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과 순간

착각과 순간송선주 쿠당탕!어찌된 일인가. 어이없게도 주차되어 있는 옆 차를 들이 박았다. 교회 주차장에서 순간에 일어났다. 아침에 교회를 향해 걸어가던 그녀가 굉음에 놀라 뒤돌아보고 놀란 토끼 눈이 되어 달려왔다. 나는 가슴이 쿵쾅거리고 다리가 후들거려 차 안에서 잠시 진정하고 조심스레 내려 둘러보았다. 하필 그녀의 차였다. 자동차 뒤 범퍼가 푹 들어가고 옆으로 빠져 나왔다. 내 차는 앞 라이트 부분이 찌그러지고 벌어졌다. 지난해 아이들이랑 한국 방문을 했다. 그 사이 남편이 평소 내가 타던 차를 바꾸어버렸다. 떠나기 전 차를 타면 머리가 부딪친다는 둥 불평을 했다. 낌새가 이상하여 절대로 차를 바꾸지 말라고 당부했다. 오인 승 SUV였는데 팔인 승 중용차로 바꾸니 팔 하나 길이가 길어졌다. 차가 커야 안전하다나. 새 차를 산지 일 년이나 되었건만 나이가 드니  나갈 일도 별로 없다. 그나마 가까운 곳에 조심하여 넓은 주차장을 찾아 주차했다. 오늘 따라 큰 차 사이 좁은 그곳으로 들어 가려하다니 이건 무슨 자신감의 발로인가. 집에 들어와 남편에게 사고를 알렸다. 차가 커서 그랬다고 도리어 평소에 하던 불만을 말했다. 그가 그라지에 세워둔 차 보닛을 열어보고 “라이트도 바꾸어야 겠네.” 한다. 몇 해 전 GYM에 운동을 가려고 급히 차 시동을 걸고 후진을 하는데 쿵 부딪치는 소리에 놀라 보니 차고 문이 닫혀 있었다. 남편이 평소에 잘 열지 않는 옆 차고 문을 열어두어 착각을 했나보다. “왜 그 문을 열어 두었어.”하고 큰소리로 말했더니 남편 왈 “불낸 놈이 성냥 나무란다더니.” 하며 어이없어 하던 때가 생각난다. 그는 평소 작은 일에는 잔소리가 많은데 사고가 나면 침착해진다. 그녀와 잘한다는 자동차 바디샵에서 만나 견적을 봐 달라고 했다. 자기네들에게 고쳐야 견적을 준단다. 현금으로 할 거냐 보험으로 할 거냐고 묻는다. 생각보다 많이 나와 보험으로 고치기로 했다. 그녀 차를 먼저 고쳐달라고 맡겼다. 나는 파트가 오면 맡기겠다고 연락 해 달라 하고 차를 몰고 오는데 갑자기 붉은 신호가 들어오며 빨리 서비스 받으란다. 급히 되돌아가서 직원에게 물으니 오일체인지 하라는 사인이라 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격이랄까. 아직 오일 갈려면 한참 남았는데 하며 불이 들어 와도 그냥 타고 다녔다. 어느 날 “두 메인트넌스 순 Do maintenance soon”하고 차에서 고함소리가 났다. 깜짝 놀라 차 딜러에 예약하고 갔다. 집에서 제일 가까운 차 딜러를 찾았는데 삼십분 거리다. 두 시간 반 동안 오일체인지 등 첵크를 했다. 열한시반에 가서 두시 반까지 기다렸다. 배가 고파 물을 두병이나 들이켰다. 배터리가 다 되어 새것으로 바꾸었단다. 사천마일에 배터리가 나가다니. 왜 그런가 물었더니 새 차가 가끔 그러기도 하단다. 아무튼지 붉은 글이 없어지고 나니 마음이 편했다. 이년동안 무료 서비스기간이다. 새 차는 운전 중 전화 받기, GPS로 길 찾기 등 모든 게 디지털로 되어 익히는데 한참 걸렸다. 장거리운전 중에 즐겨듣던 음악이 담긴 CD를 쉽게 들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쉽다. 요즘 AI에 대해서 배우고 있다. 새로운 기술이 AI로 편리하고 똑똑해 지고 있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어서다. 급변하는 시대를 따라 가려니 맞지 않은 옷을 걸친 듯 불편하다. 차에서 몸속이 불편하다고 소리를 지른 녀석도 그런 부류다. 순간의 판단착오로 사고는 났지만 아무도 다치지 않은 것에 감사한다. 주위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에서 벗어나려면 정신 바짝 차려야지. 남편은 보행 때에도 발가락 하나하나 힘을 주고 넘어지지 않게 걸어 라고 한다. “네네.”