으로 잘 표현했다. 해야 할 일은 많고 인력은 부족하고 도저히 안전하게 무사고로 일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또 불량품을 골라내는 일을 하는데 불량품을 많이 골라내면 안 된다는 지킬 수 없는 일을 시키는 상황을 ‘위대한 무사고’라는 반어적 제목과 함께 웃음벨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 선생님으로부터 온 민철이에 관한 전화로 희곡이 마무리되는데 상상 속에 폭력적인 노동현실을 독자가 스스로 깨닫게 했다는 점에서 잘 쓴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합평 감상>
1) 이 밖에 알아내지 못한 죄 (조현숙님)
1) 느낀 점
상황 설정이 참신했습니다. 술집에서 화장실에 갇힌 상황, 그리고 그것이 계획적이었다는 부분이 예측하지 못한 전개라서 좋았습니다. 제목도 재미있습니다.
2) 좋았던 부분과 이유
화장실에 갇힌 나의 상황 묘사와 심리 묘사가 무척 치밀해서 전문작가가 쓴 글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3) 아쉬운 부분과 이유
목탄, 부유하는, 사위 등의 단어가 요즘 독자들이 읽기에는 다소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 부분의 연결이 살짝 어색한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내가 한 짓 중 가장 악질적인 것을 고를 수 없었다. 어느 것 하나 완벽히 악하지 않은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이토록 살아 마땅한 사람일 수가 없었다.
나는 이토록 앞에 ‘그러나 지금 이 순간’과 같은 연결어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2) 정신 승리 (골방게리온님)
1) 느낀 점
마지막에 태도가 바뀐 변기린의 모습에서 웃음이 나오네요. 재밌는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마음에 안 들었다기 보다 새로운 신입사원이 아주 마음에 들었나 보네요.^^
2) 좋았던 부분과 이유
“야 덕덕이, 이 새끼가 왜 대답을 안 쳐해?” 이 대사 한마디가 변규선 대리의 면모를 한번에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변규선 대리의 외모 묘사가 섬세합니다. 소설을 읽을 때는 몰랐는데 짧은 글이라도 써보면서 이렇게 섬세하게 묘사하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3) 아쉬운 부분과 이유
한 페이지 분량 제한때문이겠지만 변기린의 행동묘사 부분이 이만규선생님이 가르쳐주신 표현에 따르면 ‘매일같이’, ‘매일’, ‘언제나’, ‘자주’와 같은 표현들이 다소 청킹업되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변기린의 기분은 도무지 예측하기 힘든데’부터 변기린의 행동묘사가 나오는데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드러나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터틀넷 니트를 입고 있으면 전체적인 체형이 더 길어 보이나요? 그 부분은 평상시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라서 조금 의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