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 낭송을 위한 기본 자세 / 장충열 (시인,시낭송강사)
아름다운 시낭송의 근본이 되는 자세는 먼저 시를 사랑하는 마음이 표정에서부터 드러나야 한다. 그리고 시를 이해하고 시에 대한 분석을 할 수 있어야 좋은 낭송을 할 수 있다.
발음은 국어사전에 의한 정확한 발음과, 높낮이, 빠르기, 느리기, 고요함, 설렘, 평화로움, 슬픔, 그리움 등이 느껴지도록 간절함과 울림의 감성을 가져야 한다. 마치 골짜기에서 물이, 부딪히는 곳마다 어울리는 소리를 내며 흘러가듯이 자연스러워야 한다.
2. 낭독朗讀과 낭송朗誦
시 낭독과 시 낭송은 다르다. 글의 형태를 산문과 운문으로 나눌 때, 시에 해당하는 운문은 운율을 지니고 있어서 악보가 없어도 노래하듯이 리듬을 타게 된다. 낭송시를 반복해서 읽고 뜻을 새기다 보면 맞는 음정과 강약이 마치 악보처럼 보이게 된다. 중요한 것은 자기만의 개성과 여운이 남아야 한다. 노래도 어떤 노래는 쉽게 따라하게 되고 어떤 노래는 들어도 곧 잊어버리게 된다. 그래서 자기만의 연출과 흡입력이 요구된다. 역시 낭송은, 시 선택에서 부터 철저한 이해와 분석, 충분한 연습을 통한 훈련만이 청자에게 감동으로 기억되는 것이다.
시각적인 시--은유가 깊어서 쉽게 이해되지 않는 시
청각적인 시--한 번 낭송으로도 뜻이 이해되고 그림이 그려지는 시
낭송에 적합한 시란 문학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시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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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구체적인 낭송 연출
길가에 서 있는 나무들을 보자 당당하고 믿음직스럽고 기대고 싶어진다. 그러면서도 바람이 불면 나무 잎새들은 섬세하게 흔들린다. 청자에게 자연스러움과 당당함을 보이되 시가 주는 행마다의 느낌은 작은 부분까지도 아주 섬세하게 연기 할 수 있어야 한다. 약간의 제스쳐나 이동연출도 좋지만 중요한 것은 청자와 일체감이 드는 분위기여야 한다 낭송은 자만감이 아니라 자신감이고 또한 공감이다.
4. 무대 의상
의상은 행사 분위기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표현이고, 내면세계의 표출이며 동시에 관객에 대한 예의다. 너무 지나친 분장이나 장신구, 신체 노출 등은 시선을 분산시켜 시의 참맛을 음미하는데 오히려 방해가 된다. 시낭송은 그 어떤 예술보다도 고급예술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의상은 중요하나 어디까지나 보조수단이 되어야 한다.
몸가짐이 반듯하고 무대 오르내리기와 인사법에도 교양미가 풍겨야 한다.
관객들은, 시각적으로 우선 채우고 낭송자의 준비성에 대한 신뢰를 느끼며 드디어 시를 감상할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5. 조화로운 낭송, 암송 연출
우선, 낭송하고 싶은 시를 암송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대회에 참가한다면 당연히 암송은 필수다. 수십 번 써 보고, 수백 번 외워 빈틈없이 준비하여 마치 자신의 시처럼, 자신의 신체의 일부가 되듯이 젖어있어야 한다. 암송을 잘 하려면 스크린 연출법을 쓰는 것이 좋다.
일종의 연상 기억법으로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자신의 소리를 느끼며 글씨를 따라 암송하는 연습법이다. 그리고 요즘은 혼성듀엣이나, 합송, 시극, 가면낭송, 테마 시낭송, 실루엣낭송, 합송, 시춤 낭송 등 퍼포먼스가 시선을 끌고 있다.
예술은 시대에 따라 변해가며 발전한다. 그 시대적 분위기에 빠르게 맞춰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시낭송은 종합예술의 형태로 발전해가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합송일 경우는 혼자만 튀지 말고 음성으로 합심하여 숨결까지 어우러져서 하나가 되도록 더 많이 연습을 해야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또한 퍼포먼스를 할 때 소도구나 의상등이 낭송자와 어색한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연출이나 연습부족일 경우이다. 또한 시춤이나 영상시 낭송일 경우 음악과 조화가 되는지를 잘 점검해야 한다.
사람들과의 관계나 기계과의 조화, 그 어떤 것도 결국은 서로의 마음이 통해야 한다.
시낭송은 예술혼을 지닌 영혼의 울림이다. 낭송문학으로 자리매김한 현 시대에 맞게 시를 더 격상시키며 청자들의 삶에 감동이라는 귀한 선물을 하면서 더불어 행복한 공감의 울타리를 넓혀 나가자.
행복
詩: 유치환
-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니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청마 유치환선생의 대표시 중 하나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순수한 열정이 절절하게 드러난 시다
낭송대회에도 자주 등장하는 좋은 시로 청마선생께서 영혼을 바쳐 사랑한
이야기는 많이 알려져 있다 낭송은 사랑의 애틋한 감성을 담고 끝연에 클라이맥스를 연출한다
(장충열시인)
첫댓글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수업시간에 들었지만 다시보니 마음 가짐이 달라집니다.
'낭송의 기본자세' 좋은 내용, 아주 감사히 배웁니다.
유익한 자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