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의 멋, 하늘 공원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 어디로 갈까 망설이던 차에 하늘공원이 생각났다. 아내도 좋아라 한다. 하늘공원은 쓰레기 더미가 만든 산이다. 서울에서 쏟아져 나온 쓰레기를 수십 년간 버리다 보니 저절로 언덕이 만들어지고 급기야 동산이 되었다. 매립지로서 수명을 다한 난지도는 노을공원과 하늘공원으로 나누어져 생태공원으로 탄생했다. 현재 매립지에서 발생한 메탄가스를 포집하여 상암동 일대 지역난방에 필요한 보조 연료로 활용되고 있다.
하늘공원으로 입장하려는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아내가 운전하는 차 안에서 바라다 본 하늘 공원은 웅장했다. 많은 사람들이 가파른 계단을 힘겹게 오르고 있었다. 아차! 하는 순간 주차장 출입구 바로 앞에 서게 되었다. 아내는 당황한 나머지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길게 늘어선 차들에게 미안했지만 방법이 없었다. 새치기를 해야만 했다. 손을 들고 양해를 구했지만 뒷머리가 근질근질 편치 않았다. 맹꽁이 전기차를 타기 위해 늘어선 사람들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계단으로 오를까 하다가 전기차가 다니는 아스팔트길을 택했다. 길 양옆으로 숲이 우거졌고 야생화가 꽃을 피워 만발했다. 큰 나무 아래에 꿩도 보였다. 전기차를 타고 오르는 사람도 많았지만 산허리를 돌아 올라가는 길을 택한 사람들도 많았다.
정상에는 억새밭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하는 관람객들이 저마다 포즈를 취하고 즐거워했다. 분홍빛 코스모스가 태양빛을 받아 빛났다. 이곳 역시 촬영하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억새꽃이 출렁이는 하늘공원 정상에는 다양한 식물들이 볼거리를 제공했다. 조금 이른 감이 없지 않은 억새는 나름대로 가을 정취를 느끼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산꼭대기 우수로 에는 갈대도 있었다. 갈대는 수분이 많은 하천가에 자라는 억새 사촌이다. 물이 메말라 버린 도랑에 자리를 잡고 있는 갈대는 볼품이 없었다. 물을 주기 위한 호스가 있었지만 역부족이다. 비라도 내려 도랑에 물이 흐르면 억새 못지않은 풍광을 만들어 낼 것이다. 갈대를 뒤로하고 한강변을 볼 수 있는 가장자리로 가보았다. 탁 트인 시야, 저 멀리 남산타워와 63빌딩이 한눈에 들어왔다. 강물은 빛났다. 반짝이는 강물은 길고 멀었다. 워낙 날씨가 맑아 인천 앞바다가 보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 한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한 포즈는 가는 곳마다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하늘공원을 한 바퀴 도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요 며칠 술에 꼴아 허우적거린 표시가 역력했다. 대청봉을 쉼 없이 올랐고 천왕봉을 단숨에 정복했던 기개는 어데 가고 겨우 100미터 남짓 하늘공원에서 맥을 못 추고 있으니 한심할 노릇이다. 지켜보고 있던 딸내미가 한마디 한다. “아빠! 술 좀 작작 마셔라” 지켜보던 아내도 못마땅한 듯 “하산 후에 술 마시면 절대 안 된다."라고 못을 박았다. ‘개가 똥을 참을 수 있을까. 참새가 방앗간을 그대로 지나칠 수 있을까’ 말리는 딸과 금주령을 내린 아내의 명령을 무시하고 설렁탕에 ‘청하’로 마무리했다. |
첫댓글 ㅋ 간만에 하늘공원 올르셨꾼요
자알~하셨읍니당 까시님~
모니모니 해도 가족이 최고여~ ^^
가까운 곳에 아주 좋은 곳이 있지요...
사부작사부작 산책하기 아주 좋습니다..
11월 산행 기대합니다^^
산행 한번 해야 하는디...
하늘공원...
잔차 타고 가끔씩 갑니다.
정상까지 오르려면 산삼은 먹고 가야 할낀데...
바로 옆에서 작년에 근무하였는데 하늘공원 간판만 보고 왔네요.
새삼 한 번 올라가 볼껄....... 후회 막급입니다.
님이 보내주신 사진으로 감상합니다.
지금이라도 댕겨 오시지요...
10일부터 축제라지요..
@까시 넵! 시간 마련해서 가보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